안녕하세요. 퀘이사존벤치입니다.
퀘이사존은 2019년 2월 7일 오후 11시, AMD 라데온 VII 성능 엠바고가 해제됨과 동시에 벤치마크 칼럼을 등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벤치마크에 사용됐던 미디어 배포용 드라이버(Press Driver)의 경우 적지 않은 불안정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는데요. 벤치마크 툴/3D 게임 구동 시 간헐적 튕김 현상이 발견되었고, 특히 라데온 소프트웨어의 WattMan 기능과 관련하여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더볼팅이나 오버클러킹 테스트는 정확한 데이터를 전달해줄 수 없다는 판단하에 별도의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 라데온 VII을 위한 19.2.1 드라이버 등장
그리고, 성능 엠바고가 해제되면서 AMD 공식 홈페이지에는 새로운 라데온 VII 드라이버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벤치마크 당시 드라이버가 너무 불안정했기에 바로 드라이버 설치 후 간략하게 시스템 구동을 해보았는데요. 전반적인 안정성 향상은 물론, Wattman 기능도 일부 항목에서 유의미한 설정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기는 했으나, 어쨌든 여러분들에게 추가적인 정보와 테스트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언더볼팅과 오버클러킹 테스트 결과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시스템 사양입니다.
퀘이사존 벤치마크에 사용되었던 시스템과 동일합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AMD 드라이버입니다. 본 테스트에서는 라데온 VII을 가지고 드라이버 설정에 따른 GPU 온도/소비전력/소음 등의 요소를 다룰 것입니다. 빠른 정보 전달을 위해 별도의 비교군 그래픽카드는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 AMD 라데온 설정의 전역 Wattman 실행 모습
언더볼팅이나 오버클러킹 튜닝을 위해서는 먼저 라데온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Wattman을 실행해야 합니다. 현재 외부 오버클러킹 유틸리티(MSI Afterburner 등)의 경우 라데온 VII 오버클러킹을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Wattman이 유일한 튜닝 도구입니다. 위 위미지와 같이 튜닝 제어 항목을 살펴보면 수동, Auto Undervolt GPU, Auto Overclock GPU, Auto Overclock Memory 등의 항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각 항목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 수동: 말 그대로 튜닝 관련 설정을 모두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모드입니다. 클록 주파수, GPU 전압 설정, 팬 속도 제어, 전력 제한 설정, 메모리 타이밍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 Auto Undervolt GPU: 라데온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GPU 전압을 낮추는 모드입니다. 전압이 다운되면 소비전력과 발열량이 줄어들어 소음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2.1 버전에서도 해당 모드 사용 시 유의미한 소비전력 절감 효과나 소음 개선 효과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 Auto Overclock GPU: 라데온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GPU 클록 주파수를 상승시켜 성능을 향상시키는 모드입니다. 라데온 VII의 기본 부스트 클록은 1,750 MHz이며 이론상 최대 1,800 MHz까지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19.2.1 버전에서 본 모드 사용 시 1,890 MHz라는 버틸 수 없는 클록이 적용되면서 시스템이 다운되었습니다. 즉 라데온 VII 한정, 여전히 불안정했고 쓸모 없는 기능이었습니다.
■ Auto Overclock Memory: 라데온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메모리 클록 주파수를 상승시켜 성능을 향상(=메모리 대역폭 향상)시키는 모드입니다. 라데온 VII의 HBM2 메모리 클록 주파수는 1,000 MHz(유효 메모리 클록: 2,000 MHz)로 작동하지만 본 모드 적용 시, 약 1,115 MHz(유효 메모리 클록: 2,230 MHz)까지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메모리 대역폭도 1 TB/s에서 1.14 TB/s로 변하게 되죠. 성능도 미세하게 향상되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의 경우 28,264점 -> 28,608점으로 약 1.22%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Wattman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동 튜닝 모드 중에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건 Auto Overclock Memory뿐이었습니다. 여전히 오버클러킹을 통한 실질적인 성능 향상은 바라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수동 모드의 경우 전력 제한 레벨을 풀어줘도 부스트 클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수동 GPU 오버클록 역시 마찬가지. 심지어 수동 메모리 오버클록의 경우 클록 주파수를 높여주면, 오히려 기본 클록보다 클록이 하락하는 이상 증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희망은 언더볼팅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언더볼팅은 왜 하는 거지?
언더볼팅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전에 언더볼팅이 무엇인지 또 어떤 효과가 일어나는지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언더볼팅이란 GPU 전압을 낮추는 것을 말합니다. GPU 전압이 낮아지면 소비전력이 줄어들고, 소비전력이 줄어들면 발열량도 줄어듭니다. 발열량이 줄어들면 쿨링 능력에 여유 폭이 생기니까 쿨링팬이 더 천천히(=RPM 하락) 돌아도 되겠죠. 이런 연쇄 반응을 통해 사용자는 얻을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어찌 보면 오버클러킹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오버클러킹과 언더볼팅의 공통 사항이라면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고 사용자의 책임으로 넘어간다는 거겠죠. 애초에 언더볼팅이 가능한 이유도 GPU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최소 전압보다 조금 더 여유 폭을 가진 전압값이 인가되는 특징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오버클러킹 역시 가능한 것이죠.
▲ RX Vega 56의 언더볼팅에 따른 부스트 클록 변화
반면, RX Vega 64/56의 경우 언더볼팅을 적용하면 줄어든 소비전력만큼 클록 주파수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커져서 성능까지 향상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초기 공장 상태에서 소비전력/발열량이 높아 부스트 클록을 잘 유지하지 못하다가 언더볼팅으로 인해 소비전력이 줄어들면서 추가로 확보된 전력 여유폭을 클록 주파수를 상승시켜 메꾸는 알고리즘입니다.
그렇다면, 라데온 VII은 어떨까요? RX Vega 64/56과는 언더볼팅으로 인한 효과를 조금 다른 시선에서 접근해봐야 합니다. 라데온 VII의 경우 기본 상태에서도 부스트 클록을 잘 유지하는 특성 그리고 전력 제한 레벨 제어나 추가 GPU 오버클록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한계 때문에 성능 향상보다는 소비전력 절감과 소음 개선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입니다. 물론, 차후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통해 달라질 여지는 있습니다.
라데온 VII, 언더볼팅 효과는 과연...?
각설하고, 바로 테스트 결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라데온 VII의 기본 전압 설정은 최대 부스트 클록인 1,800 MHz 달성 시 1063 mV가 인가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1000 mV, 975 mV, 949 mV로 전압을 낮추었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풀로드에 이용한 게임 타이틀은 가장 높은 소비전력을 보여주는 배틀필드 V입니다.
소비전력 측정 결과입니다. 언더볼팅으로 인한 소비전력 절감 효과가 상당히 뛰어납니다. 기본 상태에서 400W를 훌쩍 넘어 최대 420W 수준에 달하지만, 1000 mV 전압에서 약 391~395W, 949 mV 전압에서는 362~369W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참고로 949 mV 미만 전압에서는 불안정한 작동을 보여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약 50W의 소비전력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음은 어떨까요?
기본 상태에서 약 54 dBA를 기록하던 소음이 1000 mV 전압에서 50 dBA, 949 mV 전압에서는 44 dBA까지 떨어집니다. 실로 엄청난 소음 개선 효과입니다.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기본 상태의 라데온 VII 소음은 스트레스가 유발되는 수준이었지만, 언더볼팅 적용 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GPU 온도입니다.
???
여러분, 그래프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언더볼팅이 적용되면 오히려 GPU 온도가 상승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라데온 VII의 쿨링팬 제어 시스템이 GPU 온도만을 보고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GPU 소비전력이 중요한 기준값이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언더볼팅이 적용되면 소비전력이 낮아져 RPM이 낮아지고, RPM이 낮아진 만큼 GPU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죠. 물론, 소비전력이 낮아졌으면 발열량도 줄어드는데 오히려 상승하는 GPU 온도가 이상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제 해석은 줄어든 발열량 대비 RPM 저하(=GPU 발열 해소 능력 저하)로 인한 영향력이 더 크기에 결국 GPU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언더볼팅 테스트 결론
테스트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수동 언더볼팅 튜닝으로 소비전력과 소음 부문에서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 수동 언더볼팅 튜닝으로 인한 성능 향상 효과는 거의 없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 참고.
3. 쿨링팬 속도 제어 기준은 GPU 소비전력이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언더볼팅 적용 시 GPU 온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4. 현재 19.2.1 드라이버에서는 수동 제어 모드의 전력 제한 레벨 조정, GPU 오버/메모리 오버 등 별다른 변화가 발생되지 않는다.
5. Auto Undervolt GPU 기능은 소비전력/소음 부문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6. Auto Overclock GPU 기능은 작동하지만, 버틸 수 없는 클록(1,890 MHz)이 적용되면서 시스템이 다운되는 현상 발생. 즉 개선이 요구되는 상태.
7. Auto Overclock Memory 기능 적용 시, 메모리 클록 주파수 11.5% 향상! 그러나 이미 충분한 메모리 대역폭으로 실제 성능 향상은 미미한 수준.
8. 조금이라도 성능 향상을 끌어내고 싶다면, 현재 상태에서는 Auto Overclock Memory 기능이 유일한 기능.
정리하면, 라데온 VII 사용에 있어 언더볼팅 튜닝은 상당히 효과적인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라데온 VII의 단점을 상당 부문 상쇄시킬 수 있는 튜닝입니다. 그러나, 언더볼팅 튜닝은 오버클러킹과 마찬가지로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용자 차원의 커스텀 설정 영역입니다. 사용자 차원의 오버클러킹이 제품의 기본적인 제공 요소로 볼 수 없는 것처럼 언더볼팅 역시 마찬가지란 뜻이죠. 제조사가 정한 GPU 전압값을 사용자 개인의 판단으로 조절하는 것은 얼마든지 이상 작동이나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더볼팅 튜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이상, 퀘이사존벤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