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TX 4070 Ti 12GB - 칩 규모 대비 모델명과 가격 정책 모두 과함
서두에서 실컷 말한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강조해도 나쁘지 않다. RTX 4070 Ti는 최상위 GPU 풀칩 대비 고작 41.7% CUDA 코어와 192-bit 메모리 버스를 가진 주제에 모델명은 RTX 4070 Ti고(4080 12GB로 출시됐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가격은 무려 $799로 책정되었다. 그나마 위안 거리를 찾자면 원래 $899로 나올 뻔 했으나 $100 저렴해진 것. 물론, 그래픽카드 평가에 있어 단순 칩 규모 스펙만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실제로 전 세대 RTX 3090 Ti와 비교 시 충분히 잘 싸워주기 때문. 그러나, 전례가 없는 RTX 4080 12GB 출시 취소 사태, 그리고 점점 더 높아지는 그래픽카드 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NVIDIA 행태 등 여러 요소로 말미암아 RTX 4070 Ti에 보내는 시선은 고울 수 없다.
※ 결국 RTX 4070 Ti는 어떤 녀석?? -> 칩 규모/메모리 버스를 고려했을 때 적당한 네이밍: RTX 4060 Ti 또는 RTX 4060
-> 이전 세대(암페어) 대비 상대 성능 면에서 적당한 네이밍: RTX 4070 -> 상위급 모델임에도 FE 모델이 없음(추정: 4080 12GB 출시 취소+모델명 급변경 사태로 인해 준비 난항)
■ RTX 4070 Ti vs. RTX 3090 Ti - QHD 해상도까지 근소 우위를 점하는 인상적인 성능 RTX 4070 Ti를 평가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절대 성능 부문이다. 비록 모양 빠지는 스펙을 가지고 있긴 하나, TSMC 4N 공정과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 아키텍처 그리고 높은 부스트 클록 이점이 상당하다. 결과적으로 전세대 플래그십이자 무려 GA102 풀칩을 탑재한 RTX 3090 Ti를 충분히 상대한다. 깡성능은 물론이고, RT+DLSS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RTX 4070 Ti 성능은 RTX 3090 Ti 이상이다. 41.7% 규모의 CUDA 코어로 전세대 끝판왕과 싸운다는 건 기술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인상적.
■ 역시나 고해상도에서 발목을 잡는 192-bit 메모리 버스 15종 게임 평균 성능에서 QHD 해상도까지 근소 우위를 점하는 모습은 분명 놀랍다. 작년 GTC 발표 시점에서 엔비디아가 공개한 RTX 4080 12GB(현: RTX 4070 Ti) 성능 자료에서 RTX 3090 Ti 대비 소폭 낮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 결과에서는 오히려 더욱 낮은 성능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기우였다. 다만 해당 발표 자료가 4K 해상도 기준이었고, 실제로도 192-bit 메모리 버스의 한계로 인해 고작 504 GB/s에 그치는 메모리 대역폭은 고해상도 영역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해당 대역폭 수치는 RTX 3090 Ti 대비 정확히 반토막 수준이다.
■ 차후 등장할 최신 게임까지 고려한다면 RTX 3090 Ti 보다 RTX 4070 Ti가 낫다 RTX 4070 Ti는 4K 해상도 한정, RTX 3090 Ti 대비 다소 낮은 성능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이 시간이 흐를수록 최신 게임에서 최신 모델의 상대 성능은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RTX 4070 Ti는 RTX 3090 Ti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어떤 해상도의 모니터 사용자에게 적합한 모델일까? - 답은 QHD(2560x1440)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절대적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마다 선호하는 게임 장르 또는 형태(싱글/멀티)가 다르고, 또 만족할만한 FPS 수치도 모두 다르기 때문. 다만 현재 그래픽카드 시장은 고주사율 모니터가 보편화되면서 FPS 수준에 대한 합격 기준이 60 FPS에서 최소 100 FPS로 상향된 분위기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RTX 4070 Ti는 QHD 해상도 사용자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줄 것이다. 훌륭한 래스터 성능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DLSS 기술 전제 하에 RT 성능도 나쁘지 않다. 특히 RTX 40 시리즈는 프레임 생성(Frame generation) 기술이 포함된 DLSS 3를 지원하는 데, 매우 훌륭하고 만족스러운 기술이다.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보편적인 기준에서 부작용이 크지 않으면서도 성능을 높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 또한, 해당 기능 사용 여부 역시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있어 지원 자체가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 우수한 오버클록 효능감과 압도적인 언더볼팅 효율 RTX 4070 Ti는 태생적인 스펙 한계로 메모리 대역폭에 갈증이 날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메모리 오버클록 능력이 상당한데, 벤치마크에 쓰인 샘플의 경우 기본 21 Gbps에서 무려 24 Gbps까지 게임 구동이 가능하였다. 여기에 더해 적당한 코어 오버클록까지 적용하면 실제 게임 성능 향상이 약 10% 이상 가능하므로, 체감 성능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 또한, 오버클록을 적용하더라도 실질적인 소비전력 증가는 크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
백미는 역시 언더볼팅이다. 900 mV 전압 타깃으로 약 2.6 GHz 부스트 클록 달성이 가능하며, 언더볼팅 상황에서 메모리 오버클록까지 적용하면 기본 상태와 큰 차이 없는 성능으로 소비전력은 대폭 줄일 수 있다. 약 160~180 W 소비전력으로 RTX 3090 Ti 급 성능을 누릴 수 있다고 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언더볼팅 작업은 PC 초심자에게는 어려운 개념이긴 하나, 소비전력이 부담되는 사용자라면 한번쯤 도전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 RTX 4070 Ti에서 DLSS 3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게임은?
가장 먼저 위쳐 3를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DLSS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위쳐 3의 레이트레이싱 적용 성능은 최적화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 QHD 해상도에서 RTX 4070 Ti의 하위 1% 성능은 고작 18.7 FPS에 그쳐 상당한 피로도와 함께 불쾌한 체감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DLSS 3(DLSS: Quality 기준) 적용 시에는 평균 104.5 FPS, 하위 1%는 무려 90.8 FPS까지 상승하며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해준다.
이 외에도 엄청난 비주얼과 높은 사양을 자랑하는 플래그 테일: 레퀴엠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CPU 병목 현상으로 인해 애초에 100 FPS 이상의 성능을 기대하기 힘든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도 DLSS 3는 압도적인 효능감을 자랑한다.
■ 다행(?)스럽게도 RTX 4080 대비 뛰어난 가성비 그리고 RX 7900 XT RTX 4070 Ti는 RTX 4080보다 가성비가 좋다. 하위 모델일수록 가성비가 높아지는 건 사실 그동안의 그래픽카드 역사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언급한 까닭이 있다. 바로 이전 우리는 RTX 4080이 RTX 4090 대비 MSRP 기준, 가성비가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초유의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또한, RX 7900 XT와 비교해도 가성비가 좋다고 말할 수 있다. RTX 4070 Ti는 RX 7900 XT 대비 약 89%의 가격으로 약 92~93% 래스터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만약 레이트레이싱이나 DLSS 3까지 고려한다면 상대적인 가치와 상품성은 더욱 향상된다. 전성비 역시 실질적인 소비전력 수준을 살펴보면 RTX 4070 Ti의 전성비가 뛰어난 바, 전반적인 상품성에서 RX 7900 XT는 RTX 4070 Ti 대비 상대가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