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Klobrille 트위터]
앞서 보았듯이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는 이제 30여 개가 넘는 게임 개발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퍼스트 파티 개발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Xbox 진영의 소프트웨어 파워가 강력해진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누구도 PS1을 거들떠보지 않을 때 파이널 판타지 7과 철권을 품에 안으며 콘솔 전쟁에서 승리했던 소니이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미치는 영향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액블 인수 이전인 2021년에도 PS 독점작과 Xbox 독점작과의 대결은 Xbox의 판정승으로 끝났습니다. 게임 리뷰 집계 사이트인 오픈크리틱에서 선정한 2021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의 면면을 보면 92점으로 작년 출시작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 1위를 포르자 호라이즌 5가 차지했으며 89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한 사이코너츠 2, 88점으로 공동 5위를 기록한 데스루프가 Xbox 퍼스트 파티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토니 호크의 프로 스케이터 1+2, 헤일로 인피니트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작품이죠.
반면 PS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디렉터스 컷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DLC 합본 개선판이기에 신작이라 할 수 없고, 라쳇 & 클랭크 만이 외로이 빛났다고 할 것입니다. 더 관대하게 보더라도 리터널 정도 외에 PS 퍼스트 파티 작품 중 괜찮은 성과를 거둔 작품을 찾아보기 힘든 편입니다.
오픈크리틱 2021 명예의 전당
그렇다면 앞으로 Xbox 퍼스트 파티에서 출시할 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재 개발 중인 작품만 보면 베데스다가 올해 11월 11일 출시를 목표로 스타필드 그리고 스카이림의 후속작인 엘더 스크롤 6를 준비 중이며, 아케인 스튜디오가 2022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레드폴, 컨펄전이 알려지지 않은 액션 어드벤처 AAA급 타이틀을 준비 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닌자 시어리는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 2와 프로젝트 마라를 개발 중이며, Turn 10은 포르자 모터스포츠, 플레이그라운드는 페이블 리부트, 언데드 랩은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를 AAA급 타이틀로 제작 중이죠. 옵시디언은 아우터 월드 2와 어바우드, 인엑자일은 프로젝트 코발트, 레어는 에버와일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 이니셔티브는 퍼펙트 다크 리부트, 탱고 게임웍스는 고스트와이어: 도쿄를, 머신게임즈는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4, 디아블로 이모탈, 오버워치 2를 개발 중이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와 콜 오브 듀티: 워존 모바일이 2022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위상 매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콘솔 타이틀
매년 신작을 출시하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FPS 게임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2021년에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뱅가드와 2020년에 출시한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는 팬들로부터 엄청난 혹평에 시달리며 콜옵 시리즈도 이제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판매량은 어땠을까요? 정말 한물 간 게임으로 처참한 성적을 거뒀을까요?
기대에 못 미쳤던 콜 오브 듀티: 뱅가드. 과연 실적은?
kotaku.com이 공개한 2021 베스트 셀링 게임 뉴스[링크]에 의하면 2021년 한 해 동안 Xbox 진영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Top 10중 10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위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 1위 콜 오브 듀티: 뱅가드가 차지했으며, PS 진영에서는 3위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 1위 콜 오브 듀티: 뱅가드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신작인 뱅가드 뿐만 아니라 작년에 출시한 블랙옵스 콜드 워 역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스위치를 포함한 모든 콘솔로 확대하더라도 판매량 2위는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 1위는 콜 오브 듀티: 뱅가드로 매년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캐시 카우입니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이며, 플스 진영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콜옵 신작이 만약 PS로 출시하지 않는다? PS 판매량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다양한 신작을 볼 수 있을까?
인수 합병 후 공개한 액블의 스튜디오와 게임 라인업을 다시 볼까요? 이들을 살펴보면 디아블로와 콜옵만 보더라도 최신작이 아닌 가장 상징성이 있는 작품으로 구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라인업의 끝에 스타크래프트가 있죠.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가 스타크래프트 IP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으며, 어쩌면 블리자드가 탄탄하게 마련해둔 세계관을 바탕으로 IP를 활용할 그 무언가를 개발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상상해보세요. 과거에 엎어졌던 블리자드의 기획 중 고스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잠입 액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고스트'가 개발 단계에서 무산된 바 있는데요. 고스트인 '노바'를 주인공으로 디스아너드 시리즈 등 잠입 액션 및 이머시브 심 장르 게임의 대표 개발사 중 하나인 아케인 스튜디오와 블리자드가 협업하게 된다면? 단순한 상상이지만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에 경쟁력 있는 개발사가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시너지를 기대해 보는 것이 허무맹랑한 망상만은 아닐 것입니다.
e스포츠 리그
이번 인수에는 단순히 개발사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북미에서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메이저 리그 게이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콜 오브 듀티와 오버워치, 하스스톤 리그나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이제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헤일로 시리즈나 기어스 시리즈가 메이저 리그 게이밍을 통해 e스포츠 시장을 다시금 두들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과거에 블리자드가 히어로즈 오브 스톰 처럼 리그 운영을 실패했던 경험까지 MS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독점법 위반 아냐?
미국은 독과점과 불공정거래에 매우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록펠러가 운영하며 미국 내에서 88%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던 스탠더드 오일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34개 회사로 산산조각낸 것은 매우 유명한데요. 반독점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압도적으로 잘 나가는 1위 업체가 망해가는 2인자를 도와주는 촌극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습니다. ※ MS의 도움으로 생존했던 애플은 이제 시가총액 기준 MS를 뛰어넘는 슈퍼 공룡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반독점법에 위반될까요?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것은 Xbox 뉴스 센터의 보도 자료의 서문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서문에서 MS는 이 거래를 통해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수익으로 세계 3위의 게임 회사가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소니는 이번 MS의 인수로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겠지만, 중국의 엄청난 자본 위에 서 있는 텐센트가 있기 때문에 독점은 커녕 매출 1위를 넘보기도 아직은 부족하죠. 그렇기 때문에 수십조 원이 투입된 핵폭탄급 빅 딜이지만, 그럼에도 반독점법에 저촉되는 상황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MS도 보도자료에서 이 사실을 초반부터 짚고 넘어갔으며 이 인수·합병은 정상적으로 성사될 것이라는 밑밥이라고 볼 수 있죠.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은 Xbox 독점작이 될까?
아마 많은 게이머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바로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이 Xbox 독점작이 될 것인가'하는 부분입니다.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내용입니다만, 과거의 사례를 비추어 짐작해볼 수는 있습니다. 최근 MS가 수많은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면서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를 확대해가고 있는데요. 이때 독점 관련 3가지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1. 사이코너츠 2의 사례 2019년 MS가 더블 파인 프로덕션을 인수하면서 사이코너츠 2의 배급권 역시 사들였는데요.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는 배급권을 사들인 뒤에도 기존 멀티 플랫폼 출시 계약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PS 플랫폼으로도 게임을 출시 했습니다. 하지만! 최신 플랫폼인 PS5판은 출시하지 않고 PS4판만 출시하면서 PS5 유저는 하위호환으로만 즐기게 되었고 Xbox Series X 유저만이 차세대 콘솔 최적화의 장점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2. 데스루프와 고스트와이어: 도쿄 사례 작년에 출시한 데스루프와 올해 출시 예정인 고스트와이어: 도쿄는 2020년 MS가 제니맥스 미디어 그룹(베데스다 포함)을 인수하면서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 두 게임의 배급사인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이 게임들이 출시하기 전에 PS5 1년 기간 독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요. 베데스다가 MS 산하로 인수합병되면서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소속 게임이면서 1년 동안 Xbox로 출시하지 않고 PS5로만 출시하는 Xbox 퍼스트 파티 게임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역시 MS가 기존 계약을 존중하였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MS의 자본 규모를 생각하면 얼마든지 위약금을 물어주고 Xbox 독점작으로 출시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계약 존중 및 게이머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스타필드 사례 그렇다면 기존 계약에 묶여 있지 않은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신작, 스타필드는 어떨까요? 디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폴아웃 시리즈 이후 베데스다가 무려 2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IP 작품인 만큼 스타필드에 대한 관심은 대단한데요. PC와 Xbox Series X로만 출시하면서 사실상 콘솔 독점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 3가지 사례를 비추어 보면 MS는 기존 계약은 파기하지 않고 존중하려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 독점 계약은 유지하되 멀티 플랫폼 계약 작품의 경우 구세대 콘솔로만 출시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떠한 계약도 확정되지 않은 신작은 Xbox 콘솔 독점으로 출시하려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판매 수익만을 놓고 보면 스타필드를 PS5로도 출시하는 것이 맞겠지만, PS5로 출시하면서 독점 콘텐츠의 강점을 굳이 포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것을 바탕으로 액블의 향후 신작의 행보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전에 다른 플랫폼 기간 독점 계약을 맺은 게임이 있다면 기간 독점으로 출시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이코너츠 2 처럼 차별점을 둘 것이고 멀티플랫폼 계약 조차 성사된 단계가 아니라면 Xbox 독점작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앞서 살펴 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만 하더라도 플스 진영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알 수 있을 텐데요. 만약 콜 오브 듀티 신작이 Xbox와 PC로만 출시한다면 PS5에는 엄청난 악재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맺음말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뉴스는 정말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어떤 뉴스에 대한 해석을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주식 시장이죠. MS의 인수로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에 합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오늘 하루 만에 주가의 25.88%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였고, 소니는 12.79%가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게임 업계의 우려와 기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죠.
최근 액티비전과 블리자드는 온갖 악재가 터져 나오며 내외적으로 지탄받아 왔습니다. 워낙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금이야 말로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고 팔 기회로, MS는 액블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저점이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찌 되었든 이 빅딜은 세상 모두를 놀라게 했고,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바비 코틱은 인수가 완료된 후 CEO에서 물러날 예정입니다. 윗물이 맑아지면 아랫물에도 영향이 가는 법! MS의 인수는 액블의 분위기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MS는 개발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든든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와 액블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죠.
■ 배틀넷 유지될까? 끝으로 바라는 점과 우려되는 점도 하나씩 있습니다. 현재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게임은 MS스토어와 Steam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액티비전은 과거에는 Steam으로 출시했었지만 현재는 배틀넷으로 출시하고 있고 블리자드는 처음부터 배틀넷을 통해서만 게임을 출시하고 있죠. 하지만 이제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로 입성한 만큼 배급 플랫폼에 변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베데스다.넷도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배틀넷이 당장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바라건데 Steam으로도 나와준다면 게임 관리 측면에서 매우 편리할 것 같습니다.
■ 늦기 전에 탑승하세요!
마지막으로 액블의 인수가 최종 완료되는 회계년도 2023년(2022년 7월 1일 ~ 2023년 6월 30일 사이), 즉 이르면 2022년 7월 1일에 액블 게임이 게임 패스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뭐 꼭 7월이 아닌 몇 월이 되더라도 액블 게임은 게임 패스에 포함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디아블로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오버워치, 캔디 크러쉬, 스타크래프트 등 엄청난 인기를 지닌 게임들이 게임 패스에 합류하고 게임 패스의 가치는 폭발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서비스 이용 가치는 확연히 올라갔는데, 무려 687억 달러(한화 약 82조 7,216억 7,000만 원)을 썼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수익을 늘릴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게임 패스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게임 패스 미가입자는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12개월 이용권 3개(정가 46,800원 x3= 140,400원)를 구매 후 계정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1번가 우주 패스 All 첫 가입 1천 원 혜택을 통해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1달 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Xbox는 공식적으로 게임 패스 미가입자면서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가입자가 게임 패스로 전환할 경우 라이브 골드의 이용 기간 그대로 게임 패스로 변경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3년치의 라이브 골드 등록 후 게임 패스 얼티밋을 덮어 씌우는 방법을 통해 게임 2개 값인 141,400원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3년간(1,095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하루에 겨우 129원으로 수백 편의 게임을 PC와 Xbox, 스트리밍을 통해 즐길 수 있고 EA Play까지 제공되죠. 향후에 Xbox가 게임 패스의 가격을 인상할지 아니면 라이브 골드의 게임 패스 전환 혜택을 없앨지는 모르지만, 예상컨데 지금이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게임 패스에 가입할 의향 있으셨던 분이라면 늦기 전에 탑승하세요.
게임도 역시 퀘이사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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