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5의 목표는 플레이어를 게임 경험의 중심에 놓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듀얼센스 무선 컨트롤러의 적응형 트리거와 햅틱 피드백, 커스텀 NVMe SSD, 템페스트 3D 오디오 기술 등 플레이어가 조금이라도 PS5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경험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죠. 사실 시스템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SSD 빼곤 경쟁사의 엑스박스 시리즈 X(XSX)보다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강조하고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것은 분명한데요. 지난 9월 1일 PS BLOG에 커스텀 SSD와 템페스트 3D 오디오의 장점에 대한 게임 개발자들의 의견을 실으면서 행동에 옮기고 있죠.
PS5와 XSX I/O 시스템에 탑재된 커스텀 NVMe SSD는 게임 로딩 시간을 크게 단축하여 사용자의 게임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PC 플랫폼에서 SSD를 사용해보신 분이라면 바로 이해되실 텐데요. 저장 장치는 PC의 부품 중 가장 느린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금만 빨라져도 사용자 체감 성능이 크게 느껴지는 부품입니다. SSD의 달콤한 맛을 본 분들은 콘솔을 구입하더라도 PS4, XB1의 로딩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HDD를 떼어내고 SATA 방식의 SSD를 사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PS4 Pro에 SATA 3 방식의 SSD 장착만으로 달라지는 성능을 비교해보고 싶으시면 [게임 칼럼, 레드 데드 리뎀션 2 SSD vs. HDD 로딩 비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ATA 3 SSD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볼 수 있는데요. SATA 3 방식은 이론상 최대 속도가 600MB/s지만, 실제 작동 속도는 500~550MB/s 사이입니다. PS5에 탑재될 커스텀 NVMe SSD는 초당 5.5GB에 달하기 때문에 약 10배 가까운 엄청난 속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압축 시엔 8GB/s 이상으로 더욱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브라이언 호턴(Brian Horton)은 "실시간에 가까운 로딩과 빠른 이동 이상으로, 초고속 SSD와 그 속도는 저희에게 빠른 불러오기 및 더 많은 사물의 세부 표현을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는 도시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며, 저희 팀이 이러한 가능성을 활용하는 여정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는 근본적인 변화이며, 어서 빨리 수년 내로 이러한 이점을 더욱 활용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몬즈 소울의 SIE 재팬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개빈 무어(Gavin Moore)는 "데몬즈 소울의 개발자로서, 저희는 SSD에 관한 생각을 이미 바꾸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를 하드 디스크가 아니라 실제 메모리로 보고 있으며, 초고속 SSD의 속도를 활용하여 엄청난 빠르기로 데이터를 끊임없이 불러올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PS5의 템페스트 3D 오디오 기술은 정확도 높은 위치 정보를 제공하여 리얼리티와 게임 몰입 경험을 한 단계 도약하게 해 준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게릴라 게임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스 데 용(Mathijs de Jonge)은 "PS5의 Tempest 3D 오디오 기술로 인해 플레이어 주변 기계의 위치를 더욱 쉽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는 포위당하거나 몰래 다가가는 상황에서 유용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타케우치 준(Jun Takeuchi)은 "소리는 PS5가 선사하는 차세대기 경험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마치 3D 오디오 기술이 공포 게임을 염두하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공포 게임에 활용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전에는 공간감 있는 소리를 얻기 위해 플레이어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헤드셋만 착용하면, 완전한 3D 오디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냥 로딩만 빠른거 아냐?! NVMe SSD의 중요성 (feat. DirectStorage API)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PC에서 게임 로딩해보니 HDD와 SSD는 분명히 확실한 체감이 되는데, SSD와 NVMe SSD 사이는 그렇게 드라마틱한 체감이 되지 않는다고 말이죠. 이 말에 저도 동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차세대 콘솔 정보가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SSD를 제외한 PS5의 하드웨어 스펙이 XSX보다 한 체급 떨어지기 때문에 PS5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5의 테크 데모나 최근 NVIDIA의 지포스 30 시리즈가 공개되며 알려진 RTX IO, 그리고 XSX와 윈도우의 DirectStorage API 등이 공개되면서 단순히 저장 장치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활용 방안이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발전에 따라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의 대작 게임들은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로드하고 있습니다. GPU가 액세스할 수 있는 메모리에 적합하도록 최적화가 필요하고, 과거처럼 한번에 많은 양을 불러오는 대신 텍스처 등을 작은 조각으로 나누며 렌더링 되는 현재 장면에 필요한 부분을 로드하게 됩니다. 이런 액세스 방식은 메모리 효율성이 좋고 더 뛰어난 품질의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입출력 요청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다행히 최근 SSD 및 PCIe 기술의 발전, 특히 NVMe 기술을 통해 PC와 차세대 콘솔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저장장치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현세대의 저장장치 API는 이렇게 많은 입출력 요청에 최적화되지 않아 NVMe SSD를 사용하더라도 병목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속도에 열을 올리다 보니 빠른 제품은 준비되었지만, 이를 구동하는 시스템이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DirectStorage API가 등장하게 됩니다. DirectStorage API는 크게 두 가지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바로 속도와 이미지 퀄리티죠. 기본적으로 속도는 수치적으로 NVMe SSD의 빠른 속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지 퀄리티는 SSD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까지의 시스템과 게임은 이처럼 빠른 스토리지 솔루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그 속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없었죠. 게임에서 캐릭터가 입고 있는 디테일한 옷과 장식들, 건물들, 주변 나무들, 저 멀리 보이는 태양과 산까지 이 모든 것들은 기본적으로 저장장치에서 GPU까지 데이터를 불러오고 도달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기존에는 이런 하나하나의 요청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린 후 다음 요청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었죠. 너무 느렸기 때문에 일정 데이터를 램에 미리 상주시켜 놓고 로딩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애초에 느린 속도와 원판 디스크형 플래터가 달린 HDD에 맞춰 설계된 시스템과 API의 한계였지만, 이제 NVMe는 초당 수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대역폭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DirectStorage API를 통해서 게임에서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플랫폼에 따라 기술 명칭은 달라지게 되고 PC보다 콘솔에서 더 빨리 만나볼 수 있을 수(3) 있습니다.
(3): PC용 DirectStorage API 개발자 프리뷰 버전이 내년에 제공될 예정이며, 에픽게임즈가 PS5로 구동한 언리얼 엔진 5 테크 데모를 보면 관련 기술이 적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에픽게임즈는 PS5로 구동한 언리얼 엔진 5 리얼타임 테크 데모 '나나이트 세계의 루멘'을 공개하며 엄청난 수준의 디테일과 퀄리티를 자랑했습니다. 공개된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나나이트(Nanite)는 가상화된 마이크로폴리곤 지오메트리로서, 수억 개 또는 수십억 개의 폴리곤으로 구성된 영화 수준의 아트 소스를 언리얼 엔진으로 직접 임포트하고 작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나나이트 지오메트리는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고 확장되기 때문에, 개발자는 폴리곤 수, 드로 콜 버짓이나 메모리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LOD를 수동으로 만들거나 프레임을 위해 퀄리티를 낮추는데 골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습니다. 게이머는 이런 장점을 오롯이 누리기 위해 추가로 넉넉한 대역폭을 갖춘 고성능 NVMe SSD가 필요할 뿐이죠. 그리고 그 NVMe SSD는 차세대 콘솔에 기본 탑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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