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세컨드? 서드 파티? 그리고 독점작

소니와 MS, 차세대 콘솔 시장 레이드 파티원 모집 中

QM중독
30 3250 2020.10.09 17:27


"MS가 베데스다를 인수? 이게 왜 진짜임?"


 안녕하세요, QM중독입니다.


 지난 9월 21일 게임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베데스다를 인수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베데스다 하면 떠오르는 게임만 해도 엘더스크롤 시리즈(스카이림, 오블리비언, 온라인)와 폴아웃 시리즈 등 서양 RPG 게임을 대표하는 작품들입니다. 특히 이 게임들은 장대한 스케일을 가졌음에도 깨알 같은 디테일까지 챙기면서 상당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데요. MS의 베데스다 인수는 발표 전까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베데스다뿐만 아니라 id 소프트웨어, 아케인 스튜디오, 탱고 게임웍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 7천억)에 통째로 인수한 것입니다.



MS의 베데스다 쇼크~!! 이로써 디스아너드, 울펜슈타인, 엘더 스크롤, 폴아웃, 둠, 스타필드, 이블 위딘, 프레이 등 쟁쟁한 타이틀이 MS 퍼스트 파티 게임으로 대거 합류했다.


 MS는 베데스다(제니맥스 미디어 전체)를 인수하면서 게임 콘텐츠를 대거 확보했습니다. 그동안 Xbox 진영의 단점으로 '기기 성능은 좋지만, 게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지적되어 왔는데요. 베데스다를 포함한 제니맥스 미디어 산하의 모든 개발사를 인수하면서 MS 퍼스트 파티 제작사를 대거 확보하고 게임 콘텐츠 부족을 한 번에 해소한 것이죠. 특히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CNET과 인터뷰에서 또 다른 게임 제작사 인수를 고려할 것이며, Xbox 게임 패스에 계속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인터뷰 출처:CNET] 이미 MS는 제니맥스를 인수하며 퍼스트 파티 개발사 보유 개수가 소니의 14개보다 8개 많은 22개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퍼스트 파티가 뭐죠?


 콘솔 게임 업계에서 퍼스트 파티(1st Party)는 콘솔 하드웨어 제작사와 그 자회사가 개발, 유통하는 게임을 의미합니다. 디테일하게 따지면 추가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콘솔 업계는 간략하게 '소니는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1), MS는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2)가 퍼스트 파티'라고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퍼스트 파티 제작사는 소니나 MS 같은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각 진영을 대표하는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죠.



(1)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IE)의 자회사이자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연합.

SIE 런던 스튜디오, SIE 벤드 스튜디오, SIE 산 마테오 스튜디오, SIE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 SIE 샌디에이고 스튜디오, SIE 재팬 스튜디오, 게릴라 게임즈, 너티 독, 미디어 몰리큘, 서커 펀치 프로덕션, 인섬니악 게임즈, 포워드웍스, 폴리포니 디지털, 픽셀오푸스. 총 14개이며, 게임에서 PS 스튜디오 로고가 붙는다.



(2): MS의 자회사이자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연합. 

343 인더스트리, Turn 10 스튜디오, 닌자 시어리, 더 코얼리션, 더블 파인 프로덕션, 디 이니셔티브, 라운드 하우스 스튜디오, 레어 Ltd., 머신게임즈, 모장,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아케인 스튜디오, 알파독 게임즈, 언데드 랩,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월드 엣지 스튜디오, 이드 소프트웨어, 인엑자일 엔터테인먼트, 제니맥스 미디어,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 컴펄션 게임즈, 탱고 게임웍스,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 총 22개 개발사와 2개의 유통사를 포함




 하지만 PC 게임 업계는 통일된 플랫폼 서비스 없이 개별 판매 방식을 취하면서 딱히 퍼스트 파티나 세컨드 파티라 부를 만한 게 없었는데요. 2003년 Valve가 하프라이프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 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인 스팀(STEAM)을 출시하면서 비로소 PC 게임 업계에도 퍼스트 파티 개념이 생기게 됩니다. 하프라이프,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프트 4 데드, 팀 포트리스, 포탈 등 Valve의 게임들이 스팀의 퍼스트 파티 게임인 셈이죠.



PC 게임 업계 최대 플랫폼인 스팀


 스팀의 성공 이후 PC 게임 업계는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배틀필드, 심즈, FIFA, 드래곤 에이지, 니드 포 스피드 등을 유통하는 EA 오리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을 유통하는 블리자드 배틀넷, 기어스 오브 워, 포트나이트 등을 유통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플레이처럼 복수의 플랫폼으로 출시하거나 GOG처럼 독점 금지를 천명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사의 퍼스트 파티 타이틀을 배타적으로 독점 출시하게 되죠. 






그럼 세컨드 파티는?


 세컨드 파티(2nd Party)는 산업에 따라 모회사가 아닌 자회사를 이르는 말이기도 했는데요. 게임 업계는 자회사를 퍼스트 파티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세컨드 파티의 정의가 다소 애매한 편입니다. 그나마 시장이 개편하면서 현재는 콘솔 하드웨어 제조사(퍼스트 파티)의 지원 또는 협약 등을 통해 해당 플랫폼 독점 계약을 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물론 비즈니스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퍼스트 파티에 합류하기도 하고, 서드 파티로 이탈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마블 스파이더맨을 만들던 인섬니악 게임즈는 세컨드 파티에서 퍼스트 파티로 합류한 케이스이며,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 PS 독점작을 제작했던 퀀틱드림은 소니와 독점 계약이 2019년 만료됨에 따라, 독점작들을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며 서드 파티로 이탈한 케이스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향후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19년 소니와 독점 계약이 종료된 뒤 PC로 게임을 출시한 퀀틱드림 3부작.

Only on Playstation에서, PC 출시 후 Only on 에픽게임즈로, 그리고 현재는 스팀에서도 퀀틱드림 3부작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PC 게임 업계는 세컨드 파티라는 개념은 거의 없다시피 했었습니다. 그런데 에픽게임즈가 막대한 자본(언리얼 엔진 및 중국 텐센트의 투자 등)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사들과 독점 계약을 실행하면서 PC 업계도 세컨드 파티라고 부를만한 형태가 생기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메트로: 엑소더스나 보더랜드 3등을 필두로 에픽게임즈 1년 기간 독점 등의 형태를 보이더니, 급기야 유비소프트는 자사 플랫폼인 유플레이와 함께 에픽게임즈 스토어 독점으로 출시할 것을 선언하게 됩니다. 이에 스팀은 EA와 협력을 통해 오리진 독점 게임들을 스팀에 유통하면서, 점차 스팀과 에픽게임즈 간 세력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커맨드 앤 컨커(C&C) 리마스터부터 시작된 EA 게임의 스팀 복귀.

'복귀를 환영합니다'라는 코멘트가 C&C 게이머뿐만 아니라 EA를 향해서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서드 파티는 또 뭔데?


 서드 파티(3rd Party)는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게임 제작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은 각 플랫폼 라이선스를 받아 멀티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합니다. 하지만 8~90년대 서드 파티는 지금과 조금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당시 서드 파티는 지금의 세컨드 파티처럼 독점 출시에 가까운 형태를 띠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패미컴(FC), 슈퍼패미컴(SFC) 시절 닌텐도 진영은 스퀘어(파이널 판타지, 로맨싱 사가, 성검전설, 크로노 트리거 등), 에닉스(드래곤 퀘스트), 반프레스토(슈퍼로봇대전) 등의 유명 게임 제작사를 서드 파티로 거느리면서 인기 독점작을 통해 승승장구했습니다. 물론 팔콤의 이스나 영웅전설 시리즈처럼 당시에도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게임도 있었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서드 파티 제작사들은 게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출시하는게 일반적이었죠. 하지만 현재 서드 파티 개발사는 PS, XB, SW, PC를 가리지 않고 모든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킬러 타이틀이 시장을 지배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FC와 SFC지만,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SFC는 막바지 황혼기라 할 수 있는 1994년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6, 1995년 크로노 트리거 같은 주옥같은 명작들을 출시하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지만, 차세대 콘솔의 출시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1994년 12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1(PS1)이 출시합니다.


소니의 첫 번째 콘솔 게임기 PS1의 등장 [이미지 출처: 위키미디어]


 출시 초기만 하더라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성공하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당연히 게임 개발사들 역시 PS로 게임 출시하기를 주저했죠. 이때 PS1에 큰 힘을 실어준 제작사가 남코입니다. 당시 남코는 게임센터(오락실)에서 철권 2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던 시기인데요. 남코는 철권 2를 1996년 PS로 출시하면서 소니에 힘을 실어주었고, FC-SFC 시절처럼 당연히 닌텐도의 차세대 플랫폼(닌텐도 64)으로 출시를 예상했던 스퀘어의 파이널판타지 7(FF7)(3)이 PS1으로 출시하면서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히게 됩니다. 


(3): 닌텐도의 아성을 무너뜨린 게임 체인저 FF7. Computing Japan에 의하면 PS1은 1996년 11월까지 약 1,000만 대를 팔았으며, FF7 출시 후인 1997년 5월 집계 시 무려 600만대가 더 팔린 1,60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FF7은 킬러 타이틀이란 무엇인가를 증명했다. 참고로 FF7은 2003년까지 934만 장을 판매하며 JRPG를 전 세계에 알렸으며, 2020년 4월 기준 PC 플랫폼을 포함하여 1,260만 장을 판매했다. 리메이크를 포함하면 합계 1,610만 장을 팔았으며, 판매량 갱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출처: 위키백과]




 철권 2와 FF7 같은 킬러 타이틀(게임을 하기 위해 콘솔 하드웨어를 구매하게 만드는 게임)에 힘입어 기존 게임 시장의 절대 지배자였던 닌텐도와 이인자 SEGA는 콘솔 게임 업계에서 뉴비(newbie)라 할 수 있는 소니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되는데요. 2000년에 연이어 출시한 PS2 역시 다양한 서드 파티를 통해 방대한 게임 타이틀로 무장하며 PS 최고 전성기(4)를 보내게 됩니다.



(4): PS2는 2018년 12월 21일, 약 1억 5,768만 대를 판매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콘솔로 기네스에 기록된다. [출처: 기네스 월드 레코드 홈페이지][PS2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이게 다 CELL B.E 때문이다


 승승장구하던 소니는 PS3를 개발하면서 IBM의 PowerPC 기반의 CELL B.E(CELL-Broadband Engine)라는 병렬 연산에 유리한 독자적인 프로세서를 개발, 탑재합니다. 개발에만 무려 5년간 4억 달러(약 4,600억 원)가 투입된 대규모 투자였고, 개발 당시 소니가 기대했던 CPU 퍼포먼스는 경쟁사를 압도할 것만 같은 수치였습니다. 문제는 기존과 다른 독특한 구조인 비대칭 코어로 디자인된 이 CELL 프로세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게임 개발자가 이를 이해하고 개발해야 하는데 당연히 새로운 걸 배워서 하자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특히 CELL 프로세서의 SPU(Synergistic Processor Unit)를 활용하는 코딩의 난도는 악명 높았습니다. SPU를 많이 쓰자니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PPU(Power Processor Unit)만 활용하자니 결과물의 질이나 최적화도 떨어지게 됩니다.(5) 이 때문에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 개발 비용과 기간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게임 퀄리티를 충족하기 어려웠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PS3 콘솔 자체의 게임 성능도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죠.



1개의 PPU와 8개의 SPU로 구성된 CELL B.E 프로세서. 소니의 야심작이었으나, 처참한 실패를 맛보게 한 주역이다. 막대한 개발비가 들어갔으며, PS3 제조 원가를 높인 원인 중 하나였다. 이 당시 소니는 PS3의 높은 출시가로 엄청난 악평을 들었음에도 한 대 팔때마다  약 $2~300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5): 많은 서드 파티 개발사가 SPU 코딩에 애를 먹으며 활용을 꺼리자 GDC 2009(게임 개발자 회의 2009)에서 소니 퍼스트 파티인 SIE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다른 개발자를 대상으로 '갓오브워3에서 효율적인 SPU 프로그래밍'이란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SPU를 왜 써야 하는지부터 설명하는데, PS3 출시 3년이 지났음에도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CELL 프로세서의 SPU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는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GDC 2009, Practical SPU Usage in GOD OF WAR 3 바로 가기]




 반면 동시대 출시한 MS의 Xbox 360은 MS Windows 기반 OS가 탑재되어 개발 및 PC로 멀티 플랫폼 출시에 유리했습니다. 소니는 CELL 프로세서로 인해 개발 기간과 비용이 대폭 늘어난 반면, MS는 개발 단계에서 더 신경 쓰면 PC 플랫폼까지 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 비용과 기대 수익에서 큰 편차가 나면서 PS3는 론칭 후 한동안 서드 파티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었습니다.(6) 당시 소니의 헛발질은 높은 본체 가격, 낮은 성능, 온갖 망언들, 컨트롤러 진동 기능 삭제 등 다양했지만, 게임 개발의 어려움과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익에서 비롯된 서드 파티의 외면으로 인한 게임 콘텐츠 부족이 결정타가 되어 상대적으로 Xbox 360이 콘솔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닌텐도는 게이머가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즐기는 Wii를 출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게임 플레이의 지향점이 다른 Wii를 제외하더라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Xbox 360이 성능도 더 좋았고 과거와 달리 서드 파티 개발사들이 게임을 멀티 플랫폼으로 발매하는 추세(7)였기 때문에 굳이 PS3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니(SCE)는 PS3 출시 이후 오랜 적자에 시달리게 됩니다.


(6): 당시 많은 게임 개발사가  CELL 프로세서의 SPU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고 소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hyre 엔진을 오픈 소스로 배포한다. Phyre 엔진은 CELL 프로세서의 SPU에 최적화되어 있는 병렬 처리 기법을 사용하며, 다른 멀티 코어 아키텍처에 쉽게 이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점차 PS3 기반으로 개발한 뒤 XB360으로 이식하는 서드 파티 제작사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7): 예를 들면 FF7부터 FF12까지 PS로 콘솔 독점 출시했지만, FF13은 PS3와 Xbox 360 멀티 플랫폼으로 발매했다.





 재밌는 점은 PS3가 콘솔 시장 패권은 내줬지만, CELL 프로세서는 엉뚱한 곳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게임에서는 기대 성능을 밑돌았지만, 연구 목적 등으로 활용하기에는 좋았던 것이죠. 미국 공군 연구소는 1,760대의 PS3를 연결하여 2010년 기준 세계에서 33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를 구축합니다. PS3로 구성된 '콘도르 클러스터'는 초 당 500조 개의 부동 소수점 연산을 실행하는 미국 국방성 전체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였습니다. 동급 슈퍼컴퓨터 구성 비용의 5~10%만으로 PS3 병렬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으며, 전력 효율 역시 동급의 슈퍼컴퓨터의 10% 수준만 소비하는 압도적인 성능을 지녔다고 합니다. [내용 출처: phys.org]






멱살 캐리하는 독점작의 힘!


 만세를 이어갈 것 같았던 소니의 콘솔 시장 주도권은 PS3 출시 후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PS3 진영은 서드 파티 게임 콘텐츠도 줄어들고 같은 게임이더라도 퀄리티마저 떨어지는 상황이전까지 게임 시장의 판도는 많은 서드 파티 게임사를 확보하고 얼마나 많은 게임 콘텐츠를 가졌는지가 쟁점이었는데요. 과거와 달리 서드 파티 게임들이 멀티 플랫폼 출시로 추세가 변하면서 소니가 기댈 곳은 독점작 뿐이었습니다. 소니는 자신들이 과거 닌텐도 64와 세가 새턴과의 전쟁에서 PS1이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남코의 철권 2와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7 같은 킬러 타이틀, 즉 게임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소니는 '오직 플레이스테이션에서만(Only On Playsta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독점작들을 출시합니다. 라쳇 & 클랭크: 퓨처, 리틀 빅 플래닛, 그란투리스모 5, 갓 오브 워 3, 데몬즈 소울, 킬존 2 등이 PS3 독점작으로 출시했는데요. 어둠에 둘러싸였을 때 빛이 더 잘 보이고, 난세에 영웅이 출현한다고 하죠. 쓰러진 PS3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너티 독'이었습니다. 그들은 PS3로 언차티드 1, 2, 3를 연이어 출시하였고 높은 게임성으로 평단과 게이머 모두에게 호평받았는데요. 특히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메타스코어 96점)는 PS 진영의 역대급 게임으로 손꼽히며 2009년 111개의 GOTY를 획득하고 당당히 최다 GOTY 1위를 달성했습니다.(언차티드 3는 2011년 GOTY에서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 포탈 2, 배트맨: 아캄 시티에 밀려 4위 차지, 메타스코어 92점을 기록) 언차티드 1은 480만 장, 2는 650만 장, 3는 660만 장이 팔리며 PS3 최고의 게임 시리즈이자 독점작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판매량 출처: 포브스]



PS3로 출시했던 언차티드 1, 2, 3 합본팩, PS4 언차티드 네이선 드레이크 컬렉션. 

참고로 너티독은 CELL 프로세서의 SPU를 적극 활용하며 다른 PS3 게임들과 달리 상당히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를 뽐냈다.





 그리고 2013년 너티 독은 자신들의 최고의 역작이자, PS를 통틀어서도 전설적인 명작으로 손꼽히는 라스트 오브 어스(메타스코어 95점)를 출시하였고 2013년 무려 249개의 GOTY를 획득하며, GTA 5(메타스코어 97점, GOTY 160개)를 뛰어넘어 최다 GOTY 1위를 달성하게 됩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플레이하기 위해 불과 6개월 뒤 PS4가 론칭하는 것을 알지만 PS3를 구매하게 했던 최고의 킬러 타이틀.

출시 후 1년간 PS3 기준 700만 장 이상 판매했으며, 2019년 기준 PS3, 4(리마스터 포함)를 합친 수량은 2천만 장에 달한다. [출처:playstationlifestyle.net]




 PS3는 워낙 초반부터 이슈도 많았고 높은 가격과 낮은 성능, 부족한 게임 등으로 부진했던 탓에 PS1(1억 240만 대), PS2(1억 5,500만 대)에는 판매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막바지 반등에 성공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려 2017년 3월 기준 누계 8,740만 대를 기록하면서 Xbox 360의 최종 집계인 8,400만 대[Xbox 360 판매량 출처: xbox.com]를 넘어서게 됩니다.



PS 하드웨어 역대 판매량[PS 판매량 출처: SIE.com]






차세대 콘솔 왕좌 레이드, 파티원 모집!


 무엇이 뒤늦게 PS3를 사게 만들었을까요? 퍼스트 파티의 인기 독점작은 콘솔 플랫폼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동력원으로 작용합니다. 소위 말하는 킬러 타이틀이라 불리는 작품들이죠. 예를 들면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나 젤다의 전설, 과거 Xbox의 헤일로나 기어스 오브 워 같은 타이틀이 여기에 해당하죠. 그리고 PS3는 갓 오브 워 3, 메탈기어 솔리드 4 그리고 너티 독의 언차티드 시리즈와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필두로 소니의 독점작들이 PS3 판매량 견인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제 서드 파티의 킬러 타이틀은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면서 자연스레 독점작의 대부분은 퍼스트 파티에서 제작합니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게임을 제작하는 퍼스트 파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독점작이죠.



PS3 구매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킬러 타이틀.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만든 메탈 기어 솔리드 4는 퍼스트 파티가 아니었음에도 PS3로 독점 출시하였고 지금은 후속작이 나왔지만, 당시 기준으로 메기솔 4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스토리를 매듭짓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었다.




 PS1 이후 다시 한번 독점작의 힘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한 소니는 PS4에 와서 퍼스트 파티 독점작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데요. 액티비전과 협력을 통해 콜 오브 듀티 신작의 기간 독점 및 독점 콘텐츠 제공하는 등 소니의 독점 전략은 주효했고 MS XB1의 4,100만 대를 가볍게 뛰어넘는 1억 1,210만 대를 판매하며 PS3의 실패를 만회했습니다.(8) [XB1 판매량 출처: 산업분석가 Daniel Ahmad]

(8):  특히 우리나라는 SIEK 지사장을 역임했던 카와우치 시로 사장의 수완으로 현지화에 힘쓰면서 '대한국어화 시대'가 펼쳐지며 PS4가 콘솔 시장을 독차지하게 된다. 심지어 이때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PS4를 먼저 출시했다.


PS4 독점작 역시 다양한 킬러 타이틀을 통해 더욱 인지도를 쌓았다. 이 외에도 페르소나 시리즈나 최근 PC로 출시한 호라이즌 제로 던이나 인왕 시리즈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콘텐츠였다.



 소니는 2019년에 인섬니악 게임즈를 인수하면서 소니의 퍼스트 파티 게임 개발 스튜디오인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의 세력을 늘리고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소니 기업 리포트 2020에 따르면 게임은 게임 & 네트워크 서비스의 주요 콘텐츠 IP로써 퍼스트 파티 게임은 미래의 가치 창출과 수익을 위해 콘텐츠 IP로서 특히 중요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소니 PS1부터 독점작을 바탕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퍼스트 파티의 독점작이 곧 PS5, 차세대 콘솔 시장에서 무기로 작용할 것이란 걸 말이죠. [소니 기업 리포트 2020 바로 가기]



2020년 11월 12일 출시 예정인 소니의 차세대 콘솔 PS5

디스크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에디션(498,000원)의 가성비가 돋보인다.




 한편, MS는 Xbox 360으로 좋은 분위기를 마련했음에도 후속작인 XB1(2013년 11월 출시)의 낮은 성능, 독점작 부족, 비영어권 현지화 실패로 Xbox 360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됩니다. 그리고 2014년 2월 MS CEO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B2B(기업 간 비즈니스 시장, Business-to-Business)에 집중하며 수익성이 낮은 MS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시장, Business to Consumer) 사업을 대폭 정리하기 시작하는데요. 사티아는 Xbox 대표도 갈아치우며 2014년 4월 필 스펜서(Phil Spencer)를 Xbox 책임자로 임명합니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게임 사업 역시 정리하려 했고, 이를 필 스펜서가 만류하며 되려 게임 사업부가 반쪽짜리로 남지 않고 올-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설득하면서 Xbox가 지금까지 이어오게 됩니다. [출처: gamespot.com]



Xbox 총 책임자이자 MS 게임 총괄 부사장 필 스펜서. 그가 없었으면 차세대 Xbox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 스펜서가 CEO 사티아 나델라를 설득 후 Xbox 독점작을 Windows를 사용하는 PC, 즉 MS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Xbox 게임 패스 같은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며 변화를 모색합니다. MS 플랫폼 정책은 Xbox 게이머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팬층을 확보하고 MS스토어와 스팀 판매 등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수익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Xbox 게임 패스는 올해 4월 1,000만 구독자를 기록했으며, 9월 집계에서는 무려 50% 늘어난 1,500만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5개월여만에 500만 명의 구독자를 늘리며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중인 Xbox 게임 패스




 무엇보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바로 MS가 퍼스트 파티 개발사를 확보하기 시작합니다. XB1의 가장 큰 실패 요인 중 하나가 게임 콘텐츠 부족이라는 것을 자신들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죠. 2014년 11월 MS는 마인크래프트의 모장을 인수하고 E3 2018에서 닌자 시어리, 언데드 랩, 컴펄션 게임즈,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 인수 및 디 이니셔티브 설립을 발표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8년 11월 인엑자일 엔터테인먼트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를 추가로 인수하고, E3 2019에서 더블 파인 프로덕션 인수 및 월드 엣지 스튜디오 설립을 발표합니다.



신규 게임사 설립 및 인수합병을 통해 순식간에 몸집을 불린 Xbox 게임 스튜디오




 그리고 2020년 9월 21일, 정말 이게 왜 진짜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놀라웠던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하면서 id 소프트웨어, 라운드 하우스 스튜디오, 머신 게임즈,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아케인 스튜디오, 알파독 게임즈,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 탱고 게임웍스가 Xbox 게임 스튜디오(22개 개발사 보유)에 합류하면서 단숨에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14개 개발사 보유)를 넘어선 최대 규모의 퍼스트 파티 게임 스튜디오 집합으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MS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또 다른 개발사를 인수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죠.



다시 봐도 충격과 공포의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단순히 스튜디오 개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가 모두 쟁쟁한 대표작을 가지고 있다.


 Xbox 게임 패스 구독자는 지난 5개월 동안 전체 구독자가 1,000만 명에서 1,500만 명으로 무려 50%가 늘어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MS의 제니맥스 미디어의 인수를 통해 AAA급 타이틀을 대거 확보되면서 향후 이 게임들 역시 게임 패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MS는 EA와 협약하여 EA PLAY까지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에 포함시키면서 Xbox 게임 패스 구독자는 더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한, 베데스다를 포함한 제니맥스 미디어가 MS의 퍼스트 파티가 되었기 때문에 제니맥스 산하 개발사에서 제작하는 수많은 게임을 Xbox와 Windows를 포함한 MS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MS 퍼스트 파티이기 때문에 어쩌면 PS 플랫폼에서 제니맥스 미디어 게임들을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물론 모장 인수 후에도 PS4에 마인크래프트를 계속해서 판매했던 것처럼 PS 진영에도 계속 판매하며 게임 콘텐츠 판매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칼자루는 오롯이 MS가 쥐고 있는 것이죠. 이 불안감은 엘더 스크롤 시리즈나 폴아웃 같은 서양 RPG 게임을 좋아하는 PS 유저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북미, 유럽권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2020년 11월 10일 출시 예정인 Xbox 시리즈 X, S

공격적인 퍼스트 파티 확보로 기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마치며


 이제 차세대 콘솔의 출시가 1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Xbox 시리즈 X 예약 판매일(9월 22일) 하루 전인 9월 21일 알려진 MS의 베데스다 인수는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차세대 콘솔의 판도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데요.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퍼스트 파티부터 서드 파티란 무엇인가, PS와 Xbox의 역사, 독점작과 킬러 타이틀이 게임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각 진영의 퍼스트 파티 개발사 그룹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흥미롭게 보셨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게임도 역시 퀘이사존과 함께~!!!






덧붙이며


 아마 퀘이사존 회원 여러분처럼 PC 하드웨어 마니아에게는 Xbox의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소식이 그다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MS 플랫폼 정책에는 Windows 10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사양 게이밍 PC로 얼마든지 Xbox의 독점 게임들을 콘솔보다 뛰어난 그래픽 품질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PC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팀의 2020년 9월 하드웨어 설문조사


 하지만 절대다수의 게이머와 소비자에게 고사양 PC는 다소 먼 이야기입니다. PC 게이밍 환경을 고려한 스팀 게이머조차 2020년 9월 하드웨어 설문조사 기준 4코어 CPU와 지포스 GTX 1060 GPU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차세대 PS5와 Xbox 시리즈 X의 성능은 이를 압도하며, 심지어 29만 원 수준으로 재고떨이 판매를 종종 볼 수 있는 Xbox One X보다 낮은 게이밍 성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성할 수 있는 콘솔로 게임을 즐기는 분이 많은 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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