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QM 중독입니다.
아마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즐겨보신 분이라면 닌텐도가 얼마만큼 자이로스코프 센서(이하 자이로 센서)를 잘 활용하며 게임 경험과 재미를 높였는지 느껴보셨을 겁니다. 닌텐도는 Wii 리모컨의 눈차크부터 3축 자이로 센서를 탑재해왔고 이를 활용하는 게임들을 선보여왔기 때문에 그 어떤 제조사보다 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것이 사실입니다. 스위치의 조이콘이나 프로콘 역시 자이로 센서가 탑재되어 있으며 가속도 센서, NFC 센서 등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닌텐도처럼 컨트롤러에 탑재한 센서들을 잘 활용하는 곳도 있는 반면, 기껏 탑재해놓고 외면하는 콘솔 제조사도 있습니다. 바로 소니죠.
SIXAXIS를 아시나요?
소니는 PS3를 출시하면서 셀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수많은 삽질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중 기존 듀얼쇼크 시리즈 컨트롤러 대신 'SIXAXIS'라는 독특한 컨트롤러를 선보였습니다. 자잘한 불편점이 많았으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이 SIXAXIS 컨트롤러에 진동 기능이 빠진 것이었습니다. 타격감이나 피격감, 레이스 중 노면 상태나 ABS가 걸리는 느낌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게임의 재미를 늘려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진동 기능이 빠지자 게이머들은 큰 아쉬움을 표현했었는데요. 당시 SCE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였던 필 해리슨(Phil Harrison)(1)은 "진동은 구시대의 유물이다."라는 망언을 남깁니다.
(1): 참고로 필 해리슨은 2008년 소니에서 사임한 뒤 2012년 MS Xbox 사업부로 합류합니다. Xbox 진영에서도 그의 망언은 계속되었는데요. 인터넷 연결을 요구하는 XB1 출시 관련하여 인터넷 인프라가 없는 게이머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유선 인터넷이 없으면 무선 인터넷을 테더링 하면 된다"라는 망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마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 급의 망언이었죠. 필 해리슨은 MS 퇴사 후 구글의 부사장으로 취임했고 현재 구글 스태디아 관련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으며, 그가 MS 퇴임 후 Xbox 게임 사업부를 되살린 인물이라 평가받는 필 스펜서가 부임합니다.
사실 SIXAXIS 컨트롤러에 진동 기능이 빠지게 된 이유는 소니가 자의적으로 뺐다기보다, 진동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던 이머전(Immersion)社가 2002년 소니(SCE)에게 진동 기능 무단 사용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허 침해로 진동을 쓸 수 없게 되자 어찌 보면 임시방편 격으로 추가한 기능이 3축(axis), 6자유도(DoF) 모션 센서의 탑재였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컨트롤러의 이름을 6축의 의미를 지닌 SIXAXIS라고 만든 것이죠.
특허 침해로 진동 기능이 빠졌던 PS3의 SIXAXIS 컨트롤러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하지만 SIXAXIS 센서를 제대로 구동하는 게임은 출시하지 않았고, 일부 기능이 구현된 게임이더라도 정확도 문제도 있었습니다. 결국 소니는 이머전과 진동 기능 특허 사용 계약을 맺은 뒤, 2007년 11월 진동 기능을 더한 듀얼쇼크 3를 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듀얼쇼크 3는 기본 틀이 되는 SIXAXIS부터 Xbox 360 컨트롤러의 인체공학 디자인과 PC 연동, 트리거 버튼의 손맛 등이 비교되며 악평을 들어왔기 때문에 진동이 추가되었다 해도 크게 달라진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PS4를 출시하며 공개한 듀얼쇼크 4는 기존과 달리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집니다. 대폭 향상된 그립감, 내장 스피커 및 터치패드 탑재, 헤드폰 단자 등의 특징이 있는데요. 특히 3축 가속도 센서와 3축 자이로 센서가 탑재되었고 센서 정밀도가 크게 향상되면서 드디어 쓸만해 진 기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꿔다 놓은 보릿자루도 아니고 기능만 만들어두면 뭐하겠습니까, 여러 센서를 게임에서 적극 활용하는 닌텐도와 달리 PS4에서 자이로 센서를 활용하는 게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러 기능을 주면 뭐하니, 쓸 곳이 없는데….듀얼쇼크 3보다 많은 것이 개선된 듀얼쇼크 4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내 PC에서 듀얼쇼크의 자이로 센서를 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멀티 플랫폼 게임 기준 최고의 게임 플랫폼은 더 뛰어난 그래픽 품질을 보여주는 PC를 선택하곤 합니다. 물론 콘솔 플랫폼에서 따라올 수 없는 부드러운 화면 주사율과 이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FPS, 그리고 최고의 그래픽 품질 등이 이런 선택의 이유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PC 플랫폼에서 누릴 수 있는 유저 MOD도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내용은 아니지만, PC에서 소니의 듀얼쇼크 4나 닌텐도의 프로콘의 자이로 센서를 수많은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고/최대 PC 게임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STEAM은 컨트롤러 사용자 설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게임에 따라 개인이 커스텀한 사용자 컨트롤러 설정을 누구나 등록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활용 예시
애초부터 자이로 센서를 이용하도록 디자인된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에서 자이로 센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많은 활용법이 있겠지만, 두 가지 활용 예시를 보여드릴까 합니다.
① 조준점으로 활용하기
1인칭 혹은 3인칭 게임에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 대신 자이로 센서를 조준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패드로 게임하는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준하는 것입니다. 마우스에 익숙한 게이머가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준점을 움직이다 보면 여간 답답한 게 아닌데요. 자이로 센서 조작이 익숙해지면 매우 직관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은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하자드 RE:2 인트로에서 자이로 센서로 조준점을 움직여 격발하는 모습입니다. 예시를 보여드리기 위해 급히 만들었지만, 원하는 감도 등을 설정하고 숙달되면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② 운전대(스티어링 휠)로 활용하기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 시리즈를 해보셨다면 패드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차량의 진행 방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것과 유사한 활용법인데요. 자이로 센서를 이용하여 컨트롤러의 방향 스틱을 대신하는 것이죠.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이는 것보다 상당한 적응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난도가 더 높아지는 느낌도 들지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자이로 센서를 통해서 스팀이 아닌 윈도우 스토어의 포르자 호라이즌 4에 적용한 예시 영상입니다. 자이로 센서로 운전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고 차량이 스핀 났을 때 카운터 스티어링 조작이 아날로그 스틱보다 다소 어렵기도 하지만, 숙달되신 분은 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더라고요.
컨트롤러 설정법
이 외에도 자이로 센서는 자신의 게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활용 예시를 보여드렸으니 방법을 알아볼까요?
① 스팀(STEAM) 컨트롤러 설정
사람들이 PC 게임을 할 때 스팀~ 스팀~하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많은 게임, 손쉬운 업데이트, 높은 할인율의 대규모 세일과 유저 MOD 등도 있지만 온갖 게임 컨트롤러도 스팀에서 정상적인 작동을 지원하며, 게임마다 커스텀 설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 비해 압도적인 편의성을 자랑합니다.
먼저 스팀에 접속 후 왼쪽 상단 Steam - 설정을 클릭합니다.
설정 창이 뜨면 컨트롤러 - 일반 컨트롤러 설정을 클릭합니다.
듀얼쇼크를 사용하실 분은 플레이스테이션 구성 지원을, 닌텐도 스위치 프로콘을 사용하실 분은 Switch Pro 설정 지원을 체크해주세요. 보통은 Xbox 컨트롤러(엑박패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설정을 따로 하지 않지만(조작감, 내구성뿐만 아니라 이런 편의성도 엑박패드를 국민패드 반열에 올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위 설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듀얼쇼크나 프로콘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듀얼쇼크 4를 사용하기 위한 기본 설정을 끝났습니다. 이제 각 게임의 컨트롤러 설정을 알아볼까요?
라이브러리에 있는 자신의 게임 페이지에서 … 클릭 후 컨트롤러 설정을 클릭합니다.
상단을 보면 저는 이미 커스텀 설정을 적용해두어 여러분과 다른 화면일 텐데요. 저는 KevinCow님이 제작한 DS4 with gyro aiming을 적용해보았습니다. 바로 스팀의 커스텀 설정 공유 기능인데요. 아래 주황색 박스로 체크해둔 구성 검색을 클릭하면 각 게임에 맞는, 수많은 게이머가 시행착오를 거친 커스텀 설정과 인기 설정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구성 검색을 통해 컨트롤러 설정 - 불러오기의 화면입니다. 추천 탭은 게임 개발자가 권장하는 구성인데요. 대부분 추천되어 있지 않으며, 템플릿은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컨트롤러 설정 예시를 볼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클릭하면 각 게임의 컨트롤러 설정 중 가장 많은 시간 혹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설정으로 나열할 수 있습니다. 그 설정을 클릭해주면, 미리보기를 통해 어떤 설정이 적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 플레이된 인기 설정을 보니 아쉽게도 우리가 원하는 자이로 센서 설정은 적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자이로 센서를 사용하지 않을 분이면 많은 분이 검증한 이 설정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죠?
제가 적용했던 DS4 with gyro aiming 커스텀 설정입니다. 자이로 센서에 '마우스 같은 조이스틱' 설정이 적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박스 표시해 둔 자이로 센서를 클릭해봅시다.
자이로 센서에 어떤 설정이 적용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앞 화면으로 돌아와서 '바인딩 설정 적용'을 적용하면 자이로 센서를 마우스처럼 활용하여, 앞서 보여드린 바이오하자드 RE:2 예시 영상처럼 자이로 센서를 통해 조준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감도 설정을 찾아가시면 좋습니다.
② 스팀 게임이 아닌 경우?
스팀 게임은 위에서 소개했듯이 간편하게 설정을 찾아서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만, 스팀이 아닌 경우에는 듀얼쇼크4 컨트롤러를 인식시키는 것부터 상당한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PC 유저들이 늘 그랬듯이, 그들은 답을 찾았습니다. Jays2Kings님이 제작하고 현재 Ryochan7님이 꾸준한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DS4Windows가 바로 그것이죠. 2020년 12월 8일 기준 버전 2.1.19까지 출시된 상태입니다. [다운로드 바로 가기]
※ 외부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치 않으시면 이 챕터는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자신의 OS에 맞춰 내려받으면 된다.
압축을 풀면 위와 같은 파일들이 생성됩니다. 듀얼쇼크 4 연결을 위해 DS4Windows 파일을 실행합니다.
DS4Windows를 실행하시려면 추가 정보 클릭 후 생성되는 실행 버튼을 클릭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외부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치 않으시면 실행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PC에서 듀얼쇼크 4 사용을 위한 프로그램 소개일 뿐 퀘이사존은 위 프로그램 제작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설치 전에 설정 파일 및 프로파일을 프로그램 폴더에 저장할지 Appdata 폴더에 저장할지 선택하는 항목입니다. 기본값은 Appdata 폴더에 저장하기입니다.
'Install the DS4 Driver'를 클릭하여 듀얼쇼크 4 드라이버를 설치합니다. 혹시 윈도우 7이나 그 이전 버전을 사용하시면 Step 2도 클릭하여 추가 설치해줍니다. Install Complete가 표기되면 Finish를 눌러 설치를 종료합니다.
DS4Windows를 실행한 모습입니다. 아무런 표시가 없기 때문에 생소할 수 있는데요. Settings(설정)으로 이동합니다.
설정에는 윈도우 시작 시 프로그램 켜기나 최소화하기, 언어 등의 설정이 있습니다. 아직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고요. 저 같은 경우 Hide DS4 Controller 체크를 안 하면 듀얼쇼크 4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체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듀얼쇼크 4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여 PC와 연결하면 DS4Windows 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dit를 클릭하여 컨트롤러 설정으로 이동합니다.
※ 사용하는 PC가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하다면 블루투스 연결 역시 지원합니다만, 일부 환경에 따라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dit에서 컨트롤러 각 버튼에 대한 설정부터 진동이나 LED, 터치패드, 자이로 센서 등 세부적인 항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Gyro(자이로) 탭으로 가면 Output Mode가 있는데요. 여기서 마우스처럼 사용할지 기본적인 컨트롤 용도로 사용할지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이로 센서를 통해 FPS/TPS 게임에서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처럼 조준하는 것은 스팀 설정 편에서 봤으니, 여기서는 자이로 센서를 휠처럼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Controls 모드를 선택하고 Tilt Up/Down/Left/Right를 왼쪽 아날로그 스틱의 각 방향으로 설정해줍니다.
물론 아날로그 스틱뿐만 아니라 키보드나 마우스 등으로도 선택해줄 수 있습니다.
컨트롤 설정이 끝났으면 아래 360 Steering Wheel(스티어링 휠, 운전대)로 와서 스티어링 휠 범위를 설정해 줍니다. 90~1,440도 사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조작해보시고 자신이 편한 범위로 설정하시면 됩니다. Apply(적용하기)와 Save(저장하기) 도 잊지 마시고요. 물론 익숙한 스틱이 아니라 듀얼쇼크 4 전체를 기울이는 자이로 센서 조작에 숙달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듀얼쇼크 4의 자이로 센서를 PC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알아봤는데요. 듀얼쇼크 4뿐만 아니라 자이로 센서가 탑재된 닌텐도의 프로콘, PS5의 듀얼센스 역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진동은 구시대의 유물이라던 소니에서 PS5의 컨트롤러로 선보인 듀얼센스는 더욱 디테일하고 다양한 진동 컨트롤을 탑재한 햅틱 피드백 기능이 추가되었는데요. 차세대 콘솔에 걸맞은 컨트롤러라며 호평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게임을 즐기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피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게임도 역시 퀘이사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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