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퀘이사존중독입니다.
지난주에 소개해드렸던 중독의 Top 5 | 2020년 상반기 서프라이즈 게임 Top 5는 재밌게 보셨나요? 오늘은 지난주와 반대의 주제인 2020년 상반기 '아~ 망했어요! 게임 Top 5를 진행해볼까 합니다. 말 그대로 많은 유저들에게 큰 기대를 받았음에도 쫄딱 망해버린 게임과 다양한 의미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임을 골라봤습니다. 워낙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서 고르는데 애를 먹기도 했는데요. 후보들도 많은 데다 취향이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게임들이 순위에 없더라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댓글을 보고 다른 분들도 공감하실 수도 있으니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그럼 퀘이사존중독이 선택한 2020년 상반기 '아~ 망했어요!' 게임 Top 5의 면면을 살펴보시죠.
※ 메타스코어는 가장 많은 평가가 이뤄진 플랫폼의 점수를 반영하였습니다.
2020년 상반기 '아~ 망했어요!' 게임 Top 5
먼저 5위입니다.
5위 - 바이오하자드 RE:3 | BIOHAZARD RE:3
갓콤에서 다시 개껌으로 복귀 중…
훌륭한 리메이크는 원작과 함께 제작사를 빛내주기도 합니다. 캡콤은 몬스터헌터: 월드가 역대급 성적을 거둔 이후 바이오하자드 2의 리메이크인 바이오하자드 RE:2까지 연거푸 흥행 대박을 터뜨립니다. 특히 바이오하자드 RE:2는 리메이크라는 핸디캡(1)을 안고도 GOTY 75개 수상(비평가 선택 51개, 독자 선택 24개)하며 뛰어난 리메이크의 선례를 남겼습니다. 두 작품의 성공으로 개껌으로 불리던 캡콤을 갓콤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리메이크작이면서 2019년 최다 GOTY를 노렸던 바이오하자드 RE:2
앞선 두 작품의 성공으로 바이오하자드 RE:3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 갔습니다. 특히 바이오하자드 RE:3의 메인 히로인인 '질 발렌타인'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팬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죠. 하지만 결과물은 아쉬웠습니다. 물론 그래픽 퀄리티는 원작에 비할 바 없이 뛰어나고, 컷신도 괜찮은 편입니다. 크리쳐 디자인도 대대적으로 바뀌었고 툼 레이더에서 라라의 사망신이 다양했던 것처럼, 질의 사망신도 다양해졌습니다.(복장도 은근히 툼 레이더 리부트의 라라 복장과 유사한 편이죠)
장점은 확실했지만, 단점도 너무나 확연했습니다. 안 그래도 원작 분량이 짧은 게임인데 리메이크에서 늘리기는커녕 스토리나 게임 플레이 분기점들을 삭제하여 즐길 거리를 더욱 줄여 버렸습니다. 심지어 랭크에 따른 해금 요소도 줄어들다 보니 다 회차 플레이 요인을 확 줄여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플레이 타임이 짧은데 다 회차 플레이 요소가 없다 보니, 콘솔로 구매하신 분은 8만 원에 가까운 고가의 게임이 4~6시간 정도면 엔딩을 보고 할 게 없는 게임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만약 50% 수준(스팀 34,900원, 콘솔 39,900원)이 정가였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겁니다. 많은 분이 PS Vita를 구매하게 만드는 이유였고 진 엔딩까지 60~80시간은 달려야 하는 페르소나 4 더 골든 스팀판이 겨우 19,800원인데요. 79,000원이요? 할인을 기다리세요. 이 가격 주고 사기에는 대체할만한 게임이 많습니다.
핸디캡(1): 일부 비평가들은 리메이크작에 대해서는 GOTY를 주지 않고 가급적 신작에게 주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하자드 RE:2가 1위인 데스스트랜딩과 득표 차이가 겨우 4표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죠.
메타스코어: 79점 | 유저스코어: 6.4점 오픈스코어: 79점 장르: 액션 | 공식 한국어 지원 플랫폼: PC, PS4, XB1 가격: 68,400원 [PC-STEAM] 79,000원 [PS4-PS스토어] 78,900원 [XB1-MS스토어]
4위 - 원펀맨: 어 히어로 노바디 노우즈 | ONE PUNCH MAN A HERO NOBODY KNOWS
원작 팬들의 기대와 지갑을 갈취하는 인기 원작 기반 저급 게임들
한때는 일본 게임들이 세계 게임 시장에서 아름답게 빛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빛이 사그라들고 서양 게임들이 시장을 주름잡으며 일본 게임은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젤다의 전설, 슈퍼 마리오, 페르소나, 동물의 숲, 용과 같이, 몬스터 헌터, 파이널 판타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등 다시금 각성한 듯 명작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본 코믹스/애니메이션 원작 기반 게임들은 예외인 것 같습니다. 물론 드래곤볼 파이터즈나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 등은 그럭저럭 괜찮은 게임으로 뽑히기도 했는데요. 그 정도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코믹스/애니 원작 기반 게임들은 게임 퀄리티가 어떻게 되든 원작의 흥행을 발판 삼아 이 인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게임을 뽑아내기에 급급한 것 같습니다.
원펀맨: 어 히어로 노바디 노우즈도 그런 부류의 게임입니다. 물리 엔진을 어떻게 만졌기에 모션이 이토록 어설픈 걸까요? 허우적거리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으면 애초부터 스파이크 춘 소프트가 대전 액션 장르의 게임을 만들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기 만화 주간지인 '점프'의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하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결과물은 형편없었던 또 다른 대전 액션 게임 '점프 포스' 역시 이들이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나루토, 원피스, 드래곤볼, 데스노트, 블리치, 헌터x헌터, 유희왕, 북두의권, 바람의 검심, 죠죠의 기묘한 모험, 타이의 대모험, 유유백서, 세인트세이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등 인기 만화의 주인공이 총출동하고도 대차게 망한 점프 포스
각설하고 3 vs. 3 대전 액션 게임으로 출시한 원펀맨의 주인공 사이타마는 원작에서 모든 적을 한 방에 끝내버리는 캐릭터입니다. 캐릭터의 콘셉트 자체가 밸런스 붕괴의 상징이죠. 대전 액션 게임인데 1방 때리면 상대는 죽는다는 아이러니를 품고 가는 게임입니다. 그러면 모두들 사이타마를 픽하겠죠? 그래서 사이타마를 픽할 시 게임 내 시스템으로 영웅 도착이라는 120초 대기 시간 핸디캡을 두었습니다. 강력한 캐릭터는 뒤늦게 합류하는 시스템이죠. 하지만 '존버는 승리한다!'를 외치며 기다리면 사이타마가 등장해서 한 방에 끝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웅 도착 시각을 무려 300초 정도로 엄청나게 너프시켰죠. 스피디한 게임 진행이 생명인 대전 액션 장르에서 허우적거리는 캐릭터들을 120초 동안 시간 끌기 하는 것도 기나긴 시간인데요. 사이타마를 픽한 사람은 최대한 방어 스탠스를 취하며 시간을 버티려 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급격히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완성도가 낮은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버그들은 게임의 퀄리티를 더욱 낮췄습니다. 사이타마 픽의 파훼법 중 하나로 대두된 것 역시 버그 플레이의 일종이었습니다.
일본 게임사들의 이런 행태의 자매품으로는 최근 출시한 게임만 떠올려봐도 나의 히어로 원즈 저스티스 2, 점프 포스, 은혼난무, 일곱 개의 대죄 브리타니아의 여행자 등이 있습니다. 원작이 인기 있을 때 팬들의 지름을 유도하려 하기 때문에 애초에 탄탄한 기획을 구상하고 제작 완성도를 높일 만큼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듯이 만드는 게임의 완성도가 결코 높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전례가 있었죠. 아타리 쇼크의 상징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E.T.같은 저질 게임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시대의 게임 산업은 저물어갔습니다.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라고 말했던 투키디데스가 살았던 기원전 5세기나 지금이나, 역사는 되풀이되고 사람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메타스코어: 57점 | 유저스코어: 3.5점 오픈스코어: 59점 출시일: 2020년 2월 27일 장르: 대전 액션 | 공식 한국어 지원 플랫폼: PC, PS4, XB1 가격: 54,800원 [PC-STEAM] 64,800원 [PS4-PS스토어] 64,800원 [XB1-MS스토어]
3위 - 삼국지 14 |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14
코에이는 그동안 얼마나 나태했던거야?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삼국지는 코에이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코에이의 삼국지에 불만이 있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플레이해야 했습니다. 2019년 5월, 토탈 워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에서 삼국지를 소재로 한 '토탈 워: 삼국'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코에이의 삼국지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안주해 있었는지 극적인 비교가 되었습니다. 비록 토탈 워: 삼국도 무장들의 일러스트가 미흡하거나 밸런싱 문제 등이 있기는 하지만, 삼국지의 대규모 병력을 실시간으로 조작하고 일당백 장수들의 화려한 무쌍은 소설 삼국지연의를 직접 플레이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며 게임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습니다.
이 정도의 삼국지를 동양 고전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영국 게임 회사도 만드는데, 35년간 삼국지를 만들었던 코에이가 내놓은 결과물은 처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라데온 시스템 실행 불가 이슈, 지포스 노트북 실행 불가 이슈, 다중 디스플레이 사용 시 게임 이슈, 완성도가 떨어지는 UI부터 일부 스토리의 부재, 느린 진행, 게이머를 피곤하게 만드는 쓸데없이 빈번한 클릭 유도 등 팬들마저 등 돌리게 만드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패치를 통해서 지금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시리즈를 거듭하며 봐왔던 익숙한 일러스트만큼은 토탈 워: 삼국이 넘볼 수 없는 코에이 삼국지의 강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삼국지 시리즈는 파워 업 키트가 더해지면 조금 더 나아지는 편인데요. 파워 업 키트를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고 별도 구매해야 하지만 저렴하지도 않고, 어떻게 보면 게임의 완성도를 쪼개서 파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호평받았던 노부나가의 야망: 창조 (속편인 노부나가의 야망: 대지는 삼국지처럼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코에이는 항상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에 비하면 삼국지 시리즈를 서자 취급하듯 떨어지는 퀄리티로 제작해왔었습니다. 코에이 내부에서조차 삼국지를 크게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럴 거라면 차라리 개발팀을 두 개로 나눠서 에너지를 분산하지 말고 (어차피 삼국지를 서자 취급할 거라면)모든 역량을 노부나가의 야망의 제작에 올인하고 그 시스템을 가져온 뒤 삼국지 장수들과 맵을 반영해 주면 (일부 시스템 변경도 필요하고 우려먹기라고 욕은 먹겠지만)차라리 지금의 삼국지 시리즈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타스코어: 58점 | 유저스코어: tbd 오픈스코어: 65점 출시일: 2020년 1월 16일 장르: 전략, 시뮬레이션 | 공식 한국어 지원 플랫폼: PC, PS4 가격: 64,800원 [PC-STEAM] 64,800원 [PS4-PS스토어]
2위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 The Last of Us Part II
평단과 유저의 괴리!
2020년에 출시하는 기대작들은 많지만, 그중 최고를 꼽으라면 많은 분이 사이버펑크 2077과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 2)를 선택하셨을 것입니다. 라오어 2의 출시 전까지는 말이죠. 수많은 웹진으로부터 압도적인 평점을 받으며 메타스코어 95점을 기록한 라오어 2는 게임에 스며있는 다양한 요소로 인해 유저 스코어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물론 라오어 2 게임 속에서 보이는 자연과 캐릭터의 모션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PS4 Pro의 성능을 십분 발휘했죠. 하지만 많은 분이 비판하는, 과도하고 억지스럽게 강요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나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유대교 상징물 등은 뜬금없이 삽입되어 게임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아시다시피 라오어 1에서도 성 소수자에 대한 표현이 등장하지만 게임에 잘 녹아있기 때문에 이를 비판하는 이는 매우 드뭅니다) 워낙 많은 분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때문에 저는 스토리와 개연성 쪽을 말해드리려 합니다.
라오어 2의 스토리 개연성을 말하기에 앞서 라오어 1의 스토리텔링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게임 스토리 가이드 | 라스트 오브 어스 바로 가기] 만약 엘리의 희생을 통해서 '백신'이 개발되었다면, 생존자들을 살릴 수 있는 인류의 희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바로 공리주의의 대표적 명언이죠. 물론 공리주의가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인류의 존속이 걸려있는 최대 위기 상황에서 인간은 현명한 판단보다 집단의 이익을 위한 다수의 맹신, 중우정치에 빠질 확률이 있습니다. 그리고 1명의 죽음과 인류의 생존을 저울질하며, 많은 사람들은 1명을 죽이고 인류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1명의 희생이 자신이라면, 남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과 생명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꼭 본인이 아니더라도 남을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의 희생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라오어 1은 어린 딸을 잃은 뒤 생존을 위해 사람을 의심하고 냉정하게 살아가는 조엘이 엘리를 만나고 함께 힘든 여정을 거치며 변화하는 감정을 게이머에게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그리고 조엘은 인류를 위해 엘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엘리를 막아서는 모든 이를 죽이고 희생하더라도 딸처럼 사랑하는 엘리 1명을 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류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지만, 이들의 여정이 그려낸 서사는 자연스레 플레이어의 감정을 어루만지며 조엘의 선택이 최대 다수의 행복을 저버렸더라도 우리에게는 가슴 깊은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이 문단에는 라오어 2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아래로 넘기시길 당부드립니다. 라오어 2는 복수와 증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라오어 1편에서의 조엘의 행동이 이성적으로 봤을 때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라오어 2를 플레이할 수 있는 연령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며 조엘의 감정이 전해지고 공감이 될 수 있도록 너티독은 훌륭히 안배했고 라오어 1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조엘의 행동을 수긍하고 이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라오어 2에서는 이런 조엘을 비난하며 복수의 도구로 활용합니다. 애초에 라오어는 다양한 선택지를 주지 않는 선형 구조의 게임이기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조엘이 행동했음에도, 라오어 2에서는 조엘이 잘못했음을 강요하면서 그 감정에 동의했던 라오어 1 유저의 가슴을 후비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조엘은 '애비'를 구해줬음에도 애비의 복수심에 의해서 잔혹하고도 허무하게 희생되죠. 엘리는 분노와 복수심이 차오르고 유저들도 이 형용하기 힘든 거부감과 배신감이 가시기도 전에 너티독은 조엘을 죽인 애비를 유저들에게 플레이하게 함으로써 그 불쾌감을 부추깁니다. 그리고 애비는 은혜를 원수로 갚냐며 플레이어가 엘리를 공격하는 부분은 '내로남불'(2)의 전형을 보여주며 애비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혐오를 유발하게 합니다.
그리고 복수 완료 직전의 순간에 조엘을 떠올리며 복수를 멈추는 앨리의 모습을 통해 너티독은 복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 같은데요. 스토리 전체를 곱씹어보면 조엘을 죽인 애비는 조엘을 죽임으로써 복수에 성공하고 불륜의 걸림돌은 다른 이에 의해 제거되고 많은 이들이 죽거나 다치는 과정 속에서도 애비는 굶주리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어느 한 곳 상하지 않는 등 나쁘지 않은 결말이 되었고, 엘리는 아버지 같은 조엘을 비롯하여 그녀의 주변인은 대부분 죽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고 자신도 손가락을 잃으며 조엘에게 배운 기타마저 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정신적으로 무너져내리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복수를 멈춘 자 엘리는 불행한 말로를 맞았고 도리어 복수에 성공한 자 애비는 오히려 좋은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과연 너티독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내로남불(2):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 조엘은 애비를 구해준 뒤 애비에게 무참하게 죽임을 당했는데요. 그런 애비가 앨리에게 은혜를 원수로 갚냐고 말하는 것은 혐오감을 안겨줍니다.
마지막으로 닐 드럭만이 존경하는 제작자로 종종 언급했던 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 내 메시지에 대해 angelfire.com에 등록되었던 과거 발언을 인용하겠습니다.
미야모토 시게루: "(특정한 메시지를 넣는 것을)고려할 만한 가치는 있겠지만, 사실 저에게 있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계획 같은 건 없습니다. 그저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지요. 저는 게임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오로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뿐입니다."
메타스코어: 95점 | 유저스코어: 3.8점 오픈스코어: 95점 출시일: 2020년 6월 19일 장르: 액션, 어드벤처 | 공식 한국어 지원 플랫폼: PS4 가격: 64,800원 [PS4-PS스토어]
1위 -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 | Warcraft III: Reforged
역사적 위업! 게임 평가가 이루어진 이래 가장 낮은 유저 스코어를 기록한 불멸의 게임! 2위의 라오어 2가 최근 어마어마한 이슈였기 때문에 '1위는 대체 어느 정도야?'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아마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바로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민속놀이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국민 게임의 칭호를 얻었는데요. 반면 워크래프트 3는 본편을 즐기기보다 유즈맵 중 하나인 '카오스'를 즐기는 사람이 대다수일 정도로 워크래프트 3 자체의 인기는 높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북미에서 워크래프트 3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스타의 입지와 견줄 만큼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었기 때문에 워크래프트 3 리마스터의 등장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리포지드는 사실상 리마스터와 같은 의미입니다. 다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 특성을 고려해 이름을 커스텀 한 것이죠. 보통 판타지 세계관에는 술과 보석을 좋아하지만, 손기술이 빼어난, 작지만 호탕한 성격을 지닌 드워프 종족이 등장합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드워프의 수도는 아이언포지인데요. 강철 제련소를 의미하는 아이언(Iron, 쇠) 포지(forge, 대장간, 제련소)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드워프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리포지드(Reforged)는 금속을 다시 제련한다는 의미로 워크래프트 III: 리포지드는 워크래프트 III를 다시 제련하여 벼려내었다는 야심 찬 네이밍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많은 게이머가 기다렸던 결과물은 그동안 블리즈컨에서 보여주었던 컷 신들도 없었고 그나마 있는 것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었으며, 그래픽 오류와 심각한 프레임 저하, 출시 초기 각종 버그가 게임을 지배했습니다. 메타스코어 92점을 기록했던 훌륭했던 명작을 토대로 만들어졌음에도 메타스코어 59점의 졸작으로 출시했고, 유저 평점은 0.6점을 기록하며 Metacritic.com에서 게임 평가를 시작한 이래 역사상 최악의 유저 평가를 받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유저 평점을 받은 게임 '워3: 리포지드'와 역사상 최악의 유저 평가를 받은 확장팩 '톰 클랜시의 디비전 2: 뉴욕의 지배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블리자드는 수많은 게이머가 예찬하는 게임 제작사의 대표주자였습니다. 특히 스타로 빚어진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탁월한 현지화(로컬라이징)로 국내 게이머들이 한때나마 가장 팬심이 두터웠던 제작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들이 일부 게임을 실패하고 게임 운영에서 미숙한 면을 보일 때도 팬들은 블리자드의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블리자드의 주축들은 블리자드를 나와 각자의 길을 떠났고 액티비전의 간섭, 중국 자본의 유입, 세계관 설정 붕괴, 온갖 문제를 지녔던 실바나스 윈드러너, 인종차별 이슈 등 게이머들이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죠. 많은 팬이 이탈하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남아있는 많은 팬은 블리자드를 응원했습니다. 블리자드를 상징했던 CEO, 마이크 모하임이 2018년 10월 불현듯 퇴사할 때도 팬들은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11월에 개최된 블리즈컨 2018에서 모든 이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메인 하이라이트 무대에 중국 게임사에서 제작한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발표했을 때, 전 세계의 수많은 블리자드 팬들은 블리자드가 변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2020년 1월 29일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를 출시하며 블리자드는 자신들의 역량이 겨우 이 정도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메타스코어: 59점 | 유저스코어: 0.6점 오픈스코어: 60점 출시일: 2020년 1월 29일 장르: 실시간 전략 | 공식 한국어 지원 플랫폼: PC 가격: 36,000원 [PC-배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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