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스위치는 무엇이 있을까?

적축? 갈축? 아니, 스피드 실버축은 또 뭔데! 하나하나 비교해보자

퀘이사존 QM코리
127 10295 2020.11.25 18:08




역시 기계식 스위치하면 체리지!



 기계식 키보드는 다른 컴포넌트와 비교해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편에 속합니다. 하다못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키보드를 제작해 커스텀 키보드를 만들 수도 있죠. 유독 키보드에 커스텀 시장이 큰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컴포넌트보다 요구되는 기술력이 낮아서 그럴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키보드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키보드를 만든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훌륭한 키보드를 만드는 데에는 여러 신경 써야하는 사항이 많습니다. 키보드를 구성하는 요소 중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건 없지만, 가장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부분은 스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계식 키보드 시장만 하더라도 난생처음 보는 스위치를 접할 때가 많습니다. 같은 적축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스위치 제조사에 따라서 너무 느낌이 달라 비싼 돈 주고 구매했음에도 실망하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죠. 국내가 이 정도인데, 해외까지 눈을 돌리면 하루가 다르게 출시하는 스위치들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인데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씽크웨이 듀가드와 함께 스위치 종류가 무엇이 있고, 어떤 키감이 느껴지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모든 스위치를 한 번에 알아보면 좋겠지만, 종류가 너무 다양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체리 스위치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씽크웨이 × 듀가드


 씽크웨이는 듀가드와 함께 협업을 통해 104키 풀배열 키보드인 토체프(TAUCHE.F)와 87키 텐키리스 키보드인 토체티(TAUCHE.T)를 선보입니다. 두 제품 모두 투톤 컬러를 적용한 덕분에 색상만으로 여타 다른 키보드와 결을 달리 해왔습니다. 순서대로 웜톤베이지, 파스텔블루, 다크그레이 색상으로 종류가 다양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독특한 컬러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지만, 결국 키감을 중시하는 기계식 키보드라는 제품 특성에 맞게 키감으로 큰 사랑을 받습니다. 씽크웨이와 협업 이전에도 듀가드 기계식 키보드는 단단하게 꽉 물려있는 하우징과 꼼꼼한 윤활 처리 덕분에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스테빌라이저를 바탕으로 키감이 좋다고 소문이 났는데요. 여기에 염료승화 PBT 키캡과 하우징 내부에 흡음재를 사용하여 더욱 정갈한 키감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키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토체프, 토체티 키보드는 모두 퀘이사존에서 소개해드린 적이 있으니 키보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TAUCHE Seires 기계식 키보드 칼럼 보러 가기<<






체리 스위치




 체리는 기계식 키보드에 사용하는 스위치를 포함해 다양한 스위치를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기계식 스위치를 최초로 만든 곳은 아니지만, 십자 스템 슬라이더를 사용한 MX 스위치 덕분에 가장 잘 알려진 스위치 제조사 중 하나가 됐습니다. 현재까지 체리 스위치가 지속해 수 있는 것도 이 십자 스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죠. 동시대를 함께 해온 알프스, 후타바 등 각자만의 매력이 충분했던 다른 스위치는 현재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비록 2014년 MX 스위치 특허가 만료되면서 그 위상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기계식 키보드 하면 체리 스위치를 먼저 떠올릴 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LOW-PROFILE 스위치, 스피드 실버축, 네이쳐 백축 등 다양한 스위치를 선보이며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리니어


적축



 리니어(Linear)를 직역하면 선형이라고 하는데, 스위치를 누를 때 아무런 걸림 없이 쑥 들어갑니다. 멤브레인처럼 러버돔을 사용한 키보드는 입력하는 도중 걸림이 발생해 넌클릭과 비슷한 키감을 보여주는데, 이런 차이가 리니어 스위치를 처음 접할 때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리니어 스위치 중 적축은 키압이 약 45g으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몇몇 사용자는 키보드에 손만 올려놓아도 입력될 만큼 키압이 낮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적축이라는 이름처럼 슬라이더에 빨간색을 사용했습니다. 체리 첫 MX 스위치인 흑축과 전체적인 구조는 같고, 키압을 결정하는 스프링만 다릅니다.





 타건 소리는 리니어 스위치답게 무난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슬라이더와 하우징이 맞닿는 소리 외에는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죠. 이렇게 특출난 사항 없이 워낙 평탄한 사용감을 선사하다 보니 너무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작은 차이가 있더라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어 전반적인 키보드 만듦새가 어떤지 판가름할 때 좋습니다. TAUCHE.T는 이전 칼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다시 타건해봐도 워낙 단단한 하우징 덕분에 적축의 깔끔한 키감을 잘 살려줍니다.






스피드 실버축



 스피드 실버축은 더 빠르게 입력하기 위해 입력 지점(Operating position)이 약 1.2mm 정도로 짧습니다. 앞서 본 적축의 입력 지점이 2mm라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할때 0.1초라도 더 빠르게 입력하기 위한 설계라고 할 수 있죠. 그 밖에 스위치 전체 깊이도 적축은 4mm이지만, 스피드 실버축은 3.4mm로 짧습니다. 이렇게 구간이 짧은 데에는 슬라이더 구조가 조금 다르기 때문인데요. 아래 적축과 스피드 실버축 슬라이더를 나란히 둔 사진을 보면 스피드 실버축에 추가 구조물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 구조물로 인해 두 스위치를 끝까지 눌렀을 때 스피드 실버축이 조금 덜 눌리게 되는 것이죠. 여러 부분에서 적축과 차이점을 보여주지만, 키압은 45g으로 동일합니다.


스피드 실버축 슬라이더에 추가 구조물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적축과 마찬가지로 스피드 실버축도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그러나 내부 구조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아서 그런지 타건 소리도 조금은 다르게 들립니다. 적축 타건 소리는 높은음이 위주라면 스피드 실버축은 비교적 조금 낮은음 위주로 들립니다. 또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적축보다 조금 덜 눌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소음


저소음 적축



 저소음 스위치도 키압 그래프를 보면 리니어(선형) 방식이지만, 일반적인 리니어 스위치와는 키감이 많이 달라 따로 구분했습니다. 스위치를 누르고 땔 때 슬라이더가 하우징이랑 부딪치면서 소음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러버돔을 사용하는 멤브레인이나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보다 소음이 도드라집니다. 저소음 스위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부딪치는 부분에 댐퍼를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인 적축과 비교하면 곳곳에 흰색 댐퍼가 부착돼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그 밖에 댐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전체 깊이가 3.7mm로 조금 얕습니다. 댐퍼 덕분에 조용한 소음을 구현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기계식 스위치 특유의 깔끔한 키감은 반감돼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스위치입니다. 저소음 적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슬라이더 색이 적축이긴 하지만, 일반 적축과 구별을 하기 위함이었는지 조금 밝은 색을 사용합니다. 키압은 45g으로 동일합니다.


일반적인 적축과 달리 저소음 적축에는 소음음 감소시키기 위한 댐퍼가 추가로 부착돼있다.





 적축과 스피드 실버축은 구조적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미미해 타건감만으로는 명확한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습니다. 대신 입력 지점이 한참 짧아서 생기는 차이가 훨씬 눈에 띄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소음 적축은 타건 소리부터 남다릅니다. 플라스틱끼리 맞닿아서 생기는 소리는 전혀 없고, 뭉툭한 소리만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키보드를 강하게 타건하더라도 쏘는 소리 없이 조용합니다. 이렇게 뭉툭한 소리가 나는 만큼이나 키감도 많이 뭉툭해집니다. 이런 키감을 흔히 먹먹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소음 흑축



 저소음 흑축은 저소음 적축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슬라이더 곳곳에 하우징과 맞닿으면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댐퍼를 부착해놓았죠. 대신 고압 스프링을 사용해 60g 정도로 높은 키압을 보여줍니다. 그저 키압이 높을 뿐이지만 특유의 반발력 덕분에 키감이 쫀득쫀득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와 동시에 키압이 너무 높아 손이 피로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함께 따라오기도 하죠. 저소음 적축과 마찬가지로 저소음 흑축 역시 슬라이더 색이 일반적인 흑축보다는 조금 밝습니다. 





 저소음 스위치가 등장하기 전에는 흑축이 그 자리를 대신해왔습니다. 스프링 압력이 높은 만큼 같은 힘을 줘도 살살 부딪치게 되고, 그만큼 작은 소음이 발생했으니까요. 이러한 특징이 저소음 흑축에 그대로 이어지면서 저소음 적축보다 더 조용한 타건음을 들려줍니다.






넌클릭


갈축



 이번 칼럼에서 유일한 넌클릭 스위치입니다. 해외에서는 넌클릭(Non-Clicky)보다는 택타일(Tactile)이라고 불리는데, 둘 다 맞는 표현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위치에서 독특한 키감을 구현하기 위해 슬라이더 모양을 변형시킵니다. 그래서 아래 적축과 갈축의 움직임을 비교한 모습을 보면 금속 접점과 슬라이더가 맞닿는 부분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적축은 곧게 뻗어있지만 갈축은 중간에 톡 튀어나온 부분이 있죠. 물리적 걸림으로 인해 키압은 적축과 동일하게 45g이지만, 그래프를 살펴보면 순간적으로 60g에 근접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넌클릭 스위치의 독특한 키감은 슬라이더에 변형을 줘서 구현했다.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적축과 비교했을 때 복합적인 소리가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적축보다 소음이 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키감은 특유의 걸림으로 인해 리니어 스위치와는 확연히 다른 사용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스위치들



종류를 나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정도로 기계식 스위치는 다양하다.


 체리만 하더라도 이번 칼럼에서 살펴본 5가지 외에도 여러 다양한 스위치가 존재합니다. 체리가 이 정도인데, 다른 기계식 스위치까지 모두 합치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스위치를 모두 경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퀘이사존 칼럼과 같은 후기를 참고해가며 키감이 어떨지 추측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후기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없는 경우에는 전혀 알 방법이 없어 막막한데요. 그럴 때는 사용하고자 하는 스위치가 리니어, 넌클릭, 클릭 중 어떤 성향인지 확인하고, 그다음에는 키압이 몇 g인지, 키압 그래프는 어떤 형태인지 살펴보면 키감을 추측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키압 그래프는 어떻게 보는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왼쪽부터 적축, 갈축, 청축의 키압 그래프


 왼쪽부터 순서대로 적축(리니어), 갈축(넌클릭), 청축(클릭)의 키압 그래프입니다. 빨간색 그래프는 키를 누를 때 키압, 흰색 그래프는 땔 때 키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Operating position은 입력 지점을 의미합니다. 이 지점부터 명령이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W를 누른다고 치면 저 입력 지점을 지날 때 W가 입력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키를 때지 않고 계속 누르고 있다면 W가 연속으로 입력됩니다. 그리고 키를 서서히 때면 Reset position을 지나는 순간 입력이 종료됩니다. 마지막으로 Tactile position은 스위치를 누를 때 걸리는 느낌이 느껴지는 구간 중 가장 키압이 높은 지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갈축과 청축은 모두 이 지점이 있지만, 걸리는 구간이 없는 적축은 빨간색 그래프가 직선을 유지합니다. 흰색 그래프는 넌클릭과 클릭 스위치를 구분할 때 살펴보면 좋습니다. 슬라이더 구조가 단일로 되어 있는 갈축은 빨간색 그래프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지만, 이중으로 나뉘어 있는 청축은 한참 뒤에 걸림이 발생합니다. 스위치가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을 100%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성향을 정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키압 그래프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앞서 5가지 스위치에 관해 설명해드리고 타건음은 어떤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근데 눈썰미가 좋으신 분이라면 뭔가 하나 빠진듯한 기분을 받으셨을 텐데요. 바로 클릭 스위치를 대표하는 청축을 소개해드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TAUCHE 시리즈에 청축이 없으므로, 자연스레 소개에서도 빠졌습니다. 청축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 기계식 키보드가 유행할 때는 청축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점차 리니어와 넌클릭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패션이 사람들의 수요와 유행에 따라 변화하듯, 키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TAUCHE 시리즈를 포함한 여러 키보드가 청축을 제외하고 저소음 스위치를 탑재하고 있죠.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판매해야 이익을 볼 수 있으니 점차 탑재하는 스위치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찾는 키보드의 성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키보드를 좋아해 왔고 지금까지 수십 대의 키보드를 사용해봤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고 새로운 스위치가 나올 때면 설레곤 합니다. 또한, 똑같은 스위치를 사용했음에도 색다른 키감을 경험할 때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하죠. 이렇듯 기계식 키보드는 단순히 입력 장치라고만 하기에는 매력적인 물건입니다. 그러나 막상 키보드를 구매하려 하면 온갖 스위치가 즐비해 있어 어떤 제품이 잘 맞을지 감이 안 오곤 하는데, 이번 칼럼을 통해 도움이 되셨길 기대하며 칼럼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퀘이사존의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127

신고하기

신고대상


신고사유

투표 참여자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