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어 i7은 코어 시리즈가 등장한 2008년부터 10년 동안 최상위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코어 i9이 등장하면서 이런 법칙은 깨지고 맙니다.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는 코어 수가 부쩍 많아진 코어 i3나 i5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아서 i7은 아직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고사양 게임이나 멀티코어를 적극 활용하는 작업 환경에서는 코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므로 코어 i7이나 i9이 필요합니다.
지난 1월, 인텔 13세대 non-K CPU가 출시했을 때 공교롭게도 코어 i7과 i9의 벤치마크를 진행하지 못했었는데요. 이번 기회에 코어 i7-13700을 입수하여 그 성능을 확인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성능만 쭉 나열하면 사실 좀 심심하겠죠. 그래서 전력 설정에 따라 코어 i7-13700의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온도와 소비전력은 어떨지 오픈 시스템이 아닌 실사용 환경에 맞추어 추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시스템 설정 TEST SYSTEM




테스트 CPU는 주인공인 인텔 코어 i7-13700F와 메인스트림 모델인 코어 i5-13400F입니다. 두 제품 모두 내장 그래픽이 비활성화되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한 F 시리즈지만, CPU 성능 자체는 일반 모델과 차이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퀘이사존 테스트와 달리 오픈 케이스가 아닌 미니타워 케이스와 타워형 공랭 쿨러에 조립하여 실제 환경을 최대한 구현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력 제한 설정에 따른 CPU 온도를 실사용 환경에 준하여 알아볼 수 있습니다.
기본 테스트에서는 Resizable BAR만 활성화하고 나머지 메인보드 설정을 기본으로 두었습니다. GIGABYTE B760M AORUS ELITE는 기본 설정에서 전력 제한이 최대로 풀려있는데, 기본 테스트에서는 CPU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 성능으로 작동합니다.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게임은 모두 활성화하고 DLSS를 지원하는 게임은 모두 균형(Balanced) 모드로 활성화했습니다.
CPU 성능 테스트 CPU PERFORMANCE TEST





먼저 기본 성능 테스트를 알아보기 위한 5종 소프트웨어 테스트입니다. 멀티 코어를 적극 활용하는 블렌더, 핸드브레이크는 드라마틱한 성능 차이가 발생하지만, 싱글 코어 성능이 중요한 어도비 테스트 2종은 앞선 테스트보다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더 빠르게 작업을 끝마치기 때문에 코어 i7-13700F가 우위를 점합니다.
게임 성능 테스트 GAME PERFORMANCE TEST
▼ 10종 게임별 성능 그래프(눌러서 펼치기)



* 배틀그라운드 벤치마크는 리플레이 기능을 통해 동일한 상황을 연출한 변인 통제로 테스트가 진행됩니다. 단, 배틀그라운드 메이저 업데이트가 발생하면, 기존 리플레이 파일은 호환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매 벤치마다 테스트 구간은 달라지게 되니, 기존 배틀그라운드 벤치마크 자료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1920x1080 FHD 게임 성능입니다. 디아블로 2처럼 3% 남짓밖에 되지 않는 게임에서 로스트 아크처럼 37%에 달하는 게임까지 게임별로 차이가 제법 큽니다. 전체적으로 약 18%만큼 코어 i7-13700F의 게임 성능이 뛰어납니다.


고해상도인 3840x2160 UHD 성능 테스트입니다. FHD보다 성능 차이가 확연히 줄어든 걸 알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를 제외하면 사실상 격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고해상도로 게임을 즐긴다면 코어 i5-13400F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전력 설정별 성능, CPU 테스트 POWER SETTING PERFORMANCE, CPU TEST




아마 가장 흥미로운 테스트가 아닐까 하는데요. 코어 i7-13700F의 클록은 그대로 두고 4가지 전력 설정을 적용하여 성능 테스트와 클록 변화, 전력, 전압, CPU 온도를 테스트했습니다. 전력 제한이 최대로 풀린 메인보드 기본 설정과 전압을 1.33 V로 고정하고 LLC를 최대로 올린 설정, 전력 제한을 150 W와 인텔 CPU 기본인 65 W로 한 설정입니다. 1.33 V 언더볼팅은 성능 하락이 최소화되는 수치를 찾아서 설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전력 제한을 최대로 풀었을 때 가장 성능이 높을 텐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예상외로 전력 제한만 최대로 해제했을 때보다 전압을 1.33 V로 낮추는 언더볼팅 설정에서 성능이 미세하게 더 높습니다. 다만 싱글 코어 성능은 4가지 모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CPU 성능에 영향을 크게 받는 1920x1080 FHD 성능입니다. CPU 기본 설정인 65 W를 100%로 두었을 때, 나머지 3개 설정에서는 약 5%만큼의 성능 향상이 있습니다. 다만 65 W 설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테스트에서는 오차범위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고해상도 테스트에서는 성능 차이가 더 적어져서 1% 남짓밖에 안 됩니다.


P-Core 0번 클록 변화입니다. 블렌더 렌더링 테스트에서는 전력 설정에 따른 클록 변화가 확실하게 보이지만, 게임에서는 CPU 기본 설정인 65 W를 제외하면 차이가 없다시피 합니다.


패키지 파워와 전압입니다. 렌더링 테스트는 클록 차이만큼 패키지 파워와 전압에 차이가 발생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에서는 65 W 설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설정의 패키지 파워와 전압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P-Core 0번 온도입니다. 패키지 파워, 전압 설정과 그래프 양상이 비슷합니다. 전력 제한을 해제하면 렌더링 테스트에서 온도가 굉장히 높은데, 이로 인해 CPU 클록이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 SUMMARY

■ 크게 향상된 멀티 코어 성능
인텔 코어 i7-13700은 P-Core 8개, E-Core 8개, 총 24스레드의 스펙을 지녀서 이전 세대 최상위 모델이었던 코어 i9-12900 시리즈와 코어 수, 스레드 수가 같습니다. 비교군인 코어 i5-13400도 이전 세대인 코어 i5-12400 대비 스펙이 향상되었습니다. 고효율 코어인 E-Core가 4개 추가되긴 했지만, P-Core 6개, E-Core 4개로 여전히 코어 i7-13700과 차이가 큽니다. 이런 스펙상 차이로 인해 코어 i7-13700은 코어 i5-13400보다 멀티 코어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줍니다. 멀티 코어만큼 싱글 코어 성능이 중요한 어도비 테스트 2종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합니다.
■ 게임에서도 우위
작업 성능보다는 덜하지만, 게임 역시 코어 i7-13700의 성능이 더 높습니다. 저해상도인 FHD에서는 10종 게임 평균 코어 i5-13400보다 약 18%만큼 높은 성능이 측정되지만, 고해상도인 4K에서는 약 4%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해상도에 상관 없이 CPU에 영향이 큰 스타크래프트 2가 포함된 결과로, 이를 빼면 차이는 약 2%로 좁혀집니다. 저해상도 환경에서 고주사율로 게임을 즐긴다면 코어 i7-13700을 추천할 만하지만, 고해상도라면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에 좀 더 투자하는 게 좋은 선택입니다.
■ 성능은 높이고 온도는 낮추는 전력 제한 설정
멀티 코어를 적극 활용할수록, 게임에서는 해상도가 낮을수록 전력 제한이 높게 풀려 있을 때 있을 때 성능이 높습니다. 특히 FHD 해상도에서 전력 제한 설정만으로도 CPU 기본인 65 W보다 약 5%의 게임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력 제한을 무턱대고 최대로 해제하기보다는 테스트처럼 150 W 정도로 설정하거나 전압을 낮추는 언더볼팅만으로 전력과 온도를 낮추면서 반대로 성능은 높이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력 제한이 최대로 풀려있거나 CPU 기본 설정을 따르는 메인보드라면 전력 제한 설정으로 성능과 CPU 온도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