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은 중요해
현대 사회의 수많은 공산품에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혹자는 가격이라고 말할 수 있고, 다른 이는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당당하게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겁니다. 신뢰란 믿고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파생한 신뢰성의 뜻은 어떤 물건이 의도한 대로 작동할 확률인데, 신뢰성이 높다고 하면 말 그대로 이상 없이 잘 작동한다는 의미죠. 모든 물건에게 신뢰성이 중요하겠지만, 사람 목숨에 직결되는 제품은 그 무엇 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게 신뢰성입니다. 예를 들어 신뢰성이 낮은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엔진이 멈추거나 불이 나면 어떻게 될까요? 해당 자동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물론 그 옆에서 달리고 있는 자동차까지 위험에 처할 겁니다.
항공 우주 분야는 그 무엇보다 안전이 중시되므로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위 예시의 자동차는 어떻게든 멈춰서기만 하면 안전하겠지만, 비행기나 우주선에 신뢰성이 낮은 부품으로 뭔가 이상이 생긴다면... 그다음은 상상도 하기 싫어지네요.
군용 제품도 역시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최신 CPU나 메모리 대신 고장 나지 않는 오래된 물건들을 사용합니다. 물론 군용 제품 특성상 어떤 한 가지 일만 하면 되고, 요구하는 처리성능이 높지 않으므로 신뢰성 높은 구형 부품들을 사용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입니다.
연장선으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PC 하드웨어도 신뢰성이 중요합니다. 잘 사용하던 시스템의 인터넷이 갑자기 안 된다거나, 더 심각하게는 아예 켜지지 않는다면 머리카락이 하나하나 빠지는 스트레스를 겪을 겁니다. 칼럼으로 소개해드릴 메인보드 브랜드, ASUS TUF GAMING은 신뢰성 높은 군용 인증을 받은 부품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구성품으로 다양한 군용 인증을 받은 인증서를 넣어줄 정도니까요. 이 신뢰성을 강조하는 TUF GAMING 브랜드 메인보드, ASUS TUF GAMING Z690-PLUS WIFI D4 인텍앤컴퍼니가 이번 주인공입니다.
메인보드 칩세트는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세공정이 뒤떨어지던 과거에는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 2개 칩세트가 메인보드에 올라가서 CPU를 보좌했습니다. 노스브리지에는 메모리와 확장슬롯을, 사우스브리지에는 저장장치나 I/O 포트 부와 CPU를 이어줬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텔 1세대 코어 시리즈와 AMD 1세대 APU부터는 노스브리지 기능이 CPU에 통합되었고, 현재 메인보드에 올라가는 칩세트는 사우스브리지뿐입니다. 저전력 플랫폼에는 이 칩세트 기능과 그래픽까지 모두 칩 한 개로 통합된 SoC(System on Chip)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텔 Z690 칩세트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용 600 시리즈 칩세트 중 최상위 모델입니다.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를 위한 칩세트로 이전 세대인 Z590과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큰 변경 점이라면 칩세트에서 지원하는 PCI Express 버전이 4.0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칩세트 확장 슬롯은 물론 M.2 SSD까지 Gen4 규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는 소소하게 업그레이드된 정도이며, SATA 포트 지원 수가 늘어나서 SATA 포트를 6개만 지원하는 Z690 메인보드라면, SATA M.2 SSD를 사용한다고 SATA 포트가 비활성화하는 불상사가 줄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