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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 PC, 스마트폰 혁명은 우리의 일상을 바꿈과 동시에 당연한 걸 당연하지 않게끔 생각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습니다.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가 존재하긴 했으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PC의 범주에 깊숙이 침투하지는 못했습니다. 속도가 워낙 느리기도 했고, 할 수 있는 작업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노선은 랩톱(노트북) 정도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선 없는 PC를 주머니에 집어넣는 건 공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니 불현듯 2008년에 작성된 '휴대폰은 적어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라는 유명한 게시글이 떠오릅니다. 각종 커뮤니티 유명 게시판에 이미지 형태로 돌아다니는 글인데요. 글쓴이는 마치 미래라도 다녀온 듯, 현재 스마트폰이 지원하는 기능을 줄줄 나열합니다. 그에 대한 댓글 반응은 대부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취급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현실이 됐고, 이를 계기로 한 몸 같았던 전자기기와 케이블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무선과 거리가 멀었던 음향 시장도 스마트폰 혁명을 이끈 기업에 의해 격변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포터블 이어셋과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극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데요. 야외 환경에서 사용할 제품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음향 기기를 사용할 때와 다르게 몸을 크게 움직이므로 편의성이 높아질수록 만족감도 함께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불규칙한 외부 소음이 지속해서 개입하므로 음질보다는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소음 차단 기술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내 환경, 특히 컴퓨터 앞에서만 사용하는 게이밍 헤드셋은 왜 무선을 선호하는 걸까요? 무선 헤드셋을 테스트하는 동안에는 편의성에 공감하게 되면서도 다시 개인 장비를 사용하다 보면 다시금 근본적인 의문이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무선 헤드셋을 사용할 때 좋았던 점을 떠올려봤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 떨어진 물건을 주울 때, 주방에 물 뜨러 갈 때 정도로 요약할 수 있더군요. 앞에 두 가지 상황은 선이 긴 유선 헤드셋을 착용하면 큰 불편함 없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의자에서 일어나 움직일 때 편의성을 크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포터블 이어셋처럼 몸을 크게 움직일 때 효용을 느끼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마저도 동글을 연결해둔 PC와 거리가 멀어지면 신호가 끊겨버립니다. 스마트폰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는 야외 환경과 다른 점입니다. 반쪽짜리 편의성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건가?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유는 제가 오랜 기간 유선 헤드폰을 사용해왔고, 워낙 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선 헤드셋이 비합리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오히려 비슷한 환경을 구성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유선 방식이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무선 헤드셋에는 배터리와 함께 음향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칩세트를 내장합니다. DAC, 앰프를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으며,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를 통한 부가 기능을 충실하게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선 헤드셋에 기능을 부여하려면 해당 기능을 갖춘 사운드 카드에 연결하는 방법뿐인데, 문제는 사운드 카드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외에도 고려할 점이 많은데, 더 자세한 내용은 EPOS와 젠하이저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GSP 600/601/602(이하, GSP 600)와 GSP 670을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사진은 의도적으로 왼쪽 GSP 600, 오른쪽 GSP 670으로 배치했습니다.
혹은, 어두운 배경 GSP 600, 밝은 배경 GSP 670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GSP 601 - GSP 600 시리즈는 색상 옵션을 뒷자리 숫자로 구분
GSP 600은 세 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합니다. 옵션에 따라 3색 혹은 4색을 조합해서 외관을 꾸몄는데, 자칫 잘못하면 장난감스러워 보일 수 있는 배합입니다. 하지만 GSP 600은 저렴해 보이기는커녕 다른 게이밍 헤드셋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급스러움을 뽐냅니다. 플립형 마이크가 다른 게이밍 헤드셋에 비해서 큰 편이지만, 부피감이 있는 제품이라서 잘 어울립니다. 오른쪽은 볼륨 조절 휠이며 쉽게 돌아가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볼륨 다이얼이 꽤 세밀한 편이라서 원하는 음량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부피가 크고 머리에 밀착되는 형태가 아니라서 착용했을 때 모양이 다소 불만족스러울 순 있겠지만, 게이밍 헤드셋은 실내에서 착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요다 현상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 GSP 600 / GSP 602
GSP 600 시리즈는 색상 옵션에 따라 제품명 숫자 끝자리를 구분합니다. 600은 블랙, 601은 앞서 살펴본 화이트, 602는 미드나이트 블루입니다. 검은색이 가장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산뜻하고 톡톡 튀는 느낌은 화이트 제품이 좋고, 미드나이트 블루는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상 조합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미드나이트 블루는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이어 패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모양이 같더라도 색상 배합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GSP 600 외관에서 이어 컵 쪽에 패턴 디테일을 추가했습니다. 이외에는 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유사한데, 풍기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유는 색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GSP 600은 여러 가지 색상을 배합했을 뿐만 아니라 화사한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반면에 GSP 670은 검은색과 진회색을 활용해서 톤을 낮춰 차분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게이밍 기어 라인업을 이끄는 플래그십 제품답게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싶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부피가 꽤 큰 편이라서 모양새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하겠지만, 재질감과 마감이 고급스럽다는 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GSP 600
케이블을 탈부착할 수 있으며, 2.5 mm 단자를 활용합니다. 이어 컵 안쪽으로 케이블 단자 일부를 밀어 넣는 형태로, 내구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일체감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드 파티 케이블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케이블 질이 좋아서 굳이 서드 파티 케이블을 활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EPOS는 케이블을 따로 판매하고 있으며, 탈부착형 제품이 모두 같은 액세서리를 활용하므로 구매가 어렵지 않습니다. 딱히 흠잡을 만한 점은 없으며, 오히려 타사 대비 장점이 부각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GSP 670
이 제품은 충전을 위해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연결한 상태로 사용하는 상황은 극히 드물 텐데요. 그래서인지 GSP 600과는 다르게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 큰 공을 들이지 않은 듯한 모습입니다. 위 사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케이블을 연결하면 단자 일부가 노출되는데, 이는 썩 좋은 형태라고 볼 순 없습니다. 제품을 안전한 곳에 둔다면 문제가 되진 않지만, 혹여나 해당 부분에 충격이 가해진다면 케이블과 포트 모두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로 헤드셋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면 파손 확률이 높습니다. 이점을 고려하여 충전 시 제품을 안전한 곳에 두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GSP 600과 마찬가지로 GSP 670은 마이크 반대편인 오른쪽 이어 컵에 볼륨 조절 휠이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쥐고 돌렸을 때 뻑뻑한 느낌이 있으며, 볼륨 조절이 세밀하게 됩니다. GSP 670 노브는 추가로 전원 관련 기능을 담당하는데, 반시계 방향으로 세 번 돌리면 작동 상태로 전환됩니다. 조그 스위치가 담당하는 기능(배터리 잔여 용량 확인,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 진입 등)이 많아서 이를 분배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텐데,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네요. 볼륨 조절 휠 쪽에 있는 작은 휠은 게임 소리와 음성 채팅 소리 비중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켜지 않고 게임을 하는 도중에 손쉽게 비중을 변경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는데, 의외로 이 기능이 꿀입니다. GSP 600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하는 특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제품 모두 커버 플레이트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다만, GSP 600은 구성품에 추가 플레이트가 한 쌍 있는데, GSP 670은 없습니다. 그래서 GSP 670 사용자는 플레이트를 별도로 구매해야 의미가 생기는 기능입니다. 반면에 GSP 600은 기본 제공 플레이트만으로 느낌을 바꿀 수 있습니다. GSP 601은 기본 플레이트도 좋았는데, 흰색 플레이트를 장착하면 제품이 더더욱 깨끗해 보입니다. 성능이나 편의성과는 관련 없는 부분이지만, 꽤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헤드 밴드 - 공통
헤드 밴드 쿠션은 천 재질로 마감했으며 쿠션감이 좋습니다. 또한, 머리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여 정수리가 느끼는 압박감을 최소화했습니다. 헤드 밴드에는 장력 조절 장치가 있습니다. 중간에 있는 구조물을 안쪽으로 모아두면 장력이 강해지고, 양쪽으로 넓혀두면 장력이 약해집니다. 차이가 극적이진 않지만, 체감은 됩니다. 턱이 좁은 분이라면 구조물을 이어 컵과 먼 방향으로 밀면 되고, 편한 걸 추구하는 분이라면 그 반대쪽으로 밀고 사용하면 됩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 - 공통: 5 cm / 총 10 cm
두 제품 모두 길이 조절 슬라이드가 늘어나는 폭이 커서 머리 크기로 인한 제약은 덜합니다. 크기가 발목 잡을 일은 없을 듯합니다.
*이어 패드 - 공통
헤드셋 부피만큼 이어 패드도 큽니다. 내부 직경이 세로 7.5 cm, 가로 4.5 cm 정도라서 귀가 쏙 들어갑니다. 깊이는 2.5 cm인데, 일반적인 헤드셋에 비해서 깊습니다. 이로 인해 귀가 헤드셋 하우징에 닿지 않거나, 설령 닿더라도 그 면적이 아주 작은 편입니다. 이어 패드는 총 세 가지 재질로 마감했는데요. 외부는 내구성이 좋은 인조 가죽으로, 내부는 쾌적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천 재질로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얼굴에 닿는 부분을 스웨이드Suede 같은 재질로 처리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쿠션감도 좋습니다. GSP 600, GSP 670은 제가 접한 게이밍 헤드셋 중 이어 패드 품질이 가장 좋습니다.
*2축 힌지 - 공통
2축 힌지는 GSP 시리즈가 자랑하는 핵심 기능입니다. 두 제품은 장력이 강해서 힌지가 가진 힘을 십분 발휘했는데요. 워낙 밀착이 잘 돼서 역으로 살짝 답답한 감이 있습니다. 그 대신 소리가 거의 세어 나가지 않고, 주변 소리를 차단하는 성능이 확실합니다. 힌지 움직임은 아래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2축 힌지 예시
*GSP 600 - 396~7 g
*GSP 670 - 403~4 g
앞자리 숫자가 바뀌어서 그렇지 무게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의외인 부분인데요. GSP 670은 다른 무선 헤드셋에 비해 조금 더 무거운 수준이라면, GSP 600이 유선 헤드셋치고 유독 무거운 편입니다. 두 제품을 비교한다면 무게 중심이 GSP 600이 훨씬 좋아서 체감 무게는 수치 차이보다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므로, 쉬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는 게 좋겠습니다.
▲ 녹음 테스트(GSP 601, H6PRO 순서)
*GSP 600
마이크 음소거 상태를 알리는 LED 인디케이터는 없습니다만, 플립형이라서 직관적입니다. 마이크 중간에 있는 검은색 부분은 유닛을 입 앞에 배치할 수 있도록 구부러지게 설계했습니다. 이 마이크는 단일 지향성 방식으로 목소리보다 주변 소음을 작게 수음합니다. 더불어 녹음 품질이 좋습니다.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미세 잡음도 신경 쓰이지 않는 수준입니다. 소리가 명료해서 의사 전달용으로는 차고 넘치는 성능입니다. 사운드 카드 혹은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는 면이 있지만, 마더보드 내장 사운드 포트에만 연결하더라도 충분히 깨끗한 음질을 제공합니다. GSX 300과 같은 외장 사운드 카드에 연결한다면 노이즈 특성은 훨씬 더 좋아집니다.
*GSP 670
GSP 670은 플래그십답게 무선 연결 방식을 채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모든 이점을 취한 제품입니다. 2.4 GHz RF 연결과 블루투스 연결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만 해도 유선 제품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더 큰 차이는 소프트웨어 기본 제공입니다. GSP 600 시리즈는 3.5 mm 아날로그 플러그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 소프트웨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운드 칩과 배터리를 내장하는 GSP 670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설정을 저장 및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쉽게 GSP 600에 GSX 300 사운드 카드를 집어넣은 게 670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마이크 지향각은 양방향성으로 바뀌었고, 주파수 응답 범위를 좁혔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노이즈 관련 기능 두 가지를 잘 조절하면 주변 소리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단점으로 꼽을 만한 부분이 노이즈, 젠하이저답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잘 설계했습니다. 음성 채팅용으로는 단점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성능입니다.
두 제품 모두 착용 방식에 따라 저음역이 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 반복 테스트를 진행해 봤는데요. 그 결과 극저음역 양감이 GSP 670 쪽이 조금 더 많은 걸로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청감상 차이가 있을까요? 민감도에 따라 반응이 다를 텐데, 개인적으로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을 신경 써서 구분할 일은 없을 테니, 차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소리 성향은 같지만, 당연히 유선 쪽 신호가 더 안정적입니다. 또한, 유선 제품은 앰프에 따라 음량 확보 수준이 달라지는데, 출력이 충분한 장치와 함께 활용한다면 드라이버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무선 제품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이라고 해서 저음역이 많아야 한다는 건 옛말이 됐습니다. 지금은 많은 기업이 토널 밸런스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예전처럼 저음역이 과도할 정도로 부스팅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저음역보다는 100~200 Hz 부근이 부푼 형태를 한 제품이 많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마스킹 현상이 발생할 확률을 높이는데요. GSP 600과 670은 극저음역을 강조하고 200 Hz까지 선형을 이루며 내려가도록 설계하여 다른 음역을 가리지 않습니다. GSP 시리즈를 소개해 드린 뒤 수많은 게이밍 헤드셋을 접해봤지만, 이 정도로 잘 튜닝한 제품은 없습니다.
중음역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결과가 아름답습니다. 미세한 딥이 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수준입니다. 3~4 kHz를 살짝 강조해서 목소리와 게임에서 중요한 정보인 총 소리 등이 잘 들립니다. 이 특성이 싫다면 EQ를 통해 2 dB 정도 누르고 사용하면 됩니다. 다른 음역에 비해 고음역을 억제했는데, 치찰음과 같은 자극적인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 덕분에 오랜 시간 사용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사용해 본 제품 중 밀폐형 게이밍 헤드셋은 GSP 600, 오픈형 게이밍 헤드셋은 GAME ONE 소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출시된 시점으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시장 흐름을 미뤄 추측하자면, 시간이 더 흐르더라도 지금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 공통 - 위 그래프는 착용 방식에 차이입니다. 어떻게 착용하든 간에 중음역과 고음역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만, 저음역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습니다. 헤드셋을 살짝 뒤로 착용할수록(드라이버와 귀가 일직선이 되도록, 제3자가 옆모습을 봤을 때 헤드 밴드와 이어 컵이 대각선에 가까워짐) 저음이 강해집니다. 또한, 장력을 강하게 해서 완벽하게 밀착했을 때 극저음역 양감이 커집니다. 반면에 장력을 느슨하게 해서 여유롭게 착용한다면 양감이 줄어듭니다. 밸런스 자체는 느슨하게 착용했을 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하여 착용 방법 및 장력 조절을 한다면, 취향에 맞는 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3.5 mm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GSP 600은 폭넓은 호환성과 더불어 노이즈를 최대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3.5 mm 포트만 있다면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데, 소스 디바이스에 어느 정도 투자한다면 헤드셋이 가진 성능을 100% 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전력 공급을 외부에서 하므로 노이즈 억제가 훨씬 쉽습니다. USB 인터페이스나 무선 음향 기기들이 화이트 노이즈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 있는 장점입니다.
다만, 사운드 칩이 내장되어 있지 않아서 음장 효과 등 부가 기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부가 기능을 지원하는 사운드 카드가 필요합니다. 내장형 카드는 PC 케이스 안으로 집어넣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합니다.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선 외장 사운드 카드를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EPOS도 외장 사운드 카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GSX 300은 깔끔한 외형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합니다. 저렴하더라도 필요한 부가 기능을 대부분 탑재했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지입니다.
반면에 GSP 670은 앞서 언급했듯이 GSP 600에 GSX 300을 집어넣은 듯한 특성을 가졌습니다. 무선 헤드셋 노이즈는 제조사가 설계한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는데, EPOS와 젠하이저는 음향에 정통한 기업답게 꽤 잘 해냈습니다. 이어지는 자료를 보면 기능상 차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재 GSP 670이 약 20만 원 언저리, GSP 600과 GSX 300을 합치면 약 23~24만 원 정도인데요. 현시점 기준으로는 670 쪽 가격 메리트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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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GSX 300 / 오른쪽: GSP 670
소리 탭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라운드 모드입니다. 음악 감상을 할 땐 2.0으로, 서라운드를 지원하는 영화나 게임은 7.1로 두고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7.1 채널로 설정하면 이스포츠 EQ가 활성화되는데, 저음을 줄이고 고음을 강조하는 세팅이라서 영화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EQ 프리셋을 MOVIE로 바꾸면 됩니다. 무엇보다 가상 서라운드 성능이 준수합니다. 방향감과 거리감 모두 타사 동급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EQ도 잘 반영하는 편이라서 원하는 대로 세팅하기가 쉽습니다.
1. 음성 강화
음성 강화 메뉴를 통해 '따뜻한'을 선택하면 중저음역을 강조합니다. 목소리가 더 두껍게 녹음되는데, 소리가 고음역을 억제하여 듣기 싫은 날카로운 소리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깨끗한'으로 설정하면 저음역보다는 중~고음역을 강조합니다. 소리가 가볍고 날카로워지며, 명료한 의사전달이 필요할 때 좋습니다.
2. 노이즈 게이트
노이즈 게이트는 설정한 값에 도달하지 못한 소리 신호를 걸러내는 기능입니다. 기본값은 40인데, 여러 값으로 테스트한 결과 가장 적절한 수치였습니다. 모든 소리를 전달하고 싶다면 값을 0으로 두면 됩니다. 다만, 무턱대고 값을 올리면 목소리까지 잘려 나가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100으로 설정하면 아무 소리도 통과하지 못해 음소거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3. 노이즈 제거
노이즈 제거 기능은 노이즈 게이트와 개념이 헷갈릴 수도 있는데요. 사진 편집할 때 사용하는 블러Blur 필터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수치를 0으로 둔다면 노이즈를 제거하지 못하는 대신 소리 자체는 최고 품질로 녹음됩니다. 반면에 100으로 설정한다면, 노이즈는 사라지지만 음질에선 손해가 발생합니다. 마이크 성능이 좋은 GSP600은 0으로 두는 게 좋고, 성능이 좋지 못한 헤드셋이라면 50이나 100으로 설정하는 걸 추천합니다.
4. 측음 & 이득
측음 기능은 모니터링 기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 목소리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죠. 의도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득 메뉴는 헤드셋 마이크 소리가 작을 때 활용하면 됩니다. 볼륨 확보가 잘 되는 헤드셋이라면 값을 낮춰서 사용하는 게 노이즈 측면에서 좋습니다.
DAC, 앰프 혹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사운드 카드를 갖추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USB, 무선 게이밍 헤드셋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보유한 장비를 활용하면 앞서 언급한 두 인터페이스보다 우월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 성향 자체는 같지만, 드라이버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뽑아낸 GSP 600과 GSP 670을 비교하면 유선 쪽이 더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배터리 사용 시간 등 부가적인 부분을 챙겨야 해서 타협해야 하는 지점이 있었을 겁니다. 물론, GSP 370과 670을 비교한다면, 670이 성능 쪽에 비중을 크게 실은 건 맞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무선 게이밍 헤드셋 중 성능이 가장 좋은 제품으로 분류되는 GSP 670마저도 장비를 갖춘 유선 헤드셋과 비교하면 부족한 면이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장비를 갖춘 분이라면 유선 제품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비가 없더라도 성능과 안정성을 원하는 분이라면 유선 방식이 좋습니다. 요즘은 음향 관련 칩세트 성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Type-C to 3.5 mm 변환 어댑터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과거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게 DAC, 앰프를 구비할 수도 있습니다. 부가 기능이 필요하다면 사운드 카드를 택하면 되는데, 사운드 카드 시장은 잔뜩 위축되어 있어서 오히려 제품 선택이 쉽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제품을 구매해도 되고, EPOS가 준비한 GSX 300 같은 저렴한 선택지도 있습니다. GSP 670과 같은 기능을 원한다면 고민 없이 GSX 300을 택하면 됩니다. 이러한 장비들은 나중에 제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 재활용할 수 있으니, 투자가 아깝지 않습니다.
음향 장비는 각종 케이블을 활용하며, 용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산재한 정보를 취합하여 지식으로 만들기까지 과정이 험난할 수 있습니다. 음향에 큰 관심이 없고, 복잡한 게 질색이라면 플러그&플레이가 가능한 USB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게 속 편한 방법입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USB 인터페이스는 아날로그 연결을 활용하는 헤드셋에 비해 품질이 좋을 수 없습니다. 외부에 빠져있어야 할 장치들이 하우징 혹은 케이블 리모트 컨트롤러에 욱여넣었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제한적이다 보니 품질을 포기하는 건 필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 음향 장비가 없고,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고 싶다면 고민 없이 부가 기능을 충실하게 지원하는 무선 헤드셋을 택하면 됩니다. 이처럼 무선 헤드셋은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편리한 면이 있습니다.
서론에서 시큰둥한 투로 서술하긴 했으나, 소소하게 느껴지는 편의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그동안 사소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걸 만들었고, 무선 헤드셋 또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무선 헤드셋은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더라도 계속해서 소리를 듣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몰입을 잠깐 흩뜨리더라도 빠르게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셈입니다. 저는 이 부분만으로도 무선 헤드셋을 사용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에서 서술했듯이 유선 음향 기기가 가지는 장점도 분명해서 스스로가 저울질을 잘해야 합니다. 장단점을 파악한 뒤 개인 성향과 사용 패턴을 잘 고려해서 제품을 구매한다면 분명 후회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 퀘이사존 로고가 없는 사진은 EPOS 공식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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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P 600 vs. GSP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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