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ITX 폼팩터는 메인보드에서 주로 접하는 폼팩터로, 흔히 줄여서 ITX라고 부릅니다. ITX 폼팩터는 가로, 세로 길이가 17 cm로 정사각형 모양입니다. PCI Express 슬롯, M.2 SSD 슬롯, SATA 포트 등 확장성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폼팩터입니다. 일반 ATX 폼팩터가 30.5 cm x 24.0 cm니까 아주 작은 크기입니다. 전자 기기들이 동급 대비 거대한 크기를 가지는 게 장점인 시대라서 이렇게 작은 폼팩터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ITX 폼팩터는 하이엔드 CPU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전원부에 용량이 더 큰 모스펫을 배치하고, 거대한 방열판을 수직 방향으로 구성하는 등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며, 살아남고 있습니다. 심지어 오버클록을 하는 유저들이 선호하는 제품 순위권에 항상 ITX 메인보드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작은 메인보드가 명맥을 잇는 상황과는 다르게 그래픽카드는 점점 고성능을 추구하며, 오히려 그 크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메인보드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게 아닌, 그래픽카드에 메인보드를 장착하는 듯한 수준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하이엔드 등급에서도 짧은 길이와 얇은 두께를 자랑하던 브랜드들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제는 메인스트림 등급에서도 길이가 200 mm 미만인 그래픽카드를 찾기가 힘들 정도니까요. 200 mm가 채 되지 않는 아담한 그래픽카드 출시가 적은 이유는 AMD와 NVIDIA 양대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퍼포먼스 등급 이상에서 혈투를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크기가 아니라 거대한 쿨링 설루션과 강력한 성능을 앞세워 경쟁하는 등급이라서 아담한 그래픽카드는 찾기 어려워졌죠.
가장 많이 팔리는 엔트리와 메인스트림이 아닌 기술력을 과시하는 등급에서 경쟁하며, 이번 세대 엔트리 등급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최고 성능을 원하는 하드웨어 마니아들에게는 환호할 만한 일이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슬픈 소식입니다. 아담한 크기로 뛰어난 호환성을 자랑하고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등급에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4월에 AMD는 RX 6400을 출시하며, 엔트리 시장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는데요. 새로 등장한 RX 6400은 보조 전원조차 필요 없을 정도로 소비전력이 매우 적어 쿨링 설루션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있고, 이는 아담한 크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LP 타입 그래픽카드들이 RX 6400에서는 꽤 많은 제품이 출시했을 정도입니다.
메인보드와 라데온 그래픽카드 제조사 중 한 곳인 ASRock은 이런 아담한 제품의 권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에서 ASRock Z390 Phantom Gaming-ITX는 전설적인 오버클록 메인보드로 남아,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적지 않은 관심을 받습니다. 그래픽카드에서는 RX 5000 시리즈부터 CHALLENGER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요. 3팬 제품이 속하는 CHALLENGER PRO, 2팬 제품의 CHALLENGER D, 그리고 아담한 크기의 CHALLENGER ITX로 나뉩니다. CHALLENGER ITX는 PRO, D와 구별되는 아담한 크기를 강조하기 위해 네이밍에 ITX를 추가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얼마나 아담하길래 ITX라는 네이밍이 붙은 건지 ASRock 라데온 RX 6400 CHALLENGER ITX 4GB 디앤디컴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