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G STRIX 끝판왕
서론에서 ROG STRIX ATX 폼팩터 메인보드는 E-F-A 순서라고 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E는 'E'xtreme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F는 'F'ormula겠네요. 이전에는 F 아래 H도 있었습니다. H는 'H'ero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알파벳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A는 흰색 콘셉트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응하는 오리지널 ROG 메인보드가 없고요.
ASUS ROG STRIX Z690-E GAMING WIFI는 ROG STRIX 최상위 메인보드로, 그 위에는 오리지널 ROG 메인보드뿐입니다. 가격은 한 등급 높은 ROG MAXIMUS Z690 HERO보다 20만 원 정도 저렴한 60만 원 초반대에 판매 중입니다. 가격만큼 구성도 충실한데, 전원부 부품이 ROG MAXIMUS Z690 HERO와 거의 차이 나지 않습니다. 거대한 방열판으로 뒤덮인 메인보드는 무게만 1.6 kg에 달하죠. 이 충실한 부품과 방열판은 그대로 온도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오버클록 설정에서 블렌더 렌더링 테스트를 10분간 구동했을 때, 전원부 후면 온도가 최대 62.6℃, 게임 테스트에서는 53.4℃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M.2 SSD 방열판은 굳이 별도 방열판을 구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큰 온도 하락 효과를 보여줍니다. 방열판이 없을 때 최대 95℃였던 M.2 SSD 온도가, 방열판을 장착하면 60℃ 초반대로 낮아집니다. Gen4 x4 규격 M.2 SSD는 빠른 속도만큼 뜨거워서 열을 식혀줄 대책이 필요한데, 번들 방열판만으로 걱정을 완벽하게 없애줍니다. 나사 없이 M.2 SSD를 고정해주는 Q-Latch와 버튼으로 확장 슬롯 걸쇠를 풀어주는 기능은 편의성을 더해줍니다.
■ 하지만 완벽한 제품은 없다
M.2 SSD를 무려 5개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보드 3개, 확장 카드 2개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가장 위 M.2 SSD 슬롯은 Gen5 규격을 지원하는 대가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최상단 PCI Express 5.0 x16 슬롯과 대역폭을 공유합니다. 최상단 M.2 SSD 슬롯을 사용하면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야 할 슬롯이 x8 모드로 떨어지고 말죠. 이 정도 등급의 메인보드를 사용한다면, RTX 3080 같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쓸 텐데,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는 PCI Express 배속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상단 M.2 SSD 슬롯은 사용하기 꺼려지게 되죠. Gen5 SSD는 아직 출시한 제품이 없으므로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겠지만, 매뉴얼을 보지 않고 조립한다면 나도 모르게 그래픽카드 성능을 낮추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SATA 포트입니다. 총 6개를 지원하는데, 2개 포트가 서드파티 컨트롤러를 거칩니다. 여기에 SATA3 SSD를 설치하면, 대역폭의 한계로 SATA3 포트 최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성능이 떨어집니다. 요즘에는 SATA SSD를 사용하는 비율이 낮고, HDD라면 크게 차이 나지 않겠지만, 찝찝한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의 한계이므로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어느 한 부분을 강화하면 다른 부분은 약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상단 M.2 SSD 슬롯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확장 카드까지 더해서 M.2 SSD 4개, 서드파티 컨트롤러 SATA 포트를 빼도 SATA 포트는 4개나 되므로, 성능에 불이익이 있는 슬롯과 포트를 빼도 확장성은 충분합니다.
· MAXIMUS Z690 HERO보다 저렴한 하이엔드 보드를 찾는다. · Gen5 SSD를 대비하는 메인보드를 찾는다. · 10개가 넘는 저장장치를 지원해야 한다. |
· 메인보드에 너무 큰 투자를 하기 싫다. · 모든 SATA 포트가 높은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