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키만의 디테일 이제 더키가 기성 키보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다른 브랜드가 엄두도 못 낼만한 참신한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입력 기기로써 뛰어난 품질을 내세우며 꾸준히 팬층을 키워나갔습니다. 되려 기능을 내세우는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가 흉내라도 내는 순간 가치가 곤두박질칩니다. 그와 달리 전반적인 품질은 브랜드가 가진 노하우가 집약된 만큼 다른 브랜드가 흉내 내거나 추월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합니다.
ONE 3로 세대를 전환하면서 더키 키보드는 마땅히 단점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이전 작과 달리 스위치 핫스왑을 지원하여 AS 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키보드를 수리하거나, 새로운 스위치로 갈아끼워 색다른 키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사용 용이성뿐만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기보강 흡음재를 적용해서 더 뛰어난 키감을 제공합니다. 이런 요소는 풀 배열, 텐키리스 배열보다는 하우징이 작은 미니 배열에서 특히 좋은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똑같은 ONE 3 키보드임에도 체감될 만큼 정갈한 키감을 경험했을 정도니까요.
■ 디바운스를 조절하자 기계식 접점을 가진 모든 키보드는 불확실한 데이터를 제거하기 위해 디바운스 타임을 갖습니다. 이 시간 덕분에 중복 입력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키보드 사용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스위치 컨디션이 안 좋아지기도 합니다. 단순히 오래 사용해서 접점이 닳았을 수도 있고, 이물질이 중간에 끼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든 불확실한 데이터가 발생하는 구간이 디바운스 타임보다 길어지면 흔히 말하는 더블 클릭 현상이 생깁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문제가 있는 스위치를 교체하면 됩니다. 마침 ONE 3 시리즈는 스위치 핫스왑까지 지원하니 스위치를 교체하는 일쯤이야 AS 센터에 보내는 것보다 간편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수리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처야 한다는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위치 하나 고치자고 개당 1,000원도 안 하는 스위치를 배송비까지 지불해가며 여러 개 구매하는 게 그다지 달갑진 않습니다. 또한, 특수한 스위치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해당 스위치가 추가 생산을 하지 않거나, 배송하는 데 몇 주씩 걸리는 일도 허다하니 말이죠.
이럴 때 ONE 3 MINI와 SF가 지원하는 디바운스 타임 조절 기능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기본 값이 10 ms이니 우선 15 ms로 조정하고, 그럼에도 더블 클릭 현상이 발생한다면 25 ms로 순차적으로 변경하는 겁니다. 스위치 노후화는 서서히 발생하므로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특정 키를 길게 눌렀을 때 끊기는 현상까지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그렇기에 완전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더 이상 구하지 못하는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보다 반가운 기능이 없을 겁니다.
■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DayBreak는 우리말로 새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뜨기 직전 하늘이 파래지고 주변이 밝아지는 시기인데요. 해질녘과 함께 매직아워Magic Hour라고도 하는데, 주변이 밝으면서도 그림자가 선명하지 않아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푸르스름한 하늘과 햇빛의 노란빛이 차오르면서 만나는 시점이 몽환적입니다. 이렇게 매분 매초 분위기가 변하면서 서서히 밤이 아침으로 바뀝니다. 이런 독특함 덕분에 사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거리를 찍고 있으면 마치 세상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죠.
Ducky ONE 3 MINI / SF RGB DayBreak는 이런 새벽의 느낌을 키보드에 담았습니다. 별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듯 펄 마감이 가미된 파란색 하우징, 하늘을 닮은 진하고 분명한 파란색 키캡과 태양같이 밝은 라임색 키캡의 조합, 그리고 두 색이 한대 어울린 거 같은 몽환적인 보라색 키캡까지 새벽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잘 담아냈습니다. 새벽은 분명 매력 있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쉽게 지나치곤 합니다. 이럴 때 잠시 마나 여유를 갖고 새벽을 맞이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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