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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장이든지 간에 주류가 있기 마련입니다. 많은 이가 선택하여 주류로 자리 잡은 제품은 시대를 관통하기도 하며 꾸준히 사랑을 받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은 최소화하여 누가 사용하든 무난한 사용감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주류는 곧 시장에서 레퍼런스 역할을 겸하게 되며, 마치 정답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해당 제품을 추종하는 아류작들이 줄줄이 출시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결국 시장은 비슷비슷한 제품만 남게 됩니다. 시선에 따라서 이를 상향 평준화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다양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제조사는 주류에 근접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브랜드의 개성이 담긴 독특한 제품도 함께 선보입니다. 기계식 스위치로 잘 알려진 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보강판을 생략한 설계나 바짝 붙어있는 배열 등 체리 키보드만의 특징을 공유합니다. 여기에 MX BOARD 3.0S WIRELESS RGB처럼 RGB LED와 알루미늄 하우징을 적용하고 유무선 연결을 모두 지원하는 등 최신 유행에 바짝 쫓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G80-3494처럼 완전히 정통성을 강조한 제품도 있습니다. 이렇게 극명하게 나뉘는 두 제품을 모두 보유하면서도 스위치만큼은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적, 갈, 청, 저소음 적축을 위주로 판매해왔습니다. 그런데 KC200 MX는 키캡과 스위치 모두 기존 체리 키보드에선 못 보던 새로운 조합입니다.
[구성품] 키보드 본체, 사용 설명서
기존 체리가 즐겨 사용하던 검은색 패키지에서 화사한 패키지로 바뀌었습니다. 전면에 다양한 색상이 있는데, 현재 국내에는 화이트 민트와 그레이 오렌지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브론즈 블랙도 선택할 수 있으나 패키지에는 생략됐습니다. 키캡 구성이 달라 별도 제작했으리라 추측합니다. 패키지에 담긴 키보드의 색상은 측면 스티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blue/white라고 명시했는데요. 조금 더 분명하게 표기했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키 개수] 104+4키
최근 체리는 ESC와 F1 사이에 '체리 키'를 넣어왔습니다. 길게 눌렀을 때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거나 실행할 수 있는 키인데요. 짧게 눌렀을 때 작동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기존에 없던 키가 추가되면서 호불호가 나뉘었습니다. 그와 달리 KC200 MX는 일반적인 풀 배열을 적용했습니다. 하우징은 비키 스타일로 마감했습니다. 칼럼에 사용한 화이트 민트는 실버 보강판을 사용했습니다. 그 외 그레이 오렌지는 검은색, 브론즈 블랙은 동색 보강판을 썼습니다. 색상에 따라 키캡 색상뿐 아니라 보강판 색상, 키캡 구성이 다르니 구매 전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부터 순서대로 브론즈 블랙, 그레이 오렌지, 화이트 민트
[추가 키] 볼륨 감소, 음소거, 볼륨 증가, 계산기 실행
숫자 키 패드 위쪽에 추가 키 4개를 배치했습니다. 추가 키는 CHERRY KEYS를 통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체리 로고는 방향키와 네비게이터 키 사이에 배치했습니다.
[연결 방식] 유선 USB
[케이블] 탈부착 불가
[케이블 시작점] F8 ~ F9 사이
[미끄럼 방지 패드] 바닥 3곳, 각도 조절 다리 2곳
[무게] 약 805 g 케이블 미포함
[백라이트 조명] 없음
[LED 인디케이터] Num Lock, Caps Lock, Scroll Lock
KC200 MX는 화려한 백라이트 LED가 없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미덕 중 하나를 LED로 여긴다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다만, 키캡 구성상 백라이트 LED가 있더라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는 LED 인디케이터를 목적으로 Num Lock, Caps Lock, Scroll Lock에 탑재한 DIP LED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선택 가능 및 칼럼에 사용한 스위치] 체리 MX 변형 백축
[스위치 방향] 정방향
[스태빌라이저] 체리식
스위치는 체리 MX 변형 백축을 사용했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적, 갈, 청, 저소음 적축과는 다르게 꽤 낯선 스위치인데요. 이는 백축의 분명한 구분감과 가벼운 키압을 동시에 원하는 일부 이용자가 스위치를 커스터마이징 한 것이 시초입니다. 그래서 백축 앞에 변형이라는 단어를 추가한 겁니다. 그리고 체리는 이런 사용자 커스터마이징 스위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시중에 선보였습니다. 갈축과 마찬가지로 입력할 때 구분감이 느껴지는 넌클릭 스위치이고 구분 키압(Tactile force)도 55 cN으로 같지만, 슬라이더 모양이 달라 구분되는 정도가 다릅니다. 물론 변형 백축 쪽이 더 분명한 구분감을 갖고 있습니다.
스태빌라이저는 체리식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기존 체리 키보드와 달리 보강판을 사용하면서 스태빌라이저도 보강판에 고정하는 형태로 변경됐습니다. 안쪽에는 이질감과 잡음을 줄이기 위해 윤활 처리를 했습니다.
좌: MX 변형 백축 / 우: MX 갈축
* 브론즈 블랙은 키캡 구성이 다릅니다.
[키캡 높이] KAM 프로파일
[재질] PBT
[각인] 영문 이중사출
[스텝스컬쳐] 미적용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키캡을 적용했습니다. 영문을 중앙에 크게 각인하고 측면을 곡선으로 마무리해 전체적인 분위기마저 독특합니다. 이 키캡은 언뜻 보기에 DSA 프로파일 같지만, 서로 비교해 보면 DSA보다 조금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키캡 중 XDA 프로파일과 비교하면 손가락이 닿는 부위가 눈에 띄게 좁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종합했을 때 KAM 프로파일이라고 추측합니다. 스텝스컬쳐를 적용하지 않아 처음 사용할 때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개성 있는 외형을 찾는다면 매력적인 키캡이 될 겁니다.
KAM, XDA, DSA 프로파일 비교 / 출처: keycaps.info
왼쪽부터 DSA, KC200 MX, XDA 키캡
[키캡 두께] 1.48 ~ 1.54 mm
보강판에 있는 십자 나사를 모두 제거하면 분해할 수 있습니다. 나사가 17개나 돼서 번거로울 순 있지만, 나사 외에 별다른 고정 장치가 없어 분해 난도는 낮습니다.
하판에는 PCB를 지지하기 위한 벽과 함께 USB 케이블이 있습니다.
[사용 가능 스위치] 보강판용(3핀) 스위치
[MCU] BYK901
소프트웨어는 CHERRY KEYS를 사용합니다. F 열과 기타 멀티미디어 키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KC200 MX는 볼륨 감소, 음소거, 볼륨 증가, 계산기 키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본 소프트웨어는 PC에 설정값이 저장되므로 다른 PC에 키보드를 연결하더라도 연동되지 않습니다.
[안내] 키보드를 선택할 때 키감 못지않게 타건음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길 때 적절한 효과음이 더해지면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처럼 키보드도 타이핑할 때 듣기 좋은 소리가 발생하면 만족도가 크게 상승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사람마다 선호하는 소리가 다르고 같은 스위치를 탑재했다고 하더라도 하우징 설계에 따라 얼마든지 타건음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같은 스위치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세한 사전 정보 없이 덜컥 제품을 구매했다간 후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고자 퀘이사존은 주변 소음을 통제한 방음 부스에서 ZOOM H6 녹음기를 활용하여 녹화한 타건 영상을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소음 크기 비교를 위해 2022년 10월 이후로 마이크와 키보드 간에 거리(50 cm)를 유지하고 영상 처음에 대조군으로 마우스 클릭음을 같이 녹음하고 있으니 이전 키보드 칼럼 영상에 쓰인 타건 영상과 비교해 보셔도 좋습니다.
[평가] 타건 영상은 청취 환경에 따라 소리 음량 및 성향이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시청 시 헤드폰 혹은 이어폰 착용을 권장합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키보드는 체리 MX 변형 백축을 사용했습니다.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넌클릭 스위치는 대부분 걸리는 느낌, 구분감이 강하지 않습니다. 특히 체리 MX 갈축은 그 정도가 너무 약해서 적축과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강한 구분감을 원한다면 청축같은 클릭 스위치밖에 해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클릭 스위치와 넌클릭 스위치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당장 타이핑할 때 느껴지는 타건음부터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끝끝내 커스텀 키보드로 입문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곤 했는데, 이젠 MX 변형 백축 덕분에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압력이 약한 스프링을 사용한 만큼 장시간 타이핑할 때 느껴지는 피로감이 적습니다. 그와 동시에 구분감은 분명해서 리드미컬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구분감이 분명하다는 건 키압이 급격하게 바뀐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갈축과 비교하면 손끝에 전해지는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우징 구조가 단순한 것에 비해 통울림과 같은 잡다한 소리는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스태빌라이저 역시 꼼꼼한 윤활 처리 덕분에 이질감이 적고 불쾌한 소음도 적습니다.
[안내] 위 영상은 클릭 레이턴시 테스트 방법 안내 영상입니다. 영상에 활용한 제품은 콘텐츠와 관련 없는 샘플이므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통제된 환경에서 24회 반복 클릭 후 가장 큰 값과 작은 값을 제외한 22개 데이터의 평균 값을 제공합니다. 테스트 방법 및 환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키보드, 마우스 버튼 클릭 지연 시간 테스트
테스트 장비와 환경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품 사양] MCU: BYK901 / 스위치: 체리 MX 변형 백축
[유선] 16.43 ms
체리 키보드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보강 설계와 체리 프로파일 키캡을 들 수 있습니다. 클래식한 외형이 매력적인 G80-3494부터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이는 MX BOARD 2.0S와 G80-3000S 그리고 화려한 RGB LED와 알루미늄 하우징을 가미한 MX BOARD 3.0S까지 모두 보강판을 생략하고 체리 프로파일 키캡을 적용했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요소이기에 체리 키보드 마니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각화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여긴 모양입니다. KC200 MX는 기존 체리 키보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외형부터 비키 스타일을 적용해 스위치가 일부 노출돼있고, 보강판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키캡도 완전히 새로운 프로파일을 적용했습니다. 새 단장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체리의 도전은 소비자 입장에서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셈이니 환영할 일입니다.
게이밍을 중심으로 기계식 키보드 시장이 성장한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초기에는 멤브레인 키보드가 한차례 시장을 뒤바꿔 놓았던 터라 기계식 키보드를 꾸준히 만들던 브랜드는 한정적이었습니다. 또한, 주변 기기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브랜드는 노하우가 없으니 대부분 성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제한적이었고 마치 특정 제품이 정답처럼 여겨지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요즘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기계식 키보드가 넘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 키보드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다른 요소가 필요합니다.
체리는 KC200 MX 키보드를 통해 MX 스위치라는 강점을 유지한 채 키캡에서 차별점을 꾀하고 있습니다. 마니아층을 보유한 체리 프로파일도 매력 있는 키캡이지만, 외관상으론 특별함이 잘 안 느껴집니다. 그와 달리 이번에 새로 도입한 키캡은 독특한 외형 덕에 이목을 끌기 충분합니다. DSA 프로파일처럼 스텝스컬쳐 2를 적용하지 않은 키캡인데요. 그래서 옆에서 봤을 때 구분되는 층 없이 평평해 보입니다. 다만, DSA 프로파일보단 비교적 높고 XDA 프로파일과 비교했을 땐 손가락이 닿는 면적이 좁습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기존 스텝스컬쳐 2를 생략한 키캡이 공통적으로 가졌던 구분이 어렵다는 단점이 조금 희석됩니다. 물론 기존 OEM이나 체리 프로파일과는 사용감이 많이 다르니 한 번쯤 체험하는 걸 추천합니다.
· 걸리는 느낌이 강한 넌클릭 스위치를 찾았다
· 체리 키보드인데 체리 키가 없다고!?
· 색 다른 키캡을 찾는다
· 백라이트 LED가 있어야 한다
· 스텝스컬쳐2가 없으면 키보드를 사용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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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KC200 MX 화이트 민트 체리 MX 변형 백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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