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닉스 MANIC X70 Gaming Keyboard

왼쪽에 있는 볼륨 다이얼이 특징

퀘이사존깜냥
458 5382 2019.06.11 14:09

  

익숙하지만 달라야 한다

 

  안녕하세요. 퀘이사존 깜냥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 가격대와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익숙함입니다. 이해가 쉽도록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으로 예를 들어 보자면, iOS의 애플 제품을 사용하던 분은 다음 스마트폰도 아이폰을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안드로이드의 경우 제조사를 바꿀 수는 있어도 안드로이드에 남고자 하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구매해놓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아까워서라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굳이 익숙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해가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것은 키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효율적으로 키 배치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므로 표준 배열이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익숙함은 곧 지루함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제조사는 이런 순간을 파고들기 위해 하우징에 변화를 주거나 수많은 부가 기능을 추가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키보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104~108개의 키캡이 있는 한 완전하게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 제약 때문에 익숙함을 해치지 않고 변화를 주기 위한 제조사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MANIC X70 기계식 키보드 역시 마이크로닉스의 과감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데요. 기능도 기능이지만, 사선으로 만들어진 상단 엣지 RGB LED 포인트가 눈에 띕니다. 마이크로닉스 신제품 발표회와 컴퓨텍스 2019 부스에서 선보였던 바로 그 제품, 저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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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2019 마이크로닉스 부스 보러 가기



 

 

  

Micronics MANIC X70 Gaming Keyboard


 

 

 

 

 

 

 

 

 

포장 및 구성품





  

  마이크로닉스가 이번 제품에 꽤나 공을 들였다는 것은 상자를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하면서도 깔끔하게 보이도록 절재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축별로 스티커 색상을 다르게 하여 부착해놓은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또한, 상자가 꽤나 두꺼운 편이고 키보드 양쪽을 완충재가 완벽하게 고정하고 있어서 배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파손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형이 독특한 만큼 루프(먼지 방지 플라스틱 커버) 정도는 기본으로 제공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외형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MANIC X70 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점점 더 면적이 넓어지는 엣지 포인트일 것입니다. 사선이 감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취향에 따라 균형이 맞지 않아서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ESC 키 바로 위에는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디케이터가 위치한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마이크로닉스는 과감하게 왼쪽에 배치하였습니다. 막상 사용해보니 나름 일리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오른손이 마우스를 쥐고 있다는 가정을 했을 때 조금 더 자유로운 왼손으로 볼륨 조절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또한, 노브를 돌릴 때 살짝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정밀하게 볼륨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클릭이 가능한 노브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고, 음소거 키를 텐키 패드 위쪽에 따로 배치했다는 것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충분히 노브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볼륨 조절 키와 음소거 키를 중복하여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차라리 직관성을 챙기기 위해 인디케이터를 배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X70은 인디케이터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는 대신 해당 기능 스위치의 LED 색상이 달라지는 방식을 활용함)

 

  F1~F4 키 위로는 G-Key라고 이름을 붙인 매크로 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FN 키를 활용한 조합보다 직관적이어서 빠르게 발동해야 하는 상황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F 열과 밀착되어 있어서 잘못 누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매크로 키 역시 왼손으로 조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어서 어쩔 수 없는 배치였을 겁니다. 

 

 

 

 

 



  

  스태빌라이저는 철심으로 좌우를 연결하는 방식(일반적으로 마제식 스태빌라이저 방식이라고 불림)과 별도의 구조물 기둥을 통해 힘을 균일하게 전달하는 방식(일반적으로 체리식 스태빌라이저 방식이라고 불림)이 있습니다. MANIC X70 키보드는 크게 봤을 때 후자에 가깝지만, 철심이 구조물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완벽하게 같은 방식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철심과 구조물이 분리되는 방식은 최근 들어 종종 사용되곤 하는데요. 체리식 스태빌라이저에서 느껴지는 먹먹함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별도로 윤활 작업을 하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선호하기도 하지만, 키캡을 교체할 때 탈부착 작업을 해야 해서 번거로운 면도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LED



  

  MANIC X70은 엣지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이라서 LED를 켰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됩니다. LED 점등 면적이 넓다는 것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많은 효과를 내장했지만, 주변 환경이 밝을 경우 광량이 약해서 화려한 느낌을 완벽하게 살리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광량만 조금 더 강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LED 효과 변경 영상

▲ 자료 출처 : 마이크로닉스 유튜브

 

  LED는 FN 조합 키를 활용하여 효과, 속도, 방향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스위치와 엣지 포인트를 따로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닉스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첨부하오니, RGB LED 효과가 궁금하신 분들은 해당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분해



  

  MANIC X70을 분해하기 위해선 다른 키보드보다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우선 보강판에 있는 나사를 모두 제거하기 위해 상판 하우징과 키캡을 분리해야 합니다. 상판 하우징을 분리할 때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막힐 확률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강판 뿐만 아니라 하판 하우징 및 키보드 각도 조절 구조물 밑에도 나사가 숨어 있어서 분해가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나사의 강도가 강한 편이 아니어서 나사 머리가 뭉개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정적으로 분해를 진행할 경우 무상 A/S 지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 시도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근에는 기성품 키보드도 흡음재를 내장하는 추세인데, MANIC X70은 기판과 하우징 사이에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흡음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물론, 수많은 나사로 결합되어 있어서 통울림이 심한 편은 아니지만, 누르는 곳에 따라 울림소리가 발생해서 흡음재를 내장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겁니다. MCU는 BYK816라는 칩세트가 탑재되어 있는데, 자세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키캡 두께 측정 - 문자열


 

 

 

키캡 두께 측정 - 스태빌라이저 (시프트) 

 
 

 

 

키캡 두께 측정 - 스페이스 바

 

  키캡은 ABS 재질이며, 각인은 이중 사출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키캡은 공통적으로 12시 방향이 두꺼운 편이며, 전체적으로 얇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키캡이 얇을 경우 스위치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얇을수록 클릭/넌클릭 방식에 어울리고 두꺼울수록 리니어 방식에 어울린다는 평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MANIC 기계식 스위치 & 스태빌라이저

 

  MANIC X70에는 마이크로닉스에서 직접 개발한 MANIC 축을 활용했는데요. 마닉축이 탑재된 퀵스왑 키보드는 키캡을 장착했을 때 배열이 고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MANIC X70은 그런 현상이 없었습니다. 스위치가 개선되었거나 퀵스왑 기판이 아니어서 해결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스위치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딱 잘라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에 반해 스태빌라이저는 문자열과 비교했을 때 이질감이 덜 느끼질수록 좋다고 볼 수 있는데요. MANIC X70의 경우 스태빌라이저 철심에 기본적으로 윤활이 되어 있지 않아서 이질감이 꽤 큰 편이었습니다. 특히, 키캡이 길어질수록 소리가 커져서 별도로 윤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비전도성 그리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별도로 튜닝을 하지 않는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타건 영상 

  해당 영상은 소리의 성향 자체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크고 날카롭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점 고려하여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타건은 청축 → 갈축 → 적축 순으로 진행했습니다. 청축의 경우 타 회사 클릭 방식과 비교하여 압력이 낮고 소리가 작은 편이지만, 어디까지나 클릭 방식끼리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경쾌하고 큰 소리를 내는 스위치이며 걸리는 느낌도 가장 강합니다. 갈축은 체리사 스위치에 비교하여 키 압력이 살짝 높게 느껴져서인지 타건을 처음 했을 때 어색함이 느꼈습니다. 이 어색함은 오타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이어졌는데요.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니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적축은 카일 사의 적축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걸리는 부분이 없어서 셋 중에 체감 키압은 가장 낮았지만, 체리 적축보다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마치며 

  

  키보드는 배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지만, 같은 배열끼리는 차별점을 크게 둘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평가와 함께 기본적인 하우징 형태를 가장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MANIC X70은 이에 굴하지 않고 상당히 도전적인 외형으로 설계했습니다. 얼핏 보면 위쪽에 있는 엣지 포인트가 전부인 것 같지만, 볼륨 조절 노브와 G-Key가 특별한 외형을 더욱더 돋보이게 합니다. 외형의 완성도를 떠나서 노브의 위치는 사용하면서 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좋았습니다. 다만, G-Key는 잘못 누를 확률이 있어서 이 부분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텐키 패드 위에 있는 볼륨 관련 버튼과 계산기 버튼 대신 G-Key를 배치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조금 더 자유로운 왼손으로 누를 수 있도록 배치한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아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독특한 외형과 편의성이라는 목표를 나름대로 잘 달성한 키보드입니다. 다만, 흡음재 추가나 스태빌라이저 윤활 등 기본기가 조금만 더 충실했다면 나머지 부가 기능들이 빛을 더 발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군요. 마닉축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 미세한 키감에 집착하기보다는 기능과 외형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MANIC X70 게이밍 키보드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독자 스위치를 개발할 정도로 적극적인 마이크로닉스의 행보가 계속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끝으로 이번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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