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오브[체어]는 어떤 부품으로 만들었을까?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QM깜냥
330 2958 2020.10.15 20:18





사이즈오브는 어떤 부품을 활용할까?


 20년 8월, '그들이 사이즈오브를 시작한 이유'라는 글로 여러분에게 의자 브랜드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이즈오브는 올바른 의자에 대한 열정과 노하우 그리고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솔직합니다. 의자를 판매하는 업체지만, "의자에서 일어나세요!"라고 주장하죠. 의자가 아무리 좋다 한들 앉는 행위는 어쩔 수 없이 인간에게 좋을 수 없다는 겁니다. 지난번 글을 작성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의자와 관련된 지식이 덩달아 늘어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거시적으로는 의자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게 되었고요. 의자는 건강을 위해 투자를 아끼면 안 되는 가구입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수백만 원을 들여서 구매하더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실패한 지출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사이즈오브는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크기를 세분화하여 의자를 제작합니다. 국내에 이런 기업이 있었을까요? 아니, 전 세계에서도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자본주의 시장 체제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이즈오브가 더 가치 있는 기업입니다.


 사이즈오브는 이전 글에서도 언급해드렸다시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거래) 영업을 해온 이력이 있습니다. 이미 의자 도사였던 셈인데, "어떤 의자가 좋은 의자입니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고찰 끝에 사이즈오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이즈를 세분화한 건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으니 이번 글에서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번 글을 작성하면서 문득, 이들이 사이즈오브[체어]를 설계할 때 선택한 부품이 궁금해졌습니다. 좋은 의자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노력한 사람들이라서 부품 하나하나에도 어떤 이유가 있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던 거죠. 사이즈오브[체어]를 조목조목 살펴보면 시중 고가 의자와 비교했을 때 다른 부분이 꽤 많습니다. 이 역시 분명 이유가 있을 터, 8월에 이어 10월도 열심히 공부해야 했습니다. 아, 물론 제가 한 일이라곤 사이즈오브 담당자를 열심히 괴롭혀서 얻은 정보로 여러분께 전달해드리는 역할뿐이지만요. 이번 내용을 어느 정도 습득하면 기존 의자와 앞으로 구매해야 할 의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러면 사이즈오브[체어]를 하나하나 뜯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사이즈오브[체어]

▲ 화이트



▲ 블랙


 우선, 외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의자는 기능이 중요한 가구지만, 외형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는 모든 가구가 마찬가지입니다. 옷을 보관하는 옷장, 밥을 먹는 식탁, 누워서 잠을 청하는 침대 등 모두 기능이 중요하지만, 많은 분이 제품을 구매할 때 외형을 따집니다. 주변 가구와 조화, 더 나아가 방과 잘 어울리는지도 고려해야 하죠.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제품이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어지간한 감각이 아니고서야 방을 조화롭게 꾸미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이나 회의실에 레이싱 버킷 시트 모양을 본뜬 게이밍 의자를 둔다면 어떻게 꾸미더라도 뭔가 어색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즈오브는 흰색과 회색, 그리고 검은색은 어디에 둬도 잘 어울리는 색상이라서 선택했다고 하는데요. 확실히 무채색은 주변 환경에 잘 녹아듭니다. 사이즈오브[체어]는 색상뿐만 아니라 외형 자체도 심플합니다. 어디 하나 과한 구석이 없습니다. 식탁만 아니라면 어디에라도 어울릴 법한 의자입니다. 'Simple is the best' 불변의 진리입니다.





 제품을 구매할 땐 어떤 목적으로 구매하는지가 명확해야 실패 확률이 낮아집니다. 이 말은 곧 기업 역시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제아무리 키감 좋은 키보드라고 할지라도 스위치를 누를 때 발생하는 소리가 크다면, 회사에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무용으로는 다소 둔탁하더라도 조용한 저소음 기계식 키보드 혹은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를 구매하곤 합니다. 또한, 야외에서 태블릿과 함께 사용할 키보드라면 모든 걸 포기하고 얇고 작은 제품을 선택합니다.


 의자는 모양과 쓰임새가 키보드보다 훨씬 더 다양합니다.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을지라도 회사 철학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 또한 완전히 다릅니다. 사이즈오브는 편안하게 쉴 때 사용할 만한 의자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완벽한 몰입에 초점을 뒀으며, 이를 유도할 수 있도록 바른 자세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의자에 앉는 행위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만, 무너진 자세보다는 올바른 자세가 훨씬 나을 겁니다. 그렇다면 사이즈오브는 완벽한 몰입을 추구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마련한 걸까요? 그리고 그 장치들을 위해 어떤 부품을 활용했을까요?






목 받침대와 하이스웨이드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느 날 갑자기 허리나 목에 통증을 느끼면, 바른 자세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합니다. 노력한다는 건 결국 몸이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건데요.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를 습관화하지 않은 분이라면, 자세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거 자체가 고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는다면 목 받침대에 몸이 닿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으려면, 중간중간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몸에 힘을 빼고 뒤로 기댈 때, 바로 그때 목 받침대가 필요한 겁니다. 


 목 받침대는 머리 하중을 분산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경추 윗부분(뒷머리와 목 중간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맞게 높이를 조절하는 게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사람마다 앉은키가 다른 만큼 목이 이루고 있는 각도나 형태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사이즈오브[체어]는 각도 조절 기능이 없습니다. 게다가 높이를 조절하려면 힘을 많이 줘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목 받침대가 아쉽다고 평가하는 분도 계시더군요. 


 사이즈오브[체어]는 목이 받침대를 경추 윗부분이 맞닿았을 때 시선이 전방을 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즉, 턱이 당겨지는 자세이며, 거북목을 방지하는 형태입니다. 사이즈오브 역시 초기 기획 단계에선 각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최종 단계에선 이 기능을 제거했다고 하는데요. 구조적 한계로 인한 힌지 고정 능력을 상실하는 순간, 본래 해야 하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내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타브랜드 역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으며, 여러 차례 금형을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고 하네요. 사이즈오브는 이런 사례를 참고하여, 단단한 고정감을 위해 과감하게 포기한 겁니다. 




 

 목 받침대 재질은 꽤 독특합니다. 스웨이드 재질이긴 한데, 손으로 쓱 만져봤을 때 빳빳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스웨이드 재질은 보통 손으로 쓸었을 때 모양이 변하면서 색이 묘하게 달라지는데, 사이즈오브[체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 스웨이드가 아닌 하이스웨이드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이스웨이드? 다소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게, 새롭게 개발한 스웨이드 재질이기 때문입니다. 발단은 이러합니다. 사이즈오브는 본래 PU 재질 인조가죽을 사용했습니다. PU 재질 특성상 점성이 약간 있어서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표면이 번들거리게 되고 더 쉽게 미끄러지는 노화(에이징) 현상이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우연한 계기로 '알칸타라'라고 불리는 인조 스웨이드 재질을 접했고, 적용해 보니 만족스러운 고정력을 구현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알칸타라는 스마트폰 케이스에도 많이 활용하며,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재질입니다. 다만, 의자 하나에 원자재 값만 10만 원 정도가 들어갔고, 결정적으로 소재 자체가 늘어지는 문제점이 존재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로 알칸타라를 적용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열망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사이즈오브팀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만한 소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샤무드, 슈퍼 스웨어드, 아쿠아 스웨이드 등 전세계에 있는 스웨이드 재질을 모두 적용해봅니다. 하지만 조건을 충족할 만한 소재는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노력하는 자는 하늘이 알아본다고 했던가요. 한 업체가 독특한 스웨이드 재질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는 소문이라도 났는지, 국내 스웨이드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국 새로운 스웨이드 소재를 개발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복원력을 위해 3개 층으로 레이어를 나눴고, 중간에 고무 소재를 *함침하는 방법으로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습기가 내부에 흡수되지 않고, 오염에 강한 독특한 스웨이드를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미끄러지지 않고 복원력도 강화된 하이스웨이드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비용도 알칸타라에 비해 약 4만 원 정도를 절감했다고 하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네요.


*함침: 가스 상태나 액체로 된 물질을 물체 안에 침투하게 하여 그 물체의 특성을 사용 목적에 따라 개선함. 방부, 방습, 염색, 가연성의 감소 따위를 위하여 행한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좌판에도 하이스웨이드를 적용합니다. 좌판이 미끄러우면 자세를 고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른 자세를 지향하는 사이즈오브는 애초에 목 받침대보다는 좌판에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을 겁니다. 제가 사이즈오브[체어]를 체험해봤을 때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한데, 자세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있어도 다른 의자에 비해 자세가 덜 흐트러졌습니다. 이 부분이 다른 브랜드 의자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좌판 내부에는 55k 밀도 정도되는 고밀도 스펀지를 탑재합니다. 55k라는 수치가 와닿지 않을 텐데,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일반 의자는 30~35k 밀도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밀도는 면적당 투입되는 원재료 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이사이에 있는 기포가 많을수록 저밀도, 기포가 적으면 고밀도로 만들어지는 거죠. 밀도는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어떤 게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사이즈오브는 스펀지 형태가 변하는 걸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몸에 힘을 주는 방향이 다릅니다. 저는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앉는 경향이 있지만,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왼쪽에 힘을 싣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의식적으로 번갈아서 힘을 주면 좋겠지만, 자세가 흐트러지는 순간 자체가 무의식 상태라서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결국 스펀지는 힘을 가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그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기울어진 의자에 앉게 된다면 척추측만증 등 허리에 관련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S.Mesh와 요추 받침대




 목 받침대와 좌판을 살펴봤으니 그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 등받이를 살펴봐야겠죠. 등받이는 의자에 처음 앉았을 때 첫인상을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앉았을 때 몸을 감싸주듯 푹신한 느낌을 받았을 때 좋다고 느끼실 겁니다. PC방 의자에 앉았을 때 그 편안함은 잘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래 앉아있다보면 허리와 목이 뻐근해지는 걸 느껴보셨을 겁니다. 요추 받침대가 없어서 머리가 가하는 하중을 요추가 그대로 받아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의자는 어느 정도 단단해야 하며, 요추 받침대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요추 받침대가 있는 의자에 앉았을 때 불편함을 느껴보셨을 겁니다. 저도 요추 받침대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 못했는데, 이는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사이즈오브 역시 처음에는 일반 메시와 플라스틱 구조물로 요추를 지지하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발생하고 메시에 변형이 생겨 다른 대안을 찾아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하이스웨이드처럼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었습니다. *엘라스토머elastomer 함량을 높인 메시를 활용하면 됐기 때문이죠. 


*엘라스토머: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 소재이며, 힘을 가했을 때 늘어나는 고무의 장점과 쉽게 가공할 수 있다는 플라스틱의 장점을 모두 갖춘 고부가 합성수지.





 S.Mesh는 원사가 두꺼운 만큼 작업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은 힘을 줘서 늘리는 방향이고, 오른쪽은 그에 따라 메시가 움직이는 방향입니다. 사이즈오브는 신체 크기에 따라 세밀하게 작업해서 적절한 높이와 곡률을 구현합니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구조물이 없이도 요추 받침대 역할을 구현해냅니다. 플라스틱이 아닌 메시가 몸을 받쳐주기 때문에 딱딱하기보다는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S.Mesh는 탄성이 좋고 원사가 두꺼워서 일반 메시에 비해 작업 속도가 5~7배 정도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한 사람이 작업할 수 있는 수량이 10개를 넘어가지 못한다고 하는군요. 사이즈오브[체어] 제작 기간이 늘어나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사이즈오브는 S.Mesh를 채택했을 때 효율성이 좋진 않지만, 이득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철학이 확고한 기업이 아니었다면 내리기 힘든 판단이었겠죠.





 사이즈오브가 요추 받침대를 없앨 수 있었던 건 앞서 언급한 엘라스토머 함량을 높여 일반 메시보다 탄성이 강해진 S.Mesh 덕분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맞춤 의자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보통 의자에서 볼 수 있는 요추 지지대는 몸에 맞게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데, 사이즈오브[체어]는 플라스틱 구조물을 완전히 제거한 형태이기 때문에 반드시 체형에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해드렸다시피 체형에 따라 크기가 다른 좌판과 등받이를 활용하며, 특정 부속품을 활용해 좌판과 등받이 간격을 조절해서 조립합니다. 이는 총 12단계로 구분합니다. 위 사진을 참고하시면 어떤 차이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팔걸이



 키보드와 마우스에 손을 올려둘 때, 팔꿈치 각도가 90도 내외여야 한다는 정보를 접해보셨을 겁니다. 이는 손목과 연관이 있습니다. 팔이 수평을 이루고 있어야 손목이 덜 꺾이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팔을 수평으로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팔꿈치가 책상 밑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중에도 각도가 변하지 않도록 도구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자 양쪽에 붙어 있는 팔 받침대는 이럴 때 활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겁니다.


 하지만 팔걸이가 너무 넓다거나 높이 조절이 되지 않아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높이 조절이 안되는 팔걸이는 쉬기 위해 몸을 뒤로 기댔을 때, 팔을 얹어두는 용도 정도로만 활용할 수 있죠. 사이즈오브는 쉬는 용도로 만든 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높이 조절뿐만 아니라 너비, 그리고 앞뒤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팔걸이 자체가 다른 의자에 비해 푹신한 편이라서 팔을 얹어두고 작업하기 좋습니다. 만약, 지금 앉아 있는 의자가 사이즈오브[체어]처럼 팔걸이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위 사진처럼 높이를 책상과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자세를 유지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겁니다.






틸트메커니즘



 의자를 사용하면서 틸트 강도를 조절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런 기능이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아마 많은 분이 저와같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틸트 강도는 좌판 밑에 있는 원통 모양 구조물을 돌려서 조절합니다. 하지만 사이즈오브[체어]에서는 원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사이즈오브는 많은 사람이 틸트 강도 조절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과 누워서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능을 제거했습니다. 그 대신 체중 감응형 틸트라는 걸 적용했는데요. 의자에 앉아서 뒤로 기대면 좌판이 위로 상승합니다. 이때 누르는 몸무게로 인해 틸팅 강도가 달라지게 되는 방식이죠. 사이즈오브는 틸팅락을 풀고 3~5° 정도 뒤로 넘겨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상체와 하체가 약 120° 정도를 이루는데, 이는 바른 자세로 앉을 때 형성되는 각도입니다. 


 하지만 체중 감응형 틸트 메커니즘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는 사이즈오브가 직접 밝힌 내용인데, 같은 키라고 해도 앉은키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 앉은키가 작으면 등판에 미치는 힘의 작용점이 낮아서 틸트 강도가 강해집니다. 등으로 누를 때 힘을 가하는 부분은 날개 뼈 부근인데, 이 부분이 등받이 위가 아닌 아래를 누르게 돼서 힘이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힘을 가하는 위치를 바꿔가며 테스트를 해봤는데, 확실히 아랫부분으로 힘을 가할수록 틸팅 강도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키가 같을 때 앉은키 차이가 엄청나진 않을 거라서 큰 문제라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중심봉



 중국에서 중심봉이 폭발하면서 의자 사용자가 끔찍한 부상을 입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의자 중심봉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의자 업체들은 각종 인증을 받은 중심봉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심봉을 제조하는 기업 중 자랑스럽게도 한국 기업이 있습니다. 삼홍사라는 기업인데, 의자에 대해 알아본 분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심봉 하나만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업체입니다. 사이즈오브는 삼홍사가 제조하는 중심봉 중 고급형을 적용했습니다.


 고급형과 보급형은 외형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차이는 내부에 있기 때문이죠. 위 사진은 내부에 플라스틱 부싱bushing이 결속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심봉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플라스틱이 수축되어 유격이 발생합니다. 고급형은 스틸 부싱을 탑재하기 때문에 유격 발생 가능성은 낮고, 내구성이 높습니다. 고급형 중심봉은 해외 유명 의자 제조업체인 허먼밀러나 스틸케이스, 하워스 조디 정도가 활용합니다. 






베이스(오발)


▲ 왼쪽: 고급 오발 그래프 / 오른쪽: 사이즈오브[체어]가 활용하는 PA 오발 그래프


 퀘이사존에서 주로 다뤘던 게이밍 의자는 오발을 철재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의자 전문 브랜드가 판매 중인 제품을 살펴보면, 고가임에도 플라스틱 오발을 활용하곤 합니다. 사이즈오브[체어] 역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오발입니다. 그렇다면 철재 오발이 좋지 않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요? 사이즈오브는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오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탄성과 강도인데, 철재로 만든 오발은 이를 무시할 정도로 강도가 높다고 합니다. 즉, 철재로 만든 오발을 활용한다면 고려해야 할 점이 사라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잘 만들어진 경우를 산정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조악하게 만든 철재 오발은 되려 쉽게 부러지곤 합니다. 사이즈오브[체어]에 철재 다리를 쓰지 않은 이유는 단가 대비 품질이 너무나도 조악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철재 다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는 철판 용접, 두 번째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입니다. 다이캐스팅이란 구리, 알루미늄, 주석, 납 따위를 녹여서 강철로 만든 거푸집에 눌러 넣는 정밀 주조 방법입니다. 우선, 철판 용접 다리는 복불복이 매우 심합니다. 용접이 떨어지거나 녹이 나는 등 품질면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이캐스팅은 이론상 좋을 수밖에 없지만, 탄성이 없어서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이캐스팅은 공정상 다리 내부에 기포가 생기는데, 품질이 좋지 못할 경우 다리가 파손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불량률도 꽤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100개 정도를 수입하면 50개 정도가 불량으로 처리해야 할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이즈오브는 품질 관리가 조금이라도 더 수월한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과 폴리아미드(PA, Polyamid) 재질을 섞어 만든 오발을 사용합니다. 탄성과 강도가 매우 높은 수치로 측정되어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는데요. 전문 장비로 측정한 압축시험 보고서를 참고하면, 최대하중과 압축강도가 약 2배 정도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측정 결과 지지하중이 약 1.7T이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140kg 정도까지 권장하고 있습니다. 철재 오발은 무조건 안전하다라든가 플라스틱 오발은 쉽게 부러진다는 건 편견이며, 품질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캐스터(바퀴)



 보통 바퀴는 잘 굴러가야 제맛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잘 굴러다니면, 자세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바퀴가 부서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회사 동료가 너무 잘 구르면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말하더군요. 듣고 보니 저 역시 의자가 잘 움직이지 않도록 허벅지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바퀴가 달린 의자는 앉았을 때 고정감을 주고, 이동할 땐 적절한 힘으로 움직여야 좋습니다. 휠 크기와 재질, 캐스터 무게, 의자 무게, 사용자 체중, 바닥 재질 등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습니다만, 사이즈오브는 힙 포인트가 의자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힙포인트는 쉽게 엉덩이 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엉덩이 높이가 중요한 이유는 다리 각도 때문입니다. 앉았을 때 무릎부터 발바닥까지 각도에 따라 힘이 전달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 때 바퀴가 적당한 구르는 성질을 갖춰야 허벅지에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바퀴마저도 의자 크기가 몸에 잘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한 셈입니다.






마치며



 이 글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본 게 외형입니다. 화려함은 쏙 뺀 단순한 외형이라서 다른 의자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혹자는 가격에 비해 저렴한 부품을 사용한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게 목 받침대는 조절이 쉽지 않고 각도를 변경할 수 없으며, 가장 눈에 띄는 오발은 철재가 아니라서 내구성이 약할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원가 절감을 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법하죠. 일반 기업이었다면 저 역시 같은 의심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이즈오브는 태생부터가 다릅니다. 사이즈를 나눈 시점부터 효율성은 뒷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왕 제대로 만들고자 고심하기 시작했다면, 분명 부품 하나하나에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꽤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지만, 의자에서 일어나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이즈오브라면 제대로 된 답변을 해줄 거라는 믿음으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답변 받은 내용에는 '우리가 사용한 부품이 최고야. 혹은 정답이야.'라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현존하는 최상급 소재만을 사용한다면 더 좋은 의자를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접근이 어렵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도, 동가격대 제품과 비교했을 때 메리트가 있어야 합니다. 사이즈오브는 이런 제한적 상황에서 최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소재와 부품을 적용해본다거나, 하이스웨이드라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기에 이르렀죠. '적당히'가 없는 그들의 노력이 심플한 외형으로 인해 비슷할 거라고 생각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유난을 떠는 걸까요? 시중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의자는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확고한 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만든 의자를 찾아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뚝심을 가진 회사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다음 기획은 바른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 생각입니다. 사이즈오브는 편안함보다는 몰입을 택했습니다. 편한 의자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가 힘들 텐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이번 글에도 중간중간 힌트가 있긴 했습니다만, 조금 더 심도 있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바른 자세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봐야겠군요.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 퀘이사존 로고가 없는 사진은 사이즈오브가 공개한 사진 혹은 제공한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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