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자병
의자병sitting disease은 의자 관련 칼럼을 통해 몇 번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의자 칼럼을 작성하면서 의자병을 언급하는 건 참 고약한 심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런 연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자병은 정식 의학명은 아닙니다. 신체 활동량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급증하는 질병을 통칭하여 일컫는 단어인데요.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평균 8.2시간 정도를 앉아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평균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회사원, 온종일 앉아 있는 학생들은 못해도 10시간이 훌쩍 넘어간다는 걸 의미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자세 중 앉는 행위는 척추에 가장 좋지 못합니다. 워싱턴 대학교 스포츠 의학 박사, 엘리엇 오코너는 '앉아 있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흡연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오래 앉아있을수록 여러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당장에는 편하겠지만, 어느 순간 34개에 달하는 만성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군요.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내 건강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의자병에 대한 연구는 워싱턴 대학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수많은 국가와 기관 등이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죠. 미국 암학회에서 내놓은 연구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은 3시간 미만인 사람과 비교 했을 때 사망률이 약 19% 정도 높았다고 발표했는데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체내 호르몬 균형과 면역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붙였습니다. 일단, 앉아있게 되면 신체 활동량은 극히 줄어들게 됩니다.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죠. 이차적으로는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자궁체부암 등 각종 암 발생 확률까지 높인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목과 허리에 피로가 쌓이면 근골격계에 이상이 생기는데, 긴장성 두통, 경추/요추(허리뼈) 추간판 탈출증, 거북목 증후군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추간판: 척추 추골 사이에 있는 연골로,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생기는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줄줄 나열하고 보니 정말 몸에 좋지 않은 자세라는 게 느껴집니다. 정말로 흡연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의자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하나입니다. 지금 당장 의자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