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익숙함과 새로움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눈에 들어오는 집안 풍경, 어제 사용했던 샴푸 향, 출근길에 보이는 간판, 늘 사용하는 스마트폰 등 반복되는 일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안정감은 인간이 인생을 살아갈 때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COVID-19로 인해 많은 부분이 제한되는 지금 시점이라면, 일상에 대한 소중함은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음식만 먹다 보면 영향 불균형이 발생하듯이, 익숙함에 익숙해지는 순간 인생이 따분하다고 느낄 여지도 있습니다. 인간은 이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새로움을 추구하곤 합니다. 늘 사용하던 샴푸가 아닌 새로운 향기가 나는 샴푸를 구매한다거나, 기념일을 챙기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하겠죠. 그렇다고 늘 새로움만 추구한다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 지치고 맙니다.
제품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제품을 구매했지만, 기존 제품을 사용하던 관성과 새로움이 맞부딪히는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똑같이 삼성에서 만들어낸 스마트폰을 구매했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편안해집니다. 우리는 이걸 적응 기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런 시간마저도 소요하고 싶지 않은 분은 기존 제품을 고쳐가면서 사용하든지, 똑같은 구형 제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반면에 새로움을 기대하고 신제품을 구매했는데, 기존과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기업으로선 두 가지 수요를 모두 챙겨야 하므로 제품군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맥스틸은 2020년 말, 무선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동시에 익숙함을 포기하지 않았죠. 맥스틸을 황금기로 이끌었던 TRON G10은 수많은 재단장 끝에 RATIO RWM10으로 재탄생합니다. TRON G20 역시 많은 부분을 개선한 TRON G20 PRO와 RATIO S20을 이어 RWM20이 됐습니다. 기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략이지만,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함께 출시한 RATIO RWM30 마우스가 유난히 더 돋보입니다. 기존 맥스틸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외형으로 설계한 마우스인데요. 위에서 보면 날렵한 외형을 가진 동사 제품 RM11과 닮은 듯한데, 부피는 훨씬 큽니다. 이미지로만 마우스를 접했을 땐 '너무 큰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한국인 손 크기를 고려해서 제품을 설계하는 맥스틸에서 무턱대고 큰 마우스를 내놓았을 리는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