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tle Beach, Neat Microphones를 인수하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책

QM깜냥
31 900 2021.02.22 18:08





기업이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는 이유


 어린 시절, 제가 살았던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확장을 거듭하며,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것도 기업을 상징하는 기반 사업부를 말이죠. 꽤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꾸준한 수입을 보장할 만한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알아보니, 재정 상태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더군요. 가장 돈이 되는 사업부를 처분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기반 사업과는 큰 관련이 없는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급격하게 무너지는 기업은 대부분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반면교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왜 역사는 반복되는 걸까요? 기반 사업만 유지해도 먹고 사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현상 유지가 능사는 아닙니다. 멈춰있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정보화 덕분에 점점 가속이 붙고 있습니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 희비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피처폰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가 순식간에 무너질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요? 뒤늦게라도 따라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었던 겁니다. 반면에 패러다임을 바꾼 애플은 시가총액 2조 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됐습니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혹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렇듯 몸집을 불리는 건 기업이 가진 숙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기업들은 새로운 분야로 나아갈 때, 맨땅에 헤딩 식으로 투자하는 걸 지양합니다. 수년, 수십 년 동안 성공과 실패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럴 때 떠올릴 수 있는 게 인수합병입니다. 인수 대상 기업이 가진 인력뿐만 아니라 특허까지 모두 흡수해서 단기간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데요. 인수 대상 기업 입장에선 더 안정적인 자본 밑에서 성장을 꿈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지극히 이상적인 면만 바라봤을 때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인수합병이라는 단어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으신가요? 아시아 및 한국에서는 기술만 유출한 뒤 되팔았다든가,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이 분명히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적대적 인수합병hostile takeover이란 동의 없이 그 기업 경영권을 얻어 내는 방식으로, 주로 공개매수1)나 위임장 대결2) 과 같은 형태를 취합니다. 반대 개념인 우호적 인수합병이 이뤄졌다고 하더라고 경영 위험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를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고도 합니다. 통계적으로도 인수합병 실패율은 70%(~90%에 육박한다는 조사도 존재)에 달한다고 합니다. 실패 요인으로는 금전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기업 간 문화 차이나 소통 부재 등도 요인으로 꼽힙니다.

1) 공개매수(TOB, take over bid): 기업 지배권을 얻거나 강화하려고 주식 매수 기간, 매수 가격 등 매수 조건을 미리 공개적으로 알려서 유가 증권 시장 밖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해당 기업 주식 따위를 사들이는 일.

2) 위임장 대결(proxy fight): 주주 다수로부터 주주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위임장을 확보하여 기업의 인수나 합병을 추진하는 전략을 이르는 말.



 



 인수합병은 IT 기업에서 특히 빈번하게 이뤄지는데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기업의 역사 속에는 수많은 인수합병 기록이 존재합니다. 개중에는 치명적인 실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AT&T처럼 말입니다. 1991년 AT&T는 PC 시장 진출을 위해 NCR이라는 컴퓨터 제조사를 인수합니다. 무려 시장 가격의 두 배인 74억 달러(약 8조 원)에 사들였는데요. 문제는 고객층이 달랐을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95년 컴퓨터 사업에서 손을 뗀 AT&T는 24억 달러(약 2조 6천억 원)를 공중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1999년과 2000년에도 실패를 맛봅니다. 미국 케이블 업체 1위와 2위였던 미디어원과 TCI 인수 건인데요. 출혈 경쟁 없이 자연스럽게 인수하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1,000억 달러(약 110조) 이상을 쏟아부은 데다가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AT&T의 기업 가치는 곤두박질칩니다. 결국 케이블 경쟁사인 벨SBC에 매각하면서 사업 분야를 잃게 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7년 온라인 광고업체인 아콴티브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구글이 온라인 광고업체인 더블클릭을 인수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소 즉흥적이었던 인수합병이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콴티브는 사무실도 합치지 못했는데요. 결국 프로젝트를 한 번도 진행하지 못하고 2년만이 중역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끝이 나게 됩니다. 이외에도 2005년 스카이프를 인수한 이베이, 1세대 SNS 사이트인 지오시티스와 온라인 미디어 업체인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인수한 야후, 타임위너를 1,820억 달러(약 200조)를 들여 인수한 아메리칸온라인(AOL) 등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실패 예시 하나하나가 심상치 않은 손실액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위험이 존재하지만,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데에는 매력적인 성공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일 겁니다. IBM과 구글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특히, IBM은 과감한 결단이 빛을 발합니다. 수십 개에 달하는 기업을 사고팔면서 기반 사업인 하드웨어 대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비즈니스로 전환을 감행했는데요. 대부분이 매출 상승을 이뤄내면서 성공적인 인수합병 사례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을 위한 포석으로 레드햇을 인수·합병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340억 달러(약 37조 4천억 원)이며, 이는 IT 업체 간 세 번째로 큰 규모이고, 소프트웨어 업체 간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또다시 큰 모험을 한 IBM, 이번에도 성공적인 인수합병이 될지 그 미래가 궁금해지는군요. 이렇게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도 합니다. 참고로, IBM이 매각한 하드웨어 사업부를 인수한 Lenovo 역시 큰 덕을 보게 됐는데요. 두 기업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된 셈입니다. 






 구글은 많은 분이 익히 알고 있듯이, 수많은 회사를 인수하면서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구글 역사상 변곡점이 되는 인수합병은 세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가 2005년 안드로이드라는 벤처 기업 인수입니다. 안드로이드? 네, 맞습니다. iOS와 쌍벽을 이루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죠.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 80% 장악한 안드로이드는 구글에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입니다. 많은 기업이 탈안드로이드를 시도했지만, 결국 안드로이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구글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합니다.


 두 번째는 2006년 인수한 유튜브입니다. 인수 당시 16억 5천만 달러(약 1조 6천억 원)로 사들였는데,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튜브는 대명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집어삼켰습니다. 장래 희망으로 유튜버가 1위를 차지한다거나, 연예인들이 유튜버를 겸하는 등 그 영향력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딥마인드 인수입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알파고를 만든 기업이죠. 2014년 당시 딥마인드는 창업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기업이었으며, 구글은 인수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바둑만큼은 인간이 우위에 있을 거라는 관념을 철저하게 무너뜨린 알파고는 AI 관련 인재들이 구글만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인수한 세 기업은 구글의 현재 먹거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이 가져다주는 장점은 IBM과 구글이 보여준 모습 외에도 많습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면 끝도 없을 정도로 말이죠. 그 장점들은 공통분모가 존재합니다. 바로, 돈과 시간을 교환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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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Turtle Beach가 ROCCAT을 인수한 이유에 대한 기획성 글을 등록한 바가 있습니다. 19년 3월 인수가 이뤄졌지만, 많은 분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댓글 중에는 ROCCAT이 Turtle Beach를 인수했다고 알고 있었던 분도 계셨는데요. 충분히 할법한 오해입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Turtle Beach보다 ROCCAT 인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죠. 그래서 인수 후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전달하고자 글을 작성했던 겁니다. 지금은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에 힘입어 많은 분이 Turtle Beach를 알게 됐습니다. Turtle Beach와 ROCCAT은 서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기에 이상적인 인수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ROCCAT을 인수한 Turtle Beach는 PC 주변기기 시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음향 기기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ROCCAT은 약점을 한순간에 극복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2020년 9월에 소개해드린 ROCCAT Elo 헤드셋 시리즈입니다. Turtle Beach DNA와 ROCCAT Swarm이 만난 이 제품은, 앞으로 출시할 제품들을 기대하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Turtle Beach가 ROCCAT을 인수한 이유? 칼럼 보러 가기


 




 Turtle Beach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에 맞춰 대표 제품인 Stealth 600과 700 헤드셋을 리뉴얼하며 시간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는데요. 상승한 판매량 수치도 중요하겠지만,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는 사실이 더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Turtle Beach는 오랜 기간 동안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신제품을 선보이고 나면 다시 잠잠한 기간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흘러가는 듯했는데요. 2021년 1월, 인수 소식을 알리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샌디에이고, 2021년 1월 13일, 선도적인 게이밍 액세서리 기업 Turtle Beach Corperation(나스닥: HEAR)은 Neat Microphones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Neat는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채택한 고품질 디지털 USB 및 아날로그 마이크를 제작, 제조,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Neat의 뛰어난 리더십 팀에는 Blue Microphone의 전 창립자, 최초의 고성능 USB 마이크 발명가, 전문가와 소비자가 본인의 음성, 음악 등을 캡처하는 방법을 혁신하는 등 수상 경력에 빛나는 마이크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Turtle Beach는 이번 인수를 통해 2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마이크 시장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마이크 시장은 Neat의 혁신이 집중된 디지털/USB 액세서리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입니다.


 Turtle Beach CEO, Juergen Stark는 "우리는 성장 중인 글로벌 스트리밍 및 마이크 시장에 두 가지 중요한 이점을 가지고 진출합니다. 그 이점은 지난 30년 이상 가장 유명한 마이크의 이면에 숨겨진 선구적인 리더십과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 그리고 Neat 인상적인 2021년 제품 라인업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Neat는 Turtle Beach가 45년 동안 쌓아온 오디오 혁신과 전문 지식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Skipper Wise, Martins Saulespurens 및 나머지 Neat Microphones 팀을 Turtle Beach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Stark는 계속해서 "인수는 Turtle Beach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Neat와 함께 글로벌 마이크 시장에 진입하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Turtle Beach와 ROCCAT의 콘솔 및 PC 액세서리 제품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브랜드의 총 시장 규모가 51억 달러에서 74억 달러로 확장되었습니다. Turtle Beach는 이미 게이밍 헤드셋의 뛰어난 마이크 성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Neat 기술은 미래의 업계를 선도하는 Turtle Beach와 ROCCAT 제품을 더욱 향상시킬 것입니다. 또한, Neat 브랜드는 다양한 소비자 및 프로슈머 오디오 제품을 통해 게임을 넘어 우리의 영역을 넓혀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Neat Microphones의 사장, Skipper Wise는 "획기적인 마이크 제품을 만들기 위해 팀의 100년 이상 결합한 전문 지식을 Turtle Beach에 제공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시장은 새로운 고품질, 사용하기 쉬운 디지털 마이크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Neat는 Turtle Beach의 광범위한 소매 관계와 동급 최고의 글로벌 유통을 통해 전 세계 더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Wise는 이어서 "2020년은 가족과 친구, 동료, 음악가, 게이머, 스트리머, 팟캐스터,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교육자, 학생 등 우리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듣는 목소리의 중요성을 보여줬습니다. 2021년 Neat는 가장 인기 있는 아날로그 및 디지털 마이크의 새로운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는 고품질의 저렴한 마이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Neat Mikeones 팀은 세계 최고의 마이크 제작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5년 Blue Microphones를 처음 설립한 이래 제품을 60개 이상 출시했습니다. 이 인수를 통해 Turtle Beach는 40개에 달하는 Neat 특허와 약 70개의 상표 등록을 추가했습니다. 스튜디오 및 가정용 마이크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및 제작에 대한 수십 년의 지식을 바탕으로 Neat 팀은 사람들이 고품질 녹음 도구를 보고, 사용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바뀌게 했으며, 2021년에는 Turtle Beach의 일부로 그것을 다시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하는 Turtle Beach와 Neat 기업을 설명하는 글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Turtle Beach는 이미 게이밍 헤드셋의 뛰어난 마이크 성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Turtle Beach가 Neat 인수 발표문에 포함된 문장입니다. 마이크 성능을 평가할 땐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걸까요? 마이크 역시 음향 기기이므로 음 왜곡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겁니다. 당연히 원음에 가까울수록 좋은데, 그러기 위해선 음역별 균형이 중요합니다. 저음이 많으면 목소리가 어두워지기 때문에 의사 전달이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고음이 많으면 의사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나 가볍거나 날카롭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 특성입니다. 이런 면에서 Turtle Beach 헤드셋 마이크는 분명 괜찮게 세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음역과 중음역 밸런스는 훌륭하고, 고음역을 아주 살짝 강조했습니다. 의사전달용으로는 좋은 세팅입니다.


 



 하지만 PC 헤드셋 마이크는 기본 성능뿐만 아니라 부가 기능도 신경 써서 살펴봐야 합니다. 일반적인 마이크 사용 환경과는 다르기 때문인데요. 방음실과 같이 주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공간이 아닌, PC 앞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PC 케이스에서 발생하는 팬 소음뿐만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 버튼 소리,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소리까지 마이크가 수음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가령 기계식 청축 키보드를 활용한다면, 보이스 채팅을 하는 상대방이 불만을 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주변 소리가 섞이다 보면 정확한 의사 전달이 불가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주변 소리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떠올릴 방법으로는 마이크 지향각이 있습니다. 단일 지향각을 활용해서 마이크와 가장 가까운 목소리와 주변음을 분리하는 방법이죠. 가수들이 무대에서 쓰는 마이크가 이런 단일 지향각을 활용하는데요. 무대에서는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만, PC 환경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스피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소프트웨어입니다. 특정 음역, 혹은 일정 dB 미만 소리를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말하는 겁니다. 이 방식은 목소리 외 음역을 제거해서, 왜곡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곡을 줄이기 위해선 노하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높은 수준으로 소리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죠. 일부는 AI 기술을 접목하여 소리 패턴을 학습 시켜 제거하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Turtle Beach는 아쉽게도 이러한 부가 기능 부분에서 약점을 보입니다. 주력 제품인 Stealth 600과 700은 이어 컵과 일체감 있게 설계하기 위해 자유도를 포기했습니다. 마이크가 움직이는 범위가 작을뿐더러 길이 자체가 짧아서 지향각에 제한을 둘 수 없었습니다. 콘솔이 주력이다 보니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기업 헤드셋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Gen 2로 리뉴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개선이 없었다는 건, 구조적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동사 Elite Pro 2는 단방향성으로 설계하여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줬다는 걸 고려한다면, 타당한 추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콘셉트를 포기하든가, 개선 방법을 강구하든가. Turtle Beach는 기로에 놓인 셈입니다. 마이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Turtle Beach가 마이크 제조사를 인수한 건,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PC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서 ROCCAT을 인수했을 때와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물론, 발표문에서 알 수 있듯이 관련 시장 규모가 51억 달러에서 74억 달러로 증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단순하게 시장 확보만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Neat 경영진이 가진 리더십뿐만 아니라 기술력과 특허가 ROCCAT과 Turtle Beach에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언급했는데요. 두 기업 모두 헤드셋을 판매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분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헤드셋 분야에서 보이던 약점을 단번에 해결한 ROCCAT처럼, Turtle Beach 역시 마이크에서 보이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Neat 마이크는 ROCCAT 제품들처럼 여전히 브랜드명을 유지한 채 판매할 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점점 증가하는 마이크에 대한 수요에 대한 대응과 더불어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릴 방안으로 Neat 인수는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자료 출처: https://www.nasdaq.com/market-activity/stocks/hear/earnings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COVID-19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졌습니다만, 그 와중에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도 분명 존재합니다. PC 관련 산업이 그러했는데요. 특히, PC 주변기기는 그 어느 순간보다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특정 부류만 사용하던 웹캠과 마이크가 일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은 주머니가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이는 Turtle Beach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자료로 제시한 그래프 중 3Q'20을 보시면,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200%) 주당순이익(Earning Per Share)1)을 달성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기에 딱 좋은 상황과 시기인 셈입니다.


1) 주당순이익(EPS): 당기순이익에서 우선주 배당금을 차감한 보통주 당기순이익을 보통주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자본 규모에 관계없이 한 주당 수익을 나타내어 기업 간 수익성을 비교하는 데 용이한 지표


 



▲ 자료 출처: https://corp.turtlebeach.com/stock-information/


 주식 시장은 미래에 대한 예상치를 어느 정도 반영합니다. 2018년 8월, 배틀그라운드(PUBG)와 포트나이트에 힘입어 최고점은 32달러를 기록했던 주가는 호재가 사라지면서 지속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8달러가 바닥인 줄 알았지만, COVID-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주가는 지하실로 처박히게 됩니다. 못 빠져나올 구덩이 같았습니다만, 21년 2월 12일, Turtle Beach 주가는 34.1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 고점을 돌파합니다. 주변기기에 대한 전반적 수요 증가와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라는 호재 덕분이겠지만, ROCCAT 인수가 없었다면 수익은 한정적이었을 겁니다. ROCCAT 인수는 Turtle Beach에게 분명 득이 됐고, 앞으로도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더더욱 성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Neat 인수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시장 확보와 약점 보완, 모양상으로는 이상적이라서 시너지를 기대해볼 법합니다. 좋은 파트너를 가족으로 맞이한 Turtle Beach, 그들이 쌓아 올리고 있는 성은 어디까지 높아질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 기업 로고 출처는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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