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도 높은 Cloud II를 이어가는 제품
Cloud 시리즈는 HyperX가 헤드셋에 특화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라인업입니다. 저음역을 과도하게 세팅하는 과거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서, 토널 밸런스를 신경 쓰는 몇 안 되는 기업이었죠. 그러니 HyperX에 대한 평가는 높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헤드셋은 음향 성능만큼 착용감도 중요합니다. Cloud II는 장력이 강하지 않아서 귀 주변을 압박하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이어 컵이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약한 장력 덕분에 불편하다는 평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마이크 성능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이머들이 어떤 마이크를 원하는지 파악한 뒤, 용도에 맞는 정확한 설계를 했습니다. 이런 제품을 기반으로 탄생한 Cloud II Wireless 헤드셋의 완성도가 높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성능상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소리 성향도 같고, 마이크도 여전히 좋습니다. 여전히 좋다는 게 중요합니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환할 경우 대개 성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잡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죠. Cloud II Wireless 역시 전력을 내부 배터리가 공급하는 방식이라 잡음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신경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대다수 무선 헤드셋 마이크가 잡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Cloud II Wireless는 잘 억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외형도 빼놓지 않고 다듬었습니다. 콘셉트는 유지했지만, 느낌이 확 달라져서 유의미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무선 제품이 갖는 의의 게이밍 헤드셋은 데스크톱 앞에서만 활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PC 앞에서만 사용한다면 유선이라고 할지라도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칼럼을 진행하면서 편의성에 집중해봤습니다. 그런데 Cloud II Wireless를 사용하면서 아주 편해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 제품을 내려놓고, 유선 헤드셋을 다시 사용해 보니 소소한 불편함을 의식하게 됐는데요. 우선, 마우스를 움직일 때 팔에 닿는 케이블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보다 더 불편했던 건 넓어진 행동반경이 다시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었습니다. 떨어진 물건을 짚을 때나 마실 물을 가지러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헤드셋을 벗어야 한다는 점이 이상할 정도로 불편하게 느껴지더군요. 유선 제품을 사용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부분들이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순간, 편의성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얼마큼 편해졌는지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단지 과거보다 조금이라도 편리해졌다면, 사람들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할 겁니다. 그게 바로 도구를 만들고, 개선해나가는 이유니까요.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