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사이
엔진은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화학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회전 운동으로 말이죠. 1886년 처음으로 자동차에 내연 기관을 사용한 이후로 무려 135년 동안 인간의 발을 대신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편의 장치와 구조 개선을 통해 현대에 와서는 그저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가져다 대기만 해도 스로틀을 개방 시켜 빠르게 가속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쉽게 제어하고,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은 자동차를 그저 운송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누구보다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 매진합니다.
한때 많은 스포츠카는 자연 흡기 8기통 엔진을 탑재했습니다. 무게와 출력을 모두 만족하는 구성이었기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액션이 인상적이었던 매드맥스에서도 워보이들이 습관처럼 "V8"을 외치듯 8기통은 그저 엔진 종류로 치부하지 않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종교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경 규제로 인해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스포츠카라는 이름을 달고서는 4기통 엔진을 탑재하기도 하죠. 대신 과급기를 사용해 부족한 출력을 보강합니다. 하지만 6기통과 8기통 엔진이 단순히 고출력 엔진을 의미하는 게 아닌 누군가에게 로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이렇듯 6기통 엔진은 마치 현실과 타협했다는 인식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닛산 GT-R처럼 6기통 엔진에 트윈 터보 과급기를 달고 뛰어난 4륜 시스템과 이상적인 무게 밸런스를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이목을 받기도 합니다. 실제로 높은 고저차과 좁은 가로폭으로 악명 높은 독일의 서킷,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매우 뛰어난 랩 타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6기통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하는데요. 이후로 뛰어난 6기통 스포츠카가 많이 등장하면서 주류로 자리 잡았으니, 마냥 틀린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HP는 메모리에 독특한 네이밍을 사용합니다. 앞에는 V, 뒤에는 숫자로 이루어져 있죠. 공교롭게도 V2, V6, V8만 사용했는데, 앞서 적은 엔진 형태와 기통 수에서 따오지 않았을지 예상해봅니다. 그중 V4가 공란인 건 실제로도 효율성 면에서 V4 대신 I4 엔진을 많이 사용하므로 나름 근거 있는 추측이라고 생각합니다. V2는 공간 효율을 높이고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바이크에 많이 사용하고요. 이전 칼럼에서 RGB LED 바를 적용한 V8을 칼럼으로 소개해드렸었습니다.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튜닝 메모리인 만큼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낮은 높이 등 여러 매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V6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6기통은 스포츠카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은 만큼 HP V6의 성능이 궁금해지네요. 그저 심심한 6기통 엔진일지, 아니면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줄 엔진일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P DDR4-3200 CL16 V8 (8GB) 칼럼 보러 가기
* 퀘이사존에 입고된 메모리는 싱글 키트 구성입니다. 다만, 제품 사진과 벤치마크 테스트를 위해 싱글 키트 2개를 사용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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