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는 그래픽카드를 위한 투자
그래픽카드는 PC 하드웨어 중 소비전력이 가장 높고, 가장 뜨거운 부품입니다. 그래픽카드는 대표적인 병렬 처리 장치입니다. CPU는 코어 수가 한두 자리인 데 비해, 그래픽카드는 수백, 수천 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CPU는 다양한 처리를 할 수 있는 거대한 코어이고, 그래픽카드는 단순한 반복 작업을 위해 작은 코어를 넣었다는 점입니다. 두 하드웨어 모두 코어가 많아질수록 성능이 좋아지지만, CPU는 멀티코어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수많은 작업을 동시에 하지 않으면 멀티코어의 유용성이 줄어드는 반면, 그래픽카드는 '코어를 넣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넣으면' 성능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CPU와 달리 칩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코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소비전력은 높아지고 뜨거워집니다. 뜨거운 그래픽카드를 식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방열판 크기를 키우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방열판은 구리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는데 무게가 상당합니다. 알루미늄이 가벼운 금속이기는 하지만, 수많은 핀으로 이루어진 방열판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구리 히트파이프도 무시할 수 없고요.
NVIDIA 파운더스 에디션끼리만 비교해보면 GTX 1080 Ti가 1 kg 정도였는데, RTX 2080 Ti는 1.3 kg, RTX 3090은 무려 2.2 kg으로 무게가 급격하게 무거워집니다. 1 kg 초반대라면 문제가 없지만, 2 kg이라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픽카드 브래킷을 케이스에 고정하고 PCI Express 슬롯만으로는 무게를 온전히 지탱하기에 무리입니다. 결과적으로 브래킷에서 가장 먼 쪽인 그래픽카드 오른쪽이 아래로 처지게 됩니다.
원인이 무거운 무게로 확실한 만큼, 해결법도 간단합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중력으로 인해 아래로 처진다면, 중력을 거슬러서 위로 올려주면 되겠죠. 반중력 장치 같은 SF적인 도구는 아니고, 그냥 그래픽카드를 위로 들어주면 됩니다. 무거운 그래픽카드를 위로 들어서 지탱해주는 물건을 '그래픽카드 지지대'라고 부릅니다. 그래픽카드 지지대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케이스 확장 슬롯 나사에 고정하는 방식, 그리고 목발처럼 바닥에서 올라와서 바로 지탱해주는 스탠드 방식입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확장 슬롯 고정 방식은 보이는 면적이 넓어 LED 등 미적 요소를 추가하기 좋은 대신, 왼쪽에 나사로 고정하고 오른쪽을 지지하다 보니 그래픽카드가 지나치게 무겁거나 시간이 지나면 함께 처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탠드형은 기둥이 솟은 후 거기에 나온 구조물이나 기둥 자체가 그래픽카드 오른쪽을 지탱하므로 견고하지만, LED를 넣어도 보이는 면적이 좁습니다. 지지하는 힘은 약해도 외형을 중시하느냐, 그래픽카드 지지대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냐에 따라 선택지가 갈리겠네요.
▲ 확장 슬롯 고정형 지지대(왼쪽)와 스탠드형 지지대(오른쪽)
ASUS ROG Wingwall(왼쪽), 이엠텍 레드빗 RB-2 ARGB(오른쪽)
두 종류 지지대의 장점만 합친 제품은 없을까... 사실 있습니다! 바로 ASUS ROG Herculx입니다. ASUS의 게이밍 브랜드, ROG에 속한 최신 그래픽카드 지지대입니다. 대체 어떻게 서로 다른 제품의 장점을 합쳤을까요? 사진으로 확인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