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이 오버클록이 가능한 경쟁사의 프로세서와 달리, 인텔은 Non K 제품군을 오버클록 해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테스트 변인 통제를 위해서 이전 테스트 시스템과 동일한 구성을 유지했지만, 프로세서별로 메모리 클록 테스트를 추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i7-10700은 DDR4-2,933 MHz까지, i5-10400은 DDR4-2,666 MHz까지 지원하는데, Non K 프로세서를 활용하려는 사용자라면 자연스레 B/H 마더보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메모리 클록이 낮아지는 환경에서는 일부 게임에서 성능 하락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기도 했으니, 더 나은 게임 환경을 구성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Non K 프로세서를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기 난해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만약 신형 B/H 마더보드에서 메모리 오버클록이라도 제한이 해제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이 부분만큼은 경쟁사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Non K 프로세서를 구매해야 한다면, 적어도 전력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Non K 프로세서의 가장 큰 약점은 고 부하 상황이 유지될 때 부스트 클록이 열 설계 전력인 65W까지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전력제한을 해제하여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i7-10700과 같은 제품은 충분히 괜찮은 효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었습니다. i7-10700과 달리 i5-10400은 이전 세대의 동일 라인업인 i5-9400(F) 프로세서를 대체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 조금 더 가격이 안정화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경쟁사의 비슷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젠 5 3600의 국내가가 20만 원 초반대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i5-10400의 현재 가격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6 코어 12 스레드 CPU인 만큼 성능 면에서는 충분한 힘을 갖추는 셈이니 나름대로 매력 있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서 10세대 코어 시리즈 벤치마크 칼럼에서도 잠깐 지나가듯 언급했는데, 현시점에서의 인텔은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인텔에서도 새로운 아키텍처의 적용이나 제조공정의 전환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고, 루머로는 11세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죠. 경쟁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인텔 역시 발 빠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하기 전 Non K 프로세서가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 인하가 적용되기를 바라면서 칼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