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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지탱하자
저는 어릴 적 잠시 한자 공부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오래가지 않았고 금방 흐지부지됐지만, 배운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한자 人(사람 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이 한자의 모양을 설명해주시면서 사람은 서로가 의지하고 지탱하며 살아가야 해서 그러한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주셨는데요. 사실 여부를 떠나 교훈의 의미가 저에게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도 크게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제아무리 혼자가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인생을 살면서 줄곧 혼자 지낼 순 없을 것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무인도에 홀로 남게 되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도 주인공은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배구공으로 친구인 윌슨을 만들어 4년이라는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윌슨이 없었더라면 정신적으로 힘들어 살아남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됐든 함께 할 존재가 있다면 혼자 있을 때보다는 더욱 힘이 나고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이죠.
PC 부품 중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스템에 일반적으로 수평으로 조립되는 그래픽카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게 때문에 점차 휘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그래픽카드를 안전하게 받쳐줄 지지대인데요.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지만, 정작 구매하려 하면 귀찮기도 하고 굳이 필요할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젓가락과 같은 물건을 활용하는데,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3RSYS에서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챈 걸까요? 케이스에서 깔끔한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기본 제공하는 L700을 출시했습니다. 그저 수평용 지지대만 준다면 평범하게 느껴졌을 테지만, 다른 케이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직용 지지대도 함께 제공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케이스인지 퀘이사 칼럼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L700 케이스는 화이트로 그 외에 블랙까지 총 2가지 색상으로 출시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직사각형 형태에 미들타워 규격으로 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외형에 전면부는 공기가 잘 통할 수 있도록 에어홀이 뚫려 있으며, 측면은 내부 시스템을 볼 수 있도록 강화유리 패널을 채택했습니다.
전면부 에어홀은 다이아 패턴을 적용하여 색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전면 커버는 힘주어 당기면 쉽게 탈착할 수 있는 구조로 제작했습니다.
전면 커버를 분리하면 먼지 유입을 막아주는 필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지 필터는 상단에 있는 손잡이를 당겨주면 쉽게 탈착할 수 있으며, 케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필터와 달리 상당히 촘촘하게 제작되어 먼지 유입 방지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면에는 120 mm RGB Fan이 3개 장착되며, 케이스 색상에 맞춰 프레임이 흰색으로 적용되어 케이스와의 일체감이 좋습니다.
측면 강화유리 패널은 손쉽게 개폐할 수 있는 여닫이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앞쪽 중앙 부분에 배치된 작은 손잡이를 통해 열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깔끔하게 접어 둘 수 있습니다. 강화유리는 안쪽에 부착된 자석으로 고정됩니다.
I/O 포트는 Power, Reset, LED Mode, USB 3.2 Gen 1 Type-A x 2, HD Audio x 1, MIC x 1, USB 3.2 Gen 2 Type-C x 1로 이루어졌습니다. 상단 커버는 후면에 있는 고정 나사 1개를 풀어주면 슬라이드 방식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상단 커버도 전면 커버와 동일한 다이아 패턴으로 꾸몄습니다.
상단 커버 안쪽에는 먼지 필터가 자석으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후면에는 전면과 동일한 120 mm RGB Fan 1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PCI 슬롯은 총 7개로 모두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파워서플라이는 하단에 장착됩니다.
PCI 슬롯 주위를 잘 살펴보면 손나사 4개로 고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모두 풀어주면 PCI 슬롯 부분을 분리할 수 있으며, 90°로 돌려 다시 장착하면 그래픽카드를 수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장착된 모습은 아래에서 이어지는 ‘메인보드, CPU 쿨러, 그래픽카드’ 단락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700은 그래픽카드 수직 장착 시 사용할 전용 지지대를 기본 제공합니다. 위쪽에 있는 손나사를 통해 그래픽카드의 두께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으며, 그래픽카드와 맞닿는 부분은 패드로 마감했습니다. 바닥면에는 자석과 접착제가 부착되어 철재는 물론 철재가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수직용 지지대뿐만 아니라 메인보드 장착부 오른쪽에는 수평용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9개나 뚫려 있는 나사 홀을 통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받침 다리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패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파워서플라이 장착부에는 탈부착할 수 있는 먼지 필터가 제공되는데, 청소하기 위해 탈착하려면 케이스를 눕혀야 하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케이스 섀시 두께 측정은 Mitutoyo(Micrometer 293-240 0-25 mm 0.001 mm) 기기를 활용하여 각 부분을 측정했습니다. 케이스 두께 측정간 표기되는 단위 = T = mm(밀리미터) 와 같습니다.
L700의 내부 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으로 조립 난도는 쉬운 편입니다. 상단 공간은 일체형 수랭 쿨러를 설치해도 메인보드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로우며, 우측 공간 역시 약 28 mm로 케이블을 쉽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장착부 주위에는 케이블을 통과할 수 있는 홀이 뚫려 있어 케이블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했습니다.
메인보드 장착부 오른쪽에 크게 뚫린 선 정리 홀과 함께 이를 가려줄 가림막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림막은 뒷면에 있는 나사를 제거하면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며, 홀에 케이블을 모두 통과시킨 후 가림막을 설치하면 시스템을 깔끔하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만약 케이블을 통과시키는 공간이 좁다면 조금 넓힐 수 있도록 가림막을 한 칸 옆으로 옮길 수 있는 홈이 나 있습니다.
메인보드는 ATX 규격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타워형 CPU 쿨러는 170 mm, 그래픽카드는 360 mm까지 호환됩니다.
메인보드 장착부 오른쪽에 배치된 수평용 지지대를 통해 그래픽카드를 받쳐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PCI 슬롯 부분 구조 변경과 수직용 지지대를 활용하여 위 이미지와 같이 그래픽카드를 수직으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수직 설치 시 필요한 라이저 케이블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주시기 바라며, 가장 앞쪽에 설치할 시 1 슬롯만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전면과 후면에는 120 mm RGB Fan이 총 4개 설치되어 있습니다. 쿨링팬은 전용 커넥터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SATA 케이블로 전원을 인가받습니다. 상단에는 360 mm 일체형 수랭 쿨러까지 장착할 수 있습니다.
파워서플라이 체임버 앞쪽에는 3RSYS 로고가 검은색으로 새겨졌으며, 중앙에 그래픽카드 보조전원 케이블을 통과시킬 수 있는 홀을 뚫어 놨습니다.
파워서플라이 체임버 안에 배치된 하드 베이에는 3RSYS를 대표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는 하노킬(하드디스크 노이즈 킬러 / Hard disk Noise Killer)을 적용했습니다. 이미 명성이 자자한 하노킬인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울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예상되며, 3.5” 2개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맞은편에는 2.5” 2개 혹은 3.5” 1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CPU는 Intel Core i7-9700KF를 오버클록 하지 않고 진행합니다. 쿨러 PWM 모드는 CPU 온도 기준 Normal(Standard) Preset으로 진행합니다. ATX 규격보다 크면서 상단에 2열 라디에이터 장착을 지원하는 케이스는 Fractal Design Celsius+ S24 Dynamic으로 테스트 진행합니다. Mini-ITX 케이스는 NOCTUA NH-L12S로 테스트 진행합니다. 서멀컴파운드는 GD900으로 통일합니다.
※ 조립 연출에 사용한 CPU 쿨러와 쿨링 테스트에 사용하는 CPU 쿨러는 다른 제품입니다. 쿨링 테스트는 위에서 언급한 CPU 쿨러 2종을 레퍼런스로 사용하고 있으니 이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 2021.05.14일 기준으로 케이스 쿨링 테스트에 사용하는 서멀컴파운드가 ZALMAN ZM-STG2M에서 GD900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쿨링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에는 2채널 디지털 온도계를 사용합니다. 방 온도는 섭씨 24±1(℃)를 유지하면서 진행합니다. 그래프에 기재된 온도는 BATTLEFIELD V를 구동하면서 HWiNFO 소프트웨어로 15분 동안 1초 단위로 저장한 값입니다.
쿨링 테스트용 조립을 마친 모습입니다. 여기에 모든 패널을 닫고 쿨링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Intel Core i7-9700KF, Fractal Design Celsius+ S24 Dynamic, NVIDIA GeForce RTX 3060 Ti Founders Edition을 장착하여 케이스 쿨링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CPU 스로틀링, 급격한 GPU 부스트 클록 하락 등 이상 현상은 없었습니다.
※ 케이스 쿨링 테스트 시 쿨링팬 구성은 추가나 제거 없이 제품 기본 상태로 진행하였습니다.
■ 케이스 색상과 깔맞춤한 쿨링팬 프레임
PC 시스템을 꾸릴 때 성능이나 외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즐기고 있는 게임을 풀옵션으로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거나 올블랙 혹은 올화이트와 같은 콘셉트로 말이죠. 외적인 부분에서 케이스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스템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내용물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케이스 안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쿨링팬에 눈길이 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케이스와 내부 부품들이 서로 조화롭도록 색을 맞추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케이스에 이미 장착된 쿨링팬은 어떨까요? 케이스에 기본 제공하는 쿨링팬은 프레임 색이 블랙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블랙 색상 케이스와는 잘 어울리지만, 화이트 색상 케이스에도 같은 쿨링팬을 사용하여 섀시가 화이트임에도 쿨링팬이 블랙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데요. 3RSYS L700 케이스는 케이스 색상에 맞춰 쿨링팬을 구성했습니다. 화이트 케이스에는 프레임 색이 화이트인 쿨링팬을 적용하여 한층 더 깔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공된 쿨링팬은 I/O 포트에 구성된 LED Mode 버튼을 통해 다양한 색상과 모드를 순차적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인보드와 동기화 할 수 있는 ARGB 기능도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 글카 장착 수평? 수직? 사용자 원하는 대로
L700 케이스는 그래픽카드를 수평과 수직 모두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L700은 흔히 볼 수 있는 방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약 10만 원 아래에 형성된 케이스는 수평 PCI 슬롯 옆에 있는 남는 공간에 수직 PCI 슬롯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면 그래픽카드와 측면 패널과의 거리가 가까워 설치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의 두께에 제한이 생기고, 설치한들 공간이 여유롭지 않아 쿨링에 좋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L700은 다릅니다. 수직 장착에 필요한 PCI 슬롯이 따로 구성되지 않고, 수평 방향인 PCI 슬롯 부분을 탈착하여 그대로 수직으로 변경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하지도 않을 수직 방식의 슬롯이 보이지 않아 더욱더 깔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앞서 말한 그래픽카드 두께나 쿨링에 대한 문제점도 해결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래픽카드가 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까지 지원합니다. 심지어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용 지지대까지 제공하여 장착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수직, 수평 모두 안정적으로 받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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