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으면 귀엽지만, 내 폰은 거대하지
작은 걸 보면 귀엽다고 여기는 건 공통된 요소인가 봅니다. 강아지나 아기 고양이를 보면 부서질까 지켜주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미니 토끼나 미니 강아지같은 종을 개량해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례도 있죠. 심지어, 이런 종이 아닌 단순히 어린 개체여서 작을 뿐인 동물을 속여서 팔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가 좋은 예입니다. 점점 작아지던 스마트폰은 언제부턴가 점점 커지다가 이제는 한 손으로 제어하기 힘든 크기까지 왔습니다. 작은 스마트폰은 도태되어 중급형 이하에서나 볼 수 있죠. 자동차는 더 심해서, 경차는 사회 초년생이나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이나 타는 차라는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이는 앞서 말한 작으면 귀엽다라는 관념보다 경제적으로 내가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과시욕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하드웨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거대한 케이스에 설치된 하이엔드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는 모두 크기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만큼 뜨겁고 전기를 많이 먹지만, 성능으로 보답합니다. 다행히 컴퓨터 하드웨어는 크기에 따른 성능 차이를 좁히기 쉽습니다. 거대한 케이스나 작은 케이스나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만 같다면, 성능 차이는 거의 없죠. 크기보다는 케이스 안에 들어있는 하드웨어로 우열을 판단하는 특성으로 인해 크기에 따른 과시욕을 뽐내기보다는 외적인 요소, 얼마나 잘 꾸몄는가로 판가름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크기에 따른 성능 차이가 적다는 특징과, 원룸이나 투룸에서 생활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작은 컴퓨터를 조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작은 컴퓨터라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M-ITX 폼팩터 메인보드입니다. 크게 4종류로 나눌 수 있는 메인보드 폼팩터 중 가장 작습니다. 작은 크기에서 메인보드가 갖추어야 할 모든 기능을 담아야 하므로, 기판 빼곡하게 부품이 올라가 있는 작지만 비싼 부품입니다. 작다는 한계로 인해 더 뜨거워지는 오버클록을 시도하기보다는, 하드웨어 본연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제품이 더 좋을 텐데, 소개해드리는 메인보드가 알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버클록을 지원하지 않는 B660 칩세트를 사용한 GIGABYTE B660I AORUS PRO D4입니다. 사용하던 DDR4 메모리를 그대로 사용해서 작지만, 비싼 미니 PC 부품들을 구매할 때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작은 크기에서 코어가 늘어난 인텔 12세대 CPU의 성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메인보드 칩세트는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세공정이 뒤떨어지던 과거에는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 2개 칩세트가 메인보드에 올라가서 CPU를 보좌했습니다. 노스브리지에는 메모리와 확장슬롯을, 사우스브리지에는 저장장치나 I/O 포트 부와 CPU를 이어줬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텔 1세대 코어 시리즈와 AMD 1세대 APU부터는 노스브리지 기능이 CPU에 통합되었고, 현재 메인보드에 올라가는 칩세트는 사우스브리지뿐입니다. 저전력 플랫폼에는 이 칩세트 기능과 그래픽까지 모두 칩 한 개로 통합된 SoC(System on Chip)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텔 B660 칩세트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용 600 시리즈 칩세트 중 중간 등급인 메인스트림에 해당합니다.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를 위한 칩세트로 이전 세대인 B560과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가장 큰 변경 점이라면 칩세트에서 지원하는 PCI Express 버전이 4.0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칩세트 확장 슬롯은 물론 M.2 SSD까지 Gen4 규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B660 칩세트는 최대 SATA 포트 지원 수가 줄어들어서 별도 서드 파티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SATA 포트를 4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