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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CCAT Elo 시리즈 관련 영상 보기
새로운 시작
2020년 8월, 다소 뜬금없을 수도 있겠지만, 기업 인수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드린 적이 있습니다. Turtle Beach와 ROCCAT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인수 완료 시기(2019년 6월)로부터 시간이 한참 지난 터라 살짝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글을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ROCCAT이 Turtle Beach를 인수했다고 알고 있거나, 인수 소식을 몰랐다는 댓글을 읽고 아주 의미 없는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품이 아닌 기업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었다는 의견도 저에게는 꽤 의미 있는 댓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인 2020년 9월에 다시 한번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사실 두 기업은 손을 맞잡긴 했지만, 각자 갈 길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 시너지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동안 다른 환경에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정리해야 할 게 많았을 겁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걸까요? 드디어 두 기업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녹여낸 제품을 받아보게 됐습니다.
ROCCAT은 게이밍 기어 중에서도 마우스를 특히 잘 만드는 기업입니다. 독일에서 시작한 기업답게 정교한 제품을 만들어내죠. 외국에서는 Kone AIMO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선 Kone Pure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이밍 기어 업체들이 그러하듯, 음향 분야에선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음향 기기만 100년 가까이 만들어온 기업들을 단기간에 따라가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겠죠. 그래서 몸집이 큰 게이밍 기어 브랜드는 인수를 통해 부족한 노하우를 채워나가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Astro를 인수한 Logitech과 THX를 인수한 Razer를 예로 들 수 있겠군요. 그리고 오늘 주인공인 ROCCAT은 Turtle Beach를 만나게 되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Turtle Beach도 콘솔 게이밍 시장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PC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한 셈인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ROCCAT Elo 시리즈가 바로 그 시작을 알리는 제품입니다.
상자
Turtle Beach가 ROCCAT을 인수하긴 했지만, 브랜드가 그동안 보여줬던 고유성은 유지하기로 한 듯합니다. 상자는 이전 ROCCAT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자 앞면에서 제품 외형과 제품명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뒷면에는 특징을 기재해놨습니다. Elo 시리즈는 Stereo(3.5mm 아날로그 잭), USB(Type-A), Air(2.4GHz 무선) 이렇게 총 세 가지입니다. 연결 방식에 따라 구분을 해뒀으며, 성능 차이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3.5mm 아날로그 잭을 활용하는 Stereo 버전은 부가 기능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포장 및 구성품
헤드셋과 구성품은 흔들리지 않도록 플라스틱 구조물로 고정한 상태입니다. 윗면을 덮고 있진 않지만, 구조물이 조금 더 튀어나와 있어서 충격을 방지합니다. 상자도 두꺼운 편이라서 배송 중 파손될 가능성은 작습니다. 고급스러운 포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실용적인 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환경보호 측면에서 플라스틱을 활용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구성품은 헤드셋 본품과 각종 문서, 습기로부터 헤드셋을 보호하기 위한 실리카 겔, USB Type-C to A 케이블(충전 및 유선 연결용), 탈부착 마이크, USB 무선 신호 송신기입니다. 로고가 있는 하우징 바깥 부분은 흠집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스티커를 부착해뒀습니다.
외형
하우징 로고 부분에 보호 스티커가 있다는 건 유광 코팅일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요. 보호 스티커를 떼어내 보니 다행스럽게도 유광 코팅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흠집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로 붙여둔 듯합니다. Elo 7.1 Air는 검은색과 진회색으로 제품을 꾸몄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기도 한데요. 이 제품은 헤드 밴드 위에 있는 프레임은 철재이며, 나머지는 플라스틱을 활용했습니다. 플라스틱은 무광으로 마감해서 먼지나 흠집에 취약하지 않고, 철재 프레임과 잘 어울립니다. 좌, 우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외부로 나와 있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이네요.
▲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Elo 7.1 USB 버전을 기준으로 왼쪽 하우징에는 헤드셋 볼륨, 모니터링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휠과 마이크 음소거 버튼이 있습니다. 무선 제품인 Air는 전원 버튼과 상태를 알려주는 LED 인디케이터, Type-C 단자가 추가로 존재하고, Stereo 버전은 볼륨 조절 휠과 마이크 음소거 버튼만 있습니다.
LED
LED는 Air와 USB 버전만 점등합니다. 밝기가 균일하지 않지만, 광량 자체는 충분합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효과를 변경할 수 있으며, AIMO 조명 시스템을 지원하는 다른 ROCCAT 게이밍 기어와 연동하여 일체감 있는 효과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무선 제품은 사용 시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끄고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착용감
외형 단락에서도 언급했듯이 헤드 밴드 위로 철재 프레임이 있습니다. 이런 형태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음향 기기 브랜드는 AKG입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아닌, 착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헤드 밴드가 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고무줄 장력을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두상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편해집니다. 드라이버 유닛이 들어 있는 하우징은 스위블(회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얼굴 모양에 맞게 각도를 변경할 수 있고, 목에 걸어둘 때도 편리합니다.
헤드 밴드는 푹신한 편이며, 패브릭으로 마감했습니다. 머리카락 위에 얹어지는 부분이라 촉감이 잘 느껴지진 않겠지만, 손으로 문질러 봤을 때 피부에 자극을 줄 만한 형태는 아닙니다. 이어 패드는 Turtle Beach가 자랑하는 ProSpecs™ Glasses Relief System을 적용한 메모리폼을 활용했습니다. 안경을 착용하는 분이라면 혹할 만한 기능이죠. 저도 안경을 착용하는데, 헤드셋이 안경다리를 누르면서 살짝 앞으로 튀어 나가는 현상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이어 패드 외부는 인조가죽으로 마감했으며, 부드러워서 피부 자극은 없었습니다.
Elo 7.1 Air는 약 339g, USB는 약 318g, Stereo는 약 290g으로 측정됐습니다. 마이크 무게는 약 10g 정도입니다. Stereo 제품은 내부에 드라이버와 볼륨 조절과 마이크를 위한 작은 PCB 기판만 탑재되어 있어서 가장 가벼울 수밖에 없고, USB 제품은 사운드 칩을 탑재한 PCB 기판과 RGB LED 관련 부품이 들어 있어서 무게가 증가했습니다. 무선 제품은 배터리까지 탑재해야 하니 가장 무거울 수밖에 없죠. Air는 마이크까지 장착하면 약 350g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무선 제품임을 고려한다면 평범한 무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00g 초반대였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살짝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종합했을 때 Elo 헤드셋 시리즈는 착용감이 좋은 편에 속하는 제품입니다.
분해
▲ ROCCAT Elo 7.1 X Stereo
▲ ROCCAT Elo 7.1 USB
▲ ROCCAT Elo 7.1 Air
Air는 큰 PCB 기판과 900mAh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서 세 제품 중에서 가장 무겁고 내부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USB 버전은 배터리 없고 PCB 기판이 조금 더 작은 편이고, Stereo 버전은 볼륨 조절과 마이크를 위한 작은 PCB 기판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드라이버 뒤편으로 모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세 제품 간 소리도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PCB 기판에 있는 칩을 살펴보면 USB 버전은 C-media CM6533X1[상세 정보], Air는 CR32017을 탑재했습니다. 다른 칩세트를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인터페이스 차이가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무선 제품은 전력 효율성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측정치 및 소리 성향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측정값은 제품 전체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평평한(flat)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Turtle Beach는 오랜 기간 동안 음향 관련 사업을 해온 기업답게 기본기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ROCCAT은 이 노하우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게이밍 헤드셋치고 준수한 토널 밸런스를 갖춘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음 비중이 커보이지만 실제 청음시 과도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고무 밴드로 고정한 뒤 측정한 결과라서 일반적인 사용 환경보다 밀착된 형태라서 발생한 차이일 겁니다. 4~5kHz 대역에 딥이 있어서 깨끗한 느낌은 덜하고, 7kHz 음역부터 양감이 많아져서 고음역에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찌르는 듯한 소리가 시원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lo 헤드셋 시리즈는 모든 음역이 평평한 그래프를 가진 제품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자극적으로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방향이며, 게임뿐만 아니라 음악 감상, 영화 감상용으로도 충분한 성능입니다.
마이크
마이크는 탈부착이 가능하며, Turtle Beach 헤드셋에 있는 TruSpeak™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USB 버전과 Air는 터틀비치 헤드셋과는 다르게 PC 버전에 특화되어 있어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감도 조절과 주변 배경 소음 제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성능이 아주 강력하지는 않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강하게 하다 보면 소리에 왜곡이 발생하게 되는데, 왜곡이 체감되는 수준 바로 직전까지 소음 음역을 잘라내는 듯한 느낌입니다. 감도 조절을 통해 소리를 증폭하거나, 반대로 감쇄하여 화이트 노이즈도 억제할 수도 있어서 보이스 채팅용으로는 손색없는 성능입니다.
소프트웨어
USB, Air는 기존 통합 관리 프로그램인 ROCCAT Swarm을 통해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설정을 적용했을 때 반응이 빠르고, 설정할 수 있는 항목도 많은 편에 속합니다. EQ(이퀄라이저) 반영도 꽤 잘 해내는 편이더군요. 샘플 레이트, 선명도 조절, 베이스 EQ, 마이크 모니터링, 마이크 소음 소거, 마이크 감도 등 성능과 관련된 기능뿐만 아니라 심심풀이로 사용할 수 있는 매직 보이스 기능도 제공합니다. Superhuman Hearing®을 활성화하면 게임에서 핵심이 되는 소리를 증폭(실제로는 저음역을 제거하는 방식)합니다. 예를 들면 FPS 장르에서 발소리나 총소리가 조금 더 크게 들리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이죠. 터틀비치 헤드셋에 있던 기능인데, ROCCAT 헤드셋에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RGB LED를 설정을 변경할 수 있으며, AIMO 조명을 지원하는 다른 주변기기와 연동하여 일체감 있는 조명 효과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만큼은 ROCCAT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음향 기기에 잘 녹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입체 음향 및 공간감에 관하여
이어폰/헤드폰에 흔하게 쓰이는 공간감이라는 단어는 사실 *정위감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합니다. 정위감을 넘어서는 공간감을 느끼도록 시도한 게 바이노럴, 입체 음향 등입니다. 지금부터 강성훈 음향 공학 박사가 출판한 음향 관련 도서 내용을 인용하여 공간감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간략하게 언급해보겠습니다. 다소 따분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방법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하겠습니다.
* 정위감: 악기나 보컬 이미지가 정확하게 위치하고 깨끗하게 그려지는 사운드 스테이지 특성
첫 번째로 소리 크기 차이로 인한 거리(원근)감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로, 소리가 클수록 가깝게 느껴지고 작을수록 멀게 느껴집니다. 가까운 경우 저주파~고주파까지 명확하게 들리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고주파가 감쇠되어 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두 번째로 두 귀가 떨어져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방향(정위)감입니다. 특정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 사이에 있는 머리가 장애물 역할을 하게 되어 시간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단서가 되어 방향감을 자각합니다. 다만, 주파수 파형이 장애물 역할을 하는 머리보다 큰 경우 단서를 알아채기 힘들게 되어, 마찬가지로 저음보다는 고음이 공간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접음으로 인해 느껴지는 확산감입니다. 굽은 길이나 온갖 구조물 등에 반사되어 전달되는 간접음은 소리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 대신, 공간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만들어서 공간감 자각에 도움을 줍니다.
귀만 공간감 형성에 기여하는 게 아닙니다. 일정한 크기 소리라도 시각적으로 다른 물체보다 가까워 보인다면 더 크게 들리는 듯한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연구 사례가 있는데,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가까운 물체에서 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입체 음향이 음원보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Elo 7.1 Air와 USB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상 7.1채널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 - 음원
ROCCAT Elo 7.1 Air / USB 헤드셋이 가상 다중 채널을 잘 구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라운호퍼 홈페이지에 있는 테스트를 활용해봤습니다. 프라운호퍼는 집적회로 연구소로 오디오 및 미디어 기술, 영상 시스템, 에너지 관리, IC 설계 및 설계 자동화, 정보통신시스템, 측위, 의료기술, 센서 시스템, 안전 보안 기술, 공급망 관리, 비파괴 검사 등 엄청나게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테스트는 홈페이지에 있는 'HTML5 AAC Audio Playback Tests - Multichannel' 항목에서 가장 밑에 있는 7.1채널 식별 음성 파일과 Swarm 소프트웨어를 활용했습니다. 방향감은 아주 정확한 편이며, 구분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리감 자체는 살짝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만, 적응하고 나면 될 일이라서 크게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 수동으로 방향감을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기본 세팅이 잘되어 있어서 만족스럽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치며
콘솔 게이밍 음향 시장에서 잔뼈 굵은 Turtle Beach는 PC 시장에 진출하고자 ROCCAT을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꽤 오랜 기간 동안 헤드셋 신제품은 만날 수가 없었죠. KAIN 시리즈와 Kone Pure Ultra / Ultra Coral 등 주목할 만한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헤드셋에 대한 생각이 흐려질 즈음, ROCCAT은 Elo 헤드셋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제품을 조목조목 뜯어보니, 예상했던 대로 두 기업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잘 녹여냈습니다. 선호하는 소리는 사람마다 달라서 취향이 갈릴 수는 있겠지만, 토널 밸런스가 크게 틀어지지 않는 선에서 저음역과 고음역을 강조했습니다. 마니아보다는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방향으로 튜닝을 한 셈인데요. 대역폭이 넓고, EQ도 잘 반영하는 편이라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고음역이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분이라면 이퀄라이저로 7kHz 이후 음역을 눌러주면 부드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Turtle Beach 전매특허인 ProSpecs™ Glasses Relief System을 적용한 메모리폼을 활용한 덕분에 착용감도 준수합니다. 무게가 조금 더 가벼웠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무선 제품 대부분이 300g 중후반대인 걸 고려한다면 단점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Superhuman Hearing®과 TruSpeak™ 기술을 그대로 이식하여 기존 ROCCAT 헤드셋보다 게이밍 환경에 더욱더 적합해졌습니다. 성능과 완성도 그리고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정말 잘 만들어진 헤드셋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여 연결 방식을 세 개로 분류해서 동시 출시한 점도 마음에 들고요. 케이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분이라면 Air, 배터리 충전이나 신호 간섭 등이 걱정된다면 USB 버전, 사용 중인 사운드 카드나 콘솔 등으로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호환성 좋은 Stereo 버전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Turtle Beach에 흡수된 후 처음으로 내놓은 헤드셋, Elo 시리즈는 높은 완성도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제품입니다. Turtle Beach는 본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다양한 형태로 구현해낼 줄 아는 기업이기 때문인데요. 더 다양한 가격대로 라인업을 넓혀가다 보면, 분명 ROCCAT은 PC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될 겁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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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CAT Elo 헤드셋 시리즈
댓글: 7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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