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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GAR VANTAR 영상
(3840x2160 / 4K 해상도 지원)
RGB로 치장한 팬터그래프
이제는 정보가 풍부하다 못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품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가름하기 쉬워졌고, 그만큼 현명한 소비 생활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날로 깐깐해지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조사도 같은 가격이라면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어느 제품을 구매하든 일정 이상 품질이 보장되는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키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구성하는 부품 중 스위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2014년 체리 MX 스위치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많은 유사 스위치가 탄생했고, 그중 저렴한 스위치들로 인해 기계식 키보드의 평균 가격도 저렴해졌습니다. 당장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가격순으로 정렬하면 저렴한 기계식 키보드를 금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모두가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지불한 금액보다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또한, 기계식 키보드 구조상 러버돔을 사용하는 키보드보다 시끄러워서 기피하는 사용자도 있죠. 물론 저소음 적축, 저소음 흑축처럼 댐퍼를 사용해 타건음이 조용한 키보드도 있지만, 보통 저소음 키보드는 10만 원을 훌쩍 넘기므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용자는 기계식 키보드가 아닌 팬터그래프 혹은 멤브레인 키보드를 선택합니다. 저렴하면서도 조용하고 품질 좋은 키보드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좋은 평가를 받는 COUGAR VANTAR는 어떤 매력이 있어서 오랫동안 회자하는지 궁금해지는데, 함께 살펴보죠.
제품 사양
패키지
키보드가 얇은 만큼 패키지도 얇습니다. 전면에는 RGB가 화려하게 점등된 제품 이미지와 함께 제품명이 프린팅돼 있습니다. 뒷면에는 각종 단축키와 LED 효과, 키보드 특징에 대해 간략히 기재돼있습니다. 패키지를 개봉하면 제품이 거꾸로 포장돼있습니다. 보통 박스가 접히는 쪽에 케이블이 향하도록 포장하는데 독특합니다.
구성품은 키보드 본체와 사용설명서만 제공합니다. 먼지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플라스틱 혹은 실리콘 커버를 함께 제공했더라면 더 좋았겠네요.
제품 외형
대중적인 풀 배열을 적용해 넘패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숫자 입력이나 계산할 때 편리하지만, FPS처럼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게임을 즐길 땐 서로 부딪힐 수 있습니다. 키 크기를 살펴보면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ESC와 펑션열이 있는 가장 첫 번째 열은 조금 작고, 컨트롤과 알트, 스페이스 바가 있는 마지막 열은 조금 큽니다.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낮은 키는 작게 만들고, 엄지로 누르거나 너무 구석진 위치에 있어서 정확하게 누르기 어려운 키들은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단축키를 사용하기 위해 FN키도 있습니다. 보통 우측 윈도우키나 메뉴키를 생략하고 그 자리에 FN키를 넣는데, VANTAR는 왼쪽 윈도우와 알트 사이에 있습니다. 알트를 많이 사용한다면 처음에 다소 헷갈릴 수 있습니다. 키보드 표면은 실제로 금속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헤어라인이 적용돼있습니다. 덕분에 꽤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무게는 599g으로 측정됐습니다. 스펙에 기재된 무게와 크게 다르지 않네요. 팬터그래프 방식을 사용한 풀배열 키보드임을 감안하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적당한 무게입니다.
인디케이터는 왼쪽부터 Num Lock, Caps Lock, Scroll Lock, Win Lock이며 흰색 LED를 사용했습니다. 방향키 위에 COUGAR 로고가 각인돼있습니다. 이 부분도 투과돼서 LED를 점등하면 화려하게 빛납니다.
얇은 키보드 두께를 실현하기 위해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키캡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가로열마다 높이가 다른 스탭스컬쳐2는 빠져있지만, 높이가 매우 낮습니다. 케이블 탈부착은 안 됩니다. 무게가 무겁지 않고 두께도 얇은 만큼 간편히 휴대할 수 있도록 탈부착이 됐으면 더 좋았겠네요.
바닥에는 미끄럼방지 패드를 5곳에 사용했습니다. 높이는 2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높이 조절 다리에도 마찬가지로 미끄럼 방지 패드가 잘 부착돼있습니다. 또한,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잘 보지 않는 바닥에 외적인 완성도를 위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닥 가운데에 COUGAR 로고가 유광으로 각인돼있습니다. 덕분에 빛을 비추면 반사되는데, 그 모습이 유려합니다.
19키 동시입력
기계식 키보드에서는 무한 동시입력이 흔한 스펙이지만 멤브레인이나 팬터그래프에서는 보기 드뭅니다. 그 이유는 PCB 기판을 사용하는 기계식 키보드와 달리 필름을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필름을 여러 겹으로 구성해서 무한 동시입력을 구현할 수도 있지만, 내구성이 약해지고 가격 경쟁력도 불리해지므로 자주 사용하는 키들에 한해서 동시 입력을 지원합니다. COUGAR VANTAR는 WASD를 중심으로 게임할 때 자주 사용하는 키와 방향키까지 총 19키 동시입력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숫자키까지 지원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면 게임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경우 외에도 리듬 게임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키 조합도 테스트해봤습니다. ASDF와 스페이스 바 그리고 JKL;를 인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JKL; 양옆에 있는 H키 혹은 '키는 제대로 입력되지 않았습니다.
LED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아 세밀하게 LED 효과나 색상을 조절할 순 없지만, 단축키를 통해 8가지 효과와 색상(흰색, 주황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청록색, 보라색)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팬터그래프라는 입력 방식 특성상 매우 밝은 광량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키보드 테두리나 COUGAR 로고 등 LED가 투과할 수 있을 만한 부분 모두 밝게 빛납니다. 투과는 불균형한 편이지만 한글 폰트까지 잘 투과됩니다.
키캡 및 스테빌라이저
키보드 분해를 시도했으나, 제품 구조상 완전한 분해를 시도하면 파손이 염려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키캡을 분리해봤는데요. 팬터그래프 방식답게 X자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필름 접점부를 이어주기 위한 실리콘이 보이네요. 스테빌라이저는 마제식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완전히 동일하진 않습니다. 스트로크가 짧아 대부분 이질감이나 철심 소리를 느끼긴 어려웠지만, 스페이스 바는 철심 소리가 조금 느껴졌습니다. 키캡은 높이가 매우 낮은 로우 프로파일을 사용했고, LED를 투과할 부분만 레이저로 각인했습니다.
키캡 두께
키캡 두께는 0.41~0.98mm로 측정됐습니다. 한쪽면이 유독 얇은데, 로우 프로파일 키캡 특성상 두께로 인한 체감이 적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타건 영상
타건 영상은 주변 소음이 통제된 방음 부스에서 진행됐으며, 방음 부스의 자세한 정보는 소개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는 SONY A7R3 기본 마이크 대신 ZOOM H6 레코더를 사용하여 타건 소리 녹음을 진행하였습니다. 키보드와 마이크 간의 거리는 약 30cm이며 책상으로 전해지는 잔진동이 녹음되지 않도록 별도로 삼각대를 활용하였습니다. 영상은 SONY A7R3로 녹화하였습니다. 녹음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2020년 5월 이전에 작성된 칼럼 및 리포트와 1대1 비교가 어려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방음 부스 소개 리포트 보러 가기<<
해당 영상 소리는 청취자 환경에 따라 실제 소리와 비교하여 성향, 음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점 고려하여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칼럼에 사용한 키보드는 팬터그래프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웬만한 기계식 키보드보다 정숙하고, 강하게 타건해도 거슬릴만한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러버돔 특유의 구분감은 느껴지지만, 스트로크가 워낙 짧다 보니 평소처럼 사용할 땐 독특한 키감을 경험하긴 어려웠습니다. 스테빌라이저는 스페이스 바에만 철심 소리가 조금 느껴졌을 뿐 나머지 키는 준수합니다. 별개로 키보드가 매우 얇아 팜레스트없이 사용하더라도 손목이 꺾이지 않는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듭니다.
마치며
현재 키보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회사들이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를 내놓고 있죠.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취향의 사람이 존재하는 만큼 모든 이가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멤브레인과 팬터그래프를 사용한 게이밍 키보드가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죠.
COUGAR VANTAR도 몇 안 되는 팬터그래프 게이밍 키보드 중 하나입니다. 팬터그래프 방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짧은 스트로크와 낮은 높이 그리고 정숙한 타건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타건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매우 조용하죠. 덕분에 키보드 소리에 민감하거나 사무실처럼 조용한 곳에서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키보드가 조용하다고 해서 꼭 얌전하게 생기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COUGAR는 게이밍 키보드라면 꼭 들어가야 할 요소인 RGB LED를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아 세세한 설정을 할 수 없는 점은 아쉽습니다.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COUGAR였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칼럼 작성일 기준 COUGAR VANTAR의 가격은 39,000원입니다. 팬터그래프만의 특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화려한 RGB 효과가 돋보였는데요.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지 않거나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한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또한, 머지않아 COUGAR VANTAR의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고 합니다. 어두운색을 주로 사용한 VANTAR와는 또 다른 모습이라는데,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퀘이사존의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UGAR VANTAR 팬터그래프 키보드
댓글: 9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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