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아닌, 팬이 필요한 시대
안녕하세요. QM다우입니다.
여러분은 평소 좋아하는 스트리머나 크리에이터가 있나요? 만약 있다면, 그들에게 금전적인 후원을 해본 적도 있나요? 저는 한때, 스트리머에게 금전적 후원을 하는 사람들, 즉, 인터넷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결제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도 있었거니와 그 행위 자체가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했지요. 어쩌면, 한심하다고까지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론에서도 가난한 사람이 후원을 위해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진다거나, 어린아이가 부모 몰래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스트리머에게 후원했다는 등 자극적인 보도가 연일 이어졌기에 더더욱 그랬지요.
하지만, 최근 마케팅에 관심 갖게 되면서 이런저런 책과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중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팬덤 마케팅'과 '메이커의 시대'라는 주제입니다. 팬덤 마케팅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1명의 열혈 팬이 100명의 고객보다 이득이니, 어떻게든 열광하는 팬을 만들라는 겁니다. 다음, 메이커의 시대 핵심은 이렇습니다. 고객은 제품(작은 의미에서의 서비스)이 좋아서 찾은 사람이지만, 팬은 제공자가 좋아서 찾은 사람입니다. 결과물은 매번 바뀌어도 제작자는 바뀌지 않지요. 그러니, 매력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매력적인 제작자가 되라는 겁니다.
출처 : 유명 스트리머 Ninja의 YouTube 채널
독서는 시각만 사용한 참여입니다. 영화 감상은 시각과 청각을 사용한 참여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시청각을 넘어 가상세계에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깊이 있는 참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참여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참여도가 높은 게임, 영화, 독서 순서로 더 깊이 있는 몰입을 합니다. 가치 창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커의 시대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보다, 만드는 과정을 수익화하는 게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고 합니다. 소비자가 참여하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사고를 확장한다면, 인터넷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나 매일 새로운 비디오를 업로드 하는 크리에이터는 진정한 의미에서 '매력적인 메이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리머는 이미 완성된 비디오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시청자의 참여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완성된 비디오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방송사와 같지만, 이들은 소비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그들의 의견을 다음 비디오에서 반영합니다. 심지어 하트를 눌러준다거나, 대댓글을 다는 작업도 가능하지요.
한 때, 크리에이터가 너무 많은 돈을 번다며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만드는 과정보다는 결과물에만 집중합니다. 게다가 이들은 열렬히 따르는 팬도 없습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와 스트리머는 어떤가요? 이들에겐 열렬히 따르는 팬이 있으며, 결과물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에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 과정을 수익화 합니다. 자본주의는 내가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만큼, 곧 부로 돌아오는 시스템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일반 직장인들보다 많은 리턴을 가져가는 건,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날 팬을 만들고 사로잡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로고 하나를 만드는 데 수백억을 쓰고 끊임없이 노출시키며,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그래야만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보고 따르는 팬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이걸 잘해야 살아남는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고객이 아닌 팬의 시대. 이게 연 55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 포디즘을 창시한 포드가 고꾸라지는 이유고, 연 50만대를 간신히 생산하는 테슬라가 모든 자동차 기업을 제치고, 업계 시총 1위를 차지한 이유입니다. 저는 테슬라에 열광하는 팔로워는 봤어도, 포드에 열광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여러분은 열렬히 따르는 브랜드가 있나요? 저는 게임회사를 제외하면 딱 두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Apple과 RAZER입니다. 만약 당장 이어폰을 사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제게 선택지는 단 두 개뿐입니다. AirPods 아니면, Hammerhead입니다. 시장에는 음향기기를 만드는 수많은 업체가 있고 그들이 만든 제품이 있지만, 솔직히 제가 고를 가능성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기업이건 간에 Apple만큼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고민했을 리가 없으며, RAZER만큼 게이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pple과 RAZER는 제가(소비자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될 정도로 부단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오늘 칼럼으로 소개할 제품은 RAZER Hammerhead True Wireless Pro입니다. 제가 열렬히 따르는 기업의 제품이지요. 하지만, 리뷰어로서 객관적인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팬심을 드러내는 건 평소보다 긴 서론을 쓰는 이쯤에서 멈추고 칼럼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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