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틸시리즈다운 완성도
흰색과 파란색을 활용한 제품 중 Arctis 7P처럼 고급스러운 제품이 있었던가요? 저는 쉽사리 떠오르지 않습니다. 파란색을 최대한 안쪽으로 배치한 선택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성한 삼색을 그대로 적용하여, 콘셉트를 확실하게 한 점도 마음에 드는군요. 철재 프레임 모서리 마감, 이어 패드와 헤드 밴드 마감, 플라스틱 사출 마감까지 모난 구석이 없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하여 산뜻한 색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구현했습니다.
고음역 양감이 많아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EQ를 통해 고음역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폭넓은 호환성도 스틸시리즈가 내세울 만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XBox는 공식적으로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만, mini 8 Pin to 3.5mm 케이블을 통해 호환 가능합니다. 또한, 콘솔 게임기용 헤드셋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는데, 통합 소프트웨어인 Engine 3로 설정(제한적이긴 하지만)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Tempest 3D AudioTech도 지원한다고 하니, 플레이스테이션 5를 사용 중인 분들이라면 군침을 흘릴 만한 제품입니다.
■ 옥에 티 장점이 많은 제품입니다만, 눈에 밟히는 단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무게입니다. 아무리 헤드 밴드로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한다 할지라도 무게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착용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레 목이 뻐근해지더군요. 물론, 무선 헤드셋은 대부분 300g이 넘어가기 때문에 가벼운 제품을 칭찬하는 게 더 적합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장 저렴한 모델인 Arctis 1 Wireless가 약 254g 정도라는 걸 고려한다면, 355g이라는 수치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헤드셋 특성상 100g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다음으로는 충전 케이블을 꽂았을 때 완벽하게 맞물리지 않는 게 아쉽습니다. Arctis Pro Wireless는 배터리를 탈부착하는 방식이라서 인지하지 못했는데, 케이블로 충전해야 하는 Arctis 1 Wireless와 Arctis 7P는 꽤 신경 쓰였습니다.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은 점은 둘째치고,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파손 가능성이 높은 설계라서 옥에 티라고 생각합니다.
■ 오해해서 미안 Arctis Pro Wireless는 제가 최초로 두 번 다룬 제품입니다. 첫 만남은 입사 초기였고, 폭넓은 호환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두 번째로 만났을 때는 좋은 성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착용감에 대한 인상은 더더욱 강렬해졌습니다. Arctis 7P 헤드셋이 Pro Wireless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지레짐작하게 된 거죠. 그러나 편견은 제품을 다루면서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착용하는 순간 '예전 기억이 왜곡되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답답함은 없었고, 적절한 장력 덕분에 편안함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차음 성능도 준수했습니다. 물론, 길이 조절 슬라이드가 없는 제품이라서 최대 크기가 제한적이라는 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머리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만한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실제로 착용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는 Arctis 7P뿐만 아니라 모든 헤드폰/헤드셋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