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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라는 매체를 접하게 됐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하는 다양한 사연과 음악은 저를 매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야기가 가지는 힘을 알게 됐고, DJ가 추천하는 책을 찾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글을 쓰면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애틋한 마음은 식지 않고 여전합니다. 최근에는 얼마 전 프리선언 한 배성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즐겨 듣고 있습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스포츠 캐스터로도 유명한데요. 그래서인지 다양한 상황을 스포츠로 비유해서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많은 일을 잘 해내는 게스트에게 '굴리트'와 같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축구를 잘 모르는 게스트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굴리트? 그게 뭐지?
▲ Ruud Gullit(사진 출처: https://footballmakeshistory.eu/)
'루드 굴리트'는 네덜란드 출신 축구 선수입니다. 네덜란드어 발음으론 뤼트 휠릿[ryt ˈxɵlɪt]인데요. 이 선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올라운더로 꼽힙니다.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최고 수준으로 소화해냈다고 합니다. 동네 축구가 아닌 프로 레벨에서 가능한 일인가 싶지요? 그런데 실제로 190 cm, 88 kg이라는 엄청난 피지컬과 함께 굉장히 높은 전술 이해도를 기반으로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에서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첼시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할 때 일화입니다. 갑자기 감독이 경질되어 감독을 겸하게 되었는데요. 27년 만에 소속팀 첼시를 FA컵 우승으로 이끌며 능력을 뽐냈습니다. 물론, 이후 지도자로서 많은 실패를 맛보며, '뛰어난 선수는 뛰어난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공식에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루드 굴리트는 역사상 손에 꼽을 만한 선수임은 분명합니다.
굴리트 같은 선수를 보유한 프로팀이나 국가는 정말 든든할 겁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요. 다만, 멀티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이들이 모두 굴리트와 같지는 않습니다. 많은 일을 겸하다 보면 특색이 옅어지기 마련이며, 주인공보다는 서포터 역할을 담당하며 빛을 내기 힘들어집니다. 이는 공산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함과 동시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어야 지갑을 엽니다. 하지만 적절한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려면 특정 부분을 포기해야 합니다. 몇몇 기업은 포기 대신 전체적인 성능을 타협하기도 하죠. 그런데 성능을 낮추면 주목을 받을 만한 요소가 사라지게 되면서, 딱 그 가격대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곤 합니다. 시장 경제에서 가격표는 놀라울 정도로 냉철합니다. 적절한 가격대에서 굴리트가 탄생하는 일은 아주 드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기업이 굴리트처럼 다재다능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소비자들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에 능력치를 낮추고, 중요한 부분을 끌어올리면 그렇게 보일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소비자 취향은 제각각이기 때문인데요. 결국 시장 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빅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줄 알아야 많은 소비자가 반기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2020년의 Razer는 이걸 아주 잘 해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21년은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동안 Thresher 시리즈로 버텨오던 Xbox용 헤드셋 라인업에 Kaira 시리즈를 추가했습니다. Kaira는 일반 버전과 Pro 버전으로 나뉘는데요. Pro 버전은 일반 버전보다 더 넓은 범용성을 원하는 분을 위한 헤드셋입니다. 그렇다면 Kaira Pro for Xbox는 이도 저도 아닌 멀티플레이어일지, 아니면 굴리트처럼 다재다능한 제품일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제품 상자를 받아보고 뭔가 조금 어색하다? 밋밋하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이전 Razer 상자를 떠올려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하던 형광 녹색 비중이 확 줄었습니다. 옆면을 검은색으로 처리한 대신 얇은 형광 녹색 띠를 가장 아랫부분에 둘러놨습니다. 함께 받아본 Kraken V3 X 상자는 기존 방식으로 꾸민 거로 볼 때 PC가 아닌 Xbox/모바일용 제품이라서 차별점을 둔 듯한데,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습니다. 외부 상자는 두께가 얇은 대신, 내부 상자가 두꺼워서 배송 중 가해지는 충격이나 흔들림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할 수 있을 거로 예상합니다.
헤드셋을 포함하여 모든 구성품은 각각 별도 포장을 했습니다. 구성품끼리 부딪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흠집을 방지하는 데 탁월한 방식입니다. 구성은 Kaira Pro 본품, 탈부착 가능한 마이크, 윈드 스크린, USB Type-C to A 케이블, 관련 문서로 되어 있습니다.
동봉 케이블은 충전 전용입니다. 외부를 직조로 마감해서 깔끔하고 튼튼합니다. 고무 케이블 타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길이를 조절해서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탈부착 가능한 마이크는 한쪽이 평평하게 되어 있어서, 모양에 맞게 이어 컵에 부착하면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윈드 스크린을 장착하면 소리가 살짝 뭉뚝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마이크를 먼지나 침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과 귀에 거슬리는 강한 발음을 완화하는 역할도 겸합니다. 그러므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Razer와 Xbox 모두 녹색 계열 색상을 포인트로 활용합니다. 그래서일까요? Kaira Pro는 형광 녹색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어 패드뿐만 아니라 헤드 밴드도 녹색으로 처리해서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조금 더 과했으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을 듯한데, 적절한 선에서 잘 절제했다고 생각합니다. 색상은 톡톡 튀지만, 외형은 가장 평범한 형태를 따랐습니다. 작년에 Razer가 일상용으로 내놓은 ANC 헤드폰, OPUS와도 유사한 외형인데요. 아웃도어를 염두에 둔 헤드폰과 외형이 유사하다는 건,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어 컵에 있는 Razer 로고는 하우징 색상과 같은 검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만듦새나 마감은 Razer 제품답게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이어 컵 오른쪽에는 버튼 두 개와 휠 하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위에 있는 물결무늬가 그려진 버튼은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첫 번째로 EQ를 변경합니다. 소프트웨어로 지정해둔 EQ를 순차적으로 전환할 수 있죠. 두 번째는 Xbox 페어링입니다. Xbox에 연결한다거나 Xbox 무선 어댑터를 활용해 PC에 연결할 때 사용합니다. 이 버튼 아래 있는 휠은 게임 소리와 채팅 소리 비중을 변경합니다. 상황에 따라 같은 팀원 목소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아주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휠 밑에 있는 버튼은 블루투스 관련 기능을 담당합니다.
반대편으로 넘어가 보죠. 가장 윗부분에 있는 스위치부터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살펴보겠습니다. 스위치는 음소거 기능입니다. 스위치라서 방향만 익힌다면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실수 없이 조작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를 채택한 건 좋은 수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래 있는 휠은 헤드셋에서 출력하는 소리 크기를 조절합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볼륨 조절 휠을 제공하는 제품과 아닌 제품을 비교해보면 편의성에서 꽤 큰 차이가 납니다. 다음으로는 상태를 알리는 인디케이터와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인디케이터는 충전할 때 녹색 LED가 깜빡이며, 완충 상태로 넘어가면 꺼집니다.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는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파란색 LED가 깜빡이고요. 다음으로 보이는 USB Type-C 포트는 충전 역할만 담당합니다.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장치 자체는 인식합니다만, 유선 사용은 불가합니다. 당연히 Synapse에서도 인식하지 않습니다. 마이크 포트는 한쪽을 평평하게 설계해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현상을 방지했습니다.
조명 부분에선 사소한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습니다. 가장 깔끔한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외형만 살펴본 뒤 카메라를 들곤 하는데요. 이어 컵 부분에 Razer 로고가 검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LED 없는 제품인 줄 알았습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촬영실과 카메라를 정리한 뒤 제 자리로 돌아와서 헤드셋 전원을 켜는데,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로고에 LED가 점등하더군요. 그 순간 드는 생각은 두 가지였습니다.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짜증스러움도 있었지만, Razer가 구현하는 조명 방식에 대해 감탄스러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밝기와 색감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발열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헤드셋에 조명을 배치하는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Razer처럼만 할 수 있다면야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헤드셋은 음향 기기이긴 합니다만, Razer는 근본적으로 게이밍 기어를 제조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모든 초점은 게이머를 향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긴 시간 동안 쉴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이어 패드와 헤드 밴드는 온도 상승이나 땀 흡수에 유리한 천 재질을 활용했습니다. 메모리폼은 쿠션감을 위해 밀도 낮은 메모리폼을 활용했고요. 이로 인해 처음 착용했을 때 굉장히 편했습니다. 다만, 헤드 밴드 부분은 메모리폼을 지지하고 있는 플라스틱이 정수리에 닿는데요.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 이 부분이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헤드 밴드는 차라리 밀도 높은 메모리폼을 활용하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한 쪽당 3.7 cm 정도 늘어납니다. 양쪽을 합치면 약 7.4 cm 정도인데요. 늘어나는 폭은 평범한 수준이며 기본 크기가 큰 편입니다. 그래서 두상이 큰 분이라고 할지라도 잘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두상이 작은 분이라면 단단하게 고정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수 있겠군요. 참고로 이어 패드 내부 직경은 세로 7 cm, 가로 4.5 cm로 보통 크기입니다. 저는 사용하면서 귀가 눌리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Kaira Pro는 스위블을 지원합니다. 이와 함께 이어 컵을 고정하는 부분도 각도가 바뀌므로 얼굴 모양에 따른 착용감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착용 상태에 따라 소리 성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Kaira Pro처럼 관절이 많은 헤드셋은 얼굴에 잘 밀착되는 특성이 있어서 이런 현상에 자유로운 편입니다.
헤드폰 무게는 약 319 g이며, 마이크는 약 11 g입니다. 부착해서 사용하면 약 330 g 정도이죠. 유선 헤드셋과 비교하면 다소 무거운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배터리와 PCB 기판이 들어가는 무선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주 무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헤드 밴드 안쪽에 있는 플라스틱이 정수리에 닿는 현상이 있어서, 압박감을 느끼기 전에 쉬어주면 좋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1,000 mAh입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사양표를 참고하면 조명을 켰을 때 약 15시간이며, 껐을 때 20시간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조명을 켜놓은 상태로 약 20시간 정도 사용했습니다. 테스트는 Xbox 무선 어댑터를 통해 연결한 상태로 진행했으며, 이는 사양표에서 제시한 수치보다 훨씬 좋습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조명뿐만 아니라 소리 크기에 영향을 받는데요. 조명을 끄고 적정한 볼륨을 유지한다면 더 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배터리와 PC 기판으로 인해 드라이버를 감싸고 있는 형태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좌우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드라이버 뒤편을 플라스틱 구조물로 감쌌습니다. 이로 인해 좌우 편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요. 이는 아래 측정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PCB 기판에는 Xbox와 직결을 위한 무선 모듈을 탑재했으며, NORDIC SEMICONDUCTOR가 제조한 nRF52833[DATASHEET] 블루투스 칩세트를 활용합니다. 이 칩세트는 FPU를 포함하는 64 MHz Arm Cortex-M4를 기반으로 설계했으며, 블루투스 5.1을 지원합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Kaira Pro는 플랫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저음역은 착용 방법에 따라 양감이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는 걸 고려할 필요는 있습니다. 어쨌든 위 결과를 보시면 그래프가 울퉁불퉁한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100 ~ 200 Hz가 부풀어 있어서 소리가 어두운 편입니다. 어둡다는 표현 대신 소리가 따듯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저음역을 강력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힙합이나 EDM을 듣는 분이라면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토널 밸런스가 좋은 음향 기기를 사용한 분이라면 과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음역이 깔끔하지 않습니다. 저음역이 중음역을 가리는 마스킹 현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주파수 응답이 평평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깔끔하고 중립적인 중음역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태인 셈입니다. 고음역은 절대적인 양감이 부족합니다. 4 ~ 5 kHz에 딥이 존재하며, 피크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리를 세밀하게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즉, 음악 감상 등 멀티미디어 소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오로지 게임에 초점을 둔 세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aira Pro는 계속해서 언급했듯이 Xbox와 모바일을 주타깃으로 설계한 제품입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PC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죠. 다만,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마더보드를 사용 중인 분이라면 별도 동글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모듈이 있다고 할지라도 RF 신호에 비해 전송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게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PC와 함께 활용하고 싶다면 Xbox 무선 어댑터를 별도로 구매해서 연결하는 게 좋습니다. 마이크 테스트 역시 Xbox 무선 어댑터로 연결한 뒤 진행했습니다.
PC용인 BlackShark V2 시리즈는 소프트웨어로 노이즈 게이트 기능을 제공합니다. 주변 소리를 억제하는 성능이 아주 좋았는데요. Kaira Pro는 콘솔과 모바일에 최적화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는 다소 부실합니다. Xbox 무선 어댑터로 연결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노이즈 게이트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지향각이 초지향성이라서 소리 발생 지점이 마이크와 멀수록 작게 수음되지만,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마이크 품질이 훌륭하다는 겁니다. 무선인데도 노이즈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토널 밸런스가 좋습니다. 주변 환경이 아주 시끄럽지만 않다면 보이스 채팅용으로 손색없는 성능입니다.
앞선 단락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Xbox 무선 어댑터를 활용해서 연결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있는 Xbox Headset Setup for Xbox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용 소프트웨어인 Synapse와는 또 다른 모습인데요. 콘솔 기기에서 조작하기 쉽도록 설계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키보드보다는 게임 패드로 조작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합니다. 아쉬운 점은 Synapse처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EQ 조절이 다소 제한적이며, 마이크 관련 메뉴도 부실한 편입니다. 어디까지나 Synapse와 비교했을 때 이야기이며, 다른 제조사 Xbox 전용 헤드셋과 비교한다면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하더라도 굉장히 부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 치열한 콘솔 게임기용 헤드셋 시장
전 세계 게이머들이 고대하던 차세대 콘솔, PlayStation 5와 Xbox Series X가 시중에 풀리면서 게이밍 제조사들도 덩달아 분주해졌습니다. PC 시장에 국한되어 있던 헤드셋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콘솔 게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특정 기업이 가진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키보드와 마우스를 만들던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콘솔 게임기 제조사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호환 헤드셋을 내놓고 있으니,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셈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현재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높아졌습니다. 가격대가 상승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기업 간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품질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는 기존 음향 기기 제조사들이 기존에 내놓은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비슷한 가격대 제품끼리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훨씬 저렴한 제품을 옆에 두더라도, 마감만큼은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이 만든 헤드셋이 더 훌륭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남은 건 소리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일 텐데요. 음향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한 기업이나 음장 효과를 다루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그 격차를 굉장히 빠르게 좁히고 있습니다. THX를 인수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Razer는 단연 최선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0년, BlackShark V2 시리즈로 한순간에 이미지를 탈바꿈하였으며, OPUS로 데일리 헤드폰 시장까지 발을 넓혔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Kaira Pro for Xbox를 선보이면서 콘솔 게임 시장까지 주목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 Kaira Pro for Xbox의 경쟁력
소리가 BlackShark V2 시리즈나 OPUS를 닮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Kaira Pro for Xbox는 Razer를 대표하는 Kraken 시리즈와 소리 성향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THX 로고가 들어간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하는 지점이라고 봐야 할까요? 멀티미디어 소비용과 오로지 게임을 위한 제품으로 구분하여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투 트랙 전략일 수도 있겠습니다. Kaira Pro가 가진 특징이라면 블루투스 연결을 꼽을 수 있습니다. Xbox 전용 헤드셋을 PC에 연결하기 위해선 Xbox 무선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이 어댑터는 별도로 구매를 해야 하고요. 또한, 다른 디바이스와 연결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면 말은 달라집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면 호환성이 확 넓어집니다. 블루투스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뿐만 아니라 노트북과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신 마더보드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지원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USB 동글을 통해 손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광케이블이나 AUX 케이블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리시버를 사용하면 호환성을 까다롭게 따지는 콘솔 게임기와도 문제없이 호환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Xbox용 헤드셋 중에는 의외로 블루투스 연결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즉,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는 건 분명 큰 장점입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멀티플레이어인 굴리트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기까지 참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그가 실제로 뛰는 모습을 기억하는 세대가 아닐 뿐더러,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죠.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가 레전드임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굴리트는 모든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그중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 유난히 빛이 났다고 하는데요. Kaira Pro 역시 Xbox에 연결하거나 무선 어댑터를 통해 연결할 때 가장 강력한 성능을 뽐냅니다. 블루투스는 호환성이 좋은 대신 반응 속도나 연결 안정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Razer Kaira Pro for Xbox는 주목적이 Xbox 연결이며, 어느 정도 범용성까지 챙기고 싶은 분에게 어울리는 제품입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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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zer Kaira Pro fox X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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