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작아서 커엽네
토끼나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같이 작고 연약한 동물이나 아기를 보면 귀엽다고 느끼고 심지어 보호 본능까지 생깁니다. 생물이 아닌 인형 같은 무생물을 보고도 이런 감정이 느껴지죠. 이런 감정을 진화학적으로 해석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요, 아기가 귀엽게 느껴지는 개체는 아기를 보호하려고 노력하므로 생존성이 증대된다는 내용입니다.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아기를 보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적은 집단은 상대적으로 유아 생존율이 낮아질 테고 당연히 인구가 늘지 않아 도태될 테니까요. 참고로 저는 고양이 파입니다.
메인보드 대부분은 길이가 20 cm를 훌쩍 넘는 ATX이며 그보다 한 단계 작은 M-ATX도 20 cm를 넘습니다. ATX 규격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메인보드 폼팩터 중 가장 작은 M-ITX 제품을 보면 위에 설명한 감정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M-ITX 메인보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은 '우와, 작아서 커엽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PC 하드웨어라는 냉혈한 관점에서 보면 확장성과 발열 해소 측면에서 떨어지는 M-ITX 메인보드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크기야말로 M-ITX 메인보드의 장점입니다. 미니 PC를 만들 때 이만한 물건이 없으니까요.
GIGABYTE B560I AORUS PRO AX 제이씨현은 인텔 10세대, 11세대 CPU를 지원하는 M-ITX 폼팩터 메인보드입니다. 미니 PC는 크기가 작으므로 좋은 쿨러를 사용하기 어렵고, 따라서 CPU 오버클록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체형 수랭쿨러를 사용할 수 있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공랭 쿨러를 사용할 테고 이때는 메인보드 가격을 낮추고 오히려 CPU나 그래픽카드 등급을 높이는 게 이득입니다. Z590 칩세트는 과소비가 될 테고, B560 칩세트 메인보드가 미니 PC에 안성맞춤입니다. 물론 CPU 오버클록을 하지 않더라도 발열 해소에 취약한 M-ITX 폼팩터이므로 전원부 온도가 크기가 큰 다른 메인보드 폼팩터보다 중요하죠.
메인보드 칩세트는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세공정이 뒤떨어지던 과거에는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 2개 칩세트가 메인보드에 올라가서 CPU를 보좌했습니다. 노스브리지에는 메모리와 확장슬롯을, 사우스브리지에는 저장장치나 I/O 포트 부와 CPU를 이어줬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텔 1세대 코어 시리즈와 AMD 1세대 APU부터는 노스브리지 기능이 CPU에 통합되었고, 현재 메인보드에 올라가는 칩세트는 사우스브리지뿐입니다. 저전력 플랫폼에는 이 칩세트 기능과 그래픽까지 모두 칩 한 개로 통합된 SoC(System on Chip)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텔 B560 칩세트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용 500 시리즈 칩세트 중 중급 모델입니다. 인텔 11세대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인 '로켓레이크'를 위한 칩세트로 로켓레이크는 Z490과 H470 메인보드에서만 지원하여 B460 칩세트 메인보드는 10세대 코멧레이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B560, B460 칩세트를 비교한 표입니다. B560 칩세트의 가장 큰 특징은 메모리 오버클록 지원입니다. 이전 세대에서는 오직 P, Z 시리즈 메인보드만 CPU와 메모리 오버클록을 지원했는데요, 500 시리즈에서는 B560도 메모리 오버클록이 가능합니다. CPU 오버클록은 Z590만 지원합니다. 추가로 최대 20Gb/s 전송 속도를 자랑하는 USB 3.2 Gen 2x2를 칩세트 자체에서 지원합니다. 로켓레이크에서 지원이 예정된 PCI Express 4.0은 메인보드 칩세트가 아닌 CPU에 내장된 PCI Express 컨트롤러에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