快科技 8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텔 CEO 립부 탄(Lip-Bu Tan)이 한 인터뷰에서 메모리가 AI에서 갖는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다시 진출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탄 CEO는 CPU와 메모리를 결합하거나 메모리를 CPU 위에 적층하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인텔이라고 하면 PC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이자 x86 프로세서의 핵심 기업으로 인식하지만, 1968년 인텔이 설립됐을 당시 주력 사업은 사실 메모리 반도체였다. 당시에는 SRAM을 먼저 개발했으며, 1969년에는 최초의 상용 SRAM인 Intel 3101을 출시했다.
이후 1970년에는 최초의 상용 DRAM인 Intel 1103을 출시했고, 이 제품이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인텔은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1970~80년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렴하면서도 높은 수율의 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워 인텔을 강하게 압박했다. 결국 인텔은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1985년에는 DRAM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CPU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이후에도 메모리와 완전히 인연을 끊지는 않았다. 1990년대 후반에는 램버스와 협력해 RDRAM 메모리 규격을 확산시키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펜티엄 4 역시 인텔 역사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이후 인텔은 NAND 플래시 사업에도 진출했다. 한때 세계 주요 NAND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였으며, 특히 품질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는 마이크론과 함께 3D XPoint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상용화한 제품이 바로 **옵테인(Optane)**이었다. 3D XPoint는 기존 DRAM과 NAND 사이의 성능 및 특성을 노린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후 CPU와 반도체 제조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텔은 NAND 사업을 정리했다. 인텔은 2020년 NAND 메모리 및 스토리지 사업을 SK하이닉스에 90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거래에는 NAND SSD 사업과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이 포함됐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옵테인은 NAND 사업과 별개로 인텔이 유지했던 사업이라는 점이다. 인텔은 NAND 사업 매각 당시에도 옵테인 사업은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옵테인 역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을 종료했다.
돌이켜보면 인텔의 과거 메모리 사업 철수 결정은 최근 AI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아쉬운 선택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현재 AI 산업에서는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와 메모리 대역폭이 핵심적인 병목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AI 가속기는 단순히 연산 성능만 높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연산 유닛에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지가 성능을 좌우한다. 인텔 역시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소프트뱅크 계열사 SAIMEMORY와 차세대 적층 DRAM 기술인 Z-Angle Memory(ZAM)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인텔은 이 기술이 기존 HBM을 넘어 더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낮은 전력 소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텔은 XBM(Cross-Batch Memory)이라는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 특허도 공개했다. 기존 HBM에서 사용되는 고가의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고 UCIe 기반 연결 방식을 활용해 메모리 적층과 패키징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실제 제품 로드맵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텔이 AI 시대의 메모리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40년 만에 인텔이 메모리 시장을 다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처럼 DRAM이나 NAND 같은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정면으로 경쟁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메모리 구조와 CPU·메모리 통합 기술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탄 CEO가 언급한 CPU 위에 메모리를 적층하는 방식은 현재 인텔이 추진하는 ZAM, XBM 등의 기술 방향과도 맞물린다. 따라서 향후 인텔의 메모리 재진출이 현실화된다면, 단순한 '메모리 제조사로의 복귀'보다는 AI용 차세대 메모리 및 프로세서 패키징 업체로의 재진입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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