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또는 전기 전도율이 비교적 큰 물질을 통틀어 '도체', 열 또는 전기를 잘 전달하지 않는 물질을 통틀어 '부도체', 낮은 온도에서는 전기 전도율이 매우 낮고(부도체 성질) 높은 온도에서는 전기 전도율이 매우 높은(도체 성질) 물질을 통틀어 '반도체'라고 합니다.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규소(Silicon) 결정에 불순물을 섞어서 만드는데, 아주 작은 불순물에 의해서 반도체의 성질이 매우 크게 변한다는 점을 이용해 전자공학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것은 트랜지스터 및 집적 회로이며 대부분의 PC 컴포넌트에 적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러한 반도체는 한국의 핵심 산업이자 앞으로도 각국의 기술 경쟁에서 이겨나가야 할 주요 산업이기도 합니다. 반도체대전 SEDEX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문 전시회로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장비/부분품, 재료, 설비, 센서 분야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전 분야 업체가 참가합니다. SK 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대표 기업과 여러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등 매년 60,000 명 이상의 반도체 및 장비/재료 공급자, 구매자,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세미나, 상담회 등으로 참가 기업에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도체대전 SEDEX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행사일까요? 10월 25일 수요일부터 10월 27일 금요일까지 3일 간 진행되었던 제25회 반도체대전 SEDEX 2023을 퀘이사존이 직접 방문해 보았습니다.
행사장 전경 OVERALL VIEW
반도체대전 SEDEX 2023은 삼성역에 위치한 코엑스 3층 C홀 및 D홀에서 열렸습니다. 퀘이사존에서는 10월 26일 목요일에 방문했는데, 입장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에 이미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동반한 학생층 관람객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SEDEX 2023과 같은 행사는 체험 학습에 적합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주 행사장인 3층 기준 약 230개 사의 부스가 참여한 이번 SEDEX 2023는 입구가 있는 D홀부터 시작하여 출구가 있는 C홀로 이어집니다. 눈에 띄게 큰 부스는 역시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꼽을 수 있고, D홀과 C홀 사이에 반도체설계 공동관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지만, D홀은 전체적으로 노란 조명이 적용되어 있고 C홀은 하얀 조명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반도체 산업인 SEDEX 2023 부스 외에도 일렉트로닉스 테스팅 페어, 자동차 기술 산업전, 모션 컨트롤 쇼 부스가 섞여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 의아했는데, 부스를 둘러보다 보니 반도체 산업 이외의 다채로운 볼거리를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SK 하이닉스 부스 SK hynix BOOTH
우선 D홀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보이는 SK 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했습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서는 SK 하이닉스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CMOS Image Sensor를 소개하는 미니 부스에서는 50 메가 픽셀을 지원하는 1/3.1" 센서 및 1/1.55" 센서가 전시되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고화질 이미지를 구현하며, All pixel PDAF 기술을 적용하여 빠르고 정확한 AF를 지원합니다. 또한 사물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 시간을 계산해 3D 정보를 생성하는 3D Sensing 기능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HBM (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미니 부스에서는 GLOBAL NO.1 AI MEMORY라는 자신감 넘치는 문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HBM3E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TSV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입니다. 기존 D램과 달리 시스템과 한 패키지로 묶어 데이터 전송 Path를 짧게 하고, 폼 팩터를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9.2 Gbps 이상의 속도와 1.15 TB/s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MX는 AI 정보 처리와 연산에 특화 설계한 칩(GDDR6-AiM)을 사용해 만든 특수 목적의 하드웨어 장치입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의 응답 시간, 에너지 소모, 서비스 비용을 모두 줄여주는 AiM 기반의 새로운 가속 시스템입니다. 인터페이스는 PCIe Gen3 x8x8(bifurcated)이며 패시브 쿨링 설루션을 적용했습니다. 1슬롯 크기의 작은 모델이 X220-compact이며, 2슬롯 크기의 큰 모델이 X220-enterprise 모델입니다. X220-compact는 65 W, X220-enterprise는 135 W의 TDP 스펙을 갖췄습니다.
서버 설루션 미니 부스에서는 DDR5 MCR DIMM 메모리와 eSSD가 전시되었습니다. eSSD는 데이터 센터, 웹 스토리지, 클라우드 등에 특화된 기업용 SSD입니다. DDR5 MCR DIMM 메모리는 서버 시스템 성능을 크게 개선하며,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 가능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머신 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입니다. 메모리 오류를 내부에서 자체 보정할 수 있는 On-die ECC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고속 및 고용량 환경에서도 안정성이 높다고 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SSD 제품군도 전시되었습니다. Beetle 제품군 때문인지 이집트 벽화를 표현한 미니 부스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퀘이사존에서도 리뷰를 진행했었던 SK 하이닉스 Gold P31 SSD(리뷰 바로가기)의 모습입니다. 지금 봐도 세련된 패키지 및 외형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SK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라 할 수 있는 Beetle X31 포터블 SSD(리뷰 바로가기)입니다. 미니 부스에서도 한가운데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을 보여주는데요. 주변 이집트 벽화와 어울리는 스캐럽(Scarab, 흔히 말하는 황금 풍뎅이)이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현역 M.2 NVMe SSD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SK 하이닉스 Platinum P41 SSD(2TB 리뷰 바로가기)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최대 7,000 MB/s를 만족하는 성능과 캐시 메모리 탑재로 경쟁력이 높은 제품입니다.
부스 한 켠에는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게임 성적에 따라 Beetle X31 SSD, 무선 키보드, 마우스 패드, 멀티 허브, 도킹형 보조 배터리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산업 행사라서 딱딱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공간을 통해 소비자가 행사를 더욱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쓴 점은 칭찬할 만한 부분입니다.
삼성전자 부스 SAMSUNG BOOTH
SEDEX 2023 C홀에서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SSD, Lifestyle, Mobile, AI, Foundry 등 다양한 전시 품목을 선보였습니다.
부스의 입구이자 정중앙에는 자율 주행을 모티브로 한 자동차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하지만 실제로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운전이 가능한 것도 아닌 전시품이었습니다.
행사장 한정으로 990 Pro, 990 Pro 히트싱크, T7, T9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제일 놀라웠던 것은 10만 원이 할인된 990 Pro 4TB였는데, 필자는 여러 이유로 구매할 수 없었습니다.(ㅠㅠ)
990 Pro, 990 Pro 히트싱크, T7, T9 제품이 연결되어 있는 PC, 플레이스테이션 5,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HKMG 공정을 적용한 LPDDR5X 모바일 메모리, 업계 최대 용량이라는 DDR5 32 Gb 메모리도 볼 수 있었습니다.
3nm GAA 구조의 웨이퍼, 복수의 Die를 수직으로 적층한 X-Cube, HBM과 Logic die가 Silicon Interposer 위 수평으로 결합되는 I-Cube입니다.
부스의 절반을 활용한 삼성전자 행사장에서는 경품 추첨이나 강연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강연자를 찍고 싶었지만 촬영을 제지당했다는 슬픈 전설이...
기타 부스 OTHER BOOTH
대형 부스는 살펴보았고, 이제 주변을 돌아다녀 봅니다. 레이저를 통과한 미립자의 반사 빛을 고감도 카메라로 촬영하여 가시화하는 미립자 가시화 시스템입니다. 공정 장비 내 오염 원인을 파악하거나 미세 먼지 유입 여부 검사, 내부 기류 확인 등 다양한 활용도를 갖춘 물건인데요. 명확하게 쓸 데는 없는데 왠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싶은 그런 느낌입니다.
공기의 흐름을 읽고 기류 방향도 표시해 주는 기류 연동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뭐에 쓰는 물건인가 싶겠지만, 퀘이사존에서는 이 물건으로 어떤 테스트를 더 해볼 수 있을까부터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직업병이라는 게 참 무섭습니다.
퀘이사존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오실로스코프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담당자 분께서 퀘이사존 이름이 적혀 있는 필자의 출입증을 보시고는 '퀘이사존 잘 알고 있다'며 PC 하드웨어 얘기를 시작하셨습니다. 반도체 행사에서도 알아보는 퀘이사존, 역시 대한민국 No.1 하드웨어 커뮤니티입니다.
퀘이사존 QM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마니아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일 듯한 PCB 수리 장비입니다. 가장 위 사진의 장비는 작업 가능 부품 크기가 1~40 mm 정도지만 더 큰 장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사각 및 직사각, 중소형 및 대형 칩용 리볼링 툴까지... 여기는 천국인가?
아니, 여기서 DOOM이!? 세계 유일의 완벽한 맞춤형 64bit RISC-V 시스템을 전시한 semidynamics 부스입니다. RISC-V는 2010년부터 미국 UC 버클리에서 개발 중인 무료 오픈 소스 RISC 명령어셋 아키텍처라고 합니다.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ARM 아키텍처, 인텔과 AMD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AMD64 아키텍처 외에 각광받고 있는 오픈 소스 진영 아키텍처라는데요. 어찌 됐든 DOOM을 돌렸다면 무조건 옳습니다. RISC-V의 미래가 기대되는데, 내년에는 DOOM II를 시연할까요?
이 신기한 물건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submicron 불량 검사와 리뷰를 구현하는 고해상도 다중 CCD 현미경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산업용 서보모터용 ATG 감속기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반도체 쪽은 아닌 것 같고, 생산 라인에서 사용되는 제품인 것 같네요.
중국 로봇 감속기 업체의 로봇 암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 유압 서보, 그라인딩/폴리싱 가공 유닛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기술력도 역시 무시할 수 없군요.
세라믹 초음파 방식을 응용한 미국, 유럽의 Hiigh-Tech용 초음파 세척기라고 합니다. 세계 최초로 국제 특허를 따낸 기술이라는데, 어쩐지 아까부터 세계 최초가 자주 보입니다. 그만큼 SEDEX 2023의 위상이 높다는 걸까요?
공구 관리 시스템으로 유명한 LUUX의 부스입니다. 집에 공구함 하나 장만해 놓으면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공구함+공구 구성으로 설비 정비용, 바이크 정비용, 자동차 정비용, 항공 정비용, 전자용 등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가첨단전략사업 특화단지를 내세운 용인 특례시, 서울특별시교육청 취업지원센터, 충북반도체고등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부스를 마련하였습니다. 얼핏 보기에 B2B 행사로 느껴질 수 있는 반도체대전 SEDEX 2023입니다만, 반도체와 관련된 입학 및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도 본 행사를 관람할 만한 이유는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대학교 부스에서는 반도체 회로 제작 체험이라는 재미있는 행사를 열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제작 체험을 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았는데,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은 청년들을 보고 있으니 한국의 미래가 좀 더 밝게 느껴졌습니다.
마치며 WRAP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