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갑을 더 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전자기기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올해 일부 모바일 제품의 가격을 조용히 인상했으며,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 역시 추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며, 기업들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은 이번 주 여러 맥(Mac)과 아이패드(iPad)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팀 쿡(Tim Cook) CEO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512GB 맥북 에어는 200달러, 1TB 맥북 프로는 300달러 가격이 올랐습니다. 128GB 아이패드 에어 역시 150달러 인상됐으며, 일부 다른 저장용량 모델과 홈팟(HomePod), 애플 TV(Apple TV)도 가격이 조정됐습니다.
다만 기존 아이폰 모델의 가격은 아직 변동이 없으며, 애플워치와 에어팟 역시 현재까지는 가격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가격이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제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공개될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의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애플워치와 에어팟 역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애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슷한 시장 환경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Xbox 게임 콘솔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습니다.
이는 현재 모든 소비자 전자기기 제조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일반 DRAM 계약 가격은 올해 들어 이미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2026년과 2027년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 상승은 삼성이 생산·판매하는 모든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애플은 CEO가 직접 시장 상황을 설명하며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려 했습니다.
반면 삼성은 올해 4월 조용히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512GB 갤럭시 Z 플립 7은 80달러, 256GB 갤럭시 S25 FE는 40달러, 512GB 갤럭시 S25 엣지는 80달러 인상됐습니다. 또한 갤럭시 탭 S11 울트라는 100달러, 512GB 모델은 180달러 가격이 올랐습니다.
별도의 발표나 CEO의 설명 없이 가격만 조정한 뒤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봤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결제 단계에 이르러서야 가격이 인상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만 기본 저장용량 모델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며 부담을 일부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음 달 언팩(Unpacked) 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시장 상황은 삼성에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 그리고 스마트 글라스까지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 전자기기의 가격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은 시장에서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제품들은 이미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한 환경에서 출시됩니다. 여기에 아이폰 가격까지 인상될 경우, 삼성 역시 신제품 기본 모델의 가격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는 삼성 모바일 사업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AI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가 원인이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삼성 역시 다른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늘어난 원가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애플의 가격 인상 발표는 그동안 조용히 가격을 관리하려 했던 기업들에게 하나의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앞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삼성 역시 애플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질 것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추가 가격 인상을 추진할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결국 갤럭시 시리즈의 가격도 더 이상 지금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삼성이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완화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여유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은 업그레이드를 연기하거나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