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와 세가가 30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양사는 1990년대 엔비디아 NV1 멀티미디어 카드에서 아케이드 격투 게임 '버추어 파이터(Virtua Fighter)'를 PC로 선보인 이후, 차세대 작품인 'Virtua Fighter Crossroads'를 Arm 기반 엔비디아 RTX Spark 플랫폼을 탑재한 노트북과 데스크톱으로 출시하기 위해 다시 협력한다. 양사는 이번 협력이 앞으로 출시될 다른 세가 게임에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규 세가 게임은 레이 트레이싱과 DLSS를 비롯한 최신 업스케일링 및 렌더링 기술을 지원한다. 또한 Reflex와 G-Assist 등 AI 기반 신경 렌더링(Neural Rendering) 기술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최신 AI 기능도 지원될 예정이다.
양사는 RTX Spark를 지원하는 다른 게임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Creative Assembly가 개발 중인 'Alien: Isolation 2', 'Total War: Warhammer 40,000', 차기 '용과 같이(Yakuza)' 시리즈와 '페르소나(Persona)' 시리즈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와 세가의 협력 30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가 직접 공개했다. 행사에는 젠슨 황 CEO와 함께 쇼이치로 이리마지리(Shōichirō Irimajiri) 전 세가 사장이 참석했으며, 하루키 사토미(Haruki Satomi) 세가 CEO, 우츠미 슈지(Shuji Utsumi) COO, 그리고 게임 개발자 스즈키 유(Suzuki Yu)도 자리를 함께했다.
젠슨 황 CEO는 행사에서 1990년대 자금이 바닥나 파산 직전에 몰렸던 엔비디아에 이리마지리 전 사장이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투자해 회사를 살렸던 일화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세가의 적시 투자가 엔비디아를 존속시킨 유일한 이유였으며, 이리마지리 전 사장의 "이해와 관대함"이 회사를 파산으로부터 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세가는 드림캐스트(Dreamcast) 콘솔용 GPU 개발을 엔비디아에 맡겼지만, 기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취소하고 NEC의 PowerVR GPU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리마지리 전 사장은 계약금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그대로 지급하는 대신 이를 엔비디아 지분 투자 형태로 전환했고, 이는 이후 엔비디아가 RIVA 128과 GeForce 256 GPU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됐다.
엔비디아가 1999년 기업공개(IPO)를 실시하자 세가는 보유 지분을 1,500만 달러(약 208억 원)에 매각해 초기 투자금 500만 달러의 세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당시에는 성공적인 투자 회수로 평가됐지만,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약 5조 달러(약 6,950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세가가 지분을 계속 보유했다면 그 가치는 수천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