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ta 스마트 안경(Ray-Ban Meta) 사용자라면 일단 한숨 돌려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과 언론의 비판이 이어진 끝에 Meta는 스마트 안경의 '대화 집중(Conversation Focus)' 기능에 대한 유료화와 사용 시간 제한 테스트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실상의 유료 장벽' 논란... 오프라인 기능까지 왜 돈을 내야 하나?
'대화 집중'은 Meta가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한 접근성 지원 기능이다. 안경에 탑재된 빔포밍 마이크 어레이와 소형 스피커를 활용해 식당이나 술집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주변 소음을 자동으로 줄이고, 사용자 정면에서 말하는 사람의 음성을 더욱 또렷하게 들려준다.
이 기능은 출시 이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청력이 약한 사용자나 평소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이용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달 Meta는 공식 안내 페이지에 조용히 '사용 제한' 내용을 추가했다. 무료 이용자는 한 달에 최대 3시간까지만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시간을 늘리려면 매월 20달러를 지불하고 'Meta One Premium' 구독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유료 구독자라도 월 최대 사용 시간은 15시간으로 제한되며, 사용하지 않은 시간은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는다.
이용자들의 가장 큰 반발을 불러온 것은 이 기능의 동작 방식이었다. The Verge와 여러 매체의 테스트에 따르면 '대화 집중'은 완전히 기기 내부(On-device)에서 실행되는 기능으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지 않으며 음성 데이터도 Meta의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 AI 연산을 수행하지 않는다.
즉, Meta는 이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클라우드 연산 비용이나 서버 운영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미 소비자가 구매한 하드웨어 기능을 잠가 놓고 추가 요금을 내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Meta, 급히 한발 물러서... 하지만 구독 모델은 여전히 가능성 남겨
Reddit 등 소셜미디어에서 "구매를 유도한 뒤 기능을 제한했다"는 등 강한 비판이 이어지자 Meta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
Meta 대변인 Tyler Yee는 언론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현재 해당 구독 테스트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며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동안 '대화 집중' 기능은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을 통해 기존 테스트 참가자들에게 계속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Meta가 구독 모델 자체를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Tyler Yee는 이어 "시간이 지나면 일부 고급 기능은 구독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며 "일부 기능을 유료화하는 것은 하드웨어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전략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구매한 하드웨어, 하지만 기능은 '임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격 정책 논란을 넘어, 하드웨어를 구매한 소비자의 기본적인 소유권 문제를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AI 연산처럼 실제 서버 자원과 전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구독료를 지불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
하지만 단말기 내부 칩과 마이크만으로 작동하는 완전한 오프라인 기능에까지 월 구독료를 부과하려는 시도는, 이미 구매한 하드웨어의 기능을 제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앞으로 온디바이스 AI를 지속적인 수익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한 하드웨어의 기능이 언제든 제한될 수 있다"는 불신만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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