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남들보다 빠르게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직선 구간만 존재하는 드래그 레이스와 달리, 굽이진 코너가 이어지는 서킷에서는 얼마나 효율적인 라인을 그리느냐가 기록과 결과를 좌우합니다. 우리가 앞서 배운 하중 이동과 페달 조작 역시, 결국 이 최적의 라인을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그려나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싱에 관심이 있었다면 '아웃-인-아웃'이라는 용어를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는 트랙 바깥쪽에 위치해 회전 반경을 최대한 크게 확보하고, 코너의 가장 안쪽 지점인 에이펙스를 지난 뒤 다시 바깥쪽으로 차량을 자연스럽게 밀어내며 탈출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라인은 코너의 곡률을 완만하게 만들어 더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주행 원칙이자 정석 라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영상 출처: Jesus Yoon(쿠팡 플레이 F1 해설위원)
하지만 실제 레이스에서는 혼자 달리는 상황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뒤따르는 차량이 바짝 추격해 오는 상황이라면, 이상적인 라인을 포기하더라도 코너 안쪽을 미리 선점해 방어 라인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방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바깥쪽을 크게 돌아 더 빠른 탈출 속도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추월 라인을 활용해 상대를 압박하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뛰어난 레이서는 정석 라인을 단순히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가장 빠른 라인'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라인' 사이의 균형을 잡는 감각을 익힌다면, 랩타임 단축은 물론 실제 경쟁 상황에서도 한층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브레이킹과 조향을 동시에
▲ 영상 출처: 6500rpm
앞서 초보자라면 "직선에서 충분히 감속한 후 코너에 진입하라!"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이어의 접지력을 유지하며 차체를 안정시키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력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싶다면, 이제 이 공식을 깨야 할 때입니다. 사실 브레이킹과 조향은 타이어의 접지력을 적절히 분배하면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며, 레이싱의 더 깊은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둘을 함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조향과 브레이킹을 동시에 다루는 방법은 '트레일 브레이킹'이라 부릅니다. 직선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100% 밟아 속도를 줄인 뒤 핸들을 꺾기 시작하면서 발을 완전히 떼는 것이 아니라, 코너 안쪽으로 진입하며 브레이크 압력을 70%, 50%, 25%와 같이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 코너의 가장 안쪽 에이펙스까지 제동을 이어가는 기술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타이어가 가진 한정된 접지력을 제동과 조향에 정교한 비율로 나누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만 과해도 차량이 바깥쪽으로 밀려나거나 후미가 미끄러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