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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에 맞는 장비는 따로 있다?
게이밍 기어를 다뤄보고 소개하는 직업을 가진 입장에서 '내가 가진 강점은 뭘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진을 기깔나게 찍지도 못하고,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한 가지 특이한 이력이라면, 스타크래프트를 굉장히 열심히 해서 프로 씬에 도전했던 일뿐이군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남들보다 게임을 잘하는 부류는 의외로 컴맹이 많습니다. 과거 스타 프로게이머들도 그랬고, 현재 국민 게임 자리를 꿰찬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일찌감치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지식을 습득한 저는 만인의 A/S 기사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죠. 자연스럽게 장비 상담뿐만 아니라 단종된 마우스를 구해주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기억이 나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오지랖이 참 넓었습니다. 물론, 제 열정을 쏟아낼 수 있는 창구 같은 거라서 후회는 없습니다. 또한, 이때 쌓아둔 빅(?) 데이터가 자산으로 남아 밥벌이 수단이 되었으니까요.
제조사 및 프로게이머 간담회 등을 통해 FPS 프로게이머들이 어떤 부분을 선호하고,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도 알게 됐지만, 저는 마우스로 총을 잘 쏘지 못합니다. 군 생활 때 실탄은 참 잘 쐈는데 말이죠. 그래서 FPS용 마우스를 추천할 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반면에 RTS 장르에 대해서는 데이터와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다양한 제품으로 총 쏘는 연습을 합니다만, 아무래도 주 종목에는 미치지 못할 겁니다. 즉,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RTS용 마우스를 소개하는 일입니다. MOBA는 유닛 하나만 컨트롤하면 된다는 점에서 FPS와 유사하지만, 미니맵이 있고 화면 전환이 잦다는 점에선 RTS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MOBA 장르는 마우스를 선택할 때 게이머 성향을 가장 중시해야 합니다.
본래 이 글은 RTS 유저들, 더 나아가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MOBA 유저에게 해당하는 기어 추천으로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개요를 작성하다 보니 새로운 경향이 있다는 걸 간과했더군요. 글쓰기를 잠시 멈추고, FPS를 즐기는 친구들과 현역 프로게이머들에게 간단한 설문 조사를 해봤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장르별로 선호하는 장비가 달랐을 때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러한 경향이 남아있긴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는 제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FPS 게이머들이 더는 묵직한 마우스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에 따라 팜 그립을 사용하지 않는 비율도 늘어났습니다.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장르로 제품을 분류할 필요가 있나?' 이제는 취향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만, 확고하게 자리 잡은 트렌드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FPS 장비 위주로 제조해내던 HyperX의 변화가 이를 증명합니다.
Pulsefire Haste는 HyperX가 간만에 내놓은 마우스이자 경량화 트렌드에 올라탄 제품입니다. 이 글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죠. 저는 경량화 트렌드가 형성되기 훨씬 전부터 '마우스는 가벼워야 합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해왔습니다. 제가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는 걸까요? 전혀 아닙니다. 단지, 저와 주변 게이머들이 결국에는 가벼운 마우스를 찾는 현상을 인지하고 알렸을 뿐입니다. 가벼운 마우스를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RTS 장르는 말 그대로 전략이 가장 중요합니다만, 턴제가 아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성인 전략을 만나더라도 손 빠르기로 극복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데요. 그만큼 승부와 연관 있는 요소라서 APM(Action Per Minute)라는 참고 수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APM이 빠르다고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APM은 마우스보다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명령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게임 시간이 길어질수록 APM이 빠른 유저가 입력한 명령 수와 그렇지 못한 유저가 입력한 명령 수는 크게 벌어집니다. 부지런히 움직인 만큼 무언가를 더 해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적인 예로 난전에서 상대방이 신경 쓰지 못하는 화면에서 더 큰 이득을 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마우스 움직임이 빠르다고 해서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두 번째는 손목 건강입니다. 에이징 커브라고 들어보셨나요? 인간이 가진 능력은 영원한 게 아닙니다. 아무리 잘하던 일이라도 어떠한 계기를 통해 미숙해지거나 실수를 연발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에이징 커브는 특히 신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포츠 분야에서 쉽게 예시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의외로 정적인 상태로 승부를 가르는 바둑과 e스포츠에서도 에이징 커브가 존재합니다. 격렬하게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축구 선수의 최전성기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짧은 시간 내 엄청난 동체 시력으로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하는 격투기마저도 40대 챔피언이 나타납니다. 심지어 21세가 최전성기라고 알려진 수영마저도 30대 우승자가 나올 정도인데, 왜 30대 바둑 기사나 프로게이머는 최정상에 올라서지 못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체력 저하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는 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체가 건강해야 정신이 맑아진다고 하죠. 인류는 노화를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같은 맥락으로 3,300명의 스타크래프트 2 게이머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24세부터 반응속도 노화가 진행된다고 하니, 30대 게이머를 노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과장은 아닌듯합니다. 실제로 개인전인 스타크래프트 1 최고령 우승자는 당시 23세였던 허영무 선수이며, 단체전인 리그오브레전드 최대 리그인 LOL 월드 챔피언스는 당시 25세였던 강찬용 선수가 최고령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LOL 월드 챔피언십 역대 우승팀 평균 연령이 20.4세라고 하니, e스포츠 프로 씬에 있는 에이징 커브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단체전이 주류를 이루고, e스포츠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선수 생활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걸 앗아가는 직업병이 존재하니, 최근 10대, 20대에서도 흔한 질병이 되어 버린 수근관 증후군입니다. 중국 LOL 프로 리그에서 최고로 평가받던 Uzi 선수는 23세에 빠르게 은퇴했는데요. 손목 나이가 50대에 가깝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스타 1 프로게이머 중에는 최연성, 김준영과 같은 걸출한 우승자까지도 은퇴하게 만든 직업병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FPS 게이머들도 가벼운 마우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질병이 일반인들 사이로 침투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우리 손목은 잠자는 순간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손목 통증을 느끼는 순간은 이미 늦은 겁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아프기 전에 잘 관리하는 게 좋겠죠? 저는 늦었지만, 여러분은 늦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장르 불문, 경량화 마우스는 앞으로 더 주목받게 될 겁니다.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말과 함께 전달받은 Pulsefire Haste입니다. 어느 기업이 신제품에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마는 평소 제품에 대한 코멘트를 잘 하지 않는 관계자라서 신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품을 개봉하는 순간 이유를 알게 됐는데요. 추가 테플론 피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립 테이프까지 제공합니다. 그립 테이프는 보통 서드 파티 제품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Pulsefire Haste는 추가 비용 지출과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마우스는 대칭형이지만, 앞/뒤 버튼을 왼쪽에만 배치했습니다. 왼손잡이는 기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상판은 무게를 줄이기 위한 육각형 구멍이 있는데, 모양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게 갈립니다. 특히, 버튼 부에 있는 구멍은 손바닥보다 민감한 손끝 촉감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로 인해 핑거 그립보다는 클로 그립이 적합할 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립 방법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할 여지가 있습니다. 옆면은 구멍을 뚫지 않았는데, 그립감을 고려한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옆면에 구멍을 뚫어놓으면 마우스를 쥐었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립 테이프 또한 육각형 패턴이 반복하는 형태입니다. 원래 형태에 무언가를 붙이면 깔끔함이 다소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시중에 판매 중인 서드파티 그립 테이프보다는 훨씬 세심하게 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왼쪽 옆면에 있는 HyperX 로고는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요소입니다. 그립 테이프는 외관보다는 기능이 훨씬 중요한데요. 부착한 뒤 장시간 사용해보니 미끄러짐 현상을 완벽에 가깝게 방지합니다. 그리고 손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 덕분에 그립감이 더 좋아진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부피가 살짝 증가하기 때문에 손이 작은 분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게는 HyperX가 안내한 대로 59 g으로 측정됐습니다. 그립 테이프를 부착하면 60 g이 되고요. 저는 손이 작은 편이라 그런지 마우스를 쥐었을 때 느껴지는 부피감 자체는 그립 테이프를 부착하지 않았을 때가 좋았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대칭형이라서 핑거 그립이나 클로 그립으로 쥐게 될 확률이 높은데,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측면에선 그립 테이프를 부착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를 때 중앙보다 살짝 앞부분을 누르는 게 좋았는데요. 손가락이 해당 부분을 누르기 위해선 클로 그립을 활용해야 합니다. 평소 대칭형 마우스를 클로 그립으로 쥐던 분이라면 만족할 만한 형태입니다.
MCU와 센서가 있는 부분은 고무패킹을 부착해뒀는데, 접착제를 활용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우징에 구멍을 뚫어놓다 보니 방진에 신경 쓴듯한 모습입니다. MCU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으며, 센서는 PixArt PAW3335를 탑재했습니다.
마우스 버튼은 TTC Golden 마이크로 방진 스위치를 탑재했습니다. TTC는 많은 제조사에 스위치를 납품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죠.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대체로 좋은 평가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Haste가 탑재한 스위치는 방진 기능을 지원해 먼지에 대한 내성이 있는데요. 구멍을 뚫어놓은 마우스인 만큼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조사가 안내한 스위치 보증 수명은 6천 만회인데, 스위치에 적혀 있는 건 8천 만회네요. 참고로 해당 스위치는 6천 만회와 8천 만회가 모두 존재하며, 80M 프린트된 스위치는 8천 만회를 의미하는 게 맞습니다.
스위치 좌우 편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클릭 압력이 낮고 반발력이 좋아서 반복 클릭할 때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클릭 압력이 낮은 마우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만족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복 클릭을 지속해야 하는 RTS나 MOBA 장르와도 잘 어울리고요. 클릭감은 무게감과 함께 Pulsefire Haste가 가진 특장점입니다.
Pulsefire Haste 단독 리포트에서도 언급했듯이 굉장히 잘 만든 마우스입니다. 다만, 무선 마우스가 아니라서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요. 무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배적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승리가 최고 목표인 게이머들은 무선 마우스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갑자기 방전된다거나 신호 끊김 현상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죠. 이뿐만 아니라 무게 중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우징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배터리가 무게추처럼 느껴지게 됐는데요. 절대적인 무게보다 인위적으로 형성된 무게 중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이머가 많습니다. 저 역시 평소에는 무선 마우스를 활용하지만, 경쟁이 필요한 게임을 진행할 땐 여지없이 유선 마우스를 꺼내 듭니다. Pulsefire Haste는 이런 성향을 가진 게이머들에게 적합한 마우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마우스를 테스트하면서 '손에 잘 맞는다. 손목에 부담이 덜 가해진다. 게임이 잘 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는 이 제품보다 훨씬 작은 마우스를 사용했는데, 무게가 극도로 가벼워지니 커진 부피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특히, 클릭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요. PAW3335 센서를 활용해서 FPS 장르에 최적화됐다고 볼 순 없겠지만, 적응만 한다면 문제없이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TS나 MOBA 장르에선 센서가 크게 중요하진 않아서 한계가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키보드를 좋아하는 이들은 자체 설계라는 단어에 민감합니다. 검증된 스위치가 아닌 다른 스위치를 활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 별도 제작한 키보드 스위치는 원조인 체리 스위치 품질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키감뿐만 아니라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었죠. 이때 생긴 트라우마로 인해 새로운 스위치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각 제조사도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종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스위치가 범람하고 있으며, 체리 사가 가진 품질을 뛰어넘는 제품도 많아졌습니다. 키보드 마니아들은 더는 체리 스위치에 목메지 않습니다.
Alloy Origins는 HyperX 자체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입니다. 퀘이사존에 입고되었을 때 키보드 담당자뿐만 아니라 키보드에 관심 있는 QM들 모두 우려를 표했죠. 하지만 키캡을 누르는 순간 모든 우려가 해소됐습니다. 외관과 성능 모두 완성도가 훌륭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사용할 만한 키보드입니다. 개인적으로 HyperX 키보드 중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라서 추천 목록에 올려봤습니다.
보강판 끝을 둥글게 마감하여, 비키 방식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느낌이 덜합니다. 키보드 외관은 키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하우징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는 걸 증명한 제품입니다. 게이머가 선호하는 87키 배열로 설계한 덕분에 마우스를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F1부터 F3까지 마치 빛의 3원색을 벤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낸 듯한 아이콘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처음 키보드를 접했을 땐 RGB의 색상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했으나, 설명서를 참고해보니 단순히 키보드의 프로필을 변경하는 키였습니다. 이러한 아이콘은 통합 소프트웨어 Ngenuity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설명서를 참고하지 않으면 기능을 오해할 만한 부분입니다. F12에는 스코프 가운데 G를 각인했습니다. 이는 게임 모드를 의미하며 윈도우 키와 Alt + Tab, Alt + F4, Shift + Tab 그리고 Ctrl + ESC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방해될만한 단축키를 비활성화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스페이스 바 한가운데 HyperX 로고를 각인했습니다. 방향키 위에도 로고를 배치했으며, 바로 오른쪽에 게임 모드와 캡스락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를 배치했습니다.
하판도 보강판과 마찬가지로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했는데요. 각도 조절 구조물을 배치하기 위해 해당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설계했습니다. 알루미늄을 활용하면 범폰을 활용하거나 각도 조절 기능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HyperX는 어떻게 해서든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덕분에 사용자 입장에선 취향에 맞게 세 단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조물마다 미끄러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패드를 부착한 세심함도 눈에 띕니다.
USB Type-C 포트를 활용하지만, 전용 케이블이 아니라면 연결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변 공간이 작기 때문인데요. 케이블을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내구성과 일체감에 도움을 주긴 합니다만, 호환성에서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케이블은 외부를 직조로 마감했으며 뻣뻣한 편입니다. 물론, 키보드는 마우스처럼 제품을 움직이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서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키캡의 재질은 ABS, 각인은 한글과 영문 모두 레이저 각인을 사용합니다. 재질과 각인 특성상 오염에 취약하고 오랜 기간 사용 시 각인이 지워질 수 있습니다. 두께는 0.93 ~ 1.13mm로 측정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얇은 편에 속합니다. 키캡이 얇다고 꼭 나쁜 건 아닙니다. 스위치 느낌을 잘 전달하는 특성이 있어서 스위치에 따라, 혹은 사용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키보드에 RGB LED를 구현하기 위해 SMD(Surface Mount Device) LED를 사용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색 LED가 주를 이루던 과거와 처음 RGB LED가 적용될 땐 DIP(Dual In-Line Package) LED를 사용했었는데요. 투명한 스위치를 거친 후 키캡에 빛을 투과하는 SMD LED와 달리 키캡에 직접 빛을 투과하는 DIP LED는 구조상 광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최근엔 잘 쓰이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DIP LED로 RGB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선 LED 크기가 매우 커지는데요. 기존 스위치에는 간섭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어 금형을 새로 설계해야 했습니다. 이는 제조사 입장에서 부담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금형을 새로 설계하는 대신 하우징을 투명하게 만들고 스위치와 간섭이 없는 SMD LED를 사용하여 RGB 효과를 구현하였습니다. 하지만 HyperX는 DIP LED를 고려한 자체 스위치를 사용해 커다란 RGB DIP LED를 사용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충분한 광량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Alloy Origins Core는 1,680만 가지 색상을 지정할 수 있는 RGB LED를 사용합니다. 총 10가지 LED 효과를 지원하며 효과를 변경하기 위해선 HyperX 통합 소프트웨어인 Ngenuity를 거쳐야 합니다.
소프트웨어의 상단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밝기와 F12에 할당된 게임 모드를 활성화하면 어떤 단축키를 비활성화할지 선택할 수 있으며, 온보드 메모리에 저장된 프로필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 탭에선 10가지 LED 효과를 지정하거나 여러 LED 효과를 섞어 사용할 수 있으며 같은 LED 효과여도 색상과 효과 방향, 속도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키 탭에서는 키보드의 모든 키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매크로 녹화 길이를 테스트한 결과 제한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키보드는 마우스만큼은 아니지만, 키감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있는 제품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로도 게임을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가 필수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저 역시도 삼성 DT-35 키보드를 오랜 기간 활용해와서 멤브레인 키보드에 친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리니어 방식 기계식 키보드에 적응한 상태로 손에 익었던 DT-35를 다시 사용해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키캡을 누를 때마다 느껴지는 압력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리니어 방식 기계식 키보드를 고집하게 됐습니다. 잘 눌릴뿐더러, 그에 따라 손이 느끼는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오른손이 가벼운 마우스를 쥐듯, 왼손도 키 압력이 가벼운 키보드를 선호하게 된 겁니다.
Alloy Origins Core는 제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모두 갖췄습니다. 키 압력이 낮아서 반복해서 누르기가 편하고, 텐키리스 배열이라 마우스를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풀 배열 대신 텐키리스를 배치하면 가장 좋은 점이 어깨가 편해진다는 겁니다. 키캡이 ABS 재질이라서 다소 아쉽긴 합니다만, 손끝에 전달되는 훌륭한 키감이 많은 걸 용납하게 만듭니다. 강한 광량 덕분에 책상 위가 화사해지는 건 덤이고요. 커스텀이 아닌 기성품 시장에서 밸런스를 잘 갖춘 텐키리스 키보드를 찾는다면 이 제품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겁니다.
헤드셋은 FPS 장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중요도로 따진다면 마우스가 1순위이고 그다음이 헤드셋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발걸음 소리,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소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에 RTS나 MOBA 장르는 FPS 장르보다 시야가 단순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실제로 저는 모든 소리를 끄고 스타크래프트를 연습했습니다. 미니맵 보는 습관을 들이기 위함이었죠. 그렇다고 소리 정보가 아주 필요 없는 건 아닙니다. 사람인지라 미니맵을 100% 볼 거라고 확신할 수 없으며, 소리 정보가 사건 발생 지점에서 들려오기 때문에 방향감이 있습니다. 또한, 소리는 몰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애국가 5절이라고 불리는 테란의 유명한 BGM을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병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그 BGM이 들리면 공격을 나서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인데요. 소리가 게이머에게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반드시 거론되는 브랜드가 몇 있습니다. 그중에서 HyperX는 아주 오랜 기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을 때도 헤드셋만큼은 항상 주목받았습니다. 해외 프로게이머들이 많이 사용할 뿐만 아니라, 리뷰어들의 평가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HyperX를 강자로 자리 잡게끔 한 제품을 꼽으라 한다면 단연 Cloud Alpha 시리즈일 겁니다. 다소 고전적인 외형에 보관이나 착용감에 도움이 되는 스위블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중요한 요소를 알뜰살뜰하게 챙긴 제품입니다.
Cloud Alpha S는 Blackout과 Blue 두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이전 칼럼에선 검은색 제품에 집중해서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이번엔 파란색 제품에 집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yperX는 포인트로 빨간색을 주로 활용해왔는데요. 갑자기 파란색을 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알 길이 없지만, 메탈릭한 느낌 덕분에 검은색과 잘 어우러집니다. 헤드 밴드에 있는 스티치 패턴도 파란색 실을 활용하여 콘셉트를 확실히 했습니다. 알루미늄과 가죽이 주는 질감 덕분에 밋밋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오히려 화려한 편에 속하는 헤드셋이라고 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다만 이어 컵을 고정하는 형태가 다소 고전적이라서 세련된 느낌은 덜한 편입니다. 반대로 고전적인 멋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할 만한 외형이겠죠.
기본 구성품으로 추가 이어 패드를 제공합니다. 그것도 다른 재질로 말이죠. 기본으로 장착된 이어 패드는 인조 가죽으로 마감했고, 추가 구성품은 천 재질을 활용했습니다. 당연히 인조 가죽보다는 천 재질이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뒷면을 보면 댐퍼 밀도가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이어 패드를 교체하면 소리 성향까지 바뀌게 됩니다. 댐퍼가 같은 형태로 되어 있더라도 이어 패드 재질에 따라 소리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데, 댐퍼 밀도까지 다르다면 불 보듯 뻔합니다. 실제로 측정을 진행했을 때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패드 직경은 세로 약 68 mm, 가로 약 46 mm 정도입니다. 큰 편에 속해서 귀가 아주 큰 분이 아니라면 걸치는 일은 없을 거로 예상합니다.
Alpha 시리즈가 유명하게 된 이유에는 착용감도 한몫했습니다. 하우징이 돌아가는 스위블 기능을 지원하진 않지만, 귀를 완전하게 감싸면서 푹신한 이어 패드 덕분에 밀폐가 잘됩니다. 물론, 두상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인조 가죽도 부드러워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헤드 밴드 역시 부드럽고 푹신합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도 각각 약 3cm 정도 늘어납니다. 큰 폭은 아니지만, 기본 크기 자체가 큰 편이라서 두상 크기에 따른 제약이 심하진 않습니다.
무게가 약 320 g(마이크 장착 시 약 330 g) 정도로 평범한 수준인데, 유선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 200 g 중반이었다면 금상첨화였겠죠. 다행스러운 건 착용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는 장력이 아주 적절해서 장시간 착용하더라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편하다는 의견이 중론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Alpha S에는 HyperX 듀얼 체임버 방식이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중음역과 고음역에서 저음 주파수를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운드 간 구분이 보다 명확해지고 왜곡이 최소화되도록 개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하우징 뒤편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에어 덕트 홀을 개방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는데, 총 세 단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본은 작은 구멍 하나만 열린 상태입니다.
Alpha S는 에어 덕트 조절을 통해 저음역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장점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죠. 모든 구멍을 막을 경우 극저음역을 중심으로 양감이 확 줄어버립니다. 이로 인해 중음역이 매우 강조되어 들리게 되는데요. 소리가 시원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저음역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사용보다는 소리를 분석할 때 도움 됩니다.
모든 구멍을 열면 기본값과 큰 차이는 아닙니다만, 극저음역을 중심으로 약 4~5 dB 정도 양감이 늘어나게 됩니다. 소리를 민감하게 듣는 분이라면 이 차이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겠죠. 저음역보단 중음역에 집중하시면 어떤 차이인지 조금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적합할 수 있습니다. 혹은 저음역을 중요하게 여기는 힙합 장르를 듣는 분이라면 이 상태를 가장 좋아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본값은 작은 에어 덕트 구멍이 열린 상태입니다. 확실히 기본값인 이유가 있습니다. 토널 밸런스가 가장 좋고,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그대로 두고 사용하면 됩니다. 200 Hz 양감이 살짝 많아서 중음역이 아주 맑진 않습니다만, 꽤 정확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4 kHz 대역 딥으로 인해 고음역이 깔끔하다거나 시원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데, 치찰음에 민감한 분이라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음을 표현할 때 세밀함이 다소 떨어지긴 합니다만, 토널 밸런스가 준수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헤드셋입니다. 사용자들이 왜 좋은 평가를 하는지 알 수 있는 결과입니다.
Cloud Alpha S는 마이크를 탈부착할 수 있으며, 잘 구부러지고 고정이 단단하게 되는 편이라서 입 주변에 두기가 쉽습니다. 리모트 컨트롤러에 있는 버튼을 통해 손쉽게 음소거 할 수 있고, LED로 마이크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죠. 반대로 3.5mm 단자를 활용한다면 이 기능들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마이크는 일렉트릿 콘덴서 유닛을 활용했고, 양방향성 방식입니다. 양방향 지향각은 마주 보고 있는 소리까지만 수음하는데, 테스트해보니 왼쪽과 오른쪽에서 발생한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합니다. 주변 소리를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소프트웨어로 수준 높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디스코드 Krisp나 NVIDIA RTX Voice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 자체 음질이 가장 중요하게 됐는데, Alpha S는 소리가 명료하게 녹음됩니다.
Alpha S는 리모트 컨트롤러를 통해 USB 연결을 했을 때 Ngenuity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음향 기기 소프트웨어라면 있어야 할 법한 EQ 조절 메뉴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설정 항목이 제한적인데, 컨트롤러로 대부분 구현할 수 있어서 소프트웨어를 꼭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컨트롤러에는 사운드 관련 칩세트가 내장되어 있으며, 버튼을 통해 헤드셋 소리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소리와 보이스 채팅 소리 비중 조절이 가능합니다. 중앙에 있는 7.1 버튼으로 가상 채널을 켜고 끄거나, 왼쪽에 있는 음소거 버튼으로 빠르게 마이크 상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두 기능은 LED를 통해 상태 확인이 가능해서 직관적입니다. 컨트롤러 뒤편에 있는 집게로 옷에 고정하고 사용하시면 무게감을 줄이고, 낙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가상 서라운드 채널 테스트 결과 프런트Front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정말 앞에서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헤드셋을 테스트해봤지만,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이 덕분에 사이드Side와 구분이 잘 됩니다. 리어Rear 역시 구분이 확실하게 되는 편입니다. 정확한 방향감과 좁지 않은 거리감 덕분에 소리를 구분하는 게 아주 쉬웠습니다. 사용자가 방향감을 따로 설정할 수 없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만, 기본값 자체가 훌륭합니다.
■ 세 제품을 꼽은 이유
Pulsefire Haste를 추천 목록이 올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립감은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라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가벼운 무게와 경쾌한 클릭감은 어떤 장르를 하든 간에 도움이 됩니다. FPS에 능통한 분들은 PAW3335 센서 성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센서 특성상 DPI 정확도를 균일하게 튜닝하기가 어렵고, 빠른 움직임에 가끔 오작동을 보이기 때문에 근거가 없는 주장은 아닙니다. 다만, 오작동을 일으키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는데,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나 성격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확률도 있습니다. DPI 움직임과 LOD(Lift Off Distance, 표면 인식 거리)에만 적응한다면 FPS 장르에서도 문제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에 RTS나 MOBA 장르에선 센서가 아주 중요하지는 않아서 단점이 딱히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신 트렌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가벼운 마우스를 활용하는 건데, HyperX 제품 중에선 Pulsefire Haste가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Alloy Origins Core는 어찌 보면 굉장히 평범한 게이밍 키보드입니다. 단지, 다른 키보드보다 광량이 밝고 자체 스위치를 활용했다는 차별점이 있을 뿐이죠. 그런데 이 두 가지가 굉장히 큰 강점으로 와닿습니다. 스테빌라이저에 간단한 윤활 작업을 한다면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키감이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론 게이밍 기어 제조사가 만든 키보드 중에선 상급으로 분류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LED를 끄고 사용하더라도 깔끔한 외형이 돋보이며, 켜고 사용하면 강렬하게 뚫고 나오는 빛이 화려함을 뽐냅니다. 다른 제품군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충실하다는 점도 가산점을 부여할 만한 요소입니다. 번뜩이는 기능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기본기 자체가 장점인 키보드라서 두루두루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Cloud Alpha S는 제가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분이 추천하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전천후에 가깝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저음을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토널 밸런스가 훌륭하다는 점은 종합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용도로 부족함이 없음을 뜻합니다. 100~200 Hz가 살짝 강조되어 있긴 합니다만, 게임이나 영상 감상뿐만 아니라 음악 청취용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관절이 단순해서 얼굴 형태에 따른 이어 컵 각도 조절이 취약한 편이나, 넉넉한 크기를 한 이어 패드와 적절한 장력 덕분에 착용감이 좋습니다. 무게가 다소 아쉽지만, 종합적으론 능력치가 고루고루 분포된 멀티플레이어가 떠오릅니다. 게다가 S 버전에는 가상 서라운드 기능을 지원하는 USB 컨트롤러를 제공하는데, 방향감이 정확해서 FPS 게임을 즐길 때 큰 도움이 됩니다. Cloud Alpha S는 HyperX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한 번쯤은 사용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Pulsefire Haste가 시사하는바
HyperX는 다른 브랜드가 어떤 길을 걷든지 간에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상향을 향해 나아간다고 느끼게 했습니다. 뚝심 있는 모습은 좋습니다만, 유행은 결코 우연히 생겨나는 게 아닙니다. 시대적으로 많은 이가 바라는 형태이므로, 제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기업이 간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도록 우리 곁에서 상자를 할 작정이라면 말이죠. 그런 점에서 Pulsefire Haste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HyperX도 시장 흐름을 주시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래도록 준비했는지 첫 번째 경량화 마우스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분명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무선이 아닌 점은 그다지 단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게 중심을 고려하여 유선을 선호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죠. 다만, 유선으로 출시할 작정이었다면 고사양 센서를 활용하는 게 좋았을 겁니다. 타깃 자체는 하드코어 게이머인데, PAW3335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Pulsefire Haste를 기반으로 고사양 버전 유선 마우스와 무선 버전을 출시하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 구멍을 뚫지 않고 무게를 낮추는 노하우만 갖출 수 있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립감이나 클릭감은 워낙 훌륭한 제품이니까요. 앞으로 HyperX가 어떤 제품을 출시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Pulsefire Haste가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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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X Pulsefire Haste, Alloy Origins Core, Cloud Alpha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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