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S H3 Hybrid - Closed Acoustic Gaming Headset with Bluetooth®

제품 하나로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음향 기기가 있다?

퀘이사존 QM깜냥
542 2854 2021.10.15 11:24


퀘이사존



한 번에 다 해결할 순 없을까?


    '너는 머리가 스무 개쯤은 되는가 보네?' 누군가 제 방을 찾으면 이런 비슷한 말을 하곤 합니다. '이걸 다 쓰기는 해?' 정도면 참 점잖은 분이고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소리 듣는 걸 좋아했던 저는 궁금하거나 평가가 좋은 제품이 있다면 사용해 봐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덜해졌지만, 여전히 음향 기기는 증식하고 있네요. 문제는 이전과 다르게 감흥이 덜해진 탓인지 20분 정도만 사용해 보고 상자에 봉인해둔 제품도 있다는 겁니다. 이럴 때마다 현명하지 않은 소비를 했다는 생각에 자책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비교하고 구매 결정까지 가는 과정이 즐거운 건 음향 기기만 한 게 없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분이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꼭 음향 기기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분명 있으실 테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왜 음향 기기를 많이 구매하냐는 질문에 저는 용도가 다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반쯤은 변명이지만, 분명 진심도 섞여 있습니다. 


    저는 음향기기를 크게 음악 감상용, 게임용, 아웃도어용으로 나눕니다. 음악 감상용으로는 주로 오픈형 헤드폰을 활용합니다. 소리가 새어 나갈 뿐만 아니라 외부 소리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조용한 실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소리가 자연스럽다는 큰 장점을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게임용은 사실 크게 다를 건 없고,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활용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마이크를 따로 구비하는 방법도 있지만, 추가 비용이 발생할뿐더러 세팅이 헤드셋보다 간편할 리 만무합니다. 또한, 게임 특성상 소리 정보가 굉장히 중요해서 외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밀폐형을 활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웃도어용은 최대한 간편해야 합니다. 어차피 외부 소음으로 인해 온전한 소리를 인지하기가 어려워서, 차라리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손이 자주 가는 제품이 좋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휴대가 쉽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제 주장대로라면 음향 기기를 3개는 구매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대한 양보하더라도 게임용과 아웃도어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아웃도어용은 편의성과 배터리 사용 시간을 고려하여 블루투스 연결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는데, 신호 전송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게임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복 구매라고 생각하여 썩 내키지 않아 하는 분에게는 무선 이어버드와 게이밍 헤드셋 조합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납득은 하시더군요. 이렇듯 제품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시장 조사를 열심히 하는 기업들은 이런 틈이 있다는 걸 알아채고 적합한 제품을 하나둘 내놓고 있습니다. EPOS도 이 대열에 합류했는데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올인원 제품을 만들어냈을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퀘이사존퀘이사존




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상자는 헤드셋 색상에 따라 검은색과 회색으로 꾸몄습니다. 상자에서부터 느껴지는 디테일이 참 좋습니다만, EPOS가 내세우는 상징색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상자를 통일하고 제품 색상을 다르게 인쇄했으면 어땠을까요? 제가 한 기업이 가진 철학에 관여할 자격은 없습니다만, 많은 제품을 다뤄본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브랜드를 각인하는 데 열중하는 기업 제품이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상자 내부는 완충재로 제품을 감싼 형태입니다. 잘 고정되어 있어서 배송 중에 제품이 상자 안에서 돌아다닌다거나 흠집이 발생할 일은 없을 거로 예상합니다. 


    제품 아래 있는 긴 상자 속에는 모든 구성품이 들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커버 플레이트와 USB Type-C to A 케이블, 2.5 mm to 3.5 mm 4극 아날로그 케이블 그리고 관련 문서입니다. USB 케이블은 충전뿐만 아니라 PC 연결에도 활용하므로 얇고 길게(2 m) 설계했습니다. 3.5 mm 4극 케이블은 콘솔 게임기나 포터블 기기 연결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1.5 m로 설계했고요.




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검은색 제품은 기본 모델인 H3와 거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변경점이 있긴 합니다만, 색 배합이 크게 바뀐 건 아닙니다. 이전 GSP 모델보다는 훨씬 절제한 모양이지만, 강력한 무기인 멀티 힌지만큼은 유지했습니다. 특색있는 모양이기도 하고, 기능적으로도 훌륭해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변경점이라고 한다면 헤드 밴드 재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 모델은 전체가 인조 가죽 재질로 되어 있었으나, H3 Hybrid는 부분마다 다른 재질을 적용했습니다. 머리가 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인조가죽으로 마감했으며, 윗부분은 천재질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닙니다.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확인해 보시죠.



퀘이사존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포트는 두 개입니다. Type-C 포트와 전원 버튼 사이에 있는 건 LED 인디케이터입니다. 이 부분에서 점등하는 LED 색상과 깜빡임 등을 통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죠. 전원 버튼 위에 있는 마이크는 2차 마이크입니다. 2차 마이크는 왜 배치한 걸까요? 이유는 다음 단락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뒤편에는 블루투스와 관련된 버튼이 있습니다. 3초간 누르면 페어링 모드로 진입하며, 전화를 수신하거나 끊을 수도 있습니다. 통화를 거절하고 싶다면 전화벨이 울릴 때 두 번 누르면 됩니다. 


    4극 아날로그 케이블은 GSP 시리즈처럼 이어 컵 하우징 안으로 밀어 넣는 형태입니다. 외관상 일체감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내구성 면에서도 좋습니다. 반면에 USB 케이블은 단자 일부가 노출됩니다. 이 케이블도 안으로 밀어 넣는 방식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이 부분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외형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충격이 가해졌을 때 견뎌낼 수 있는 내구성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USB 케이블도 다소 아쉬웠습니다. 길고 얇은 점은 좋았지만, 부드럽지 못합니다. 3.5 mm 케이블처럼 직조 마감에 부드럽기까지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주된 연결 방식이 USB라서 이 부분은 단점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3.5 mm 케이블 연결인데 배터리가 왜 필요한 거지?

퀘이사존


    첨부해 둔 사양표를 보시면 블루투스뿐만 아니라 3.5 mm 아날로그 연결을 했을 때 24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또한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활용한다면, 19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죠. 이는 드라이버를 구동하기 위한 앰프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USB로 연결한다면 충전과 동시에 전력 공급이 되므로 사용 시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3.5 mm 아날로그 연결은 앰프를 구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얻어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어 컵 하우징 내부에 있는 335 mAh 용량 배터리를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왜 무선 연결인 블루투스보다 유선 연결인 3.5 mm 아날로그 방식이 더 많은 배터리를 소모하는 걸까요? 가장 쉽게 표현하는 방법은 음질 차이입니다. 블루투스 연결은 무선이긴 합니다만, 대역폭 한계로 인해 압축률을 높이는 선택을 합니다. 즉, 음원 정보에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블루투스 버전이 높아지고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낮은 압축률로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음질 코덱이 나오긴 했으나, 어찌 되었든 간에 압축이 이뤄지는 순간 순수한 데이터에 비해 전송할 데이터양은 줄어들게 됩니다. 압축된 데이터를 사람이 인지하느냐 마느냐는 두 번째 문제입니다. 반면에 아날로그 유선 연결은 이런 손실 없이 모든 정보를 전달하게 되므로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게 되는 거죠. 



JumpMix: 3.5 mm + 블루투스 / USB + 블루투스 연결 가능

퀘이사존


    2.4 GHz RF 신호 무선 연결과 블루투스 연결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이밍 헤드셋은 수가 많지 않지만, 시중에 존재하기는 합니다. EPOS H3 Hybrid는 동글을 통한 무선 연결을 지원하진 않지만, 유선과 블루투스 연결은 지원합니다. 예를 들면, USB 케이블로 PC에 연결하고, 동시에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두 가지 소리 정보는 서로 믹싱되어 사용자가 동시에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신 분도 계실 텐데, 상황에 따라선 엄청난 도움이 되는 기능입니다.


    첫 번째, 전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밀폐형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소리까지 듣는다면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벨소리를 듣지 못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집니다. 실제로 저도 전화를 놓쳐본 적이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동시 연결이 가지는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테스트해 보니 PC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전화를 수신할 수 있더군요. 두 소리가 겹치는 게 싫다면 PC 소리를 줄이거나 음소거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삼성 갤럭시 S20FE)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iOS(아이폰13 프로)에 연결했을 때에는 이상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iOS 15.0.1의 문제인지, 그저 H3 Hybrid와 아이폰 간 호환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저사양 PC나 노트북과 함께 사용할 때 자원을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디스코드와 같은 음성 채팅 프로그램은 은근히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데요. 게임과 동시에 켜놓을 경우 프레임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스마트폰에 디스코드를 설치하여 음성 채팅을 한다면 PC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헤드셋이 음성 채팅 프로그램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마이크 신호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됩니다. 고사양 PC를 사용하는 분에게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지만,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콘솔 기기로 게임을 즐기면서 다른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유용합니다.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을 예로 들면, 아이템 파밍을 위해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럴 때 노동요가 없다면 정말로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PC 버전이라면 게임과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나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함께 실행하면 될 일이지만, 콘솔 기기는 이 부분에서 자유도가 부족합니다. 이럴 때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한 뒤 음악을 재생하면, 게임 소리와 음악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용자가 기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기능입니다.



퀘이사존퀘이사존

퀘이사존


    제품명이 H3 Hybrid인 이유는 유선과 블루투스 연결을 모두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위 사진 자료처럼 마이크를 떼어낸 뒤 아웃도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마이크를 제거한 뒤 커버 플레이트를 부착하면 영락없는 헤드폰으로 변신합니다. 이어 컵도 크지 않아서 무리 없이 아웃도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살펴봤던 2차 마이크가 이 상태에서 작동하게 됩니다. 2차 마이크는 붐 암 마이크보다는 성능이 부족하겠지만, 통화용으로는 문제없는 수준입니다. 


    EPOS가 자랑하는 마이크 성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극대화할 방법을 강구해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결과물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마이크를 연결할 때 올바른 방향이 아니면 자석이 서로 밀어내서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자력이 강해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점도 좋았고요. 탈부착 방식과 플립 방식이 가지는 장점을 결합했기 때문에 사용하면서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었습니다.



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검은색 제품과는 다르게 흰색 제품은 기본 모델 대비 색상 배합이 변경된 부분이 있습니다. 멀티 힌지를 붙잡고 있는 헤드 밴드 시작 점에 있는 직사각형 프레임을 검은색으로 바꿨습니다. 그 위에 EPOS 로고와 제품명이 적힌 부분도 메탈 검은색으로 바뀌었고요. 그리고 마이크가 완전히 검은색으로 바뀌었군요. 결과적으로 흰색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 컵이 헤드셋 외형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서 정체성은 유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처음에 눈에 들어오는 건 흰색이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검은색 제품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른쪽에 있는 볼륨 조절 휠은 3.5 mm 아날로그 연결에선 꽤 세밀하게 조절되는 편이나, USB 연결을 했을 때는 다르게 작동합니다. 운영체제 볼륨과 동기화되는데, 2씩 총 50단계로 조절되는 게 아니라 미리 지정된 값 8개로만 조절이 가능하더군요. 세밀한 볼륨 조절이 EPOS 제품의 장점이었다는 걸 고려한다면, 이 설계는 다소 의아하긴 합니다. 그나마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보니 16단계로 늘려놨더군요. 여기에서 만족할 게 아니라, 최소 50단계로는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H3에서도 착용감을 극찬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Hybrid 버전 역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착용감이 좋을 수밖에 없는 요소를 모아놓은 제품이기 때문인데요. 헤드 밴드 두께를 부분부분 다르게 설계해서 머리에 밀착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정수리 부분이 살짝 튀어나온 두상을 가지고 있는데, H3 Hybrid는 이 부분을 가장 얇게 설계해서 오랜 시간 착용했을 때 압박감이 덜 느껴졌습니다. 


    이어 패드는 세 가지 소재를 조합했습니다. 얼굴과 닿는 부분은 벨루어 재질을, 귀와 닿는 부분인 안쪽은 천 소재를 메시mesh 재질처럼 그물망으로, 내구성이 중요한 바깥 부분은 인조 가죽으로 구성했습니다. 제조 과정이 번거로운 만큼 별도 구매 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어 패드지만, 사용했을 때 만족감은 어느 이어 패드도 넘보기 힘든 완성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패드 내부 세로 직경은 약 6.5 cm, 가로는 약 4 cm이며, 깊이는 약 2 cm 정도로 귀 크기에 따라 여유가 없다고 느낄 여지가 있습니다. 



퀘이사존퀘이사존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스위블 기능은 없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멀티 힌지를 탑재했습니다. 헤드 밴드가 제공하는 적절한 장력과 다양한 방향으로 이어 컵 하우징을 움직이도록 돕는 멀티 힌지가 조합되어 얼굴에 아주 잘 밀착됩니다. 밀착이 된다는 건 소리를 잘 차단함과 동시에 새어 나가는 걸 최소화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는 두 가지 요소가 밀폐형 헤드셋을 설계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부문에서 EPOS를 뛰어넘을 수 있는 브랜드가 있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죠.



퀘이사존퀘이사존

▲ 마이크 X: 284 g / 마이크 O: 302 g


    무게는 붐 암 마이크를 제거했을 때 약 284 g, 장착했을 때 302 g으로 측정됐습니다. 하우징 내부에 앰프와 배터리를 내장한 제품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가볍다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착용했을 때 어느 한 부분에 무게 중심이 쏠리지 않았으며, 사용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벨루어 재질이 얼굴에 맞닿는다는 점 때문에 여름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겠지만, 겨울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

퀘이사존퀘이사존




    앞서 살펴봤듯이, H3 Hybrid 헤드셋은 마이크가 총 두 개입니다. 붐 암 마이크와 이어컵 하우징에 내장된 2차 마이크로 말이죠. 그중에서 붐 암 마이크는 탈부착이 가능하며, 부착한 상태에선 플립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중간에 짤깍하고 걸리는 부분을 기점으로 마이크 상태가 전환됩니다. 떼어낸 상태로 녹음, 통화, 음성 채팅을 하면 2차 마이크가 작동하게 되고요. 붐 암 마이크는 양방향성이며, 2차 마이크는 위치와 구조상 전지향성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건 녹음 테스트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붐 암 마이크가 주변 소리와 가까울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제어를 잘 해내는 편입니다. 반면에 2차 마이크는 목소리를 명료하게 잡아내지만, 주변 소리도 여과 없이 수음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는 구조 한계라서 다른 제조사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소리 제거보다는 품질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H3 Hybrid는 분명 비교우위가 있습니다.


    붐 암 마이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노이즈 게이트 값을 올리면 더 효과적으로 주변 소리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높일 경우 목소리까지 잘려 나갈 수 있어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게 좋습니다. 오로지 음질만 따진다면 켜지 않는 게 좋고, 적절하게 타협한다면 40~50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퀘이사존

퀘이사존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측정값은 제품 전체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EPOS H3는 극저음역을 중심으로 저음역에 꽤 큰 에너지를 할당했었는데요. Hybrid 버전은 이 부분을 수정하여 굉장히 준수한 토널 밸런스를 구현해냈습니다. 100 Hz와 3~4 kHz에 약간의 피크가 존재합니다만, 크게 신경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밀폐형 특유의 잔향감이 느껴지는데, 오픈형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균형감이 좋았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치찰음 대역이 살짝 억제되어 있어서 소리가 편하다는 겁니다. 좌우 밸런스도 훌륭한 편이고, 밀폐형 헤드셋에서 더 바랄 게 있을까 싶습니다. 성능이 좋으니 제가 딱히 드릴 말씀이 없군요.




퀘이사존


    USB 케이블로 PC에 연결했을 때, Gaming Suite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능 자체는 GSX 300이나 GSP 370, GSP 670에서 안내해드렸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테레오 모드와 가상 7.1채널 모드로 전환할 수 있으며, 7.1채널 모드에선 반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EQ 조절이 굉장히 세밀한 편이며, 가상 7.1채널 모드와 ESPORTS(TREBLE) EQ 프리셋을 함께 활용한다면, 방향감이 더더욱 또렷해집니다. 


 



    마이크도 EQ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리를 풍성하게 하고 싶다면 저음을, 명료함을 원한다면 고음부를 강조하면 됩니다. 혹은 EPOS가 미리 지정해둔 프리셋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음성 강화에서 '따뜻한'과 '깨끗한' 중 취향에 맞는 걸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득은 마이크 게인 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높이면 높일수록 소리는 커지지만, 노이즈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하니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측음은 모니터링 기능을 의미하며, 이 값은 헤드셋에 저장됩니다. 노이즈 게이트는 마이크 테스트 단락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퀘이사존

퀘이사존


■ 실내는 유선, 실외는 무선

    장소와 관계없이 무선 제품이 편하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꽤 고집부리는 음향 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선을 활용할 만한 환경이라면 여지없이 유선 제품을 고집하지만, 설거지나 청소 등을 할 때는 무선 음향 기기를 사용하는 게 훨씬 편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움직이는 활동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정적인 자세로 머물러 있는 게 집입니다. 특히, 컴퓨터 앞에서라면 무선이 가지는 장점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무게나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차라리 유선이 편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세팅에 민감한 분이라면, 신호가 잠깐 끊기거나 살짝 밀리는 현상 등을 용납하지 않을 텐데요. 무선 제품은 이 부분에서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외장 DAC과 앰프를 구비한 분이라면 더더욱 무선 제품을 기피하실 겁니다. 


    하지만 실외는 음질을 하나하나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더라도 주변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며, 실내보다 훨씬 많은 시각 정보가 소리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래서 음질보다는 편의성이 훨씬 와닿는 겁니다. 저 역시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선 이어폰을 고집했지만, 지금은 무선 제품이 아니면 실외로 들고 나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EPOS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H3 Hybrid를 설계했습니다. 게이밍 헤드셋답게 유선으로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실외로 들고 나갈 땐 철저하게 편의성을 챙겼습니다. USB 케이블 재질과 제품 초기 단계라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한 기능(JumpMix) 구현 등은 아쉬웠지만, 서드 파티 케이블과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으므로 치명적이지는 않습니다.


■ 3.5 mm 아날로그 연결시 배터리 사용 시간에 관하여

    이 제품은 USB 연결을 기본으로 하므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배터리와는 관련이 없어야 정상인 3.5 mm 아날로그 연결 방식에 배터리를 활용한다는 게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유선 방식이 가지는 장점 하나를 내려놓은 셈이라서 단점이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동이 쉽지 않은 드라이버를 채택한 제품이라면 다르게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임피던스가 높아 구동하기 어려운 헤드셋을 마더보드 내장 사운드 카드나 게임 패드에 연결할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DAC / 앰프를 별도로 구비하기 위해선 큰 지출이 필요하고, 설령 구비하더라도 연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이럴 때 내장 앰프가 있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배터리 충전만 신경 쓰면 됩니다. 주변 장비가 뒷받침하지 못해서 제조사가 의도한 소리를 듣지 못할 확률을 없앨 수도 있고요. 제품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콘셉트와는 잘 어울리는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퀘이사존


■ EPOS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H3 Hybrid는 이에 대한 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EPOS 답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설계가 더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탄탄한 기본기 덕분입니다. 연결 방식과 마이크 탈부착 설계로 장소에 대한 한계를 해결했다면, 어떤 콘텐츠를 즐기든 간에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토널 밸런스와 마이크 성능을 단단히 챙겼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오래도록 즐길 수 있도록 훌륭한 착용감을 구현해낸 점도 중요합니다. 머리 크기나 얼굴 모양에 따른 제약은 EPOS 헤드셋답게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다만, 작게 설계한 이어 컵으로 인해 이어 패드 크기도 덩달아 작아졌는데, 귀가 큰 분이라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기성품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EPOS H3 Hybrid 정도라면 설계 이유를 알고 그게 맞게 활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부족함을 느껴서 다른 제품을 찾아 나서는 일은 드물 겁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퀘이사존

퀘이사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542개 (응모: 0/1)

신고하기

신고대상


신고사유

투표 참여자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