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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저는 누군가에게 무언가 물어보는 행위를 굉장히 어려워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는다는 느낌이 싫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죠. 이런 저에게 책은 편리하고 확실한 대안이었습니다. 특히,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뿐더러, 곱씹을 만한 시간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활자를 가까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 읽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게 됐고, 더 좋은 환경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욕심도 함께 커졌습니다. 이는 곧 또 다른 취미 혹은 수집욕으로 이어졌는데, 그게 바로 조명과 향초였습니다. 지금도 집안 냄새에 민감한 편이며, 조명 색상 및 배치에도 굉장히 예민하게 굽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는 방 분위기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테리어의 끝은 조명이라고들 하는데, 이에 적극 공감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조명은 단순히 방을 꾸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때 화룡점정 역할을 하듯, 전자 기기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PC 컴포넌트 시장에선 게이밍을 대변하게 됐는데, 특정 기간에는 제품 성패를 결정짓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던 제조사들이 한순간에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운 셈이라서 혁신이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혁신은 곧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식상함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RGB LED 조명 효과를 빛 공해에 비유하며 피로를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눈치 빠른 제조사들은 재빨리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선화까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결국 RGB LED 조명은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됐습니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은 트렌트에서 튕겨져 나간 RGB LED 조명 대신 다른 디자인적 요소를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RGB LED 시대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간결한 디자인에 집중하는 모양새인데, 이 와중에 다른 길을 걷는 제조사가 있습니다. 조명 효과를 기가 막히게 다루던 기업 중 하나였던 ASUS인데요. 무선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여전히 유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업이 멋진 이유는 단순히 집착만 하는 게 아니라 유선 제품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때문입니다. ESS 칩세트를 탑재하면서 MQA 하드웨어 렌더링까지 유일하게 지원하는 게이밍 헤드셋 ROG Delta S를 출시했으며, 뒤이어 새롭게 밀고 있는 애니메이션 조명 효과를 집어넣어 새로운 버전을 내놨습니다. RGB LED가 유행에서 멀어졌을 뿐, 여전히 조명이 디자인에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거라고 말하는 듯한 움직임이죠.
상자 및 포장 방식은 ROG Delta S와 유사합니다. 제품 외관과 뒷면에 있는 기능 설명이 살짝 바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제품 외형뿐만 아니라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고, ROG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감각적으로 녹여냈습니다. 상자를 열면 ROG 로고와 문구가 적힌 얇은 판이 있는데, 안쪽으로 완충재를 부착해뒀습니다. 상자가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함인데, 이런 요소에서 고가 제품을 구매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감싸고 있는 구조물은 플라스틱으로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표면이 플라스틱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마감했군요. 제품 보호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손가락이 닿았을 때 촉감도 일반 플라스틱보다 훨씬 좋습니다. 여러모로 세심함을 엿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으며 개봉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구성품은 플라스틱 구조물 아래쪽에 배치해둔 검은색 상자에 모았습니다. 구성품 상자치고는 꽤 큰 편인데, 이는 이어 패드를 추가로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헤드셋에 부착한 이어 패드는 기죽 재질이며 상자 안 이어 패드는 천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이어 패드는 재질에 따라 착용감뿐만 아니라 소리도 달라지게 됩니다. 시중에 이어 패드를 추가 제공하는 제품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는 분명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 구성품은 관련 문서와 탈부착 가능한 마이크, USB Type-C to A 컨버터 케이블입니다.
ROG Delta 시리즈는 이어 컵 모양이 독특합니다. 귀 모양을 본떠 D형으로 설계하여 일반적인 원형 혹은 타원형 헤드셋과 차별점을 뒀는데요. 시중에 이런 형태를 한 제품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서는 ROG Delta 시리즈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양 자체는 모태인 Delta S와 같습니다. 헤드 밴드부터 관절 모양, 스위치와 조그 다이얼 배치까지 동일하죠. 사양이 같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만, 인상을 좌우하는 이어 컵 디자인은 궤를 달리합니다. Delta S는 이어 컵과 이어 패드에 사선 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면, Animate 버전은 그걸 모두 걷어내고 무늬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그 대신 도트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기 위해 이어 컵에 도트 형태 LED 투과 창을 마련했습니다. LED가 꺼진 상태에선 대일밴드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마치 삼성 갤럭시 S5처럼 말입니다.
Delta S 시리즈는 유선 제품이며, USB 인터페이스를 활용합니다. ES9281AC PRO 칩과 LED 애니메이션 등을 구현하려면 일반 헤드셋보다 소비 전력이 훨씬 클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이유로 USB 인터페이스를 택했을 겁니다. 최신 제품답게 Type-C를 택했으며 Type-C 포트가 없는 경우라면 Type-C to A 컨버터 케이블을 연결하면 됩니다. 마이크는 탈부착이 가능해서 필요 없는 상황이라면 분리한 뒤 헤드폰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 컵 왼쪽에는 조명 관련 스위치와 볼륨 조절 및 음소거 조그 다이얼이 있습니다. 조그 다이얼은 조작감이 좋은 편이긴 하나, 가끔 힘을 잘못 줘서 음소거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저만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구조상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마이크는 포트가 이어 컵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로, 마이크를 부착했을 때 일체감이 좋습니다. 내구성 측면에서도 더 좋을 테고요. 그리고 마이크가 빙글빙글 돌아가지 않도록 포트 주변부 모양을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제조사에서 이 부분을 원형으로 설계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는데, 최근 들어선 다들 꼼꼼하게 신경 쓰는 듯합니다.
▲ LED 모션 영상 자료
ASUS가 최근 들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조명 효과입니다. RGB LED를 포기하고 단일 색상 LED를 택한 대신 훨씬 역동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는데요. AniMe Matrix라는 이름을 붙여서 모든 제품군에 적용해나가는 중입니다. 처음에 이 방식을 다른 제품군에서 접했을 땐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동시에 주변 기기에 적용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ASUS는 아랑곳하지 않고 키보드와 헤드셋에 잘 녹여냈습니다. 저는 기능상 도움이 되지 않는 LED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성향입니다. 그런데 Delta S Animate는 다양한 프리셋을 제공하는 덕분인지 신선하면서도 커스터마이징하는 재미까지 있었습니다. 게다가 ASUS는 LED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신경 써서 설계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위에 첨부한 동영상 자료를 확인해 보시죠.
각 관절은 이어 컵을 고정하고 있는 부분과 스위블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설계했습니다. 이어 컵 각도 조절이 자유로운 편이라서 얼굴 형태에 따른 제약은 덜하겠습니다. 스위블 기능은 헤드셋을 잠시 목에 걸어 둘 때 편한 기능이라서 없는 거보단 있는 게 좋습니다. 물론, 회전 관절은 충격에 약할 확률이 높으니 해당 부분에 충격이 전달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3.8 cm, 총 7.6 cm까지 늘어납니다. 늘어나는 폭은 보통 수준이지만, 기본적으로 큰 제품이라서 머리가 큰 사용자에게도 잘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적어도 최근 퀘이사존에서 접해본 게이밍 헤드셋 중에서는 가장 컸습니다. 착용감을 위해 장력을 강하지 않게 설계했는데, 이로 인해 머리가 작은 분이 착용한다면 흘러내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헤드 밴드와 이어 패드는 단백질 가죽으로 외부를 마감했습니다. 표면이 굉장히 부드러워서 피부에 닿았을 때 자극이 없습니다. ASUS는 열 해소를 위해 고속 냉각 메모리폼을 내부에 탑재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죽 재질 특성상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 열감이 느껴집니다. 열이 많거나 여름이라면 구성품으로 제공하는 메시mesh와 가죽으로 설계한 하이브리드 이어 패드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메모리폼은 쿠션감을 위해 밀도를 낮게 설계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력이 약한 편이라서 귀 주변이 눌린다거나 정수리 압박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단백질 가죽 이어 패드는 양쪽을 합쳐서 34 g, 하이브리드 이어 패드는 31 g으로 측정됐습니다. 헤드셋에서 3 g은 크게 느낄 수 있을 만한 무게가 아니라서 재질에만 집중해서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무게는 약 310 g으로 측정됐으며, Delta S보다 약 26 g 정도 무거워졌습니다. 마이크 무게는 10~11 g로 측정됐고요. 즉, 장착한 상태로는 약 320 g 언저리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USB 인터페이스 헤드셋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통 무게 수준입니다. 헤드셋이 워낙 부피감이 있고, 여러 가지 장치가 있다는 점을 참작했을 때 오히려 생각보다는 가볍게 설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압박감이 없는 착용감이라서 그런지 무게가 더더욱 가볍게 체감됐는데요. 그래도 절대적인 무게가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적절하게 갖는 게 좋습니다.
내부를 분해해보면 Delta S보다 무거워진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와 케이블 배치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좌우 밸런스를 고려하여 드라이버를 구조물이 감싸고 있는 형태이며, 기판에 케이블을 직접 납땜하지 않고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수리 용이성뿐만 아니라 내구성에도 도움이 될 만한 설계죠. ASUS는 내부도 예쁘게 만들기로 유명한데, 깔끔함뿐만 아니라 내구성을 고려했을 때도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만큼은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ASUS가 단연 독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또한,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 특히 RGB 조명에서 시작될 확률이 높은 전기적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다층 인쇄 기판과 특수 레이아웃을 사용했습니다.
기판은 총 두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아래 기판은 LED 조명을 담당하며, 그 위 기판은 소리를 담당합니다. 여기에 ASUS가 강조하는 ESS Technology ES9281AC PRO 칩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칩세트는 MQA 하드웨어 렌더링을 담당하며, THD+N(전 고조파 왜곡) -122 dB, DNR(다이내믹 레인지)가 124 dB에 달하는 사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대 출력은 2 Vrms로, 주로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는데요. 최근 들어선 USB Type-C to 3.5 mm 아날로그 컨버터(일명, 꼬다리)에 탑재하기도 합니다. ASUS는 이 칩세트를 한때 LG가 그랬던 거처럼 Quad DAC이라고 홍보합니다. 당시 LG는 정수기 필터처럼 병렬로 배치하여 잡음을 줄인다고 설명했었죠. ASUS는 이 제품의 SNR(신호 대비 잡음비)이 130 dB에 달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사운드 칩이 제공하는 사양이며, 실 측정하면 이보다 낮은 수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숫자와는 별개로 좋은 칩세트를 활용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MQA와 관련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이전에 작성한 ROG Delta S 칼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ASUS ROG Delta S 칼럼 보러 가기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 제품은 EQ가 기본적으로 적용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EQ를 완전히 끄고 측정을 진행해 봤는데요. 저음과 중음은 Delta S에 가죽 이어 패드를 장착한 상태와 유사했고, 2~3 kHz 부근은 메시 이어 패드를 장착했을 때와 비슷하게 측정됐습니다. 가죽 이어 패드가 살짝 바뀌었는데, 이 영향이 크게 작용한 듯하군요. 200~500 Hz가 살짝 부풀어 있으며, 중음과 고음역에 있는 딥을 제외하면 토널 밸런스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극저음과 고음을 억제한 형태라서 소리가 힘이 없다거나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만한 여지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ASUS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으로 EQ을 적용한 상태로 내놓는 듯합니다. 드라이버 성능 및 특성 자체는 Delta S와 같습니다.
EQ를 적용하면 극저음부터 100~200 Hz 부근이 가진 성질이 바뀝니다. 극저음은 오히려 더 내려가고 100~200 Hz는 더 올라갑니다. 혹시 장력이 약해서 극저음이 잘 안 나오는 건가 싶어서 고무 밴드를 활용해 최대한 밀착한 뒤 측정을 진행해 봤는데,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아마도 드라이버 특성인 듯하군요. 기본 EQ를 적용하면 저음이 가지는 존재감이 더 커지는데, 단단하기보다는 풀어진 저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중음과 고음역에 있는 딥 특성으로 인해 이전 Delta S보다 정돈되지 못한 소리를 내줍니다. 소리만 따졌을 땐 Delta S에 기본으로 장착해뒀던 사선 패턴 있는 가죽 이어 패드가 좋았습니다.
위 그래프에서는 이어 패드에 따른 측정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Delta S에서는 저음역과 2~3 kHz 부근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이번 Animate 버전 결과에서는 고음역 일부에서만 차이가 존재합니다.
ASUS는 AI를 활용하여 주변 소리를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곡 없는 목소리보다는 주변 소리를 제거하는 방향이 게이머에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스트리밍을 하지 않는 게이머를 산정해 둔 거라면 일리가 있는 선택입니다. PC 앞에서 마이크를 활용하다 보면 키보드와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소리뿐만 아니라 스피커 소리가 의사 전달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기 청정기나 청소기, 선풍기 소리 등이 개입하게 되는 순간 상대방은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죠. 의사전달에만 목적을 둔다면 목소리가 왜곡되는 정도쯤은 아무 일도 아닌 겁니다. 다만, 이러한 선택과 집중으로 인해 ASUS 헤드셋 마이크 성능을 단순히 녹음 파일로 접한다면 품질이 좋지 못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습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소음 제거 부문에서 ASUS 헤드셋은 타 제조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겁니다.
Delta S 시리즈에서 접할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꽤 훌륭합니다. 키보드나 마우스 그리고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90% 정도 차단하며, 다른 제조사와 다르게 말을 하는 순간에도 주변 소음을 제거해냅니다. 물론, 목소리가 지속해서 입력되는 순간에는 완벽하게 제거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능이 없는 제품과 비교한다면 성능이 훌륭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기본 세팅 값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으며, 취향에 따라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 소리가 살짝 먹먹하다고 느껴진다면 소프트웨어에 있는 '완벽한 음성'이라는 메뉴를 활성화하면 되고, 왜곡을 줄이고 싶다면 '인공 지능 소음 제거' 세팅 값을 중간 이하로 설정하면 됩니다. 지속해서 알고리즘이 업데이트되는 건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초기에 접했던 AI 노이즈 캔슬링 기능보다는 현시점이 조금 더 똑똑하게 작동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Armoury Crate는 설정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Q뿐만 아니라 사운드 최적화라는 메뉴와 프리셋을 제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손쉽게 소리 성향을 바꿀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프리셋에 따라 에코와 EQ, 가상 서라운드가 활성화되니,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추가 설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음 증가, 압축기(음량을 균일하게 조정하는 기능), 음성 선명도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서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이크 관련 기능은 노이즈 게이트와 완벽한 음성, 인공지능 소음 제거가 있습니다. 노이즈 게이트는 임곗값 미만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걸러내는 기능을 말합니다. 값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목소리까지 입력되지 않을 수 있으니, 적절한 값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완벽한 음성은 목소리를 조금 더 메마르면서도 또렷하게 들리도록 만들어 줍니다. 명확한 의사전달이 중요할 경우 활성화하면 됩니다. 인공지능 소음 제거는 마이크 테스트 단락에서 언급했듯이 ASUS가 자랑하는 기술로, 수많은 패턴을 학습한 AI가 노이즈와 목소리를 구분하여 배경 잡음을 걸러내는 기능입니다.
조명 탭은 AniMe Matrix™이라는 탭이 대체합니다. 이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담긴 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 공간에선 ASUS가 제공하는 모션 LED 프리셋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ROG를 상징하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유령, 우주, 고양이를 나타내거나 스케이트보드, 축구, 야구, 농구에서 볼 수 있는 동작을 형상화한 프리셋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론 농구가 역동적이면서도 표현이 잘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빛 세기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Armoury Crate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장치에 AniMe Matrix™ 항목이 추가됩니다. Delta S Animate를 연결한 상태에서 이곳으로 접속하면 소프트웨어가 기기를 인식하여 관련 메뉴를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쉽게 애니메이션 자체를 조금 더 세밀하게 설정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지연 시간, 대비, 밝기 등을 변경할 수 있으며, 콘텐츠 라이브러리에서 프리셋을 제거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 효과 탭은 애니메이션을 비활성화하고 원하는 문구를 삽입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글꼴과 크기, 속도까지 세밀한 설정이 가능하므로,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이 덕분에 단순하게 소리를 듣고, 목소리를 입력하는 헤드셋에서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재미까지 추가한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폰/헤드폰에 흔하게 쓰이는 공간감이라는 단어는 사실 정위감1)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합니다. 정위감을 넘어서는 공간감을 느끼도록 시도한 게 바이노럴, 입체 음향 등입니다. 지금부터 강성훈 음향 공학 박사가 출판한 음향 관련 도서 내용을 인용하여 공간감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간략하게 언급해보겠습니다. 다소 따분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방법과 매우 밀접해서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하겠습니다.
1) 정위감: 악기나 보컬 이미지가 정확하게 위치하고 깨끗하게 그려지는 사운드 스테이지 특성
첫 번째로 소리 크기 차이로 인한 거리(원근)감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로, 소리가 클수록 가깝게 느껴지고 작을수록 멀게 느껴집니다. 가까운 경우 저주파~고주파까지 명확하게 들리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고주파가 감쇠되어 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두 번째로 두 귀가 떨어져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방향(정위)감입니다. 특정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 사이에 있는 머리가 장애물 역할을 하게 되어 시간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단서가 되어 방향감을 자각합니다. 다만, 주파수 파형이 장애물 역할을 하는 머리보다 큰 경우 단서를 알아채기 힘들게 되어, 마찬가지로 저음보다는 고음이 공간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접음으로 인해 느껴지는 확산감입니다. 굽은 길이나 온갖 구조물 등에 반사되어 전달되는 간접음은 소리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 대신, 공간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만들어서 공간감 자각에 도움을 줍니다.
귀만 공간감 형성에 기여하는 게 아닙니다. 일정한 크기 소리라도 시각적으로 다른 물체보다 가까워 보인다면 더 크게 들리는 듯한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연구 사례가 있는데,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가까운 물체에서 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입체 음향은 음원보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음원 테스트
헤드셋이 가상 다중 채널을 잘 구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라운호퍼가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프라운호퍼는 집적회로 연구소로 오디오 및 미디어 기술, 영상 시스템, 에너지 관리, IC 설계 및 설계 자동화, 정보통신시스템, 측위, 의료기술, 센서 시스템, 안전 보안 기술, 공급망 관리,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테스트는 홈페이지에 있는 'HTML5 AAC Audio Playback Tests - Multichannel' 항목에서 가장 밑에 있는 7.1채널 식별 음성 파일과 Armoury Crate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활용했습니다.
Delta S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테스트에서 체감한 결과가 꽤 다릅니다. 일단 Armoury Crate에서 테스트했을 때는 프런트Front, 사이드Side, 리어Rear 모두 방향감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라운호퍼가 제공하는 음원 파일로는 조금씩 뒤로 밀려있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실사용에선 후자에 조금 더 가까웠습니다. 거리감 또한 넓은 편은 아니라서 프런트와 사이드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만한 적응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방향감과 거리감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으며, 게임이나 콘텐츠에 따른 차이도 크게 작용합니다. 제가 두 가지 테스트에서 다른 느낌을 받은 거처럼 말이죠.
ROG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지만, 유독 게이밍 기어 시장에선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특정 시기에는 길을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죠.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움츠려 있던 시기였던 거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ASUS는 트렌드를 허겁지겁 뒤쫓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는데요.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걸 더 갈고닦아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혹자는 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하는데, ASUS는 외부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들이 구현할 수 있는 감성을 제품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제품을 쭉 다루다가 가끔씩 ASUS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 재미를 느끼는 건 기분 탓이 아닐 겁니다.
ASUS는 상향 평준화된 외부 마감만으로는 만족이 안됐는지, 내부 설계까지 신경 씁니다. 꾸몄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정돈된 기판과 깔끔한 배선, 수리 용이성과 내구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듈형 설계 등은 지금껏 다른 제조사 제품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완성도입니다. 저처럼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뜯는 사용자는 극히 일부일 텐데,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신경 쓰는 모습에서 얼마나 진심으로 제품을 만드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본기는 조금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전체적인 만듦새 면에서 ROG를 넘어설 브랜드는 많지 않습니다.
토널 밸런스는 개인적인 취향이 크게 개입하는 부분으로, 개인적인 평가가 아주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확실하게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은 고성능 ES9281AC PRO 칩세트를 탑재하여 MQA 하드웨어 렌더링 기능을 제공합니다.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선 독보적인 사양인 셈인데, 콘셉트가 다소 상충되는 면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MQA는 오디오 애호가들이 주목하는 포맷입니다. 그렇다면 토널 밸런스 역시 그들이 선호하는 성향에 맞게 튜닝할 필요가 있었을 겁니다. 혹은 MQA 포맷이 대중화되는 걸 원했다면 조금 더 자극적으로 튜닝할 수 있었을 테고요. 만약 둘 중 하나를 택했더라면 저는 이 제품을 지금보다 훨씬 더 고평가했을 겁니다. 이 지점은 ASUS가 앞으로 더 고민하고 갈고 닦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화려한 조명은 제품이 가진 고유 형태를 잡아먹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자체가 멋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질을 가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탐탁지 않은 게 진심입니다. 애니메이션 LED는 어찌 보면 RGB LED보다 더 화려한 면이 있습니다. 본래라면 일관성 있게 거부감이 꿈틀거려야 하는데, 이상하게 ROG Delta S Animate는 싫지 않았습니다. 관성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애니메이션 조명만큼은 어느새 즐기고 있더군요. 만약, 이 기능이 완성도가 떨어진다거나 기본기에 영향을 미쳤다면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소개해드렸을 겁니다. 하지만 ASUS는 아주 훌륭히 해냈으며, 다른 제품에서는 접하기 힘든 독보적인 멋과 재미를 동시에 챙겼습니다. ASUS라서 시도할 수 있었고, ASUS이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 MQA 하드웨어 렌더링 기능이 필요하다.
· 차음/누음 성능보다는 편안함이 중요하다.
· ASUS ROG 로고를 보면 참을 수 없다.
· AniMe Matrix 조명 효과가 마음에 든다.
· 헤드셋을 사용하지 않을 때,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할 생각이 있다.
· 박력있는(혹은 자극적인) 소리를 선호한다.
· 별도 DAC / Amplifier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 주변 소리 제거보다는 선명한 마이크 음질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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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US ROG Delta S An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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