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시(Refresh)는 마케팅 전략의 한 방법으로 좁게는 브랜드 로고를 변경하거나, 제품을 개선 혹은 외형을 변경하는 전략과 넓은 의미에서는 리브랜딩까지도 의미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리프레시 사례는 기업 로고 변경입니다. 삼성, LG 등 기업 로고 변경은 기업에 젊은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제품을 개선했지만, 기존 제품의 이미지가 너무 안 좋을 경우 리콜과 더불어 이름을 바꿔서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제품 외형을 변경하는 건 다음 시리즈를 출시하기 전에 먼저 반영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품 이미지를 새롭게 해주는 효과를 일으킵니다.
PC 컴포넌트 제조사들이 기존 제품을 리프레시해서 출시하는 경우 또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주로 신제품 출시 주기가 매우 긴 편에 속하는 쿨링 설루션과 파워서플라이 제조사들이 자주 선보입니다. 노트북 제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CPU 제조사에서도 사례가 적은 편은 아닙니다. 쿨링 설루션에선 DeepCool이 브랜드 로고와 어쌔신 3 쿨러 디자인을 변경한 사례가 있고, 파워서플라이 시장에선 마이크로닉스가 클래식 2 시리즈 풀 체인지를 단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간간히 리프레시 제품을 발표합니다. CPU 분야에서는 Intel 하스웰 리프레시, 커피 레이크 리프레시(따지고 보면 스카이 레이크 이후 오랜 기간 리프레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AMD Zen +(라이젠 2000 시리즈)와 Zen 2 리프레시(라이젠 3000 XT 시리즈) 등 흔한 사례입니다. GPU에서도 8800 GTS가 9800 GTX로 출시되거나, 아키텍처는 그대로 두고 최적화를 통해 소비전력을 줄인 지포스 500 시리즈, 라데온 200 시리즈를 300 시리즈로 출시한 경우 등 리프레시 사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AMD는 이번에 같은 세대 내에서 GPU 리프레시를 단행했습니다. 라데온 RX 6000 시리즈와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시대가 끝나가는 지금, AMD는 RX 6X50 XT 제품군을 발표한 건데요. 새로 발표한 제품은 RX 6950 XT, RX 6750 XT 그리고 RX 6650 XT로 기존 RX 6000 시리즈 대비 향상된 스펙을 가진 RDNA 2 리프레시입니다. 과거에 신제품 관련 루머가 쏟아지는 시기에 가격 인하로 일관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동안 AMD 마케팅 전략은 NVIDIA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방식이었으니, 그간 행보와 다른 방식을 선택한 겁니다. 성능을 향상해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GIGABYTE는 RX 6X50 XT 3종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왼쪽부터 GIGABYTE 라데온 RX 6650 XT Gaming OC 8GB, GIGABYTE AORUS 라데온 RX 6750 XT ELITE 12GB 그리고 GIGABYTE 라데온 RX 6950 XT Gaming OC 16GB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제품은 GIGABYTE AORUS 라데온 RX 6750 XT ELITE 12GB로, RX 6700 XT와 비교하여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아래 표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에서 별 다른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RX 6750 XT는 RX 6700 XT에 비해 소폭 높아진 부스트 클록과 메모리 클록을 가지나, 리프레시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부스트 클록 상승 폭은 레퍼런스 모델과 비레퍼런스 모델 차이에 가까우며,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몇몇 제조사가 메모리 오버클록을 적용한 비레퍼런스 그래픽카드를 출시한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클록만 높여서는 RX 6700 XT에서 큰폭의 성능 향상을 이루기에는 어려울 겁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통해 RX 6700 XT 대비 확연한 성능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을 겁니다.
과연 RX 6750 XT는 RX 6700 XT 대비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을 이뤄내서 50이라는 숫자를 추가로 부여받을 수 있었을지, GIGABYTE AORUS 라데온 RX 6750 XT ELITE 12GB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