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밍 키보드와 로우 프로파일의 만남 키보드 성능을 결정하는 키워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동시 입력인데요. 복잡한 설계 구조를 갖추기 어려운 멤브레인 키보드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양이었습니다. 일부 저가형 제품은 캐릭터가 달리기 위해 W와 D, Shift를 같이 눌러도 동시 입력 제한 때문에 달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곤 했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불편함은 기계식 키보드로 넘어오면서 모두 해결됐습니다. 거의 모든 키보드가 6키 동시 입력을 지원하고, 게이밍 키보드라면 무한 동시 입력을 기본 소양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입력 속도입니다. 상대방과 경쟁해서 승리해야 하는 FPS나 RTS 장르는 남들보다 빨리 반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부 게이머 및 프로게이머는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따로 훈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훈련만으로 반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능력치와는 별개로 승리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똑같을 텐데, 바로 이 지점이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포인트입니다. 게이머가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빠른 입력 속도를 구현하고자 하죠. 예를 들면, 폴링 레이트를 2,000~8,000 Hz까지 끌어올리거나 스위치가 좀 더 이른 지점에서 입력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빠른 입력을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로우 프로파일 스위치를 사용해서 물리적인 거리를 줄이면 됩니다. 거리 자체가 압도적으로 짧으니, 의도적으로 입력 지점을 이르게 만들거나 폴링 레이트를 높이지 않고도 빠른 입력 속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효과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왜 지금까지 잘 활용하지 않았을까요? 많은 게이머가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고, 팬터그래프와 유사한 모습 때문에 사무용 키보드처럼 보이는 인식도 한몫했을 겁니다. 그러나 레이저는 데스스토커의 콘셉트를 바꿔가면서 로우 프로파일 게이밍 키보드를 만들었고, 소비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옵티컬 스위치와 무선의 만남 현재 국내 시장에서 옵티컬 스위치를 탑재하는 동시에 무선을 지원하는 키보드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와 달리 같은 조건에서 기계식 스위치를 검색하면 제품을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키보드가 나열됩니다.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옵티컬 스위치가 입력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계식 스위치는 두 금속 접점이 맞닿으면 전기가 흐르면서 입력이 되지만, 옵티컬 스위치는 IR 센서가 적외선을 상시 스캔해야 합니다. 신호 상태가 변경돼야 입력을 감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적 차이로 인해 광축 키보드는 전력 효율이 좋지 않아 무선 키보드로 출시하기 어렵다고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 가짓수가 한정적이고, 레이저도 지금까지 기계식 스위치만 무선으로 출시해왔으니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식 키보드도 과거에는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해서 전력 효율이 좋지 않아 무선 키보드로 만들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여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 많습니다.
옵티컬 스위치도 비슷한 길을 걸을 거라 예상합니다.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는 게 레이저 데스스토커 V2 프로입니다. 스위치 개수에 맞춰 104개 IR 센서를 탑재하고도 15.54 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덕분에 최대 40시간이라는 긴 사용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는 LED를 켰을 때 기준이니 광량을 조절하면 더 오래 사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본 키보드를 통해 옵티컬 스위치를 탑재한 무선 키보드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니, 앞으로 헌츠맨 라인업에 추가될 무선 제품이 기대됩니다.
· 키보드 한 대로 여러 기기를 조작해야 한다 · 시냅스를 설치하지 않고 LED 효과를 바꾸고 싶다 · 팬터그래프 키보드가 익숙하다 · 옵티컬 스위치를 탑재한 무선 키보드를 찾고 있었다 |
· 로우 프로파일이어도 스텝스컬쳐는 적용해야 한다 · 저소음 스위치 특유의 부드러운 키감을 선호하지 않는다 · 키캡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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