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입문할 때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액세서리에 대한 고민입니다. 카메라에 입문하기 전 내가 상상한 카메라 라이프는 바디에 렌즈만 결합한 뒤, 마치 산책 나가듯 가볍게 발걸음을 떼는 모습입니다. 그렇게 일상에서 영화 같은 순간을 포착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생각보다 구매할 게 많아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취미입니다. 메모리 카드와 배터리는 필수로 구매해야 하고 야간 촬영에 필요한 삼각대, 제품을 보호하는 카메라 케이지, 한 손으로 편하게 파지할 수 있는 썸 그립Thumb Grip, 렌즈를 보호하고 특수한 효과를 제공하는 렌즈 필터, 휴대에 도움을 주는 스트랩, 나아가 짐벌과 같은 특수한 장비 등 액세서리의 종류가 다양하고 카메라를 운용하면서 제품별로 필요가 절실해지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동료 QM 중에도 카메라 마니아가 있는데요. 카메라를 휴대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 취미에 깨나 진심이라는 걸 느낍니다. 배틀 로얄 장르에서나 볼 법한 밀리터리 배낭에 큼지막한 카메라를 담는데, 그 카메라에는 줌 렌즈, 고가의 렌즈 필터, 바디를 보호하는 금속 케이지, 붐 마이크, 서드파티 스트랩 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배낭에는 여분의 렌즈 필터, 보조 배터리, 청소 도구, 삼각대까지 차곡차곡 담아서 완전군장이나 다름없습니다. 동료 QM은 일상에서 멋진 순간을 포착하는 게 낭만 있다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휴대하는데요. 액세서리를 적극 활용해 그가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는 감탄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물론 액세서리가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직 바디에 렌즈만 결합해서 출사(出寫) 다니는 분도 많고, 세계적인 작가 중에서도 이렇게 미니멀한 구성으로 멋진 사진을 찍는 분이 많습니다.
글을 시작하면서 카메라를 화두로 던진 이유는 모듈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모듈화를 통해 소비자는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합니다. 특정 기능이 누군가에겐 타협할 수 없는 기능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거추장스러운 기능이자 불필요한 지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듈화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자동차의 경우 옵션이라는 형태로 존재합니다.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페인트 색상부터 편의 장비, 부품의 재질, 첨단 기술의 적용 유무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합니다. 소비자는 옵션을 통해 내장재를 가죽으로 할 건지 패브릭으로 할 건지, 변속기를 매뉴얼로 할 건지 오토매틱으로 할 건지, 차선이탈 경보장치를 추가할 건지 생략할 건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취향과 용도에 맞게 선택합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모듈화를 통한 옵션 제공 및 커스터마이징 문화는 PC 주변기기에서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는 선택을 신중히 해야 했고, 아니면 용도 별로 제품을 여러 개 구비해야 했습니다. 칼럼을 작성하는 저 역시 사무 용도로 쓸 풀 배열 키보드, 게이밍을 위한 텐키리스 키보드, 글을 작성할 때 유용한 미니 배열 키보드를 용도 별로 마련해서 때에 맞게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칼럼으로 소개할 제품은 이런 고민이 필요 없는 제품입니다. 제품명은 MOUNTAIN EVEREST MAX(이하 에베레스트 맥스)인데요. 지난 8월 소개해드린 MOUNTAIN EVEREST CORE(이하 에베레스트 코어)에서 추가할 수 있는 부속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버전입니다. 항상 기함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분, 에베레스트 키보드가 가진 기능을 모두 활용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이 제품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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