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P는 eXtreme Memory Profile의 줄임말로 메모리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프로파일입니다. 따라서 JEDEC 표준을 꼭 준수하지 않아도 되며, 대체로 복잡한 오버클록 과정 없이 손쉽게 높은 클록과 낮은 타이밍을 얻을 수 있도록 설정합니다. XMP는 DDR3 때 처음으로 지원을 시작했으며, DDR4는 XMP 2.0입니다.
칼럼에 사용한 KLEVV DDR4-3600 CL18 CRAS XR RGB 8GB 메모리는 XMP 설정 시 3,600 MHz로 작동하며, 타이밍은 18-22-22-42(tCL-tRCD-tRP-tRAS)입니다. 전압은 1.35 V로 인가합니다. HWiNFO로 메모리 사양을 확인한 결과 메모리 칩은 SK하이닉스에서 생산했으며, 파트 넘버는 KD48GU880-36A180Z입니다.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ASUS PRIME Z690M-PLUS D4 메인보드에서 테스트했습니다. CPU는 인텔 코어 i9-12900K를 P-Core 5.0 GHz, E-Core 4.0 GHz로 오버클록 했으며, NVIDIA 지포스 RTX 3080 Ti는 그래픽카드 클록 변화로 인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쿨링팬 속도를 75%로 고정했습니다.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용량과 채널 구성에 따른 성능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메모리는 XMP를 적용하고 JEDEC 표준 설정 테스트는 제외했습니다.
메모리 장착법은 4가지입니다. 싱글 채널 8 GB 1개, 싱글 채널 8 GB 2개(총 16 GB), 듀얼 채널 8 GB 2개(총 16 GB), 듀얼 채널 8 GB 4개(총 32 GB) 풀뱅크입니다. 똑같이 8 GB를 2개 장착하고 채널만 다르게 설정한 테스트를 추가하여 같은 용량에서 채널에 따른 성능 차이도 알 수 있습니다.
메모리 싱글 채널과 듀얼 채널의 메모리 설치법입니다. 오른쪽 메모리 슬롯부터 숫자 1에서 4번까지 할당했습니다. 1번 또는 1, 2번에 장착하면 싱글 채널이고, 1, 3번 또는 1, 2, 3, 4번 모두에 장착하면 듀얼 채널이 됩니다. 그중에서 모든 메모리 슬롯에 메모리를 설치하면 풀뱅크가 됩니다.
먼저 AIDA64 메모리 테스트입니다. 싱글 채널과 듀얼 채널의 성능 차이가 확실합니다. 말 그대로 듀얼 채널은 싱글 채널의 두 배 가깝게 성능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두 배여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약간 낮습니다. 지연시간은 오차범위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중에서 싱글 채널에 메모리 1개 구성의 지연시간이 가장 낮습니다.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입니다. 인코딩이 종료되기 까지의 시간이므로 숫자가 낮을수록 좋다는 뜻입니다. 핸드브레이크는 메모리 용량과 채널 모두에 영향을 받습니다. 싱글 채널 8 GB 1개만 장착했을 때는 거의 16분이나 걸렸지만, 2개로 늘려서 싱글 채널 16 GB 구성만 해도 절반 넘게 시간이 단축됩니다. 여기서 듀얼 채널 구성까지 하면 약 6분까지 시간이 줄어듭니다. 풀뱅크 구성은 메모리를 2개만 설치한 듀얼 채널과 4초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단일 싱글 채널 구성에서 풀뱅크로 메모리를 늘리면 무려 63%의 시간 단축 효과가 있습니다.
압축 소프트웨어인 7-Zip 벤치마크 결과입니다. 핸드브레이크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용량, 채널 모두 영향이 있습니다. 다만, 핸드브레이크처럼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은 아닙니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많이 사용하는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입니다. 미리 프리셋 지정된 작업을 수행하는 PugetBench를 실행하여 도출되는 총점수를 비교했습니다. 앞선 두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용량, 채널 모두에 영향을 받습니다. 결과가 재미있는데, 채널을 똑같이 구성한 상태에서 용량만 늘리면 10%, 같은 용량에서 싱글 채널과 듀얼 채널 구성은 20% 성능 차이가 납니다. 결과적으로 단일 싱글 채널 구성과 풀뱅크 구성의 성능 차이는 무려 45%입니다.
FHD(1920 x 1080) 게임 성능 테스트입니다. 앞선 소프트웨어 테스트와 달리 채널 수가 같다면, 성능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가장 차이가 컸던 배틀그라운드에서 같은 싱글 채널에 8 GB 1개와 2개의 성능 차이가 5%에 그칩니다. 대신 싱글 채널에서 듀얼 채널로 올라가면 성능 차이가 제법 크게 발생합니다. 배틀그라운드는 18%,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8%, 로스트 아크는 가장 높은 23%만큼 프레임이 높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4K(3840 x 2160) 해상도 게임 테스트입니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의 영향이 커지는데 과연 메모리 용량과 채널은 얼마만큼의 차이를 만들어 낼까요. 4K 해상도에서는 메모리 용량이나 채널의 영향이 FHD보다 줄어듭니다. 배틀그라운드와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싱글 채널과 듀얼 채널의 성능 차이가 1% 남짓에 불과합니다. 차이가 가장 큰 로스트 아크도 5%밖에 안 됩니다.
■ 한 개만 주면 정떨어져
'메모리는 다다익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인식과 이해는 하고 있어도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테스트로 확실해졌습니다. 채널이 같음에도 메모리 용량만 늘어났을 뿐인데, 다양한 소프트웨어에서 실제로 성능이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차이는 소프트웨어마다 향상 폭이 다르긴 하지만, 용량이 늘어날수록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가장 차이가 컸던 핸드브레이크 인코딩 소프트웨어에서는 똑같이 싱글 채널에서 용량만 2배로 늘어났음에도 50%가 넘는 시간 단축 효과가 있었습니다. 용량만 같다고 다가 아닙니다. 똑같이 8 GB 2개를 장착했을 때 싱글 채널보다 듀얼 채널의 인코딩 속도가 약 20% 빨랐습니다.
FHD 해상도 게임에서는 용량보다는 채널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똑같이 8 GB 2개를 장착했을 때 듀얼 채널에서 3종 게임 평균 18% 높은 성능입니다. 가장 차이가 적었던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 약 8%, 차이가 큰 로스트아크는 무려 23%나 차이 납니다. 반면 고해상도인 4K에서는 싱글 채널과 듀얼 채널, 메모리 용량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차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FHD와 비교하면 미미합니다. 인코딩이나 렌더링 같은 작업을 한다면 용량이 큰 메모리를 풀뱅크로, 게임을 한다면 적당한 용량에 듀얼 채널로 구성하는 게 좋겠네요.
■ 넓은 RGB LED 면적
KLEVV DDR4-3600 CL18 CRAS XR RGB 8GB는 방열판 색이 약간 독특합니다. 메모리 방열판 색은 열에 아홉이 검은색 아니면 흰색 같은 무채색 계통인데, KLEVV CRAS XR RGB는 구리 느낌이 나는 갈색입니다. 검은색과 흰색 메인보드 양쪽에 장착해 봤을 때, 갈색이 어두운 계통이고 위쪽에 검은색 띠를 넣어서 흰색보다는 검은색 메인보드에 좀 더 어울렸습니다. 그렇다고 흰색 메인보드에서 안 어울리는 건 아닙니다. 메모리를 설치하면 가장 잘 보이는 윗면에 RGB LED가 점등하고 LED가 번지는 반투명 플라스틱 파트가 측면도 덮고 있어 LED에 시선을을 빼앗기면 사실 갈색 방열판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전용 LED 제어 소프트웨어는 없지만,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인 ASUS, ASRock, GIGABYTE, MSI의 RGB LED 제어 소프트웨어로 동기화와 제어 모두 가능하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