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및 특징 DESIGN & FEATURES
코드 특유의 디자인을 작은 기기에 잘 담아냈습니다. 옆면 모서리를 움푹하게 깎아서 코드 로고를 새겼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버튼 배치 등 다른 제조사에서는 보기 어려운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완성했다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최근 제가 만져본 알루미늄 재질 기기 중에 가장 깔끔하고 견고하게 마감한 제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코팅이 예술입니다. 평소 핸드크림을 발라서 지문을 많이 남기는 편인데, 모조 2는 어떻게 쥐고 사용하더라도 깨끗한 표면을 유지하더군요. 사용하는 내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모조는 버튼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필요 없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하지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없어서 오로지 버튼 색상에 의존해야 합니다. 문제는 버튼 개수 대비 기능이 많은 제품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매뉴얼을 정독해야 하며, 긴 시간 사용하며 체득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EQ 세팅을 테스트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그때부터는 매뉴얼을 더 이상 펼치지 않아도 됐습니다. ▲ 첫 번째 Chord Mojo(이미지 출처: Chord )
▲ 이미지 출처: Chord 공식 SNS(트위터)
우리가 시중에서 접하는 DAC 대부분은 AKM(Asahi Kasei Microdevices), ESS Technology, 시러스 로직, 버브라운, 리얼텍 등 이들이 생산한 칩 중 하나를 기준으로 설계합니다. 하지만 코드 일렉트로닉스는 자일링스XILINX ARTIX-7을 활용하여 FPGA 회로를 독자적으로 설계했습니다. 또한, 32-bit ARM Cortex-M3 RISC 프로세서인 ATSAM3U1C를 탑재하여 빠른 연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EQ 세팅 등 반영이 굉장히 빠르고 정확했는데, 성능이 좋은 만큼 체감할 만한 발열이 발생합니다. 거치형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진 않았겠지만, 휴대를 상정하고 설계한 제품이라서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조명
앞서 언급했듯이 디스플레이 대신 버튼 색상으로만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품을 꾸미는 용도라기보다는 인디케이터 역할이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 샘플레이트
제품을 가동하려면 전원 버튼을 2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됩니다. 초기 부팅 시간이 필요한데, 딸깍 소리와 함께 +, - 버튼에 조명이 점등되면 사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연결한 디바이스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전원 버튼 색이 변하는데, 이때 조명은 샘플 레이트를 의미합니다. 보통 44.1 kHz를 많이 활용하니 주로 빨간색을 볼 가능성이 높고, 고음질 음원을 스트리밍한다면 96 kHz인 초록색이 점등할 겁니다. DSD 파일은 흰색으로 표시하는군요.
Type-C 포트가 있지만, 아쉽게도 충전은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을 연결해야 합니다. 배터리 상태는 충전 포트 밑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LED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5단계로 구분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고, '노란색 정도가 됐을 때 충전해야겠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 마이크로 5핀 충전 포트 밑에 있는 LED 인디케이터 상태
▲ 전원을 끈 상태로 충전하면 전원 버튼 색상을 통해 입력 전압을 확인할 수 있다
모조 2는 약 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음원이나 음량에 따라 더 짧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고성능 포터블 DAC/앰프의 숙명과도 같은 짧은 사용 시간은 모조 2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인디케이터를 자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실외에서 활용할 예정이라면 보조 배터리를 함께 챙기는 게 좋습니다. 데스크톱 모드는 배터리가 충전·방전을 반복하면서 수명이 깎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를 우회하여 바이패스로 연결 및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즉, 완전 충전 후 어댑터나 보조 배터리를 계속 연결해 두면 내장 배터리가 아닌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거치형으로 사용하더라도 배터리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 크기, 무게
약 83 x 62 x 23 mm 크기로 작지만, 두께가 어느 정도 되는 제품입니다. 이런 외장 DAC/앰프는 고무 밴드를 통해 스마트폰에 고정한 상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디스플레이 가리는 걸 선호하지 않아서 밴딩 처리를 하지 않고 휴대합니다. 이 방법은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아이폰 13 프로와 겹쳐서 쥐었을 때 예시
아이폰은 언제나 참 까다롭습니다. 모조 2와 아이폰을 연결하기 위해선 OTG 라이트닝 케이블을 활용해야 하는데요. OTG 케이블을 따로 구비하려면 꽤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카메라 키트 어댑터와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죠.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상상만 했는데도 끔찍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MFi 인증 케이블(Belkin, Anker 제품)을 연결해 봤는데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아이패드나 맥북은 USB Type-C to C 케이블로 문제없이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의 Type-C 포트 도입이 시급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SONY Xperia 1 IV)과 USB Type-C to C(15 cm) 케이블을 통해 모조 2를 연결한 상태로 쥐어봤습니다. 세로로 길쭉한 스마트폰이라 그런지 모조 2를 살짝 위로 쥐니까 케이블 길이가 딱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좋은 소리를 위해 편의성을 다소 포기하는 개념인 거죠. 만약 투자할 여유 자금이 있다면 코드 폴리Poly 구매를 고려해도 좋습니다. 무선 연결 혹은 SD 카드를 통해 편리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 Chord Poly
무게는 약 183 g입니다. 배터리 내장에 알루미늄으로 하우징을 설계해서 묵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쥘 경우 400 g에 육박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폰과 모조 2를 크로스백에 넣어서 휴대했습니다. 가방에 넣어서 휴대할 땐 데이터 송수신 케이블이 어느 정도 길어야 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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