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DESIGN
[착용 방식] 오버이어
사무실 동료 직원들의 디자인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 대해 알고 있는 부류는 메제 엘리트를 멋지다고 평가했지만, 그렇지 않은 부류는 박한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제 입장에서 메제 엘리트는 좋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들 중 가장 그럴싸한 외관과 좋은 마감으로 완성한 제품이기 때문인데요. 통으로 깎은 알루미늄 하우징을 비롯하여 헤드 밴드를 구성하고 있는 카본 소재와 가죽 밴드 품질이 좋습니다. 이어 컵 표면을 구성하는 패턴과 이어 패드 소재까지, 제가 접한 500만 원대 헤드폰 중 가장 값어치 있어 보이는 제품입니다.
▷ 디테일
메제는 헤드폰 섀시 모든 부품을 쉽게 분해하고 정비할 수 있게 설계합니다.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메제다운 설계인데요. 드라이버 고장이 아니라면 소비자가 부속품을 구해 쉽게 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드라이버는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지만 않는다면 고장 날 일이 드물어서 유지·보수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을 겁니다.
헤드 밴드를 통해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할 수 있는데, 사실 이보다는 미니 XLR 포트 방향으로 판단하는 게 더 편합니다. 이 부분은 세심함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알루미늄 마감과 이어 컵 패턴이 아름답습니다. 다른 제조사 제품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감성과 마감입니다. 특히, 알루미늄 마감을 세심하게 뜯어봤는데, 억지로 흠잡을 만한 부분도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제품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우징을 구성하는 알루미늄 파츠를 만드는 과정은 약 2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완성한 부품을 검수하는 작업에는 며칠을 소요한다고 하는군요. 대량 생산 방식으로는 기준에 해당하는 제품을 완성할 수 없어서 루마니아 Baia Mare에서 수작업으로 조립합니다.
헤드 밴드 프레임은 카본 소재를 활용하여 무게를 줄였습니다. 이 부분 역시 소재 품질, 마감 등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 MZ3SE 드라이버
메제와 리나로(Rinaro Isodynamics)는 엠피리언을 설계하기 위해 협업한 바 있습니다. 리나로는 1980년대부터 평판 자력 드라이버를 설계한 오디오 기업입니다. 냉전 시기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에게 국가 지원 음향 기술 연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바가 있다고 하는군요. 지원 속에는 고급 테스트 시설에 대한 높은 접근성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기술력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엘리트에 탑재할 MZ3SE 드라이버를 설계하기 위해 다시 힘을 합쳤습니다. MZ3SE 드라이버는 리나로 Isodynamic 하이브리드 배열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지금부터 메제와 리나로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드라이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케이싱(하우징): 하이브리드 자석 배열에서 발생하는 까다로운 12,7 N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강화 폴리머 하우징 · 리나로 파루스 다이어프램: 4650 mm2의 넓은 활성 면적에 무게는 0.11 g에 불과 · 하이브리드 자석 배열: 다이어프램 양쪽에 대칭으로 배치한 네오디뮴 자석을 하이브리드 배열로 배열하여 전체 다이어프램 표면에서 균일한 활성화에 필요한 0.35 테슬라 등방성 자기장을 생성
▷ 리나로 파루스 다이어프램
MZ3SE 드라이버는 아주 얇은 이축 배향 반결정성 폴리머 필름에 저질량 음향 진동판인 리나로 파루스RINARO PARUS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알아 본 Isodynamic 하이브리드 배열 드라이버 기술과 결합하여 음파를 귀 모양에 더 정확하게 조준하여 자연스러운 사운드 투명도와 넓고 명료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들어낸다고 하는군요. 그 결과 전체 주파수 범위에서 향상된 선명도와 속도를 제공합니다.
이 폴리머는 구조적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고온에서 폴리머를 가로 방향으로 늘리는 공정인 맞춤형 순차 이축 연신 기술(bespoke sequential biaxial lengthening technology)로 생산됩니다. 그 결과 소재에 복잡한 반결정 미세 구조가 형성되어 뛰어난 강도, 강성 및 안정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매우 낮은 음향 질량acoustic mass*을 나타낸다고 하는군요.
* 음향 질량; 관성: 관성력이 지배적인 주파수에서 정현파 운동 중에 발생하는 위상 체적 가속도에 의한 음압의 몫. + 단위: 파스칼당(초당 입방미터 제곱)[Pa/(m3/s2)] 또는 킬로그램당(미터를 4의 제곱으로 나눈)(kg/m4). - 출처: asastandards.org
▷ 이중 구동 시스템
▲ 왼쪽: 그림 1(POWER FOCUS) / 오른쪽: 그림 2(듀얼 구동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
[그림 1] 음파 길이가 쿠션의 내부 공간보다 작은 10 kHz 이상의 주파수에서는 외이도 내에서 직접 및 반사되는 음파의 양이 많아져 음장이 편향됩니다. 그래서 메제는 중고음역대를 재생하는 보이스 코일을 외이도 높이에 위치시켜 직접 음파를 전달하도록 설계하여 사운드 이미징과 정위감을 개선했습니다. 이는 [그림 2] 드라이버 배열 설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Isodynamic 하이브리드 배열에 적용한 보이스 코일 구성을 사용하면 귓바퀴와 외이도를 향할 때 고주파수에서 음 강도 분포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사된 신호가 서로 다른 시간 지연을 가지고 외이도로 들어가 3D 사운드 이미징의 초점을 악화시키는 기존 평면형 자기 배열이 가진 일반적인 문제를 해결합니다. 듀얼 코일 배열을 사용하면 전체 범위에서 균형 잡힌 주파수 응답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귀의 서로 다른 영역 내에서 더 나은 주파수 전달이 가능하여 상위 주파수 범위에서 청각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스위치백 코일(SWITCHBACK COIL): 스위치백 코일은 낮은 주파수를 재생하는 데 더 효율적이며 드라이버 상부에 배치. · 스파이럴 코일(SPIRAL COIL): 나선형 코일은 중고음 재생에 더 효율적이며 시간 지연 없이 음파가 귀에 더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외이도 정면에 배치.
▷ Isomagnetic 이어 패드 부착 기술
메제 엘리트는 드라이버가 생성하는 자기장을 통해 이어 패드를 고정합니다. 동시에 이어 패드는 자기장을 다시 돌려보내 드라이버 효율을 향상시킵니다.
□ 케이블
[인터페이스] 6.3 mm 아날로그 [케이블 길이] 2.5 m(미니 XLR)
케이블도 현재 판매 중인 제품과 다른 듯합니다. 판매 페이지에는 후루가와 은 도금 무산소 동선을 제공한다고 되어 있는데, 제가 테스트에 활용한 제품은 외부를 슬리빙 처리한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뻣뻣한 편이긴 합니다만, 선이 잘 꼬이지 않고 튼튼해서 큰 불만 없이 사용했습니다. 한국은 6.3 mm 언밸런스드 케이블로만 제공되는 듯한데, 본사 홈페이지에선 2.5 mm / 4.4 mm / XLR 밸런스드 케이블과 3.5 mm / 6.3 mm 언밸런스드 케이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메제 엘리트는 구동이 쉬운 제품이라서 언밸런스드 케이블로도 충분합니다.
▲ 메제 공식 사이트 구매 페이지
색상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음향 기기는 오른쪽을 빨강으로 고정하며, 왼쪽은 보통은 파랑을 활용하지만 검정이나 제조사를 상징하는 색상으로 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니 XLR 방식은 방향이 정해져 있고 버튼을 눌러야만 케이블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3.5 mm 포트보다는 호환성 측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체감과 내구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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