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MEASUREMENT
[측정 장비]
이어 시뮬레이터: GRAS 45CA-10
분석기: Audio Precision APx517B
이어폰 타깃: Harman Target IE(2019)
헤드폰 타깃: Harman Target OE(2018)
▷ Harman Target OE(2018)
RAW 기준 저음 측정 결과가 플랫하면 하만 타깃 기준으로는 극저음이 살짝 빠지는 거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LCD-5는 저음 에너지가 부족한가? 저는 전혀 아니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LCD-5는 오디지가 그간 선보였던 제품과 마찬가지로 단단한 저음이라는 기조를 유지합니다. LCD 시리즈를 사용해왔던 분이라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이는 고음역을 보강하여 전체적인 톤이 한층 밝아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일 겁니다. 정리하자면 저음은 빠른 반응을 기반으로 잔향을 잘 억제합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다른 음역을 가리지 않으며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수많은 헤드폰을 사용해 봤지만, LCD-5만큼 질 좋은 저음을 경험해 본 바가 없습니다.
중음은 마스킹 없이 중립적이고 또렷하게 소리를 표현하며, 저음과 고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잘 해냅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과 비교해 보니 더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잔향이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 kHz 부근이 살짝 솟아 있어서인지 보컬 존재감을 확실히 살려줍니다. 보컬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라면 만족할 만한 중~고음 특성일 겁니다. 다만, 이로 인해 입체감이 살짝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젠하이저 HD800S나 하이파이맨 아리아(V2, 구형)을 주로 사용했다면 차이를 단번에 체감할 수 있을 텐데, 평가는 취향에 따라 갈릴 겁니다.
오디지는 본래 저음보다 고음 에너지를 크게 깎는 형태로 튜닝해왔는데, LCD-5는 이 부분을 많이 보완했습니다. 초고음 대역폭을 충분히 확보했지만, 10 kHz까지 서서히 감소하는 형태로 튜닝하여 소리를 자극스럽지 않게 표현하는데요. 혹자는 여전히 고음 양감이 부족하여 시원한 맛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몇몇 곡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대체로는 듣기 딱 좋았습니다. 오히려 오래 듣기엔 이만한 튜닝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토널 밸런스도 훌륭하지만, 드라이버가 가진 성능이 대단합니다. 보통 이런 걸 체급 차이라고 하던가요? LCD-5로 재생해야만 느낄 수 있는 소리 질감(특히 저음에서)이 있습니다. 플래그십 라인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결점이 없는걸 넘어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LCD-5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제품입니다.
▷ 청음 테스트
[테스트 음원] - 앨범 커버 순서
24K Magic - Bruno Mars / The Greatest Show, This Is Me - 위대한 쇼맨 OST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 Radka Toneff / Billie Jean - Michael Jackson / SHE - Harry Connick Jr. / Feel So Good - Chuck Mangione / Love Lockdown - Kanye West / Teardrop - Massive Attack
초기 평판 자력형 헤드폰은 제대로 작동시키는 게 어려웠습니다. 제가 과거 사용했던 하이파이맨 HE-6 헤드폰은 스피커 앰프 연결을 권장하며 어댑터(바인딩 포스트 to 4핀 XLR)를 판매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출시하는 제품들은 효율이 많이 좋아져서 그 정도 파워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LCD-5는 앞서 언급했듯이 드라이버 효율을 개선했기 때문에 작동이 까다로운 편이 아닙니다. 추가 지출을 부르는 플래그십 헤드폰과 비교한다면 최종적인 비용 지출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아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LCD-5를 구매할 정도라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소스가 있을 텐데, 적어도 헤드폰 때문에 장비를 추가할 일은 없을 겁니다. 기변 욕구만 잘 억누르면 되겠습니다.
평판 자력형 헤드폰은 저가와 고가 제품을 구분할 때, 방식이 가진 특유의 이질적인 느낌을 얼마큼 자연스럽게 풀어냈는지가 중요한 기준점입니다. 오디지가 특히 잘하는 지점이기도 한데요. 그들이 만들어낸 플래그십 헤드폰, LCD-5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 제품은 클래식을 제외한 모든 장르에 적합했습니다. 테스트 음원으로 제시한 모든 곡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단단한 저음을 기반으로 사실적인 표현이 일품이었는데, 저음 질감을 체감하고 싶을 땐 'Kanye West - Love Lockdown'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LCD-5가 표현하는 저음 질감이 얼마나 뛰어난 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클래식은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op.18'을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LCD-5로 해당 음악을 들었을 때 피아니스트가 온 힘을 다해 내려치는 묵직한 건반 소리는 매우 좋았으나 무대가 좁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EQ로 고음역부터 초고음역을 만져주니 한결 나아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편성보다는 소편성 곡을 들었을 때 만족감이 더 높았습니다. 클래식을 제외한 보컬이 빠진 음악은 테스트 음원으로 소개한 너무나도 유명한 재즈곡 'Chuck Mangione - Feel So Good'으로 테스트하는데, LCD-5를 청음 할 기회가 있다면 9분짜리 음원을 반드시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빠른 반응을 기반으로 음을 세밀하게 표현하다 보니 믹싱 단계에서 부족함이 있는 음원은 아쉬움이 배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평판 자력형 방식 플래그십 헤드폰이 가진 공통적 특징인데, 그만큼 믹싱이 잘 된 음원을 들었을 땐 아래 등급 제품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 Diffuse Field Target
▷ RAW
▷ THD
8 kHz까지는 0.4% 미만으로 좋은 결과였고, 그 이후 대역에서 0.5% 언저리로 측정됐습니다. 오디지가 공개한 사양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충분히 좋은 결과입니다. 이유로는 테스트에 활용한 LCD-5가 새 제품이 아니라는 점, 특히 고음역에서 치솟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용감 있는 이어 패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 GROUP DELAY
▷ 임피던스
임피던스는 약 13옴으로 측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