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nics TITAN G AIR

구멍 송송 마우스

퀘이사존깜냥
285 6128 2020.01.15 12:27


 


트렌드


  겨울옷 대명사 중에 하나인 롱패딩은 활동하기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온몸을 감싸는 형태이죠.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 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착용한다거나 연예인들이 긴 대기 시간을 견디기 위해 입는 한정적인 아이템이었는데요. 2018년 개최된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교복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는 옷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두 번 지난 2020년, 새로운 트렌드는 숏 패딩이라는 정보(를 가장한 광고)를 여러 매체에서 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롱패딩은 팔 만큼 팔았으니 이제 짧은 패딩을 팔아볼까?’라는 의류 브랜드 속셈이 가득 담긴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패턴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유행이라고 하니 필연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착용할 테고, 어느새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저 역시 짧은 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었습니다.


  이렇듯 트렌드는 소수로부터 시작되지만, 점점 그 세력이 커지면서 대세로 자리 잡게 됩니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무의식중에 추세에 탑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건 비단 의류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절대적 성능이 중요한 전자 기기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유행을 선도하는 애플과 그 뒤를 따라가는 기타 제조사들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으며, 이번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마우스 시장 역시 트렌드 변화에 상당히 민감한 편입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형태, 크기, 무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사가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는 게 꽤 흥미롭게 느껴지는데요. 최근 마우스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경량화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손목 건강을 위해서라도 마우스는 가벼워져야 한다고 주장하던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인 거죠.


  AOS, RTS 유저들은 작고 가벼운 마우스를, FPS 유저들은 크고 무거운 마우스를 사용한다는 건 옛말이 되었고, 이제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가벼워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90~100g 정도가 가볍다고 평가받던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각 제조사는 최근 들어 경량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PCB 기판을 최소화하는 설계부터 시작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우징에 구멍을 뚫거나 기술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얇게 만드는 등 각자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지금까지 양상을 살펴보자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규모가 큰 기업들은 구멍을 뚫기보다는 하우징을 얇게 가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그 외 기업들은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마우스를 가볍게 만들고 있는데요. 제닉스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2019년 초에 처음으로 선보인 후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TITAN G 마우스를 기반으로 한 TITAN G AIR가 바로 그 제품입니다.

 








Xenics TITAN G AIR















포장



  상자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볼록 튀어나와 있어서 살짝 떠 있는 걸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건 내부 구성품에 비해서 상자가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상자 자체도 얇은 편이어서 조금 더 큰 상자로 여유 있게 포장을 했다면 좋았을 겁니다. 상자 앞면에는 제품 외형이, 뒷면에는 각 부분 명칭과 제품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장 및 구성품



  앞서 외부 상자가 얇다는 언급을 했었는데요. 내부 역시 별도 완충재 없이 종이를 접어 구획을 구분하는 수준으로 제품을 포장했습니다.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판매처에서 에어캡을 충분히 활용해서 추가 포장을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구성은 TITAN G AIR 마우스 본품, 매뉴얼, 교체용 DPI 버튼 3개(빨간색 2개, 검은색 1개), 교체용 팜 커버 1개, 무게 추(12P)로 되어 있습니다. 









외형 및 그립감




  TITAN G AIR는 기본 모델인 TITAN G와 같은 모양과 크기를 갖고 있지만, 버튼을 제외한 대부분이 벌집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주목적은 경량화에 있습니다만, 부가적으로 통풍이 잘되는 구조라서 손바닥이 땀이 덜 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 방식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기판이 노출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어서 먼지에 취약한 편이며, 음료를 쏟았을 때 기존 마우스보다 고장 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구멍이 뚫려 있는 부분이 때 등으로 오염될 경우 닦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장단점이 분명한 방식이라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겁니다. 경량화가 주목적인 제품인 만큼 절연체가 없는 파라코드 케이블을 적용하여 체감되는 무게감까지 신경 쓴 모습입니다. 






무게



  상판을 바꾸지 않은 가장 기본 상태 무게는 61g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아주 가벼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에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제품을 활용하시던 분은 이 무게가 적응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닉스는 무게추를 추가로 제공하는데요. 12개 무게추를 취향에 맞게 추가하거나 제거하여 장착한 뒤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무게추를 추가했을 때 80g, 상판 커버까지 교체한다면 82g까지 무게를 늘릴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입맛에 맞게 무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TITAN G AIR 최고 장점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시중에 이러한 마우스가 매우 드물다는 걸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LED






  가벼운 마우스는 필연적으로 LED가 발광하는 면적을 줄이기 마련인데요. TITAN G AIR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발광 면적을 줄이지 않았다고 표현해도 될 듯합니다. 물론, 상판이 타공되어 있어서 온전한 로고는 확인할 수 없지만, TITAN 문자 로고에 발광하는 빛이 틈 사이로 비집고 나옵니다.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는 용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LED 효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리 준비된 프리셋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팜 커버, DPI 버튼




  TITAN G와 마찬가지로 높이와 색상이 다른 DPI 버튼을 추가 제공하여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지금 소개해드리고 있는 AIR 버전은 팜 커버를 변경할 수 있는데요. 구멍이 송송 뚫린 상판 대신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구멍 없는 상판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색상으로 꾸밀 수 있도록 추가 부품을 5,000원(무료 배송)에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분해





  TITAN G AIR는 왼쪽, 오른쪽 버튼에 OMRON CHINA D2FC-F-7N(2천만 회 보증) 스위치를 활용했으며, 나머지 버튼들은 HUANO 사 스위치를 탑재했습니다. 이 설계는 전작인 TITAN G와 완전히 일치하는 기판 구성인데요. 추가 버튼 클릭감도 중요하게 여기는 현시점에 아주 적합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상판 하우징 메인 버튼 프레임에는 패드가 부착되어 있어서 스위치 마모를 방지합니다. TITAN G와는 다르게 상판 하우징과 버튼이 분리되어 있어서 클릭 압력이 낮고 반발력이 좋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전 작보다는 이번 AIR 버튼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센서, MCU




  TITAN 시리즈는 LT 버전을 제외하면 PMW 3389 센서를 활용합니다. PMW 3389는 PIXART 사 최상급 광센서로 PMW 3360 스펙에서 조금 더 끌어올려 16,000DPI까지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PI를 16,000까지 올려서 마우스를 활용하는 분은 매우 드물겠지만, 스펙은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게 낫겠죠. 다만 센서 사양이 높다고 해서 만사형통은 아닙니다. 같은 센서를 활용해도 트래킹 성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인데요. 이 지점부터는 제조사 역량이 발휘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트래킹 성능은 오차율 테스트 단락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TITAN 시리즈에는 공통으로 MCU는 32bit 프로세서인 WTU301 칩세트를 활용합니다. RGB LED를 활용하는 제품이 주로 채택을 많이 하는 칩세트인데, 상세 정보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마우스 정확도 테스트 영상

※ 해당 영상에 등장한 모델은 TITAN G AIR 마우스가 아니며, 기어비스(오차율 측정 장치)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한 영상입니다. 19년 6월을 기준으로 기어비스 테스트는 4.5cm 기준으로 테스트를 하는데, 기존 5cm에서 4.5cm로 바꾼 이유는 2000 DPI까지 측정하기 위함입니다. 거리를 줄이면 줄일수록 더 높은 DPI를 측정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4.5cm가 오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타협점이기 때문입니다. DPI는 400, 800, 1200, 1600, 2000을 기준으로 측정하며, 마우스가 해당 값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값으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마우스 정확도 테스트


테스트 장비와 마우스 센서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참고 용도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테스트는 마우스 센서 오차율(정확성)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입니다. 트래킹 범위를 넓혀서 4.5cm를 타깃으로 잡고 일정한 속도로 마우스를 움직였을 때, 얼마나 정확한 값을 도출해내는지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테스트 영상을 참고하시면 결과를 표기한 그래프는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X+값은 오른쪽으로 움직였을 때, X-값은 왼쪽으로 움직였을 때를 의미하고, 결괏값이 음수라면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함을, 양수라면 목표 지점보다 더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TITAN G AIR 마우스 결과는 절댓값만 두고 보자면 좋은 수치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DPI를 가리지 않고 수치가 일정한 편이며, X+ 값과 X- 값 오차가 매우 적은 편입니다. 마우스 움직임에만 적응한다면 성능 자체에 대한 불만이 생길 가능성이 작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만약 제닉스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7퍼센트 정도 더 나아가도록 수정한다면 완벽에 가까워지겠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이번에 도출된 값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수치가 정말 고른 편입니다. 









소프트웨어



  WTU301 칩세트와 PMW 3389 센서를 공통으로 적용한 TITAN G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도 공유합니다.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한글화에 신경을 쓰고 있는 유통사들이 많아졌지만, TITAN G가 출시되었던 2019년 초에는 아주 흔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DPI를 50단위로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는 편에 속합니다. 다만 마우스 포인터를 바에 두고 클릭할 경우 50단위로 움직이지 않고 키보드로 값을 입력한다거나 방향키로 이동시킬 수 없어서 세밀한 조절을 할 때 답답함을 넘어서 짜증스러움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점은 TITAN G 마우스를 다뤘을 때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2020년 1월에도 개선되지는 않았군요. 폴링레이트는 소프트웨어에서 지정할 수 없는 대신에 마우스 바닥에 배치된 스위치를 통해 125 / 500 / 1,000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파라미터 탭에서는 마우스 감도와 휠 스크롤 속도, 더블 클릭 속도 등을 지정할 수 있으며, LOD(Lift Off Distance)를 1~3mm까지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포인터 정확도 보정' 일명, 마우스 가속도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분들은 이 체크를 해제하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매크로는 여러 개 목록을 생성할 수 있지만, 간단한 반복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충실한 기본 기능에 살짝 추가된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치며


  TITAN G 진화 버전인 AIR를 살펴봤습니다. 진화라고 표현한 이유는 취향을 뒤로 미뤄두더라도 사용자 입맛에 맞게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상판과 버튼이 분리되어 클릭감이 향상되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물론, 외형에 대한 호불호는 이전 버전보다 심하게 갈릴 수도 있을 겁니다. 저야 워낙 많은 게이밍 기어를 다루고 있는 입장이라서 구멍이 송송 뚫린 마우스가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지만, 이런 형태 마우스를 처음 접했을 때를 회상해보니 기괴함 같은 비슷한 감정이 생겼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마우스를 가볍게 만들고자 하는 집념이 만들어낸 산물이라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처음 쥐었을 때 어색한 느낌만 잘 이겨내신다면 적응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제닉스가 TITAN G 이전에 출시한 제품들을 쭉 살펴보면 TITAN 시리즈만의 특색이 있었습니다. 외형만 보더라도 '아, 이건 제닉스 제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워낙 독특했던 터라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TITAN G 성공으로 적당한 노선을 찾은 듯한 제닉스는 이제 트렌드 중심부를 향해 뛰어드는 형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작은 손을 위한 TITAN G Mini와 가벼운 마우스를 원하는 분들을 위한 TITAN G AIR가 변화를 증명하는 제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소비자 시선으로 시장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 제닉스 게이밍 기어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지금까지 퀘이사존 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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