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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시대
지난달 극찬으로 시작하여 극찬으로 글을 마쳤던 Razer DeathAdder V2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비교하면서 글을 쓰는 타입이 아니라 티가 나진 않았겠지만, DeathAdder V2를 접한 이후로 어지간한 마우스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 마우스라는 제품군 자체가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는데, DeathAdder V2는 제 취향에 맞지 않는 큰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반향이 강했습니다. 사실 저는 Viper를 접하기 전까지 Razer 제품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라인업 대부분이 크고 무거웠으며, 자잘한 소프트웨어나 버튼 내구성 문제 등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는 브랜드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옵티컬 스위치 탑재와 경량화에 집중한 첫 번째 마우스, Viper 등장 이후로 모든 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커스터마이징을 가미하긴 했지만,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OMRON에 의존하던 Razer는 버튼 수명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기 위해 키보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옵티컬 방식과 같은 형태로 스위치를 제작했는데요. 내부에 접점이 없는 등 구조가 달라서 클릭감 역시 같지 않지만,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클릭 압력과 반발력을 갖춘 스위치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하우징에 구멍을 뚫는 타 브랜드와는 달리 일반적인 하우징 형태를 유지하면서 가벼운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배터리가 내장된 무선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유선 마우스보다 가볍게 만들어진 Viper Ultimate가 기술력을 방증하는 산물이죠. 그리고 앞서 언급한 장점과 더불어 한층 더 정밀해진 FOCUS+ 센서(PAW3399)를 탑재한 DeathAdder V2가 모습을 드러내며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됩니다. Logitech이 혁신적인 무선 성능으로 전성시대를 맞이했다면, Razer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는 방법으로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DeathAdder V2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Basilisk V2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DeathAdder V2처럼 전작 DNA는 유지한 채 새로운 장점을 모두 탑재한 제품으로, Razer 끝판왕 마우스라고 불리는 Basilisk Ultimate 유선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무선이 편리하긴 하겠지만, 조금 더 무겁고 가격대가 훨씬 높기 때문에 Basilisk V2를 기다렸던 분도 많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DeathAdder V2보다 살펴볼 부분이 조금 더 많은 재미있는 마우스입니다. Basilisk V2는 과연 어떤 매력을 갖추고 있을지, 이어지는 사진과 글을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RΛZΞR BASILISK V2
뭐가 달라졌을까?
오리지널 Basilisk와 Basilisk V2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특징인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교체식 다기능 패들은 공통으로 적용되어 있지만, V2에는 틸트 휠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센서가 DeathAdder V2와 같은 Focus+ 20K DPI 옵티컬 센서를 탑재했으며, 이번 세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옵티컬 스위치를 적용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버튼이 늘어났지만, 무게가 오히려 가벼워졌다는 겁니다. Razer가 경량화 시대에 유난히 두각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외에도 케이블, 테플론 피트 등 소소하지만 사용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Basilisk V2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장
이번에도 역시 상자는 Razer 패밀리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품 특징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꾸몄는데, Razer 녹색은 언제 보더라도 강렬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멀리서 봐도 Razer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이니, 참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자를 개봉할 때 잡고 뜯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만들어둔 건 역시 마음에 듭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세심함이 브랜드 품격을 드높이는 요소입니다. 기분 좋게 봉인실seal을 제거하면 내부에 있는 검은색 종이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 부분 역시 잡고 꺼낼 수 있는 손잡이가 마련되어 있군요. 구성품은 각종 문서와 마우스로 단출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검은색 책자 사이에는 Razer 스티커가 숨어 있습니다.
외형
유선 마우스 대부분은 케이블이 뻣뻣하고 무거워서 실제 마우스 무게보다 조금 더 무겁게 체감되는 편입니다. 최근 들어 마우스 시장에 경량화 바람이 불면서 케이블 역시 가볍고 유연해지기 시작했는데요. 흔히 낙하산 줄이라고 불리는 파라코드가 적용된 마우스라면 굳이 번지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크게 거슬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Razer는 Speedflex라고 칭하는 케이블을 적용했다고 하는데, 앞서 언급한 파라코드 케이블과는 미세하게 다른 느낌입니다. 조금 더 뻣뻣하다고 해야 할까요? 마우스 번지가 없더라도 편했지만, 마우스 번지와 함께 활용한다면 더욱더 좋을 겁니다.
오른손 전용으로 제작된 Basilisk V2는 이전에 소개해드린 DeathAdder V2와 비교했을 때 좌우 폭이 좁아서 조금 더 날렵해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버튼이 분리형으로 되어 있어서 더 가벼운 클릭감을 기대할 수 있으며, 밋밋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판 하우징 부분에 유광 포인트를 활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Viper, DeathAdder V2보다 멋진 외형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닥에는 프라이팬 코팅에 사용되는 100% PTFE(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 Polytetrafluoroethylene) 재질 흰색 피트를 부착하였으며, 양 옆면 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고무를 활용하여 오돌토돌하게 마감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했습니다. 오돌토돌한 부분 면적은 DeathAdder V2보다 훨씬 넓습니다. 이로 인해 좋은 그립감을 예상해볼 수 있으며, 질감과 패턴이 상판 하우징과는 완전히 달라서 외형적으로도 도움 되는 부분입니다.
그립감
손 크기가 비슷하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모양이나 마우스를 쥐는 습관이 달라서 절대적인 참고 자료는 될 수 없겠으나, 대략적으로라도 판단하기 편하도록 자료를 만들어봤습니다. 위와 같은 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클로 그립을 활용해서 마우스를 쥐는 편입니다만, 마우스 모양과 무게에 따라 쥐는 방법이 달라지므로 자세한 내용은 이어지는 문단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Basilisk V2는 앞서 언급했듯이 좌우 폭이 DeathAdder V2보다 좁습니다. 이로 인해 손이 작은 분은 오히려 그립감이 좋다고 소문난 DeathAdder 시리즈보다 Basilisk V2를 더 좋게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 역시 평소 활용하는 그립 방법인 클로 그립으로 쥐었을 때 아주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양쪽 고무 그립부와 표면 질감이 워낙 좋아서 쥐는 느낌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습니다. 옆면 버튼이 있는 부분은 살짝 좁은 편인데, 펼쳐져 있는 날개 덕분에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무게는 약 94g 정도로 오리지널 Basilisk보다 버튼 개수가 늘어났지만, 가볍게 만들어졌습니다만, 경량화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시점에는 무거운 편에 속합니다. 버튼이 많다는 걸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치이긴 합니다만, 납득과 손목 건강은 별개 문제입니다. 손목에 생기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팜그립으로 쥐고 팔 전체를 움직이는 방법을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교체식 다기능 패들
Basilisk 시리즈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교체식 패들은 버튼을 거치적거리지 않는 곳에 배치하면서 누르기 쉽도록 설계한 Razer 센스가 돋보이는 기능입니다. 엄지로 누르기 매우 편한 부분에 패들이 배치되며, 구분감도 좋은 편이라서 여러모로 누르기가 편합니다. 기능도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어서 사용 습관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면 됩니다.
LED
RGB LED 하면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범선 로고로 유명한 Corsair인데요. 로고만큼 멋진 효과로 많은 사용자에게 사랑받는 게 RGB LED입니다. 색감이나 부드럽게 전환되는 효과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요. Razer는 Corsair와는 다른 멋을 추구합니다. 마치 스티커를 붙여 놓은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렬하고 또렷한 색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죠. 마우스는 경량화, 무선화 바람이 불면서 LED 면적을 줄이는 추세라는 걸 고려한다면, 장점이 더 와닿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Corsair LED 효과에 감탄하곤 했었는데, 최근 들어 Razer RGB LED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해
간결한 설계가 특징이었던 DeathAdder V2와는 다르게 Basilisk V2는 휠 주변부가 꽤 복잡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추가 버튼과 기능이 많이 몰려있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다만 틸트 휠이 적용된 타 브랜드와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설계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크롤 휠 저항
Basilisk 시리즈 상징은 패들이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기능은 스크롤 휠 저항 커스터마이징이었습니다. 제품 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휠을 -로 돌릴수록 걸리는 느낌이 사라지고 +로 돌리면 걸리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이 설계는 위 사진에서 휠에 걸려있는 철재 구조물이 담당하고 있는 겁니다. 간단한 설계로 유용한 기능을 추가했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틸트 휠 및 스위치
틸트 휠을 설계하는 방식은 스위치를 옆으로 장착하는 방식과 위 사진처럼 구조물을 통해 누르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메인 스위치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부품을 활용하기 때문에 클릭감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설계가 간단해지는 대신 클릭했을 때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틸트 클릭은 애초에 누르는 방식부터 다르기 때문에 이질감이 대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Razer는 마우스를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한 방식을 택한 걸로 보이는군요. 클릭감 자체는 가벼운 편이라서 사용할 때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을 겁니다.
휠 클릭 스위치는 틸트 스위치 덕분에 위치가 뒤로 밀렸는데, 기능을 담당하는 Micro-tact 스위치가 휠과 같은 라인에 배치되어서 그런지 클릭감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종종 휠 클릭 기능은 있지만,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클릭 압력 때문에 활용하는 게 어려운 제품이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이것 또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azer™ Optical Mouse Switches
Razer는 그동안 수많은 마우스를 출시·판매하면서 스위치 내구성에 대한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 습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게 스위치 수명이지만, 유난히도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듯한 양상이었는데요. 타 제조사 스위치를 납품받는 입장인 Razer 역시 이러한 상황이 답답했을 겁니다.
▲ Razer™ 광 스위치 관련 영상 (출처 : RAZER 공식 홈페이지)
▲ Razer 사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GIF 파일로 변환 (출처 : Razer 공식 홈페이지)
그래서였을까요? Razer는 적외선을 활용하여 기존 스위치와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광 스위치를 개발하여 Viper에 처음으로 탑재했습니다. 광축 키보드 대다수는 이어져 있던 신호를 구조물이 가로막으면서 신호 끊어짐을 통해 입력을 감지했다면, Razer 스위치는 정반대로 구조물로 신호를 막아놨다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구조물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위에 마련되어 있던 구멍을 통해 적외선 신호가 연결됩니다. 이것을 감지하여 입력하는 방식이죠. 이 스위치를 DeathAdder V2에 이어 Basilisk V2에도 적용했군요. 앞으로 출시되는 Razer 마우스는 대부분 이 스위치를 활용할 거라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 Razer 광 스위치 장점 (출처 : Razer 공식 홈페이지)
스위치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접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비약적인 내구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성능적인 측면에서 이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에 첨부된 영상을 참고하시면 자를 튕기는 걸 통해 바운싱 영향BOUNCING EFFECT과 디바운스DEBOUNCE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적외선 신호를 통해 입력을 감지하는 광 스위치는 이 부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오입력이나 입력 딜레이 등에서 자유로워지는 걸 의미합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했을 때 Razer 광 스위치는 이론적으로 진일보한 방식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OMRON 스위치를 쭉 사용해온 경우라면 이질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게 유일한 장벽이 될 수 있겠군요. 버튼 일체형 하우징이었던 DeathAdder V2와 비교했을 때 Basilisk V2 클릭 압력이 조금 더 낮고 경쾌하게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DeathAdder V2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던 빠른 반복 클릭이 훨씬 수월했고, OMRON을 활용하던 분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양쪽 버튼 높이가 같았던 대칭형 마우스 Viper와는 다르게 Basilisk V2는 하우징 설계상 왼쪽 버튼이 조금 더 높게 형성되어 있는데, 이 경사 덕분에 한결 더 수월하게 버튼을 누를 수 있었습니다.
센서, MCU
Basilisk V2는 DeathAdder V2와 같은 FOCUS+ 센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PIXART PAW3399 센서를 튜닝한 건데, DeathAdder V2 칼럼에서 확인 시켜 드렸듯이 실로 엄청난 DPI 정확도를 구현했습니다. 최대 DPI를 20,000, 트래킹 스피드 650 IPS 사양을 가진 칩세트라서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움직임을 정확하게 따라옵니다. 게다가 Razer는 지능형 기능이 탑재되어 더욱 정교해졌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스마트 트래킹 기능은 다양한 마우스 표면에 대해 자동으로 보정을 수행하여 리프트 오프 거리Lift-Off Distance와 정확도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과연 Basilisk V2로 DeathAdder V2처럼 엄청난 정확도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어지는 단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MCU는 NXP Semiconductors 사 32-bit ARM Cortex-M0+ 칩세트인 LPC51U68를 활용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시트(DATASHEET)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우스 정확도 테스트 영상
※ 해당 영상에 등장한 모델은 Razer Basilisk V2 마우스가 아니며, 기어비스(오차율 측정 장치)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한 영상입니다. 19년 6월을 기준으로 기어비스 테스트는 4.5cm 기준으로 테스트를 하는데, 기존 5cm에서 4.5cm로 바꾼 이유는 2000 DPI까지 측정하기 위함입니다. 거리를 줄이면 줄일수록 더 높은 DPI를 측정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4.5cm가 오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타협점이기 때문입니다. DPI는 400, 800, 1200, 1600, 2000을 기준으로 측정하며, 마우스가 해당 값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값으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마우스 정확도 테스트
테스트 장비와 마우스 센서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참고 용도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테스트는 마우스 센서 오차율(정확성)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입니다. 트래킹 범위를 넓혀서 4.5cm를 타깃으로 잡고 일정한 속도로 마우스를 움직였을 때, 얼마나 정확한 값을 도출해내는지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테스트 영상을 참고하시면 결과를 표기한 그래프는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X+값은 오른쪽으로 움직였을 때, X-값은 왼쪽으로 움직였을 때를 의미하고, 결괏값이 음수라면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함을, 양수라면 목표 지점보다 더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동영상:https://youtu.be/S1js6NZoS24}
같은 센서, 같은 MCU 그러나 다른 결과. 의심스러운 마음에 몇 번을 다시 테스트해봤고, 보유하고 있는 마우스를 동원하여 장비 정확도를 검증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더군요. 물론 위 그래프에서 400 DPI만 살짝 가린다면 크게 문제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한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DeathAdder V2가 보여준 엄청난 정확도를 떠올려본다면 쉽사리 납득되지는 않는군요. 제가 테스트에 활용한 샘플에 문제가 있다던가, 펌웨어 문제 정도를 떠올려 볼 수 있는데요. 1200 DPI 수치가 아주 좋고, DPI 간 오차가 크다는 걸 고려해본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모니터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400 DPI를 활용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고전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나름 중요한 수치일 수 있습니다. 만약 펌웨어 문제라면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400 DPI를 제외한다면 분명 나쁘지 않은 결과인데, 왜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드는 걸까요? DeathAdder V2가 만들어낸 기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Razer 게이밍 기어는 SYNAPSE 3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다른 Razer 제품과 마찬가지로 온보드 메모리에 다섯 개 DPI 프로파일을 저장할 수 있으며, 50단위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종종 타브랜드 소프트웨어 중에는 마우스 클릭&드래그로만 DPI 수치를 변경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SYNAPSE는 키보드 숫자키를 통해 값을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장점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LED는 밝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 꺼지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효과는 리액티브(반응), 브리딩(숨쉬기), 스태틱(고정), 스펙트럼 사이클링(색상 전환), 오디오 미터(소리 반응)가 준비되어 있으며, Chroma 조명 기능을 지원하는 다른 기기와 연동이 가능합니다.
고성능 마우스 전유물과도 같은 표면 보정 기능도 역시 준비되어 있습니다. DeathAdder V2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트래킹 메뉴가 추가되었는데요. 센서 부분에서 설명해 드렸다시피 마우스 패드를 수동으로 보정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보정하는 기능입니다. 물론, 수동 보정도 가능합니다. 동사에서 판매 중인 마우스 패드 프로파일은 미리 지정되어 있으며, 사용자 정의를 통해 새롭게 값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Hypershift라는 기능을 통해 미리 지정해둔 기능으로 순식간에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요. DeathAdder V2처럼 기본 버튼만 존재하는 제품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Basilisk V2처럼 버튼이 많은 제품은 이 기능을 할당하기가 수월해집니다. 누르기 편한 패들에 지정해두면 딱 좋을 듯합니다. 패들을 누른 상태로 다른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게 됩니다.
마치며
DeathAdder V2가 Razer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제품이었다면, Basilisk V2는 Razer가 가진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낸 제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유명무실해 보이던 Hypershift 기능을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마우스라서 이런 평가가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기능이 하나둘 추가되기 시작하면 기본기를 망각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나 Razer는 마우스가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목적을 잊지 않았는데요. 손이 작고 클로 그립을 활용하는 저로서는 DeathAdder V2보다 Basilisk V2를 더 편안하게 쥘 수 있었습니다. 무게만 조금 더 가벼웠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추가된 기능이 꽤 많은 편이라서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하는 게 맞으려나요? 오히려 이렇게 많은 기능을 탑재하고도 100g 미만으로 만들어 낸 Razer를 칭찬하는 게 맞는 걸까요?
무게는 그렇다 치고, 한 가지 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DPI 정확도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와 게임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덜 사용할 걸로 예상할 수 있는 400 DPI를 제외한다면 분명 괜찮은 결과입니다. 최근 하이엔드 센서인 PMW3389를 탑재한 마우스를 테스트한 오차율 결과가 4% 언저리였던 걸 고려한다면, Basilisk V2도 충분히 뛰어난 성능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Razer는 이미 DeathAdder V2를 통해 경이로울 정도로 정확도를 구현해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센서와 MCU가 모두 같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죠.
두 가지 부분을 제외하면, 참 마음에 드는 마우스입니다. 까슬까슬한 표면 코팅과 더불어 고무 그립 덕분에 쾌적하게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었고, 휠 저항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사소한 부분이지만 정말 괜찮은 기능입니다. 패들 역시 처음 사용해봤는데 아주 편하더군요. Basilisk를 끝판왕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납득되는 순간이었습니다. Razer Basilisk V2는 기능이 많은 마우스를 원하는 분에게 어울리며, 기존 Basilisk와 비교하더라도 바뀐 부분이 많아서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봄 직한 제품입니다.
이상 퀘이사존 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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